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전 오늘을 기억하십니까? 2002년 월드컵에서 우리나라가 독일과 4강 경기를 가졌던 날입니다. 6년 전 6월, 한 달 동안은 축구 하나 때문에 온 국민이 느꼈던 감동이란 게 참 대단했었죠. 그 날 월드컵 4강의 주역 중의 한 사람이 바로 홍명보 선수입니다. 지금은 올림픽 축구대표팀 코치가 돼 있죠. 올림픽 축구대표팀 홍명보 코치와 2002년을 추억해 보겠습니다.
◇ 김현정 / 진행
벌써 6년이네요. 시간 참 빠릅니다.
◆ 홍명보
그렇게 많이 흘렀네요.
◇ 김현정 / 진행
시간 참 빠릅니다. 6월 되면 2002년 월드컵 생각이 그때 마다 나실 것 같아요.
◆ 홍명보
아무래도 생각이 나죠. 하지만 이렇게 정확한 날짜는 잊고 살았어요.
◇ 김현정 / 진행
오늘이랍니다, 그 4강전이. 저는 6월하면 여러 장면이 떠오르는데, 우선 히딩크 감독의 어퍼컷 세레모니, 황선홍선수가 붕대감고 뛰었던 모습도 생각나고, 골든 골도 생각나고요. 스페인전에서 승부차기, 이것도 잊을 수가 없고요. 홍 코치님은 개인적으로 어떤 경기, 어떤 장면이 떠오르세요?
◆ 홍명보
그 당시 어느 한경기, 기억 안 남는 경기는 없죠. 개인적으로는 첫 경기 폴란드 경기가 가장 기억에 남고 있어요. 왜냐하면 그 전엔 월드컵을 세 번 출전을 했는데, 한 번도 1승을 못해, 특히 한국에서 있었던 첫 경기였고 개막경긴데, 우리 국민 관심이 쏠려있었는데, 나서기 전에 어느 경기보다 긴장을 했었던 것 같아요.
◇ 김현정 / 진행
첫 경기... 저는 사실 스페인전에 그 승부차기, 첫 골 넣을 때 그 장면 말씀 하실 줄 알았어요.
◆ 홍명보
물론 그 경기도 기억에 남지만은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는 폴란드와의 첫 경기, 첫 승리를 얻었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스페인하고 8강전에서는 승부차기에서는 마지막에 승부차기하고 골이 들어갔을 때, 홍명보 선수가 두 손을 번쩍 들었잖아요. 그 눈 옆으로 주름이 쫙 지는 모습이 너무 아름답다, 환하게 웃는 모습 처음 봤다는 분들이 많았어요.
◆ 홍명보
글쎄요. 아무래도 언론에서는 제 모습을 많이 볼 수 없고요. 경기장 외에서는 볼 수가 없었으니까요. 경기 할 때만 보니까요. 주위 분들이 제 웃는 모습을 본 게 처음이라고 하는데 실제적으로는 많이 웃고 그럽니다.
◇ 김현정 / 진행
그러세요? 잘 웃는 선수랍니다, 홍명보 선수. (웃음) 사실은 그 당시에 4강 얘기하면 빼놓을 수 없는 사람이 히딩크 감독 아닙니까. 유로 2008에서 러시아를 4강팀에 올려놔서 지금 전 세계적인 화제가 되고 있는데요. 혹시 보셨어요?
◆ 홍명보
네.
◇ 김현정 / 진행
그 경기, 연장전에서 극적으로 역전하는 모습? 어떠셨어요?
◆ 홍명보
굉장히 러시아 선수들이 체력적으로 일단은 상대를 압도 했고요. 그러다 보니깐 연잔장 가서, 아무래도 경기를 치르다보면 연장전가서는 체력도 그렇지만 집중력이 떨어지는데 그런데 있어서, 체력으로 커버하는 모습을 보니깐. 저희 예전에 2002 월드컵 모습하고 굉장히 흡사하다, 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비슷하다고 생각을 하셨군요. 근데 그 체력만으로 되는 게 아니라 히딩크 감독의 어떤 조련술이라는 게 있긴 있는 건가요?
◆ 홍명보
축구에서 체력적인 면이 중요하지만 제일 중요하진 않아요. 사실 체력이 전부는 아니에요. 더 중요한건 조직적인 면과 기술적인 면을, 그 다음에 중요한 게 그 상태에서 체력적인 면을 얼마나 플러스 시키느냐에 따라서 그 팀이 강한 팀이 되느냐, 결정을 하는데, 그런 면에 있어서 러시아팀이 조직적인 면도 잘 돼 있고 그 다음에 첫 경기는 어려움을 겪었지만 점점 가면서 그 팀 분위기가 사기가 많이 올라서 4강까지 올랐는데 체력적인 면을 어떻게 선수들에게 주냐에 따라서 그 팀이 잘 할 수 있냐 없냐 결정하는 것 같아요.
