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단독 개원이라도 하겠다, 이러면서 등원을 압박하고 있고요. 통합민주당과 민주노동당은 장외투쟁을 계속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오늘은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와 함께 현 정국의 해법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동안 자유선진당은 쇠고기 문제는 분명히 잘못이 있지만, 국회에는 등원해야한다, 이런 입장을 분명히 했었죠. 지금 상황은 어떻게 보고 있는지 들어보겠습니다.
◇ 김현정 / 진행
한나라당은 의원총회 열어서 단독 개원 여부 결정하겠다, 단독 개원이라고 해야 할 만큼 절박하다는 입장을 표현하고 있는데요. 이 문제에 대해서 어떻게 보십니까?
◆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
오죽 답답하면 그런 말이 나오겠습니까. 사실 국회를 바로 열어야 하거든요. 그러나 저는 한나라당이 좀 더 노력을 했으면 합니다. 지금 국회가 한나라당 혼자 있는 당도 아니고, 앞으로 4년 동안 국회를 운영하려면 어차피 여야간의 타협과 대화를 하면서 해나가야 하니까 이번에 좀 더 야당, 특히 민주당과 민주노동당이죠, 장외집회하고 있는 야당들을 끌어드리려는 성실한 노력을 한 번 더 해줬으면 합니다.
원래 이렇게 된 것이 고시를 좀 늦출 듯이 한나라당에서 얘기했다가 갑자기 조기에 고시를 강행했기 때문에 생긴 일이기도 하거든요. 그래서 한나라당이 좀 더 노력을 해줬으면 합니다.
◇ 김현정 / 진행
야당을 설득해서 함께 등원하는 것, 이 문제가 중요하단 말씀이신데요.
◆ 이회창
그렇죠. 앞으로 국회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서도 필요하단 얘기죠.
◇ 김현정 / 진행
야당을 설득하는 부분에서 말입니다. 야당은 가축전염병예방법 개정, 이 문제라도 좀 들어줘야 들어가지 않겠느냐, 이런 말을 하는데, 요 부분은 어떻게 보시나요?
◆ 이회창
그 부분은 상당히 좀 논의할 여지가 있을 것 같아요. 지금 문제는 가축전염병예방법의 개정안이 나와 있는데, 그 개정안 내용이 물론 지금 현재 규정하고 있는 민주당과 민주노동당의 내용이 다르고 또 저희 당이 주장하는 내용이 다릅니다. 그러나 주요 쟁점은 제가 보기에는 검역주권을 확보하는 부분, 그러니까 앞으로 광우병이 발생했을 때 우리가 스스로 중단 조치를 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30개월 넘은 소의 수입을 막는 것, 이 두 가지인데.
사실 지난번에 추가협상이다 뭐다 하면서 정부 쪽도 이제 광우병이 발생했을 때 우리 정부 스스로 중단 조치를 할 수 있다, 이렇게 말을 했고. 또 추가협상을 통해서 30개월 넘는 소를 자율적 방법이지만, 안 들어오도록 하겠다, 이렇게 말하지 않았습니까. 그렇다면 어떻게 보면, 실제로 그렇게 확실하냐 아니냐의 차이는 있지만 공감이 이뤄졌다고 볼 수 있거든요. 그래서 이런 부분을 담는 법 개정의 방향으로 여야가 합의한다면 타결의 방향이 있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합니다.
그렇게 해서 야당이, 민주당이나 민노당이 등원할 명분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을 하고요. 그나저나 등원하는데 사실은 지금 무슨 다른 명분이 필요 없고, 이제 정말 이제는 이 문제를 국회에서 풀어야 한다, 많은 국민들이 그렇게 바라고 있다, 하면 그게 바로 명분이죠.
◇ 김현정 / 진행
지난 주말 촛불집회는 어떻게 보셨습니까?
◆ 이회창
아주 격렬했죠. 아주 그야말로 법질서가 어지러워지고 실종된 상황이었다고 생각됩니다.
