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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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12(화) 신문선 전 해설위원 "금메달 터지는 순간, 해설위원 침묵해야"
2008.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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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운 고추가 맵다, 이게 무슨 말인가 하실 텐데요. 박태환 선수의 400m 자유형 결승전을 중계하던 해설위원이 너무 흥분하는 바람에, 작은 고추가 맵다는 속담을 잘못 얘기한 겁니다. 이 정도 실수는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지만, 이번 올림픽 중계에서는 과도한 흥분이 계속되면서 괴성을 지르거나 비속어를 남발하고, 신기록을 잘못 말하고 이런 웃지 못 할 실수가 계속 나와서 논란입니다.

네티즌들 사이에서 처음 이 논란이 제기 됐는데요. 이런 올림픽 중계를 놓고, 뭐 기분 좋은 일인데 흥분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분들이 있는가 하면, 아니다 좀 더 차분하게 해야 된다, 이런 공방이 연일 벌어지고 있습니다. 사소한 문제일 수도 있고 또 반드시 정답은 없습니다만, 이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번 생각해보는 시간을 저희가 마련해 봤습니다. 이 분은 어떻게 생각하실까요, 스타 해설위원하면 떠오르는 분이죠. 전 SBS 축구해설위원인 신문선 명지대 교수 연결해보죠.

◇ 김현정 / 진행

올림픽 중계를 할 때 캐스터와 해설자들이 심하게 흥분한다, 이런 문제제기인데요. 어떻게 보시나요?

◆ 신문선

지금 말씀 하셨듯이요, 최근에 방송을 보니까 술자리에서 친구들끼리 하는 방담 수준의 언어들이 속출하는 그런 아쉬움이 있더라고요. 경기 중에 침착해야 하는 것은 당연히 침착해야죠. 또 축구 경기를 하는데 집중력을 가져야 된다고 얘기 하는 건 당연히 후반전 가면 집중력을 갖고 경기에 임하는 것은 당연하거든요.

◇ 김현정 / 진행

예를 들어서 체력을 지켜야 합니다, 집중력 잃지 말아야 합니다, 이런 해설들이요?

◆ 신문선

그렇죠. 해설가에 대해서 지금 말씀하셨기 때문에, 해설가의 본분, 이런 것을 제가 정리를 해봤습니다. 이 내용은 제가 대학에서 스포츠 미디어를 학생들에게 강의를 할 때, 미국에서 하는 방송적인 시각에서 해설가에 대한 정의를 내린 부분을 갖고 정리를 한 부분이거든요. 이 이야기를 들으면 아마 지금 말씀하셨던 부분에 대입시켜서 보면,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올림픽 중계방송의 캐스터 해설자에 대한 것을 한번쯤 생각하게 되거든요.

해설가의 요인을 보면, 정확한 용어를 우선 사용해야겠죠. 그리고 경기 룰, 진행방식을 우선 습득을 해서 전문가적인 자질을 갖춰야 합니다. 그리고 선수 개개인에 대한 정보가 밝아야 되겠고요. 그리고 장쾌한 목소리를 갖고 시청자들과 함께 호흡 해야겠고요. 또 경기에 맞는 말의 속도를 조절할 수 있는 그런 감각이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해설자는 공정한 표현이 필수적이고요. 비난투의 멘트는 금물입니다. 특히 상대 국가 선수에 대해서 금메달만을 생각해서 비난하는 것은 금물이라는 거죠.

또 중요한 것은요. 해설자는요, 스포츠 보도 프로그램의 진행자입니다. 화술과 경기해석, 분석력, 그리고 비평 능력이 시청률에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을 해야 하거든요. 국민과 같은 심정에서 또 애국주의적 판단에서 소리 지르고 금메달을 같이 외치는 것은 해설자가 아니라는 거죠. 그리고 아나운서와 조화를 이루고 스포츠에 대한 확고한 자기 소신이 필요하거든요.

