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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07(목) 이정희 민주노동당 원내부대표"경찰이 가도 당연히 재파병문제로 된다"
2008.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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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만날 분은 오늘로 나흘째 단식투쟁을 하고 있는 분입니다. 민주노동당 이정희 의원인데요. 이정희 의원은 파업 천일을 넘긴 기룡전자 비정규직 문제에 대해 이제 국회가 나서야 할 때다, 라면서 단식 농성 중에 있습니다. 오늘 이 문제도 짚어보겠고요.

또 한 가지는 어제 한미정상회담에서 거론됐던 군사안보동맹에 대해서인데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출신이기 때문에, 거기에서 미군문제연구위원으로 오래 활동을 해 와서 이 분야에 정통하신 분입니다. 이정희 원내부대표 만나보죠.

◇ 김현정 / 진행

단식이 나흘째인데 몸은 어떠세요?

◆ 이정희 민주노동당 원내부대표

아직 괜찮습니다.

◇ 김현정 / 진행

목소리는 생각보다 괜찮으시네요?

◆ 이정희

기륭전자 여성 노동자들이 지금 58일 째시거든요.

◇ 김현정 / 진행

단식이요?

◆ 이정희

네, 그렇습니다. 거기 너무 위태로워서 거기에다 대면, 어떻게 제가 감히 몸이 아프다고 할 수 있겠습니까?

◇ 김현정 / 진행

네, 잠시 후에 그 문제 여쭤보기로 하고요. 우선 한미정상회담 의제에 대해서 얘기를 나눠보죠. 어제 정상회담 결과, 간단히 평가해주신다면 어떻습니까?

◆ 이정희

4월 달 한미정상회담에서 기존의 한미동맹을 21세기 전략동맹으로 하기로 합의한 적이 있습니다. 7월 달 원래 예정된 정상회담 때 구체화 하겠다, 이런 목표를 가지고 있었는데요. 이번에 그것이 구체화돼서 명문화 돼서 나오지 않았지만, 당시 이명박 정부가 추구했던 것이 가치동맹 신뢰동맹 평화구축동맹 지향하겠다, 이런 얘긴데요.

사실 그것의 어떤 구체적인 과제들은 이번에 다 합의가 된 것 같습니다. 북한인권문제, 아프간 미군의 지원 문제, 또 한미 FTA, 동북아다자간안보협력문제, 이런 것들이 상당히 강한 메시지가 저는 있다고 보고요. 21세기 한미동맹이 실제로 명시되어 나오지는 않았지만 밑에서는 다 추진되고 있다, 이런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원래는 한미정상회담에서 국민들이 기대하는 것은 쇠고기 재협상 문제라든가 6자회담과 관련된 북미관계의 진전된 메시지를 기대했을 것으로 생각하는데요. 그런데 이런 것은 안 다뤄지고 원래 정부가 추구했던 것만 된 상태이고, 국민들의 의사는 무시한 채, 사실 경찰 기동대와 최루액이 동원되지 않았습니까. 저희로 봐서는 국민의 요구와 상당히 벗어난, 21세기 한미동맹의 틀로만 가는 좀 안타까운 회담이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 진행

그런데 그 중에서 하나가 아프간 파병 문제인데요. 일단 저는 어제 기자회견을 보면서 좀 희한했던 게, 이명박 대통령은 이 부분 거론 안 됐다고 말씀 하셨는데, 부시 대통령은 비군사적 지원을 유일하게 말했다, 조금 엇갈립니다. 이것 어떻게 해석해야 하나요?

◆ 이정희

사실 석연치가 않습니다. 이게 파병을 한다는 것인지 어떤 부대를 보내겠다는 것인지 명확하지 않은데요. 민간지원단 또는 경찰, 이런 식으로 비군사적 지원을 한다고 하더라도, 이게 작년에 동의부대 다산부대가 철수한 지 지금 1년도 되지 않았습니다. 다산부대 윤장호 하사가 자살폭탄 공격 때문에 희생된 게 작년 2월이고요. 샘물교회에서 선교사들과 교인들이 억류됐다가 철군하겠다, 연장하지 않겠다, 이런 것을 조건으로 풀려난 적도 있고.

사실 민간인들도 굉장히 위험하고 군대는 더 위험하고, 경찰도 역시 대단히 아프간 사태에서는 위험한 상태입니다. 이런 상태에서 비군사적인 지원이다, 이렇게 이야기했다고 해서 정부가 안심하고 과연 우리 국민들을 아프간에 보낼 수 있는 것인가, 우리 국민들 누가 안심하겠는가, 저는 상당히 의문입니다.

◇ 김현정 / 진행

비군사적 지원이라는 건 경찰파견 또는 재정적인 지원, 요 정도로 보시는 거군요?

◆ 이정희

아마 그런 뜻으로 말씀하신 것 같긴 합니다만, 경찰이 파견되든 재정적인 지원이 가든 민간 지원단이든 간에 경찰이 가게 되면 혼자 가겠습니까? 위험해서, 경찰도 군대가 있어야 우리 지켜줄 거 아니냐, 이렇게 말씀하실 것 같고. 그러다 보면 당연히 재파병 문제로 갈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 진행

군대로 가는 게 자연스러운 흐름일 거라고요?

◆ 이정희

그렇습니다. 일단 민간인이든 경찰이든 보내게 되면, 파병 논의로 다시 이어질 것이 매우 우려됩니다.

