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은 아직도 정치파업을 계속하고 있는가”,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가 한 말입니다. 야당은 쇠고기 문제로 국회 등원을 계속 미루고 있는 상태인데요. 각종 민생 현안도 쌓여 있어서 고민이 클 것 같습니다. 통합민주당의 원내 사령탑인 원혜영 원내대표는 국회 등원에 대해 어떤 원칙을 가지고 있는지 어떤 고민들이 있는지 얘기를 나눠보죠. 내일 이 시간에는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와의 인터뷰도 준비돼 있다는 것 미리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원혜영 원내대표님, 안녕하십니까?

◆ 원혜영 통합민주당 원내대표

안녕하세요.

◇ 김현정 / 진행

등원에 대한 얘기 들어가기 전에요, 어제 정봉주 전 의원의 공판 얘기부터 여쭤야겠습니다. 정봉주 전 의원, 대선 당시 BBK 관련 발언들 때문에 결국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1년 실형이 확정됐는데, 어떻게 이 결과들을 해석하고 계세요?

◆ 원혜영

아주 유감스러운 판결이 나온 것 같습니다. 공소 사실 모두에 대해서 허위사실로 단정한 것이 참 납득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리고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서로간의 고소고발을 취하한 정치적 화해와 결단의 조치를 전혀 평가하지 않는 선고라는 점에서 상당히 의외입니다.

◇ 김현정 / 진행

사실 정봉주 전 의원이 저격수 역할을 하긴 했지만 이게 독자적으로 한 일이라고는 보기 어려워서요. 그런 면에서 억울한 측면이 있겠습니다.

◆ 원혜영

그렇습니다. 대선 때 후보 진영과 당의 입장을 대변한 것이기 때문에 여기에 책임이 있다면 개인의 책임만 물을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 진행

그러면 향후 당에서 이와 관련해서 대책을 세우고 계시나요?

◆ 원혜영

그렇습니다. 이번 재판에 허위사실 유포에 대한 유무죄를 다루는 것인데요. 그 부분을 입증하는데 최선의 노력을 조직적으로 경주하려고 합니다.

◇ 김현정 / 진행

등원 이야기를 해보죠. 홍준표 원내대표가 정치파업 그만하고 조건 없이 등원하라, 이런 말씀 하셨는데, 원혜영 원내대표께서는 적어도 가축전염병예방법 개정안 정도는 통과가 돼야 등원한다는 입장이시죠?

◆ 원혜영

그렇습니다. 정치파업이라고 했는데 본말을 전도시켜서는 안 됩니다. 정상적으로 국회가 열어서 개원을 하고 여러 가지 입법 활동을 해야 하는데, 대통령과 정부 여당이 터무니없는 쇠고기 협상을 협상이라고 한 바람에, 온 국민이 걱정하고 분노하고 궐기한 겁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 국회가 정상적인 기능을 할 수 없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알 수 있는 일입니다.

재협상 하겠다고 대통령이 선언하시거나, 정 그게 어렵다면 우리 야당이 주장하는 광우병 예방을 위한 가축전염병예방법... (전화 끊어짐)

◇ 김현정 / 진행

(다시 연결) 그렇다면 말이죠...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이 지금 미국에서 협상 중이신데, 만약 거기에서 30개월 이상 수출입 규제를, 민간 수출입 규제를 정부가 보증하는, 그 정도의 성과를 내온다면 이것도 등원 조건으로 불충분한가요?

◆ 원혜영

저희 야3당은 가축전염병예방법을 개정을 해서, 30개월 미만의 쇠고기, 그리고 SRM의 제거, 그리고 검역주권의 확보를 골자로 한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지금 국민들의 요구에 최소한도로 충족할 수 있는 협상의 내용이 돼야지, 정부에서 성의를 다 했다, 이 정도니까 좀 납득해라, 이래 가지고는 국민들이 납득할 것으로 보이지 않습니다. 저희로서는 협상 결과를 봐야겠습니다만, 국민들이 최소한도로 동의할 수 있는 그런 수준의 협상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 진행

그게 그럼 지금 정도, 민간 수출입규제를 정부가 보증하는 정도로는 안 된다는 말씀이신가요?

◆ 원혜영

그 내용을 봐야 되겠습니다만, SRM 물질의 제거, 이런 부분들도 30개월 미만 못지않게 중요한, 국민적인 우려 사항입니다.

◇ 김현정 / 진행

보고 판단하시겠다, 이 정도로 저희가 해석하면 될까요?

◆ 원혜영

그렇습니다.

◇ 김현정 / 진행

그런데 등원 문제를 놓고 손학규 대표 같은 경우는 등원을 더 이상 늦출 수 없다, 이런 말씀도 하셨는데요. 두 분의 입장이 좀 갈리는 건가요?

