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환경운동연합 안병옥 사무총장 연결해 봅니다.
◇ 민경중 / 진행
앞서서 저탄소 녹색성장 정책이 대운하라든가 이런 것하고는 관계가 없다, 이런 얘기를 하셨는데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안병옥
소수이긴 합니다만, 대운하 추진에 목을 매단 정치인들이 아직 있다는 걸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분들이 가끔씩 대운하 발언을 해서 국민들을 떠보고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지금 미국에 가있는 이재오 전 의원이 대표적인 분이죠. 저는 그분이 미국에 몇 달 있다 보니까 총선에서 왜 패배했는지 벌써 기억상실증에 걸린 게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드는데요.
미국에서 한반도 지도 제대로 한 번만 제대로 봐도 대운하가 얼마나 시대착오적인지 알 수 있을 겁니다. 저는 한나라당 내에도 대운하만은 안 된다. 이렇게 생각하는 의원들이 많기 때문에 정부 차원의 추진은 쉽지 않다고 봅니다.
◇ 민경중 / 진행
대통령께서 국민 동의 없이는 안 한다, 이 말을 천명했는데, 국민 동의라는 부분이 참 애매하긴 해요. 어떻게 보십니까?
◆ 안병옥
그렇죠. 국민 동의 없이 안 한다는 말은 두 가지로 해석할 수 있는데요. 우선 하고는 싶지만 80%에 가까운 반대론 때문에 포기한다, 이렇게 받아들일 수도 있겠고요. 한편으로는 언젠가 여론이 바뀌게 되면 다시 추진하겠다, 이런 적극적인 의사 표시로 볼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제 생각에는 우리 국민들이 정부가 대운하에 대해서 장밋빛 홍보를 아무리 한다고 해도 현혹되지 않을 정도로 현명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보면 대운하는 끝났다고 생각하고요. 물론 이명박 대통령이 “국민이 동의하지 않으면 안 하겠다” 이 약속을 지킨다는 전제가 있어야겠죠.
◇ 민경중 / 진행
그런데 환경운동연합이 주장하는 것이요. 4대강 역사문화 생태복원이다, 이렇게 정책들이 나오고 있는데, 어떻게 보면 대운하를 추진하는 부분들은 운하를 추진하진 않더라도 4대강 정비사업이다, 이런 얘기하잖아요. 조금 그런 부분에서 환경운동연합하고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 안병옥
4대강 정비사업하고 운하 건설은 완전히 다릅니다. 일단 하천 바닥을 파내는 깊이 자체가 다르고요. 완전히 다른 사업이거든요. 운하는 여러 가지 ‘보’도 만들어야 되고요. 그래서 완전히 다른 사업이라는 걸 전제로 했을 때, 저희는 경제성도 없고 강 생태계를 파괴하는 운하 건설로 국력을 낭비하느니, 차라리 제대로 된 복원을 하자는 거죠.
우리나라 4대강 일부이긴 합니다만, 난개발로 훼손된 구간도 있고, 또 물이 정체돼서 오염된 곳도 있습니다. 또 문화유적도 주변에 훼손이 많이 돼 있는데요. 이것을 자연에 가까운 상태로 복원을 하고, 또 오염원을 차단해서 좀 더 깨끗한 상태로 만들게 내면, 또 문화유적 복원까지 되면 관광이 활성화 돼서 내륙지방 발전도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거죠.
◇ 민경중 / 진행
이명박 대통령이 제안한 ‘저탄소 녹색 성장’, 말은 좋잖아요. 탄소를 줄이고 녹색 성장을 하자, 환경 운동에서도 이런 정책에는 찬성해야 되는 것 아니냐, 용어상으로만 보면요. 어떻습니까?
◆ 안병옥
그렇습니다. 국정 최고 책임자의 입에서 녹색성장이라는 말이 나왔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민경중 / 진행
의미가 있다고 보시는군요?
◆ 안병옥
[BestNocut_R]
네, 그래서 환영을 하면서도 몇 가지 저희가 의문을 제기한 것은 있죠. 왜냐하면 녹색성장이라는 것은 경제 체질 전체를 에너지와 자원을 덜 써는 방향으로 바꿔서 고효율 경제구조를 만들겠다는 거거든요. 그런데 지금 정부는 747 정책이라든가 대운하 정책을 내걸고 집권을 했기 때문에, 집권 후에도 여러 가지 환경정책이 후퇴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에, 그러한 태도하고 앞으로 녹색성장을 하겠다는 것 하고는 완전히 배치되는 거거든요.
녹색성장을 하겠다면, 기존의 경제 정책 방향을 완전히 수정하겠다는 것이 전제가 돼야 하는데, 그러한 언급은 보이지 않기 때문에 저희들이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죠.
◇ 민경중 / 진행
원자력 문제는 어떻습니까. 우리가 사용하는 에너지의 97%가 수입 에너지인데, 원자력 건설을 좀 더 해야 된다, 이런 주장들이 나오고 있어요?
◆ 안병옥
원전 건설은 아마 지금 정부가 가장 손쉽게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그래서 아마 원전에 대한 유혹을 계속 떨치지 못 하고 있는 것 같은데요. 전 세계적으로 보면 원전 같은 경우에, 원전이 가동되기 위해서는 우라늄이 필요한데요. 우라늄 매장량이 석유와 마찬가지로 대단히 한정적입니다. 앞으로 한 40~60년 지나면 우라늄 자체가 고갈될 것이라고 얘기를 하거든요.
원전 건설이 10년 정도 걸리는데, 나머지 한 3~40년 쓰기 위해서 엄청난 예산이 들어가는 원전을 짓기 보다는, 지속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태양력이라든가 풍력 같은 재생 가능 에너지 확대가 훨씬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거죠.
◇ 민경중 / 진행
그런데 신 재생 에너지가 화석 에너지를 과연 대체할 수 있느냐. 또는 그 부족분을 현실적으로 메울 수 있는 부분, 단기간에 메울 수 있는 부분은 좀 쉽지 않다는 의견도 있는데 말이죠?
◆ 안병옥
저는 정책 의지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중국도 2030년까지 30%까지 재생가능에너지를 늘리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고요. 앞섰던 독일 같은 경우는 40% 이상도 얘기를 하고 있는데요.
독일에서 10여 년 전에 재생가능에너지 얘기할 때 어느 누구도 재생가능에너지가 지금처럼 다른 에너지원을 대체할 수 있다고 누구도 믿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재생가능에너지야말로 독일 경제를 이끌고 나갈 수 있는 차세대 성장 동력이라는 공감대를 얻고 있거든요. 그래서 자꾸 불가능하다고 말만 할 것이 아니라 제대로 정책을 펴면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 민경중 / 진행
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8/19(화) 안병옥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 "이재오, 벌써 기억상실증 걸렸나"
2008.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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