◇ 김현정 / 진행
격려하고 잘 할 수 있다, 자신감 불어넣어 주는 거?
◆ 홍명보
네
◇ 김현정 / 진행
히딩크 감독의 마법이라는 게 그런 것?
◆ 홍명보
히딩크 감독은 전술적인 것도 좋지만 선수들의 이런 심리적인 것을 잘 이용하는 것 같아요.
◇ 김현정 / 진행
뭐라고 하세요? 그 당시에는 뭐라고들 하셨어요?
◆ 홍명보
나중에 돼서야 느꼈지만 감독과 선수간의 신뢰가 좋았던 거 같아요.
◇ 김현정 / 진행
히딩크 감독이 다시 오면 어떻겠냐, 물론 희망이지만 이런 얘기도 있어요. 어떻게 보세요?
◆ 홍명보
그러면 한국 축구에서는 좋은 면이 있겠지만, 본인을 위해서는 좋은 면이 아닌 것 같아요.
◇ 김현정 / 진행
왜 본인을 위해서는?
◆ 홍명보
한국에서는 벌써 월드컵 4강전을 벌써 이뤘고 어려운 시점에서, 이 시기에 와서 맡는 것은 저희들은 원해도 본인이 허락하지 않을 것 같아요.
◇ 김현정 / 진행
아, 그렇군요. 혹시 국민들이 간절히 원하면?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 홍명보
글쎄요. 그건 히딩크 감독이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는데, 감독님 입장에서는 선택하지 않을 것 같아요.
◇ 김현정 / 진행
선택하지 않을 거라고? 여기저기서 한숨소리가 들리는 듯 하네요. 월드컵 앞두고 기대하는 분들이 조금은 있었는데, 홍명보 코치에게 가장 코앞에 중요한건 베이징 올림픽일 텐데요. 기대해도 좋을까요? 어디까지 예상하고 있으세요?
◆ 홍명보
저희가 2004년 아테네 전에서 8강전을 진출했는데요. 물론 항상 다음에 준비하는 사람들은 전 대회와 비교가 되죠. 아무래도 저희도 예선 통과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8강에 올라가게 된다면 그때부터는 상대팀도 어떤 팀인지 아직 결정이 되지 않고 선수들의 컨디션이나 사기를 봐서는, 저희가 월드컵 4강에 올라간 것 같이 그 다음부터는 어떻게 될지 예측하기는 힘들죠. 우선은 예선 통과를 목표로 잡고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그런데 박지성 선수는 끝내 합류를 못하게 됐어요? 올림픽 대표팀에?
◆ 홍명보
박지성 선수는 부상도 많이 있고요. 개인적으로는 팀에서, 그 시점이 개막하는 시점이거든요, 리그가. 그래서 본인의 위치도 있고 전체적인 면을 봐서 아마 박지성 선수는 아마 올림픽 합류가 힘들 것 같아요.
◇ 김현정 / 진행
조금 아쉬움이 있겠어요?
◆ 홍명보
물론 그 선수가 합류를 한다고 하면 저희 팀에는 많은 도움이 되겠죠..
◇ 김현정 / 진행
제가 오늘 홍명보 코치와 인터뷰를 한다니까, 스포츠 기자 한분이 이 질문을 꼭 넣어달라고 메모를 넣어주더라고요. 뭔고 하니 정몽준 축구협회장 임기가 올해까지인데 혹시 차기 축구협회 지도자로는 어떤 인물이 왔으면 좋겠나... 생각한 분이 있으신가요?
◆ 홍명보
물론 있습니다. 저희가 월드컵 이후로 국가대표팀이 침체에 빠졌는데 그런 것들을 조금 더 우리 대표팀에 활성화를 시키는, 첫째로는 축구가 우리 국민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는 스포츠 종목인데, 그런 측면에서 우리 축구를 화합 시킬 수 있는 분이 왔으면 좋겠어요.
◇ 김현정 / 진행
화합이 중요하다... 어떤 분이 떠오르세요?
◆ 홍명보
저는 후보로 어떤 분이 있는지 모르기 때문에 그것에 대해서는...
◇ 김현정 / 진행
혹시 홍명보 코치에게 추천이 들어온다면? 홍명보 코치가 나설 수도 있습니까?
◆ 홍명보
저는 나이도 어리고, 선수도 은퇴해서 아직 경험도 하고, 배울 점이 많기 때문에 저는...
◇ 김현정 / 진행
알겠습니다. 저만 그런지 모르겠습니다만 2002 주장, 큰 형님이라는 생각이 커서요. 우리 축구계에 큰형님이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이번 올림픽도 열심히 뛰어 주십시오. 올림픽 축구대표팀, 홍명보 코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6/25(수) 올림픽축구대표팀 홍명보 코치"히딩크 한국선택안할듯"
2008.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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