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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28(목) 권오성 KNCC 총무 "불교를 정복대상으로 삼은 것 반성해야"
2008.08.28
조회 341
정부의 종교 편향, 그리고 정부 정책에 항의하는 불교계의 대규모 집회가 어제 서울에서 열렸습니다. 이번 불교계 집회는 우리 사회에 여러 가지 숙제를 던져준 것 같습니다. 물론 정부 대 불교의 갈등입니다만, 이것이 마치 불교 대 기독교의 종교 간 갈등처럼 비춰지는 면도 사실 좀 있죠. 이 시간엔 기독교계 인사의 입장을 듣는 시간 마련해 봤습니다. 어제 집회를 어떻게 봤고, 어떤 해법들 갖고 계실까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KNCC의 총무이십니다. 권오성 목사 연결돼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어제 열린 대규모 집회 어떻게 보셨어요?
◆ 권오성
종교는 늘 우리 사회의 화평이라고 할까요, 국민통합의 기초이기도 하고 근원이 되어 왔고, 돼야 하는데요. 오히려 사회적으로 어려움 가운데 서게 된 것이 안타깝고요. 목사로서 혹은 한국 교회를 대표한다는 마음가짐에서는 이런 사태까지 온 것에 대해서 우리 기독교와 교회에 책임은 있지 않은지, 우리 평소의 자세는 어떠했는지, 그런 걸 다시 한 번 되돌아보는 기회, 시간이 됐죠.
◇ 김현정 / 진행
지금 불교계가 이렇게 대규모 집회까지 열게 된, 이런 상황까지 오게 된 본질적인 원인은 어디에 있다고 보시나요?
◆ 권오성
본인들이 주장하고 있는 것처럼, 정부의 종교에 관해서 편향적 조치, 특별히 불교에 대한 불이익, 기독교로 말미암은, 기독교 신앙으로 말미암은 공직자들의, 정치인들의 불이익이 심각하다는 것을 본인들이 내세우고 있는 것이고요. 저희들로서 그것 이상 이하를 확인할 길은 지금 없는 거죠.
◇ 김현정 / 진행
말씀이 좀 애매한 면도 있어서요. 그러니까 정부에서 불교계로 하여금 불이익을 당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끔 행동한 면이 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인정을 하시는 겁니까?
◆ 권오성
제가 인정하고 안 하고는 문제가 아니죠. 문제는 불교인들이 이미 몇몇 제시한 여러 가지 일들이 있지 않습니까. 인사 문제부터 시작을 해서, 지도 문제라든지, 포스터 문제라든지, 그런 것들이 한쪽에서 일상적으로 하는 일이었다고 얘기할 수 있고, 혹은 실수라고 얘기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기독교는 그런 일이 한 번도 일어나지 않고. 그렇기 때문에 문제제기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있습니다. 그래서... 불교가 왜 그랬느냐를 제가 답할 수는 없는 거죠. 그렇게 문제제기를 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아까 물어보신 게, 왜 그런 일이 일어났을까, 이명박 정부의 종교 편향이 문제라고 그쪽에서 제기하고 있는 것이죠.
그런데 그런 갈등의 원인에는 우리 과거 혹은 평소 일부 기독교의 자세나 태도에도 문제가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합니다. 같이 한 사회에 공존하는 종교로서의 불교를 받아들이기 보다는, 근본주의적인 입장에서 마치 정복해야 할 대상인 것처럼 그런 자세는, 그것이 혹시... 정부의 일에 관련된 문제 제기를 받은 사람들의 마음속에 있지 않는지, 그런 반성도 하게 되는 거죠.
◇ 김현정 / 진행
그런 것들이 더 자극을 하지 않았나, 이렇게 보시는 거군요?
◆ 권오성
네, 혹은 그런 자세가 이미 스며들어가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는 거죠.
◇ 김현정 / 진행
이걸 종교 간의 갈등으로 크게 보는 시각도 있는데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 권오성
근본적인 원인은 종교 갈등이라기보다는, 현재 표명되고 있는 것은 정부의 종교 편향성이라고 지적된 것이 제일 큰 문제가 되겠죠. 큰 틀로 보면... 저는 아무래도 지금까지 불교와 기독교가 대립하거나 갈등을 이렇게 종단 차원에서 일으킨 적은 거의 없습니다. 오히려 일부 기독교 근본주의적인, 혹은 문제가 있는 기독교인들이 불상의 목을 자른다든지, 절에 불을 지른다든지 이런 종교적 공격이 있었습니다만, 그것이 덮어지고 넘어왔었죠.
그러나 사회 정치적으로 이렇게 문제가 된 것은 처음이고. 단순히 종교간 갈등이 아닌 건 우리가 봐도 다 알죠. 지금 기독교와 불교 자체가 서로 맞붙어 있는 건 아니죠.
◇ 김현정 / 진행
종교간 갈등으로 보는 것은 너무 확대한 것이고, 종교와 불교 간의 갈등, 이 정도로 정리를 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 권오성
그러나 기독교의 근본적인 태도에 문제가 있다, 우리 반성을 한다면 그런 거죠.
◇ 김현정 / 진행
어떻게 풀 수 있을까요. 해법이 문제인데, 작게는 지금 이 정권이 당장 어떻게 할 건가, 이걸 거고요. 크게 본다면 앞으로 여러 종교가 공존하는 사회에서 어떻게 사회를 운영하는 것이 가장 현명하고 지혜로울까, 이렇게 큰 차원도 있을 겁니다. 우선 작게 보죠. 권 총무님이 보시기에는 사실은 종교 지도자들 대표해서 이 대통령 취임 초기에 면담도 하셨잖아요. 이 시점에서 이명박 대통령께 조언을 한다면 어떤 말씀하고 싶으세요?