◇ 김현정 / 진행

그런데 이런 반론이 있습니다. 우리도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지 않느냐, 이른바 동맹이고요. 또 세계적인 외교 관계를 생각할 때 비군사적 지원까지 우리는 절대 안 된다, 이건 정부 입장에서도 난처하지 않느냐, 이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BestNocut_R]

◆ 이정희

그런 측면이었으면 지난번에 우리가 철군을 약속하지도 않았겠죠. 민간인이 억류되고, 군인이 희생되고, 이런 엄청난 우리 국민의 피해를 과연 우리나라가 감당할 수 있겠느냐, 여기에 대해서는 미국도 우리가 지켜줄 수 있다, 이렇게 못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결국 우리 국민의 목숨은 우리 정부가 지켜야 되는 것이고, 위험한 데는 보내지 않는 게 맞습니다.

지금 아프간 상황에서 그동안 4년 동안 주둔을 했는데요. 미국이 요구하는 그런 국제적인 지원, 미국을 위해서 필요한 것은 사실상 이미 할 만큼 다 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철군을 결정했던 거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 진행

알겠습니다. 이번에는 이정희 의원이 단식하고 있는 이유기도 하죠. 기룡전자의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 문제 잠깐 짚고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그러니까 노조를 결성했다고 이분들이 해고당한 거죠?

◆ 이정희

노조를 결성하고, 파견 근로자에 대해서 계약 해제하는 것을 반대한다, 이런 이유로 계약이 해지가 됐습니다. 실제로 해고된 상태입니다.

◇ 김현정 / 진행

그게 1,000일이 넘었고요?

◆ 이정희

그렇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저도 이 뉴스 들은 지가 참 오래됐는데, 아직도 해결 기미가 안 보이나요?

◆ 이정희

빨리 해결되려면 처음에 문제가 생겼을 때 노동청이 나서서 교섭을 강제하고, 계속 교섭이 끊이지 않도록 해주는 게 맞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파견 근로자의 경우에는 소속 회사 자체는 별도의 파견 업체가 있습니다. 불법 파견임에도 불구하고 이 파견 업체 상대로 너네가 얘기해라, 우리는 사용자도 아니고 우리 노동자가 아니다, 이런 이유로 사측도 교섭을 거부하고.

노동청도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법원도 구제할 수 없고, 이런 상황에서 3년이나 교섭이 거의 이뤄지지 않은 상태로 왔고요. 기룡전자 여성노동자들이 가령 높은 탑에 올라간다거나 이런 어려운 극한적인 일을 했을 때야 비로소 교섭이 한 번 열리고, 또다시 한 달 중단되고, 이런 일이 되풀이 돼 왔습니다.

◇ 김현정 / 진행

국회의원들한테 이제 해법을 마련해보자, 이렇게 해서 단식을 시작하신 건데, 국회의원들의 관심도는 어떻습니까?

◆ 이정희

국회에서는 사실 기룡전자 여성노동자들이 야당과 여당에게 계속 정치인들이 중재에 나서달라고 얘기를 했고, 여기에 대해서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도 한 번 중재에 나서섰던 적이 있습니다. 실패했습니다만 아직 성공하지는 못했습니다만, 그것을 기점으로 해서 저희 민주노동당은 물론이고 민주당의 여성 의원님들, 또 자유선진당의 여성 의원님들까지도 같이 관심을 가지고 문제 해결을 촉구하고 계시고요.

단식을 시작하고 나서 관심을 가지시고 한 번 기룡전자 직접 가서 보겠다고 말씀하시는 국회의원님들이 늘어나고 있어서 저는 이런 힘들이 우리가 교섭을 강제하고 또 힘을 줄 수 있는 수단이 되고, 적어도 우리가 사람을 죽일 수는 없는 거 아니냐, 어떻게든 해결을 해야 한다, 사회가 힘을 모아야 한다, 이런 단초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 진행

또 떠오르는 게 이랜드 분들인데요. 작년에 비정규직 문제, 비정규직법 바뀌면서 참 논란이 많았습니다. 지금 어떻게 정리가 돼 가고 있습니까?

◆ 이정희

사실은 이랜드 뿐만 아니라 코스콤 KTX 사업장들이 1년, 2년, 3년 싸우고 있습니다. 이랜드 경우에는 불법해고라는 것이 명백하고요. 코스콤 같은 경우에도 법원에서 사실은 코스톰이 다 이겼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문제가 해결되지 못하고 노동자들은 내몰린 상태에서 몇 년 씩 고통을 감수해야 한다는 것은 우리나라 노동법, 그리고 실제 노동부의 행정 자체가 대단히 사용자에게 편파적이고, 노동자들 구제할 수 있는 실질적인 제도를 가지고 있지 못하다는 문제입니다.

◇ 김현정 / 진행

그래서 개정을 하자는 얘기가 계속 있었는데, 지금 지지부진인가요?

◆ 이정희

아직 개정되지 않고 있는데요. 여야 모두 비정규직법 잘못됐다, 양산법이다, 보호법 아니다, 얘기하고 있습니다. 하루 빨리 비정규직법이 정말 비정규직 근로자를 보호할 수 있도록 개정돼야 하고요. 무엇보다 교섭이 빨리 이뤄질 수 있도록 노동부가 나서는 그런 제도 개선이 매우 시급하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 진행

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