◇ 김현정 / 진행
경찰이 촛불집회에 대해서 강경대응으로 돌아서면서 80년대 공안정국으로 돌아가는 게 아니냐, 이런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데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이회창
그건 과거의 공안정국과 같다, 틀리다, 이런 비교를 할 것이 아니라, 현재 이러한 상황이 과연 방치할 것이냐, 아니냐, 이 점에서 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우선 근원적으로는 정부가 잘못한 것입니다. 처음부터 쇠고기 문제를 제대로 정도로 풀려고 성의를 다 했다면, 우선 이런 사태까지 안 왔을 것이고. 또 중간에 여러 차례 사태를 진정시킬 기회가 있었습니다.
지난번에 대통령이 국민 앞에 사과하고 국민의 눈높이에서 문제를 풀겠다고 말했을 때, 많은 국민들이 그걸 지켜봤거든요. 그러면 그 후에 거기에 따른 행동이 진솔하게 나왔더라면 좋았을 텐데, 추가협상 이후에, 추가 협상 내용을 공표한 바로 다음 날, 다음날 9시에 바로 고시를 강행했거든요. 이러한 행위가 막무가내로 아직도 밀어붙이려는 것이다, 이런 인상을 주었고, 이런 것들이 집회의 상당히 격렬한 반응을 일으켰다고 생각이 됩니다.
그래서 정부 쪽에, 정권 쪽에 잘못이 있습니다만, 그러나 그렇다 해도 경찰관을 짓밟고, 언론사에 쓰레기를 던지고, 유리창을 깨고 하는 그런 식의 시위는 이것은 분명히 이미 비폭력 평화시위가 아닙니다. 그런 식으로 되면 그건 질서를 유지를 해야죠. 법치주의 하에서 법치주의를 짓밟는 시위는 어떤 명분으로도 그건 용납될 수 없는 것입니다.[BestNocut_R]
이번 시위가 저는 많이 변질됐다고 생각을 해요. 처음의 비폭력 평화시위는 정말 우리가 자랑할만한 아름다운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또 대통령이 사과하는 그런 상황까지 추가협상을 한다는 그런 상황까지 이끌어냈고요. 그러나 그 후에 이렇게 폭력이 난무하고 경찰차를 습격하고, 이런 사태가 벌어지면서. 그리고 또 구호가 정권퇴진, 대통령 하야, 말하자면 정권 타도를 주장하는 내용으로 변질되면서, 이것은 아주 처음의 것과는 달라졌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정권 타도를 주장하면서 쇠파이프를 들고 다니는데, 그걸 막지 않는 바보 정권이 어디 있습니까.
◇ 김현정 / 진행
그런데 누가 먼저인지는 알 수가 없으니까요. 어느 쪽에서 먼저 자극했는지 말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일단 물대포를 쏘고 최루 가스까지 섞는 것은 좀 더 자극하는 행위는 아닐까, 이런 걱정도 드는데요?
◆ 이회창
저는 어느 쪽을 두둔하는 건 아니고. 저는 오히려 이 정권에 대해서 굉장히 비판적 입장입니다만, 비폭력 평화시위가 되고 있는 데 물대포를 쏘겠습니까? 그리고 사실 이건 그래요. 만일에 경찰이 처음부터 과잉 방위로 나갔다면 그건 절대로 잘못입니다. 또 대응의 과정에서 지나친 과잉방어를 했다면 그것도 잘못이에요. 예컨대 여대생의 머리를 밟고 하는 것은 있을 수가 없는 것이죠. 그때 저희 당은 강력하게 이것을 규탄했고 경찰청장 파면까지 요구했습니다.
그렇다 해도 그러한 시위 과정에서 경찰관을 둘러싸고 포로로 만들고 폭행을 하고 짓밟고 그리고 경찰차를 끌어내가지고 태우는 행동을 하고, 이건 안 되죠. 이러한 질서가 문란하게 되면, 당초에 누가 먼저냐 뭐냐 따질 겨를 없이 질서를 회복할 책무가 정권에게 있는 것입니다.
