요즘 서울 장안동의 안마시술소 집중단속이 큰 성공을 거두었다고 해서 주목되고 있죠. 그런데 대전에서도 유흥가 단속이 대대적으로 벌어지고 있어서 화제입니다. 일명 방석집거리라고 불렸던 대전 중구의 유천동이 주목 받고 있는데, 이 단속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분이 황운하 대전 중부서장입니다. 연결해 보죠.
◇ 김현정 / 진행
지금 들으시는 분들 중에 황운하 서장? 낯이 익다고 하시는 분들이 많을 텐데, 작년에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 폭행 사건 터졌을 때 은폐 의혹이 있었고요. 그때 이택순 경찰청장 퇴진을 요구 하셨었죠. 당시 제가 기억하기로 감봉 3개월 징계도 받으신 적이 있고요. 그 당시에는 경찰학교 계셨는데, 언제 중부서로 가셨어요?
◆ 황운하
금년 3월 말에 왔습니다.
◇ 김현정 / 진행
가자마자 대대적인 유흥가 단속을 성공적으로 이끌고 계셔서 화제가 되고 있는데, 대전 유천동이란 곳은 어떤 곳인가요?
◆ 황운하
유천동에는 속칭 ‘방석집’이라고 불리는 성매매 업소가 68개 업소가 집결돼 있는 성매매 업소 집결지입니다. 과거에는 집장촌이라고 불렸는데요. 지금은 집결지라는 용어로 통일해서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즉, 성매매 업소 집결지라고 볼 수 있습니다. 68개 업소가 방석집 형태로, 성매매업을 하는 곳입니다.
◇ 김현정 / 진행
이게 아주 예전부터 있었던 뿌리 깊은 곳일 텐데, 반드시 이번에 없애야겠다, 이렇게 결심한 계기가 있을까요?
◆ 황운하
우선 우리 사회는 이미 2004년도에 성매매 행위에 대해서 사회적 합의로 성 매매 특별법을 제정을 했습니다. 지금도 성매매에 대해서 일부 논란이 있는 것은 현실이지만 법치주의 국가에서 성매매 특별법이 제정, 시행이 된 지 벌써 4년이 됐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결지 형태로 성매매 업이 여전히 성업 중이라는 것은 법치주의를 부정하는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성매매가 우리 사회 곳곳에, 구석구석에 아직도 많이 존재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집결지의 성 매매는 그러한 다른 음성적인 성매매와는 성격을 달리하는 겁니다. 집결지의 성매매는 경찰 앞에서, 국민들 앞에서, 대놓고 버젓이 성매매 업을 하는 곳입니다. 집단을 이루어서 성매매 영업을 하는 곳이죠.
그곳은 또 집단을 이루어서 업주들이 업주들만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카르텔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구조적으로 다른 성매매 종사자들, 종업원들과 달리 그곳에 종사하는 성매매 여성들에 대한 구조적인 인권 침해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업주들이 여종업원을 상대로 한 폭행, 감금, 강요, 착취 등의 온갖 인권 유린이 상존하는 구조인 겁니다. 그래서 법치주의가 부정되고 인권 유린이 상존하는 곳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단속이 쉽지 않을 것 같아요. 쉽지 않았으니까 지금까지도 유지가 될 수 있었던 건데. 단속 상황은 어떻습니까?
◆ 황운하
물론 성매매 업소 단속은 쉬운 일은 아닙니다만, 성매매 업소의 집결지는 해체를 목표로 강력하게 유관 기관이 힘을 합한다면 충분히 해체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 진행
예를 들면 어떤 방식?
◆ 황운하
업주들이 스스로 영업을 포기하고 떠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드는 것이죠.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우선 수요가 차단돼야겠죠.
◇ 김현정 / 진행
가지 못하도록 막는 것?
◆ 황운하
네. 수요가 차단돼야 하고. 업주들이 성매매 영업을 해서 얻는 이익이 있는데, 그 이익보다 훨씬 더 큰 불이익이 업주들에게 가해져야 하죠.
◇ 김현정 / 진행
강력한 처벌 같은 것 말씀이시죠?
◆ 황운하
그렇죠. 수요를 차단하고 업주를 처벌하는 두 가지 측면에서 진행될 수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그 수요는 어떻게 차단합니까?
◆ 황운하
여러 가지 방법이 있는데, 첫째는 성 매수자들, 성 구매자들을 경찰이 소환 조사하고 있습니다. 이 부분은 상당히 파급 효과가 커서 대전 지역 전체의 잠재적인 성 구매자들이 유천동 가기를 극히 꺼려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현재 유천동 지역에서는 손님 수가 급격히 감소해서 총 67개 업소 중에 약 30개 업소 정도만 문을 열고 있고, 그러니까 반 이상이 이미 영업을 포기했고.
문을 연 업소도 하루에 한 테이블 정도, 과거에 10배 20배의 손님을 받았다면 한 테이블 정도를 겨우 받거나, 손님을 한 명도 못 받는 경우도 있고, 그래서 현재 영업 의지는 크게 위축돼 있는 상황입니다.
◇ 김현정 / 진행
그런데 걱정이 되는 게 유천동은 그렇게 해서 뿌리를 뽑을지 모르지만, 풍선 효과라는 게 있지 않습니까. 유천동을 누르면 다른 곳이 튀어 나오는, 철퇴 맞은 업주들이 다른 곳으로 옮겨가는 그런 방식으로 변형되진 않을까요?
