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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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0829(금) 데뷔 40년 정명화 "손자 2명, 저도 할머니랍니다"
2008.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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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가 첼로를 연주하고, 둘째가 옆에서 바이올린을 켭니다. 셋째는 그에 맞춰서 화음을 지휘해준다면 그 하모니는 얼마나 아름다울까요. 실제로 이런 가족이 있죠. 세계적인 음악 가족입니다. 정명화, 정경화, 정명훈 정 트리오입니다. 정 트리오 가운데서 첼리스트 정명화씨, 지휘자 정명훈씨가 아주 특별한 공연을 얼마 전에 가졌습니다. 북한 어린이들을 돕기 위한 자선 공연을 마쳤는데요. 반가운 목소리죠. 첼리스트 정명화씨 지금부터 연결해 보겠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예술가 분들 중에는 야행성이 분들이 많단 얘기를 들어서 이른 시간에 전화드리는게 조심스러운데...

◆ 정명화
저는 일찍 일어나요. 8시엔 적어도 일어나요.

◇ 김현정 / 진행
그러십니까. 아침에 일어나서 연습을 하시나요?

◆ 정명화
아침에 연습을 해 놔야 다른 것 그 후에 해도 모든 게 정리가 되는 거라서, 아이 키우면서 항상 아침에 연습해 버릇 해놔서 항상 아침 시간에 내 시간을 갖고 있죠.

◇ 김현정 / 진행
아침에 일어나서 첼로부터 잡으시는군요.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어요?

◆ 정명화
재미있게 지냈어요. 여름에 대관령 페스티발 가서 아이들도 레슨도 해주고 연습도 하고. 지난 번에 며칠 전에 그 연주 때문에 재미있게 시간을 보냈죠. 그리고 특별한 의미가 있으니까 더 좋았고.

◇ 김현정 / 진행
북한 어린이들을 돕기 위한 공연이었다고요?

◆ 정명화
병원 짓는데...

◇ 김현정 / 진행
북한의 소아 병원 맞습니까? 정명훈씨가 먼저 제안을 한 건가요?

◆ 정명화
네.

◇ 김현정 / 진행
선뜻 OK를 하셨어요?

◆ 정명화
그럼요. 사실 시간적으로는 미국에서 아이들이 손자까지 와서 우리 아이들이 떠난 날 시간이 됐는데도 좋은 의미니까 하자고... 하하하...

◇ 김현정 / 진행
벌써 손자도 있으세요?

◆ 정명화
둘이에요. 큰 딸이 난 아이들.

◇ 김현정 / 진행
그러시군요. 지금 들으시는 분들이 정명화씨 하면 항상 단발머리에 소녀 같은 이미지 첼로를 옆에 끼시고 상상하실 텐데 벌써 할머니시네요? 데뷔 40주년입니다. 저도 첼로를 좋아합니다만 좋아하는 이유가 소리가 인간적이에요.

◆ 정명화
굉장히 인간적이면서도 남성 소리, 여성 소리가 악기에 다 포함이 돼 있기 때문에 워낙 노래하는걸 좋아하는데, 여러 가지 음색을 한 악기로 낼 수 있다 생각을 해서 너무 좋아요.

◇ 김현정 / 진행
노래 부르는 것을 좋아한다고 했는데, 그냥 보통 사람들이 노래방에서 노래하는건 좋아한다 그런거?

◆ 정명화
그런거 아니에요. 첼로를 통해서 내 마음 속 노래를 첼로 소리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음성만 소리가 아니지 악기를 통해서 내가 노래를 부르기 때문에 워낙 내 목소리로 노래 하는 것도 좋아했었어요. 어릴 때 레슨도 받고.

◇ 김현정 / 진행
성악을 직접 배우기도 하셨어요?

◆ 정명화
네.

◇ 김현정 / 진행
즐겨부르는 애창곡은?

◆ 정명화
노래를 지금은 노래 가사 그런 것까지 모르기 때문에 아이들 가르칠 때 첼로 라인을 첼로로 하지만 노래로도 불러주고 그렇게 한 적이 많아요.

◇ 김현정 / 진행
가사를 나름대로 붙여서?