◇ 김현정 / 진행
그런데 군홧발로 밟고 이런 식으로 진압한 부분은 분명히 잘못됐다고 말씀을 하셨는데요. 혹시 그걸 보고서 시위대도 자극 받아서 그런 건 아닐지, 그런 경찰의 진압이 있어도 계속 참고 비폭력으로 가야 되느냐, 이 부분에 대해서는 또 의문을 제기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 이회창
그런 점은 있는데요. 그러나 보세요, 상황을 보면, 지난번의 아주 격렬한 시위 와중에도, 비폭력 비폭력을 주장하는 군중들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군중들이 오히려 매도되고 배척되는 상황이 됐거든요. 그렇다면 이 시위가 본질적으로 저는 변질된 것이 아닌가, 그러나 현재에도 시위 현장의 많은 선의의 군중들이 나와 있다고 저는 봅니다. 그렇지 않고서는 수가 그렇게 많이 나올 수가 없죠.
그래서 저는 안타까운 것이 이러한 선의의 국민들, 정말 나라가 잘 되길 바라는 국민들의 의사가 제대로 왜곡되지 않고 표현되는 시위가 됐으면 좋겠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강력한 이런 시위가 말이죠. 지난번처럼 참 평화로운 비폭력 시위로 성과를 얻어낸 일면이 있는데, 이렇게 폭력을 하면 오히려 아주 부정적인 효과가 나오는 것이, 오히려 정부로 하여금 강력 대응하게 만드는 명분을 주는 거거든요. 그런 면에서도 저는 이번에 폭력시위는 잘못됐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 진행
혹시 이회창 총재께서는 촛불집회에 배후가 있다, 좌파 반미 세력이다, 이 부분에 동의하십니까?
◆ 이회창
글쎄요. 그것은 지금 제가 그걸 가지고 어떻다고 말할 것은 없습니다. 다시 말씀드리면, 그럴 수도 있겠죠. 또는 그것이 과장된 것일 수도 있을 것이고, 어떤 정보를 제가 가지고 있지 않으니까 뭐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최소한 폭력 시위를 주도록 하고, 그것으로 비폭력 평화시위를 주장하는 선의의 군중들을 압박을 하는 사람들을 절대로 용납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 김현정 / 진행
야당 국회의원이 현장에 갔다가 폭행을 당한 동영상 혹시 보셨는지 모르겠습니다.
◆ 이회창
네, 봤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어청수 경찰청장에 대한 책임도 물어야 한다, 이런 주장이 나오고 있는데요. 어떻게 보십니까?
◆ 이회창
글쎄요. 제가 그걸 보고 굉장히 안타깝게 생각을 했는데요. 이분들이 무슨 폭력시위를 주도하거나 선동하러 간 건 아니죠. 이분들은 가급적 평화 시위를 이끌려는 그런 선의로 갔고 거기서 완충 역할을 하겠다는 그런 생각으로 갔으리라고 봅니다. 그러나 현장은 이분들이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는 현장이 아니죠.
국회의원이 있을 자리가 아니고 국회의원이 있어야 할 자리는 바로 국회입니다. 그래서 그런 만큼 그런 폭력 사태에 휘말린 이분들에 대해서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고요. 그리고 그것이 과연 경찰들의 과잉 대응의 행위였는지 또는 일련의 그런 폭력 사태에 휘말린 것이었는지는 사태를 정확히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 김현정 / 진행
아예 갈 곳이 아닌데 갔다, 이렇게 보시는군요?
◆ 이회창
뭐 그렇게 까지 저한테 분명한 말을 하도록 강요하지 마시고요. 어쨌든 국회의원은 국회의사당에 들어가야 합니다.
◇ 김현정 / 진행
이명박 대통령이 고시 강행, 고시를 좀 서둘러서 강행한 측면이 있다, 총재께서 이런 말씀도 하셨는데요. 혹시 좀 찾아가서 다시 한번 문제 제기를 하거나 조언을 하실 생각은 없습니까?
◆ 이회창
그럴 생각은 없습니다. 지난번에 가서 충분히 상황을 전달하고 우리 뜻을 말을 했습니다. 그런 만큼 이제는 우리가 할 일은 국회에 들어가서 이 문제를 국회에서 푸는 일이고. 대통령도 사태나 이런 핵심을 정확히 알고 있을 것으로 저는 압니다. 그런 만큼 점 잘해주기를 바랄뿐입니다.