예를 들어 해설자들이요. 경기 중에 상대선수가 잘 하는 부분, 그리고 심판 판정에 대한 부분에 대해서 명확하게 해설했을 때, 반국민적인 정서의 해설이라고 매도하는 이런 잘못된 소비자 계층, 다시 말씀드려서 시청자들이 존재하는 한은, 우리나라 중계방송의 질은 높아지지 않는다,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 김현정 / 진행

교과서에 그런 게 쓰여 있군요.

◆ 신문선

네, 네.

◇ 김현정 / 진행

그런데 제 개인적인 취향은 보고 있을 때 제가 흥분할 때, 캐스터들도 같이 흥분을 해줘야 재미가 있더라고요.

◆ 신문선

그럼요.

◇ 김현정 / 진행

그 부분하고 이런 정확한 용어를 사용한다든지, 전문가적 기질을 가진다든지 이것하고는 조금 다른 문제가 될까요?

◆ 신문선

음식이라는 건요. 저는 방송을 음식에 비유하거든요. 다 다릅니다, 기호가요. 어떤 분은 스테이크 좋아하시는 분들이 있고 어떤 분은 해장국을 좋아하는 분들이 있거든요. 방송도 역시 마찬가지에요. 제가 말씀드렸던 것은 예를 들어서 교과서적인 얘기가 되겠고요. 그렇지만 그 교과서적인 얘기를 전혀 무시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중계방송 중에, 저는 월드컵을 다섯 차례나 가서 현장에 있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갖고 있는 방송에 대한 철학은 절제된 흥분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최근 들어서 방송은 말이죠. 금메달만 좇는 언론의 문제가 극에 달했다고 생각합니다. 금메달이 터지는 순간, 캐스터와 해설자는요, 한 번 침묵을 하는 종목도 저는 필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예를 들어서 운동장에서 일등으로 들어오는 선수의 그 감격적인 순간은 현장에서의 현장성만큼 좋은 방송적인 분위기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 진행

현장에서 터지는 응원단의 함성이라든지 이런 것이요?

◆ 신문선

그렇죠. 그 분위기를 살려서 해설자와 캐스터는 그 현장성의 분위기를 예를 들어서 입체적으로 전달하는 것이 캐스터와 해설자의 역할로 보거든요. 예를 들어서 수영선수가요, 스타트를 해서 400m 들어오는 그 순간까지, 처음부터 끝까지, 달려라 빠르다 일등이다 우승이다 아시아 최고선수다, 거기다가 또 해설자가 말이죠. 아시아 신기록을 세계 신기록이라 하고, 오보성 멘트를 계속해서 목소리를 높여서 시청자들에게 전달하게 된다면, 시청자는 방송을 강요받는 겁니다. 방송이라는 것은요. 시청자들이 선택해서 들을 수 있는 권리가 있는 거거든요.

저는 박태환 선수 400m 우승하는 순간에 방송을 3개 방송을 돌려가면서 들었어요. 왜냐하면 박태환 선수가 올 시즌 최고기록은 얼마인지 또 박태환 선수의 경쟁 선수는 최근에 있었던 대회에서 기록은 얼마인지, 그래서 비교해서 박태환 선수의 컨디션을 갖고 우리가 방송을 음미해서 봐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100m 레프 타임, 200m 레프 타임, 그것을 갖고 1등을 할 수 있느냐, 2등을 할 수 있느냐, 그리고 박태환 선수는 예를 들어서 막판 스퍼트가 좋기 때문에 1등의 가능성이 높다, 이런 분석적인 것이 바로 해설자가 해야 할 몫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캐스터와 해설자는 분명 다릅니다. 그런데 이런 부분들이 없이, 무조건 금메달만을 좇는 언론의 시청자는, 시청 강요당하는 방송이 최근 들어서 이뤄지고 있지 않느냐, 이렇게 생각합니다.

◇ 김현정 / 진행

신문선 해설위원도 “골입니다!” 이런 유명한 유행어도 있고요. 흥분을 하시잖아요.

◆ 신문선

그렇죠.