◆ 정명화
가사 없습니다. 랄랄라... (웃음)

◇ 김현정 / 진행
40년이면 긴 시간인데 슬럼프는 없으셨나요? 대가들은 어떤가, 슬럼프 있습니까?

◆ 정명화
많이 있죠. 그런대로 내 경우에는 형제가 있었고 서로의 그런 게 있었고. 남편, 아이들까지도 엄마가 첼로 하는 것에 대해서 너무 지지해 주고 잠깐 일주일 안 했는데 그게 그렇게 이상하다고 아이들이. 슬럼프가 깊이 빠지지 않도록 발란스를 맞춰져서 굉장히 럭키했어요.

◇ 김현정 / 진행
가장 오랫동안 활을 놓은 것은?

◆ 정명화
그게 일주일이라니까요.

◇ 김현정 / 진행
그때는 왜 놓으셨나요?

◆ 정명화
너무 열심히 할 때인데, 너무 열심히 하다보면, 너무 파고들다 보면 그게 어디로 가는 것 같지 않을 적이 있어요.

◇ 김현정 / 진행
감히 상상이 안 가요. 같은 형제, 자매지만 가끔은 정명훈씨나 정경화씨에게 음악적 질투를 느껴본 적은?

◆ 정명화
음악적으로 질투를 느껴본 적은 없어요. 왜냐하면 저희가 비슷한 점이 많으면서도 개성이 뚜렷하게 틀려요. 같은 악기를 했으면 어떨지 모르겠어요. 그런데 다른 악기를 했고 어렸을 때 우리가 생각하기에도 싸움을 많이 하잖아요. 어머니가 그걸 어떻게 저걸 하셨는지. 굉장히 그런거 없이 잘 자랐죠.

◇ 김현정 / 진행
어떻게 파트를 나누셨어요?

◆ 정명화
명훈 동생한테는 피아노 시작하자마자 너무 좋아했기 때문에 그대로 있던 거고 우리도 피아노를 시작했다가 차차 다른 걸로 바꾼 거죠.

◇ 김현정 / 진행
여자 형제들끼리 서로 이거 하겠다고 다투지 않았어요?

◆ 정명화
동생이 바이올린 시작해서 저도 바이올린 2주 했었는데 별로 안 좋아했어요.

◇ 김현정 / 진행
참 다행입니다. 서로 하겠다고 다툼이 있었으면 어머님 골치 아팠을텐데요. 지금은 한예종에서 교수로 가르치고 있는데 항상 후배들에게 음악가한테 뭐가 중요하다 이것은 놓지 말아라 조언하는게 있나요?

◆ 정명화
요새 보면은 한국 학생들은 어릴 때부터 굉장히 열심히 해요. 그래서 잘 하는데. 열심히 하지만, 음악적인 여러 가지 표현을 하려고 하면 너무 자기 악기만 가지고 그러지 말고, 자연을 나가서 즐기고 여러 가지 느낌을 소리로 표현하는 것이기 때문에 여러 가지 소리도 듣고 이런 여유로움을 갖고 공부했으면 그 표현이 나중에 더 잘 나올 것 같은데 그게 좀 아쉬워요.

◇ 김현정 / 진행
악기를 다루는 학생들도 대학을 목표로 하다 보니까 악기 다루는 것 외에는 나머지 시간에는 영어, 수학 공부하느라 독서실에만 파묻혀 있고 그러지 않습니까?

◆ 정명화
여러 가지 보여줄 수 있는 기회를 갖도록 하죠.

◇ 김현정 / 진행
그런 것 중요합니다. 앞으로 계획, 꿈이 있으신가요?

◆ 정명화
우리는 끝이 없기 때문에 베토벤, 슈베르트 이런 작곡가들은 우리가 아무리 잘 해도 더 기가 막힌 깊이를 끌어낼 수 있기 때문에 그걸 계속해서 연구하고 그렇게 사는 거죠.

◇ 김현정 / 진행
정명화씨의 진짜 목소리를 오랫동안 듣는 게 오랜만인데 첼로만큼이나 인간적인 목소리 시원시원한 목소리가 기분 좋았습니다. 말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