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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0828(목) 오미선 KTX 승무지부장 "912일째 농성, 끝까지 투쟁할 것"
2008.08.28
조회 433
오늘로 912일째입니다. 농성을 시작한 지 3년이 다 됐습니다. KTX 여승무원들 얘기입니다. 정규직을 시켜주겠다는 약속을 어기고 외주 위탁직으로 고용된걸 알고 여승무원들이 항의를 시작한 농성이 벌써 900일을 넘긴 거죠. 아니 이 사람들 아직도 농성중인가 그렇게 여기는 분들 계실텐데요. 그렇습니다. 사람들 기억에서 잊혀진 이 승무원들이 어제부터는 고공 시위를 시작했다고 합니다.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는 잊혀진 사람들 고공 시위 현장을 연결해 보려고 합니다. 사실은 35m 높이의 철탑 위의 휴대폰을 연결하는 거라 음질이 좋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어제 아침, 저녁 바람이 찬데 괜찮습니까?
◆ 오미선
새벽에는 너무 많이 춥고, 열차가 왔다 갔다 할 때마다 많이 흔들려서 생각보다 많이 무섭네요.
◇ 김현정 / 진행
어디 쯤인데 열차 때문에 흔들리나요?
◆ 오미선
서울역 옆에 철탑에 있고요. 40m 위쪽에 저희가 있고, 남자 분들은 50m에 올라가 있어요
◇ 김현정 / 진행
서울역 옆의 철탑이군요. 오미선 지부장 외에 몇 분이나 함께 하고 계세요?
◆ 오미선
저희 승무원이 지금 저를 포함해서 2명이 있고요. 철도에 정규직 되어 있는 조합원 한 분이 같이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어떻게 위험한 고공까지 올라가게 되셨나요?
◆ 오미선
아까 얘기하셨던 것처럼 사회적으로 저희 KTX 문제가 오래되다 보니까 많이 잊혀지고 있고, 철도 공사도 사회가 잊혀지는 것만큼 자신의 문제로 인식하고 있는 것 같지 않아서, 다시 한 번 상기시키고, 관철시키기 위해서 비정상적인 방법이긴 하나 어려운 투쟁을 결심하게 됐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위에서 보면 어떻게 보이세요? 땅 아래가?
◆ 오미선
흔들려요. 정말 많이 흔들리고요.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KTX 열차 때문에 희망을 갖고 일을 해 보겠다, 라고 사회에 첫 발을 내딛었는데 오늘 KTX 열차가 지나갈 때마다 철탑이 많이 흔들리거든요. KTX 때문에 죽을 수도 있겠구나, 생각들이 왔다 갔다 하는 것 같아요.
◇ 김현정 / 진행
그쪽에 텐트 칠 수 있는 상황도 아닐 거고, 이불 같은 것 가지고 있나요?
◆ 오미선
텐트는 가지고 왔는데 칠 수 없는 상황이고 그냥 침낭을 덮고 자는데 주말에 비가 온다고 하는데 조금 걱정이 되긴 하네요.
◇ 김현정 / 진행
식사는 어떻게 하세요?
◆ 오미선
밑에서 김밥을 올려주고 있는데 생리적인 현상을 제대로 할 수가 없어서 먹는 것도 참 힘들어요.
◇ 김현정 / 진행
화장실 문제 해결이 안 되니까... 사실 들으시는 분 중에 이 문제가 거의 합의된거 아니냐... 저도 기억나는 뉴스나 KTX 측에서 승무원 직은 아니지만 역무원으로 계약직 역무원으로 해 줄테니까 지금이라도 들어와라. 여승무원들이 회의 끝에 받아들이겠다 이 뉴스를 들은 것 같은데 아닌가요?
◆ 오미선
작년 12월 달에 합의서가 직접 그렇게 쓰여졌고, KTX 문제가 장기화되고 파업하는 승무원들이 힘들고 그리고 철도가 총파업을 결의했으나 무산이 되면서 굴욕적인 안이긴 하지만 계약직을 받아들였었습니다. 그런데 이 사장이 나가면서 여러 가지 이유를 들었죠. 정규직들이 반대한다,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 이런 문제를 들면서 합의서까지 썼음에도 불구하고 그게 무산이 됐고요. 하지만 저희 KTX 승무원들의 요구안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KTX 승무원 직접 고용이고요. 그것이 관철될 때까지 끝까지 투쟁할 것입니다.
◇ 김현정 / 진행
몇 명 남았습니까?
◆ 오미선
지금 34명 정도 남았어요. 380명 시작을 했는데 1/10 줄어들었죠.
◇ 김현정 / 진행
오미선 지부장 실례지만 지금 나이가 어떻게 되십니까?
◆ 오미선
서른이에요.
◇ 김현정 / 진행
지금 3년 지내면서 사실은 그 사이에 다른 데 취직자리를 알아봐야 되는 나이인데요, 그거 다 포기하고 메달리는게 불안하지 않으세요?
◆ 오미선
어려운 문제인 것 같어요. 주변에서도 이제 그만 하면 할 만큼 했다, 그만하고 나와라 얘기도 하시고. 네티즌들 중에서는 너희들 능력 많다고 하는데 다른 데 취업하지 그러는데. 섭섭하긴 하지만 그런 것 같아요. 이해의 문제가 있고 역지사지 문제가 있어서 본인들이 직접 경험하지 않으면 이것들 이해하기 힘든 거고. 저도 그럴 것 같다는 생각이 들고. 모든 사람들이 저와 같은 상황에 있었으면 저와 같은 행동을 했을 거라고 생각이 듭니다. 부끄럽지 않고 정당한 일이고. 당연히 해야 되는 일이기 때문에 할 수밖에 없는 거고. 다만 현실적인 문제가 있는 거죠. 생계비 문제, 생활고 문제가 있는데 빨리 해결돼서 저도 제 친구들과 같이 떳떳하게 일 할 수 있는 날이 빨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인원이 줄기까지 여러 가지 일이 많았을 것 같은데 그 사이에 결혼하신 분들도 있을 거고 다들 적령기의 미혼의 나이였으니까?
◆ 오미선
사실 저희는 그렇게 농성을 하거나 이렇게 할 때 경찰들과 대치하는 부분들이 많이 있거든요. 그런 경찰들을 만나서 결혼한 분도 계시고.
◇ 김현정 / 진행
경찰과 여승무원이 결혼을 해요? 농성하다가?
◆ 오미선
그렇죠. 3년 동안 투쟁을 하면서 거기서 결혼해서 아기가 커 가는 모습을 보는 것도 신기해요. 돌이 지나고 2, 3살 되는 아기들 보면 신기하고요.
◇ 김현정 / 진행
웃으면서도 씁쓸합니다. 농성을 3년이나 하다 보니까 대치하던 경찰과 결혼을 하는 일이 다 생기고 말이죠. 그렇습니다. 지금 여러 가지 의견들 힘내시란 의견들 있는가 하면 법대로 해야 되는거 아니냐? 계약서 안 쓴 거 아니냐? 다양한 의견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만 오 지부장 말씀처럼 자존심 싸움이고. 확신이 있어서 견뎌내는 것 같습니다. 빨리 내려 오셔야죠? 내려와서 다시 인터뷰 하기를 바라고 있겠습니다.
◆ 오미선
빨리 해결돼서 내려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끝까지 관심 가져 주시고 관심과 성원 잊지 않아 주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