◆ 황운하
성매매 업소 단속 때마다 풍선효과가 거론되는데요. 풍선효과를 주장하는 분들에게 묻고 싶은 것은, 풍선효과의 우려가 일정 부분 존재하는 건 사실입니다만, 그런 풍선 효과가 우려되기 때문에 성매매 업소에 대한 단속을 해서는 안 되는 것이냐. 성매매 업소 단속을 하는 것이 실효성이 없다든지 의미가 없다는 논리로 풍선 효과를 얘기할 수는 없다고 보고요. 그 다음에 풍선효과라는 것도 학문적으로 검증이 된 내용이 아니고, 하나의 가설에 불과합니다.
실제 학계에서는 풍선효과에 반대되는, 이익의 확산효과라는 것이 오히려 더 유력하게 대두되고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그건 어떤 건가요?
◆ 황운하
정반대인데요. 어느 한 지역에서 집중적으로 범죄를 단속을 하면 그 지역에서 범죄 심리가 억제되고, 법 집행에 대한 신뢰가 향상되는 그런 긍정적인 이익이 있는데, 그 이익이 다른 지역까지 확산된다는 거죠.
◇ 김현정 / 진행
알겠습니다. 이게 두 가지 중 하나는 틀리고 하나는 반드시 맞고 이런 건 아닌 것 같고, 좀 섞여 있는 것 같은데요.
◆ 황운하
그렇죠. 둘 다 존재하죠.
◇ 김현정 / 진행
그래서 말입니다. 성매매라는 게 지금까지 꾸준히 황운하 서장님 같은 분들 노력하셨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있었던 이유는 전국적으로 동시에 단속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 아니냐, 어떤 전국적인 방법을 생각해야 하는 것 아니냐, 이런 얘기들 나오는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 황운하
지금 장안동에서도 퇴폐업소들에 대한 단속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장안동도 퇴폐업소가 집결된 곳입니다. 그래서 그와 같이 전국적으로 성매매 업소가 집결돼 있다든지 퇴폐업소가 집결된 곳은 공동보조를 취하면서 집결지를 해체하는 작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물론 그런다고 해서 성매매가 완전히 근절되진 않습니다. 다른 형태로도 성매매가 살아날 수 있겠죠.
◇ 김현정 / 진행
자꾸 변형되잖아요?
◆ 황운하
그렇죠. 그렇기 때문에 경찰의 목표는 좀 현실적이어야 합니다. 즉, 1차적으로는 집결지를 해체 한다, 그 다음에 성매매에 대한 지속적인 단속을 벌여나갈 수 있겠지만, 성매매에 대한 지속적인 단속을 벌인다고 해서 성매매가 완전히 사라질 수 있겠느냐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을 갖는 의견이 많이 잇을 겁니다.
그렇지만 성매매 특별법이 존재하는 대한민국, 법치국가에서 성매매 단속을 위한 경찰 활동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계속돼야 하고. 일단 집결지 해체에 대해서는 전국적으로 공동보조를 취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 진행
제안하실 생각도 있습니까?
◆ 황운하
같이 연락하고 같이 논의하고 이럴 수 있고요. 상급기관에서 그와 같은 대책을 전국적으로 시달하는 방법도 있고, 그럴 수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그렇게만 하는 것이 아니라 동시에 성매매에 종사하던 여성들, 그 여성들을 위한 재활대책도 동시에 마련이 돼야 될 것 같고요?
◆ 황운하
그렇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사실은 경찰 지도부를 향해서 어떤 문제가 터질 때마다 거침없이 공개적인 비판들을 해 온 분입니다. 소장파 경찰로 알려지신 분이 바로 황운하 서장이신데요. 요즘 경찰 내부 분위기는 어떤가요?
◆ 황운하
새 정부가 들어서고 난 후, 법질서 확립이 우리사회에 가장 강력한 이슈로 제기되고 또 범사회적 요구로 인식 됐었습니다. 그래서 법질서 확립을 위해서 경찰은 매우 노력하고 있는 상황이고요. 법질서 확립과 민생치안 확보, 경찰 본연의 임무는 크게 그렇게 두 가지로 볼 수 있을 겁니다. 민생치안 확보도 계속 돼 왔지만 법질서 확립이라고 하는 시대적 요구, 우리 사회의 범사회적인 요구, 유천동 집결지 해체 문제도 바로 이러한 법질서 확립의 시발점이 되기 때문에 집결지가 버젓이 존재하는 것을 놔두고는 법질서 확립을 얘기할 수가 없습니다.
◇ 김현정 / 진행
그건 그렇습니다만, 그런데 요즘 일련의 시국상황 보면 경찰의 역할, 그러니까 무력시위를 진압하는 방식이라든지, 불교와의 갈등이라든지 이런 데에서 수뇌부 역할이 어떠해야 하느냐, 이런 문제 두고서 논란이 일고 있는데요. 이런 걸 보면서는 어떤 생각들 하십니까?
◆ 황운하
경찰이 법과 원칙에 입각해서 집회 시위를 관리하는 것은 정당한 것입니다. 경찰의 법과 원칙에 입각한 시위 진압 방식이 그것이 과격하다든지 그것이 오히려 폭력으로 인식된다든지 하는 인식은 잘못됐다고 보고 있고요.
그리고 불교계의 종교 편향 문제는 제가 언급할 사안이 아닌 것 같습니다만, 경찰 수뇌부에서 종교 편향적인 의도를 전혀 갖고 있지 않은데, 그런 일부의 오해에서 비롯됐다고 보고요. 오해가 해소된다면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9/4(목) 황운하 대전중부서장"경찰 종교편향은 오해, 오해 풀리면 해결될 것"
2008.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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