◇ 김현정 / 진행

흥분은 흥분이고 전문성과 분석은 잃지 말아야 한다, 이런 말씀이세요, 조화를 잘 이뤄야 한다, 이렇게 정리하면 될까요?

◆ 신문선

맞습니다. 방송은요, 스포츠를 상품화된 오락으로 변형 시킨 꽃입니다. 결국 방송의 주인은 광고주가 있지 않습니까. 그리고 또 광고주를 만족시키는 것은 바로 클라이언트는 누구냐 하면 바로 청취자, 그 다음에 시청자들이거든요. 방송이 재미없으면 안돼요. 방송을 재미있게 하기 위해서 캐스터와 해설자가 적당히 조미를 쳐서 맛있는 음식을 만드는 것은 그것은 캐스터와 해설자의 능력이죠.
그렇지만 상품화된 오락으로 변형 시키는 데에 스포츠의 본질적인 것을 훼손시키거나, 스포츠를 폄훼하는 멘트는 부적절하다는 것이죠. 그러니까 TV라는 것은 스포츠 상업주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그런 방송의 도구인데, 단순히 시청률에 휘둘려서 스포츠 스타를 영웅화 시키거나, 너무 미화시키고, 또 상대팀 상대국가에 대해서 예를 들어서 폄훼하거나 공격적인 멘트를 남발한다는 것은 결코 좋지 않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 김현정 / 진행

결국 이런 쪽으로 가게 되는 이유는 시청률 과다 경쟁, 이 부분이라고 원인을 지적하고 계시는 거네요?

◆ 신문선

거기에다가 민족주의나 국가주의, 이데올로기를 강화하기 위해서 방송을 이용하는 측면도 있는 거거든요. 결국 국가간의 스포츠 경기라는 것은 국민통합과 민족적인 자긍심의 경쟁에 불을 붙이는 효과는 있겠습니다만, 국가 간에 민족감정을 자극하거나 정치적인 대결의 연장선상에서 스포츠를 정치화 시키는 것은 저는 위험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최근 들어서 우리 정치적인 문제, 독도 문제라든가 중국과의 문제, 여러 가지 문제들이 있는데, 은연중에 캐스터의 멘트와 해설자의 해설 중에서 그런 것이 배여 나오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 김현정 / 진행

공부 안 하고 감정몰이만 하는 해설들, 특히 주의를 해야 된다는 말씀이신데요. 조금 다른 얘깁니다만, 축구 이야기를 잠깐만 여쭙고 넘어갈게요. 지난 이탈리아전 참 아쉬웠는데, 다가오는 경기, 어떻게 분석하고 계십니까?

◆ 신문선

우리가 마지막 경기에서 이긴다고 해서 16강에 갈 수 있는 그런 선택의 여지가 우리에게는 없죠. 카메룬과 이탈리아 경기 결과에 따라서 우리는 마지막 경기를 이겨놓고 경우의 수를 따지는 그런 상황이 됐거든요. 이번 올림픽 예선을 보면서 생각한 것이 뭐냐 하면, 전략적인 시각에서 예선 세 경기를 어떻게 해야 될 것인지, 승점은 어떻게 관리해야 될 것인지, 이런 분석이 부족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 시각으로 보면 첫 경기가 상당히 아쉽습니다.

카메룬과의 경기에서 1:0으로 이겼을 때, 승점을 계산한다면 첫 골 이후 남은 시간에 대한 경기 운영에 대한 판단이 미스가 있었다는 것이죠. 그것이 결국 두 번째 경기에 부담으로 작용했고, 3:0으로 대패하는 상황이 됐거든요. 앞서도 말씀을 드렸습니다만, 스포츠가 갖고 있는 숭고한 정신에 바탕을 이뤄서 한국은 경우의 수를 따지지 말고,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최선을 다 해서 축구를 사랑하는 팬들에게 축구선수들이 갖고 있는 경쟁심, 도전 의식을 보여주는 화끈한 경기를 했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