◆ 원혜영

크게 틀리지는 않다고 보고 있습니다. 등원은 당연히 해야죠. 사실 당연히 해야 할 일을 쇠고기 협상 문제를 너무나 무원칙하게 풀어버림으로써 국가 주권이라든가 국민의 건강권을 포기한 것으로 국민에게 보여 졌기 때문에 이렇게 된 거거든요. 그러니까 등원을 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고 다만 등원이 쇠고기 문제를 푸는 데에 있어서 최소한도의 효과적인 역할을 하도록 하는 것이 목표이고, 그런 점에서 시기나 전략 전술의 문제에 약간씩 서로 의원들 중에도 차이가 있고 약간씩 차이가 있는 정도입니다.

◇ 김현정 / 진행

그 말씀은 빨리 등원을 하고 싶다는 심정은 똑같다는 말씀이신데요. 그러면 홍준표 원내대표하고 만나서 대화도 하고 하셔야 진전이 있을 것 같은데, 혹시 이번 주 내로 홍준표 원내대표 만나서 담판 지으실 생각은 없으십니까?

◆ 원혜영

담판 지어질지는 모르지만, 조만간에 만나서 충분히 이야기 하고 접점을 찾아볼 생각입니다.

◇ 김현정 / 진행

조만간이라면?

◆ 원혜영

이번 주 중에요.

◇ 김현정 / 진행

정부가 지금 사실상의 보수대연합을 추진하는 게 아니냐, 이런 보도가 나오고 있는데요. 실제로 친박복당 다 하고 자유선진당 숫자까지 합하면 200석을 넘는 셈이 되죠. 이 구상에 대해서 어떻게 보십니까?

◆ 원혜영

지금 보수결집, 보수연대, 보수대연합, 저희는 이런 것들을 보수대야합이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만, 보수세력 조차 이명박 대통령과 정부 여당의 정책에 실망하고 불신하고 있는 게 문제입니다. 보수세력들을 포함한 국민들에게 신뢰를 회복하는 게 중요합니다. 보수 세력을 더 모은다고 문제가 해결될 거라고 본다면 그건 정말 아주 잘못된 생각이라고 봅니다.

◇ 김현정 / 진행

그런 와중에 인적쇄신이라는 큰 카드를 청와대가 들고 왔는데, 총리 후보에 강현욱 전 전북지사가 유리하다는 오늘 아침의 보도, 들으셨습니까?

◆ 원혜영

네, 여러 가지 설들 중에 하나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가장 유력한 카드로 나왔는데요. 이 정도 인사면 인적쇄신에 적당하다고 보십니까?[BestNocut_R]

◆ 원혜영

인적쇄신은요. 이명박 대통령과 정부 여당이 잘못된 정책을 추진하는 것으로 발생한 문제들을 해결 하겠다, 즉 대운하 안 하겠다, 민간의료보험 민영화 안 하겠다, 수돗물 민영화 안 하겠다, 그리고 쇠고기 잘못된 협상에 대한 책임을 지고 국내 건강권이나 주권을 쉽게 훼손하는 것에 대한 책임을 묻고 앞으로 어떻게 하겠다, 이게 쇄신의 핵심이 되어야 합니다.

보수 세력을 더 결집한다든지 충청도나 호남을 배려한다든가, 이게 문제의 핵심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지적하고 싶습니다.

◇ 김현정 / 진행

그러면 이런 것들의 포기가 한번에 나오는 것들은 아닐 거고요. 인적쇄신 하고 나서 그분하고 함께 인적 쇄신했던 청와대나 정부 사람들과 함께 추진해야 할 텐데, 이런 쇄신 말입니다. 그런 인물로, 총리 후보로, 강현욱 전 지사, 어떻다고 보시는 거죠?

◆ 원혜영

그분이 얼마나 독자적인 자기 역사관과 국민관을 갖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지금 중요한 것은 이명박 대통령의 통치 철학의 부재라고 그럴까, 잘못된 관점에 있습니다. 이것을 과감하게 아닌 것은 아니라고 이야기 할 수 있는, 국정 운영의 원칙을 가지고 우리 국민의 입장에서 대통령에게 진언하고 대통령과 토론할 수 있는 국무총리와 장관들이 필요합니다.

과연 그분이 그럴만한 정치적인 독립성과 책임성이 있게 그동안 살아오셨는지 그것은 잘 따져볼 일이라고 생각 합니다.

◇ 김현정 / 진행

조금 의심스러운 뉘앙스를 풍기시네요?

◆ 원혜영

어쨌든 지금 중요한 것은 자기 소신을 가지고 국민의 목소리를 대통령과 정부에 반영할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 진행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