◇ 김현정 / 진행
지난번에는 두 번이나 약속 없이 전격적으로 방문을 하셨다가 못 만나고 오신 적이 있어서 그걸 가지고 참 여러 가지 얘기들이 많았는데요. 그때는 정말 왜 그렇게 전격적으로 가게 되신 건가요?
◆ 이회창
(웃음) 제가요. 전에 김대중 대통령 시절에 약사법, 의약분업 때문에 난리가 났을 때, 그때 각 종합병원 응급실이 파업을 하고 아주 큰일이 났었습니다. 그때 의대 교수들이 투입이 됐는데 이분들로 기진맥진하고, 이제 정말 아주 큰 대란이 올 수 있다, 해서 의약계 모두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는 소리가 높을 때 제가 종합병원 응급실 방문하고 현장을 본 다음에 돌아와서 그날로 오후에 청와대에 연락을 해서 만나자고 했습니다, 대통령께. 그랬더니 5시경에 좋다, 만나자고 해서 아무 사전 절충 없이 들어가서 만나서 논의한 결과, 약사법 개정을 서로 합의하고 그게 계기가 되서 병원 파업이 풀리고 의약 분업 분쟁이 실마리를 찾게 됐습니다.
그래서 지난번에도 저는 이 문제가 이렇게 놔둘 수 없는 심각한 상황이라고 보고 쫒아갔던 겁니다. 그런데 갑자기 왔기 때문에 어렵다는 식으로 말해서 그 다음날 또 갔죠. 또 갔는데, 그 다음날에는, 그 다음날 오전 중에 만날 것을 분명히 하겠다는 대통령의 말이 있었다고 해서 기다렸는데, 역시 또 아무 해답이 없어서 두 번 만나지 못했습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어려운 일이 있다면 정치인 특히, 정당을 이끄는 사람은 무슨 절차나 체면이나 이런 것을 따지고 그럴 것이 아니라, 정말 해야 할 일은 가서 하고, 요구할 건 요구하고, 만날 건 만나고 그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 진행
짧게 한 가지만 더 여쭙겠습니다. 내각 교체 조만간 있을 것 같은데요. 총리는 유임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해지고 있죠. 어떻게 보십니까?
◆ 이회창
참 딱해요. 한승수 총리는 개인적으로 잘 압니다. 옛날 한나라당에 같이 있었고 또 훌륭한 분이에요. 강원도에서는 강원도 출신 총리라고 아주 좋아하기 때문에 제가 총리를 비롯해서 전부 교체하자고 하니까 강원도에서 제 인기가 많이 떨어졌다고 해요. (웃음)
그런데 이것은 한승수 총리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이명박 대통령이 이 정부를 새롭게 만들어서 국민 앞에 선보이고, 이제 새로운 마음으로 다시 출발합니다, 이런 것을 보이려면 총리를 비롯해서 대폭적인 개각이 있어야만 총 사퇴한 의미가 있다, 대통령이 내각 총사퇴를 선보였는데, 그렇게 안 가고 소폭으로 그친다면 또 거짓말 했다는 말을 들을 것이다, 이게 걱정이 돼서 제가 하는 소리죠.
◇ 김현정 / 진행
그렇군요. 그런데도 심대평 총리는 아닙니까?
◆ 이회창
심대평 대표나 누구를 특정인을 지정하지 아니하고 원칙적인 저의 견해를 밝힌 바 있습니다. 다시 말씀드리면 보수 세력끼리 뭉친다거나 특정 정파나 세력을 아우르기 위해서 개각을 하는, 그런 식으로 민심을 수습하려고 하면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 것이다, 이번에는 특정 세력이나 정파나 또는 지역이 아니라, 전 국민을 아우르는 수준에서 전면적인 개각을 해다오, 이렇게 제 기준을 말한 적이 있죠.
◇ 김현정 / 진행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0630(월) 이회창 자유선진당총재"소폭개각하면 또 '거짓말했다' 소리 들을 것"
2008.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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