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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9/10(수) 이선근 경제민주화연대 대표 "러시앤캐쉬도 30분에 한번 독촉전화"
2008.09.10
조회 619
탤런트 안재환씨의 사망소식이 많은 이들에게 충격을 줬습니다. 자살인지, 타살인지, 언제 어떤 이유로 사망했는지, 아직까지 정확한 조사 결과가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만 분명한건 고 안재환씨가 최근까지 사업 때문에 빌린 빚으로 고민을 해왔다는 사실입니다. 측근들 말에 의하면 사채를 빌려 썼고, 눈동이처럼 불어난 이자 때문에 고민했다, 이런 얘기 들리는데요. 고인은 말이 없으니까 정확한 사망 원인이 그것인지 아닌지 알 수 없습니다만 우리가 주목할 부분은 그 부분은 아니고, 이 시점에서 우리 사회에 사채, 대부업에 대해서는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대부업의 문제점을 앞장서서 꾸준히 지적해온 분이죠. 경제민주화를 위한 민생연대 이선근 대표 연결돼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대부업이라고 하면 어디까지를 범위로 삼으십니까?
◆ 이선근
공적인 금융기관 아니면서 금전의 대부 또는 차용을 중계를 업무로 하는 그런 사람들을 통틀어 대부업의 영역이라고 하는데요. 공적 금융 기관이란건 은행, 협동조합, 보험회사, 금융회사, 신용금고 등이 있습니다. 사채 영역인데 무담보, 무보증으로 소액을 빌려준다는 특징이 있어서 서민들 사이에 많이 파급이 되고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합법과 불법 차이는 뭘까요? 우리가 흔히 얘기하는 불법 사채다, 이런 것?
◆ 이선근
우리나라는 이제 대부업의 등록, 신고등록제도를 갖고 있습니다. 대부업이 지자체에 등록하면 합법적인 등록 대부업체가 되고 등록을 하지 않으면 불법업체가 됩니다. 합법일 경우에는 49% 법적으로 이자율이 보장이 되고, 미등록인 경우엔 형사 처벌을 받을 뿐만 아니라, 이자율도 30% 이상 못 받게 돼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지금 우리나라의 대부업 시장 규모, 합법, 불법 얼마나 큰가요?
◆ 이선근
이게 정확하게 조사되는 경우는 거의 없는데 워낙 음성적으로 이루어지는 시장이기 때문에 그런데 정부가 작년에 조사한 바에 의하면, 등록된 시장이 8조 원, 불법 대부 시장 규모가 10조 원 정도 되고요. 이용하는 사람은 모두 329만 명, 이 가운데 불법 대부업자에게 돈을 빌리는 분은 181만 명으로 추산이 되고요. 등록 대부업체수는 일본의 인구가 우리보다 3배 정도 많은데, 업체수는 거의 비슷합니다.
◇ 김현정 / 진행
상당히 심각한 수준이라는 말씀이신데.
◆ 이선근
너무나 많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앞에서 말씀하신 것처럼 불법의 경우는 말할 것도 없고, 합법 역시 49%의 높은 이자를 받고 있지 않습니까? 우리나라의 고금리 실태 어느 정도나 되나요? 대부업의?
◆ 이선근
정식 등록 대부업체들도 법정이자 크게 웃도는 고금리를 받거나 심지어는 계약서 교부하지 않고 불법 영업을 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법적으로 못 받게 돼있는 선이자, 각종 불법 수수료 등을 해서 실제로 49%라는 이자를 지키는 듯 하면서도 실제로는 법을 어기고 있는 그런 형태가 많습니다.
◇ 김현정 / 진행
49%도 높은데 그거보다 더 받는 거군요? 법을 어기고?
◆ 이선근
네. 한 예를 들면, 한 정식 등록 대부업체에서 1200만 원을 김모씨가 빌렸는데, 돈을 빌린지 석 달 만에 540만원을 이자로 냈습니다. 그래서 이거는 등록대부업체인데 연 49%가 아니라, 180%의 고금리가 적용된 겁니다.
◇ 김현정 / 진행
이게 어떻게, 어떤 편법 썼길래 가능한가요? 등록 대부업첸데 말입니다.
