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0827(수) 유선호 법사 "홍준표 '좌파 법안' 발언, 타당치 않아"
2008.08.27
조회 313

법을 다루는 국회에서도 가장 핵심적인 기능을 하는 상임위원회가 바로 법제사법위원회입니다. 국회 내에서 처리되는 모든 법안들이 일단 이곳을 통과해야 본회의에 상정이 되기 때문에 중요한 역할을 하죠. 그래서 이번에도 여야가 서로 이 상임위원회를 가져가려고 뜨겁게 논쟁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결국은 관례에 따라서 야당인 민주당이 이 자리를 가져갔는데요. 유선호 법제사법위원장 연결해 보겠습니다.

◇ 김현정 / 진행
특별히 이번 18대 국회에서 의욕적으로 처리하고 싶은 법안이 있으시다면 어떤 걸까요?

◆ 유선호
저희 법사위원회는 원래 기본적인 목표가 인권신장, 부패척결, 국민에 대한 법률 서비스 확대, 이런 기본적인 가치가 있습니다. 이런 법에 대해서는 이미 36개의 법안들이 올라와 있고요. 특히 전자 팔찌 부착에 대한 법률이랄지, 시급한 현안들이 있습니다만, 이제 상임위가 구성이 됐기 때문에 우리 소관 부처 법률안인 타 상임위 법률들이 봇물처럼 밀려올 것입니다.

그 중에서 저는 제일 시급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지금 현재 고유가 원자재 가격상승, 고환율 때문에 정말 서민경제의 주름살이 깊이 패이고, 중소기업들이 도산하는 위기가 고조되고 있지 않습니까. 이러한 물가 안정, 일자리 창출, 양극화 문제를 해소하는 데에 시급한 민생현안들을 신속하게 처리하는데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사실은 이 법사위원장 자리를 야당이 맞느냐 여당이 맞느냐를 두고 참 오래 논란이 됐습니다. 결국 야당 몫으로 돌아왔는데요. 대신 한나라당에서는 상임위에 제출된 법안이 신속하게 처리가 될 수 있으려면 1+5, 1+3 법안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이번 정기국회에 이 법안을 제출한다고 하는데, 생소한 분들을 위해서 제가 잠깐 설명을 드리면요.

일반 상임위원회에 법안이 제출되면 1개월 내에 상정을 해야 하고, 5개월 내에 심의를 못 마치면 이게 법사위로 자동 이송이 됩니다. 법사위에서 법안이 1개월 내에 또 다시 상정이 되고 3개월 안에 통과가 안 되면, 전체 회의에 자동 이송이 됩니다. 이런 식의, 자동으로 이송이 되는 법안을 제출한다고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 유선호
저는 그러한 발상에 대해서 대단히... 참 부정적으로 생각합니다. 국회는 국민을 대변해서 정부를 견제하는 곳이기 때문에, 정부의 법안을 의례적으로 통과시키는 통법부가 돼서는 안 될 것이고요.

국회의원은 독자적인 개개의 헌법기관으로서 끊임없이 변화하는 민심을 살피고 그런 민의가 어디에 정착될 것인가를 예측을 하면서 지속적으로 장기간에 입법을 해야 되는 과제들이 많이 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이것을 기계적으로, 무슨 기계 속의 부속품처럼 국회의원이 3개월 내에 법안을 반드시 해야 한다, 이런 발상은 정말로, 저는 한나라당 의원님들 중에서도 이런 생각을 하시는 분들은 별로 없으리라고 생각하고, 정말 그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 진행
그런데 여당에서 우려하는 건요. 야당에서 법제사법위원장을 가져갔기 때문에, 예전에 보면 계속 정부 발목잡기 식으로 법안 처리를 안 하고 미적 거리는 경우가 많더라, 그래서 1년도 끌고 2년도 끌고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런 새로운 법안을 만들자는 주장이거든요?

◆ 유선호
그건 한나라당에서 법제사법위원회를 아마 그렇게 운영해서 그런 얘기를 하는지...

◇ 김현정 / 진행
아, 과거에 그랬다고요?

◆ 유선호
네, 저는 민생에 관련된 법안들에 대해서는 신속하게 타임을 놓치지 않고 처리하는 게 옳다고 보고요. 다만 정부에서 잘못된 정책이나 법안들에 대해서는 그것이 잘못되면, 회복하는 데에 많은 힘이 들기 때문에 좀 꼼꼼하게 챙길 필요가 있다, 사안 별로 다르게 보고 있기 때문에, 그러한 것을 일률적으로 강제를 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 진행
지금 유 위원장께서는 1+5, 1+3 법안에 대해서는 아주 강력한 반대 입장을 가지고 계시는 것으로 파악이 되네요. 어제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이런 말씀 하셨어요. 좌파 정권 10년 동안 만들어낸 좌파 편향적인 법안들을 이번 국회에서 정비하겠다, 말하자면 반시장적, 반기업적 법안, 출차총액제한제도를 폐지한다든지 지주회사의 규제를 완화한다든지, 이런 법안들을 새로 정비하겠다는 것 같은데요. 어떻게 보십니까?

◆ 유선호
좌파 편향이라고 했는데요. 그렇게 낙인찍을 일은 아니고요. 과거의 개혁법안들이 다 그 당시 야당과 상당히 진지한 토의를 거쳐서 통과된 법들이기 때문에, 그러한 법들 중에서 정말로 승계하고 유지 확대할 부분이 많이 있습니다. 그런 부분들에 대해서 그렇게 부정적으로 말 한다는 것은 있을 수가 없고요.

저희들도 기업 규제 완화에 대해서 반대하는 것은 아닙니다만, 출자총액제한제도는 그동안 여러 가지 지배 구조의 왜곡을 막고 재정 건전화에 이바지한 바가 크고요. 다만 시대의 변화에 맞춰서 여러 가지 총액 한도를 완화시킨다든지, 그런 것에 대해서는 이미 당론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충분히 논의할 수가 있는 것이고. 다만 그런 낙인을 찍는 방식의 발언은 타당치 않다고 봅니다.

◇ 김현정 / 진행
낙인찍기, 좌파 정권, 좌파 편향적인 법안이라고 낙인을 찍는 것은 과하다, 이런 말씀이신가요?

◆ 유선호
그렇습니다.

◇ 김현정 / 진행
그런데 출차총액제한제도 폐지라든지 지주회사 규제완화 이런 것들은 이 대통령이 대선 당시부터 말을 했던 거라, 자칫 이번 국회에서 이 부분을 막았다가는 정권 발목잡기 아니냐, 이런 얘기들이 나올 수 있어서요?

◆ 유선호
그건 국민을 기준으로 해서 말이죠. 심도 있게 한 번 토론을 해야 될 부분이 있는데요. 예를 들면 출자총액제한제도만 가지고 얘기를 할 때, 그것이 지배구조의 왜곡을 막고 중복 투자를 막고 이런 여러 가지 긍정적 기능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재정 건전화가 많이 진행이 됐기 때문에 또 그것을 완화시켜야 한다는 것도 그건 틀림없는 얘기이고요.

다만 그것을 대폭 완화시켜서 상징성을 유지하는 것이 옳으냐, 또 그것을 폐지까지 가야하느냐에 대해서는 아직 국민적으로 공감대를 못 갖고 있기 때문에, 그 부분은 국회에서 충분히 토론해서 규제 완화 한도를 정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 진행
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