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전에 한나라당이 민생탐방 중이라고 말씀을 드렸는데, 지도부가 충청도를 찾았을 때 특히 강한 불만의 소리가 쏟아졌습니다. 지난 5일 이완구 충남지사는 민생탐방을 하러 온 한나라당 지도부를 향해서 충청도는 지금 아사 직전이다, 이러면서 최근 한나라당 내에서 나오고 있는 수도권 규제 완화 움직임에 대해 아주 강한 제동을 걸고 나섰습니다.
그러자 그 다음날, 김문수 경기지사가 저희 프로그램에 출연을 해서 충청도의 주장을 반박을 했습니다. 이 방송을 듣고 이완구 충남지사가 저희에게 반론 인터뷰를 요청해 오셨습니다. 지금부터 직접 만나보도록 하죠.
◇ 김현정 / 진행
충청이 홀대 받고 있다, 이게 어떤 말씀이실까요?
◆ 이완구 충남도지사
충청도만 홀대 받겠습니까, 전국적으로 다 어려운데, 특히 충청남도가 또 대전지역까지 포함해서 충청권 자체가 민심이 좀 좋질 않습니다. 저는 한나라당 소속 도지사입니다만, 당에서 민심을 듣기 위한 취지의 민생탐방을 계획을 했어요. 그래서 지역을 책임한 도지사로서 지역 여론을 가감 없이 전달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에서 최근 몇 달 간 언론에 보도된 내용을 모아서 객관적으로 제시를 했는데, 그것이 아마 홀대론으로 비친 것 같아요. 저는 뭐 그렇게까지 심하겐 얘긴 안 했습니다만.
◇ 김현정 / 진행
그렇군요. 그런데 언론에 비친 화면을 보니까, 박순자 최고위원에게 아주 직설적인 말들 하셨더라고요. 이건 사전에 좀 준비를 하셨던 건가요, 아니면 감정이 좀 격해지신 건가요?
◆ 이완구
방금 박희태 대표 말씀대로, 박 최고께서 조금 격하게 말씀하신 것을 제가 반박을 한 내용 정도이죠.
◇ 김현정 / 진행
그런가요. 당 지도부하고 그 이후에 조금 서먹서먹해지거나 이러진 않으셨어요?
◆ 이완구
서먹할 것 있습니까, 서로 보는 견해에 따라 다르겠지만, 민심 자체를 전달했으니까, 인터넷이나 돌발영상 이런 게 많이 나오던데, 전후 사정을 보면 왜 제가 그렇게 했나 아실 수 있을 겁니다... 충청도 민심을 정확히 인식했으리라고 저는 기대를 합니다.
◇ 김현정 / 진행
도대체 충청 지역 민심이 도대체 어느 정도인가요, 특히 여당이나 정부에 대한?
◆ 이완구
충청도 민심은 우선 인사문제에서 소외를 받고 있다는 소외감을 느끼고 있죠. 예컨대 지역의 중요한 국책사업을 결정하는 국가균형발전위원회 민간위원이 14분인데, 충청권 인사는 1명입니다. 또 우리 지역에서 국책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행정중심복합도시, 국제과학 비즈니스벨트, 또 국방대학교 이전 문제, 이런 것들이 지금 잘 진척이 안 되고 있죠.
그래서 아마 박희태 대표를 포함한 한나라당 지도부가 민생탐방 첫 방문지로 우리 충남을 선택한 것 자체가 충청이 좀 문제가 있다, 소외를 받고 있는 것 같다, 라는 것을 인정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 김현정 / 진행
한나라당 지도부가 6일에는 영남 방문했는데, 거기서도 김관용 경북지사 역시 영남배제론을 이야기했다고 하고요. 사실 지역으로 따지면 호남 지역이 더 소외돼 있다, 이런 불만의 소리 할 수 있거든요?
◆ 이완구
집권 여당 입장에서는 어렵죠. 어느 지역을 가거나 다 소외받고 배제됐다고 이야기를 하니까, 그러나 객관적 통계로 볼 때는 지난해 시도별 국고보조금이라는 게 있습니다. 국고보조사업, 그걸 보면 영남이 26%, 호남이 20%, 충남이 11%입니다. 그리고 섬과 육지를 연결하는 연육교가, 연육교가 호남지역에는 25개, 영남이 13개, 충남은 아직 하나도 없습니다. 여기에서 제가 구구절절 말씀을 올리지 않겠습니다만, 충청권의 도로 항만 인프라 같은 게 많이 낙후돼 있죠.