◆ 이선근
그런데 이제 등록했다 하더라도 불법을 예사로 하니까, 이자율을 아예 처음부터 소비자가 급한 마음이라는걸 알기 때문에 49% 이자에 대해서 법률적 지식도 별로 없고요. 그러니까 여기서 선이자를 얼마 떼고, 그리고 여러 가지 편법 써서 180% 수치를 한 겁니다.
◇ 김현정 / 진행
편법 이것 저것 동원하고, 모르니까 급한 사람들 사기를 친게 되는 거네요? 쉬운 말로 하면?
◆ 이선근
그렇습니다. 이렇게 돈이 궁박해서 가신 분들은 자기가 몇 %에 돈을 빌리는지, 자신이 선이자를 내는 것이 불법인지 아닌지, 이것을 전혀 생각을 안 하고 얼른 돈만 받겠다는 생각이 대부분이죠.
◇ 김현정 / 진행
그런 심리를 이용하는 건데, 만약 못 갚았을 경우에 어떤 식으로 추심 행위가 이뤄지나요?
◆ 이선근
아주 큰 대부업체 중에 ‘러시앤캐쉬’라고 있죠. 여기에서 350만 원을 빌렸다가 사정상 대출기한을 지키지 못한 분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연체 당일부터 문자와 전화가 30분 간격으로 쉬지 않고 오기 시작했고 연체 5일째 되는 날에는 사기 등으로 고소할 수 있으니 빨리 입금하라고 협박하는 아주 대규모 업체에서 이렇게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영화에서 보는, 무슨 사람을 데려다가 어디에 파묻고 돈을 갚을래 이런 식의 협박도 혹시 있나요? 불법 사채 시장에서?
◆ 이선근
불법 사채 시장에서는 과거에 그러했고, 요즘도 그런 것이 준 것이 아니라 아이들 잘 있느냐, 협박, 모욕뿐만 아니라 본인들의 생명에 대한 위협까지 내비치고, 친인척한테 채무 사실 알리는 것은 그냥 가벼운 일로 하고 있고, 그 다음에 집안이나 직장에까지 들어와 돈 갚으라고 행패를 부리고 있습니다. 아무리 강심장인 사람도 자살 충동을 느낄 정도로 힘든 추심 행위가 벌어지는데, 이번에 안재환씨 같은 상황을 본다면 상상을 할 수 있을 수가 있을 겁니다.
◇ 김현정 / 진행
혹시 이쪽으로 상담해 오시는 분들 있으세요? 내가 이러 이러한 사정인데 이러 이러한 협박 받고 있다.
◆ 이선근
저희한테는 하루 10건 이상의 사채 피해자들이 전화를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그 중에는 어처구니 없는 이런 상황도 있겠습니다?
◆ 이선근
네. 그리고 집까지 빼앗겨 버리고, 집이 급전이 필요해서 집을 담보로 잠깐 돈 빌렸는데, 그러다가 이자율이 아주 높게 책정이 돼 있어서 결국은 집을 빼앗기게 되는 그런 경우들이 빈번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어떤 대안이 필요할까? 잠깐 생각해 봐야 할 것 같은데요 어떻습니까?
◆ 이선근
지금으로선 이렇게 대부업체가 많고 한 것을 줄이려고 하면 우선 49%대 이자율을 20%로 낮춰서 업자들이 많이 안 덤비게 해야 됩니다.
◇ 김현정 / 진행
시장 규모를 줄이라는 말씀이시고요. 그리고 나서는 대안을 정부가 세워야 하는 것 아닙니까? 기댈 곳이 있어야 하니까?
◆ 이선근
그렇습니다. 대부업 등록 요건도 강화하고, 대부업 관리 감독 실질화 하고, 서민 금융 기관 보충하고, 개인 파산제도 활성화 해서 이런 대부업 시장이 창궐하는 것은 막아야 겠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서민들이 갑자기 병원비를 써야 된다든지 학비를 써야 된다든지, 이런 급전 필요할 때 기댈 곳을 정부가 마련해야 된다는 생각이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