◆ 권오성
일단 불교계가 4가지에 대해서 조치를 요구한 것이 있습니다. 그것에 대해서 입장을 발표해야 되겠죠.
◇ 김현정 / 진행
어청수 경찰청장의 경질이라든가 대통령 사과라든지 이런 것요?
◆ 권오성
네, 종교차별금지법 제도화는 이미 약속을 했고. 또 조계종 내 시국 관련자에 대한 국민대화합 조치를 취해야 한다, 이런 것에 대해서 정부는 정부 입장을 분명히 발표해야 될 것 같습니다. 그것이 가능하든지 하지 않든지, 그리고 가능하지 않으면 가능하지 않은 대로 말씀을 해야 되겠습니다만, 늘 이런 경우에 정부로서 제일 중요한 것은 정교분리의 자세를 분명히 취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 얘기는 정치와 종교가 서로 간섭하지 않고, 불이익을 주지 않고, 그런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을 하고요. 아까 말씀처럼 당장 부닥친 몇 개의 요구 사항에 대해서 정부는 성실하게 대답을 해야 되겠죠.
◇ 김현정 / 진행
일단은 대통령 사과나 어청수 청장 퇴진은 불가능하다는 게 지금까지의 정부 입장이거든요. 그렇다 보니까 해법을 찾기가 더 어려워지는 것 같은데요?
◆ 권오성
좀 시간을 두고 기다려 봐야 되겠죠. 무슨 사건을 해결하듯이 딱 떨어지는 것은 아닐 거고요. 서로 간에, 한쪽은 분명한 이런 불이익을 당했고 편향에 따라서 불이익을 당했다, 종교계에서 그렇게 얘기할 때 이런 요구가 있다고 이제 막 내세운 거고요. 그걸 받아들이는 쪽에서는 법률적인 문제도 있을 거고요. 여러 가지 판단해야 될 근거도 있을 테니까, 시간을 두고 기다리면서, 그러나 이것을 회피하거나 이런 것은 안 되고요.
◇ 김현정 / 진행
알겠습니다. 큰 차원에서 보죠. 다행히 우리나라에는 지금까지 그런 일이 없었습니다만, 인도 같은 나라를 보면 힌두교, 이슬람교 충돌 때문에 하루에 테러가 16건이나 발생한다고 해요. 이렇게 다양한 종교가 공존하는 상황에서 어떻게 하면 슬기롭게 사회를 이끌어 나갈 수 있을까요?
◆ 권오성
종교인으로서는 우선 상대에 대한, 다른 종교에 대한 배려, 인정, 한 사회에서 공존한다, 더 나아가서는 서로 함께 힘을 모아서 우리 사회의 책임 있는 자리에 서서 봉사도 하고 섬기는 자리를 같이 해 나간다, 하는 동반자 의식까지. 우리 사회에서는 그것이 지금까지는 잘 되어 왔습니다.
예를 들어서 적십자 다음으로 초기에 대북 지원을 했던 남북서로돕기운동본부 같은 경우도 종교인들이 모여서 만들었고요. 실업극복국민운동본부, 지금 국민운동재단이 됐습니다만, 이 경우도 종교 지도자들이 모여서 만든 것이고요. 그래서 여러 가지 많은 건설적인 화합의 일들을 해 왔기 때문에, 조금 더 대화하는 것이 필요할 것 같고요. 상대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것이 필요하고요.
특별히 기독교인으로서는 불교에 대해서, 우리가 현실적으로 1,500년, 1,600년 우리 민족 가운데 내려온 하나의 종교로 인정하고 공존하는 것을 받아들여야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 진행
정권 차원에서는 어떨까요, 지금 문제가 불거진 게 정권에서 문제가 불거진 건데?
◆ 권오성
정권 차원의 문제는, 조금 정권이... 아까 시국 관련자 문제 같은 경우는 과거 명동성당을 찾아간 시국 관련자들의 경우들이 있습니다. 6월 항쟁 때 같은 경우, 그때 종교가 어떤 보호를 하는 역할을 자임하고 나선 것이라고 저는 생각을 하는데요. 그런 문제들을 그때 상황과 지금 상황을 기계적으로 대입할 수는 없습니다만, 종교가 해야 될 우리 사회의 역할이 무엇인가를 인정하고 나서 그 틀 속에서, 단순히 법의 잣대가 아니라, 바라보면서 이 문제를 해결해야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김현정 / 진행
이건 좀 다른 얘기입니다만, 일부 기독교 목회자들 가운데, 일부입니다만, 타 종교를 비하하는 발언이 지금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이건 어떻게 바라봐야 될까요?
◆ 권오성
그거는 저희들이 조심해야죠. 그러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 김현정 / 진행
기독교인들만 모인 자리에서 한 발언이라고 해도 이게 문제가 될 수 있을까요?
◆ 권오성
뭐 개인적으로 둘이 앉아서야 무슨 얘기를 못 하겠습니까만, 공식적인 자리에서 우리 사회에 대한 인식, 다른 종교에 대한 인식을 심어주는 결과를 가져오게 되는 거거든요.
그런데 거꾸로 불교모임 집회에서 기독교에 대해서 비하하거나 비난하거나 혹은 굉장히 인정하지 않는 발언을 했을 때, 기독교인으로서 느끼는 감정이 어땠을까를 생각 하면, 서로 무시당했다고 하는 생각을, 그것이 꼭 돼야 될까, 옳은 것인가, 어쨌든 함께 사는 사람으로 서로 존중해야 될 것은 존중해야 된다고 봅니다.
◇ 김현정 / 진행
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