◇ 김현정 / 진행
이런 말씀 하셨어요. 수도권 규제완화, 규제완화 하는데, 충청도는 아사직전이다, 그 말씀을 하신 다음에 김문순 경기지사가 저희 프로그램에 나와서, 경기도가 잘 되면 충청도도 잘 되는 거 아니냐, 다시 말해서 수도권 규제완화가 왜 충청도에 해가 되느냐, 경기도가 잘 돼서 충청도가 안 된다는 건 공산주의적 발상이다, 이런 말씀 하셨거든요. 어떻게 보십니까?
◆ 이완구
(웃음) 요즘 김문순 지사가 좀 오버 하는 것 같아요. 그 표현이 대단히 거칠고 적절치 않다고 생각이 드는데. 글쎄요. 우선 지금 지적하신 말씀은 설명을 드리겠습니다만, 원래 큰 사냥할 때는 발자국을 안 내는 법인데, 무슨 의도인지는 모르겠어요.
지금 말씀하신 것을 제 입장에서 볼 때는 수도권과 지방만 잘 살겠다, 그런 차원이 아니고. 수도권 규제완화는 국가 균형발전과 직결되는 문제입니다. 수도권 위주의 발전 전략이 국가경쟁력 측면에서 한계가 있죠. 예컨대 사회적 비용이라든가 교통 환경, 토지가격 상승이라든가 이런 측면에서 볼 때, 대단히 문제가 있습니다. 2004년도에 수도권 혼잡교통비용을 보면, 대기개선 이런 걸 보면 11조 가까운 돈이 들어가고 있습니다.
두 번째로 수도권 규제완화 정책 문제를 지방을 빼놓고는 사회통합 국민통합을 모아갈 수 없는 거죠. 1960년대 이후에 독일이나 프랑스 일본 같은 나라들도 일관되게 지역균형발전을 추진해 오고 있습니다. 국가균형발전 문제는 시대착오적인 발상이 아니고, 시대의 요청이자 명제입니다.
수도권 규제완화, 이 문제는 1980년대부터 지금까지 일관되게 우리나라도 국가적 정책 기조로 삼고 있는데. 지방을 피폐화 시켜서 국론을 분열 시켜서 경쟁력 떨어뜨릴 것이냐 하는 문제와, 또 전 국민과 전 국토가 상생발전 하느냐는 선택의 문제입니다.
◇ 김현정 / 진행
그런데 김문수 지사의 반론을 제가 대신 해보면요. 그러면 수도권도 규제완화하고 충청도도 완화하고, 호남도 완화하고, 전국이 다 완화해서 같이 잘 살면 되는 거 아니냐, 나는 수도권만 잘 살자는 말은 아니다, 이런 말씀이신데요?
◆ 이완구
그 말씀 옳은 말씀 같은데요. 지금 우리나라 국토의 11%에 해당하는 수도권이 전 인구의 반이 살고, 대기업 본사라든가 금융 같은 게 한 8~90%가 수도권에 집중돼 있고 대학도 그렇고 모든 것이 수도권 집중으로 돼 있습니다. 그런데 똑같은, 우리 옛말에 99가마 쌀 생산하는 사람이 1석해서 백마지기, 백석 한다는 말이 있듯이, 수도권은 열석도 안 되거든요. 그래서 저는 수도권 경기도를 못 살게 하겠다, 그런 말씀이 아니고.
경기도나 서울 인천 같은 수도권이 현재 워낙 집중되어 있으니까, 모든 것이 그쪽에 집중돼 있으니까, 국가 정책을 지방에도 골고루 갈 수 있는 쪽으로 상생하자는 취지의 말씀이지, 다른 취지의 말씀이 아닙니다.
◇ 김현정 / 진행
그러니까 수도권 규제를 더 완화해주면 지금 지방으로 이전하려던 기업들이 계속 수도권에 머물거나, 혹은 수도권으로 더 집중될 수도 있다, 이 부분을 말씀하시는 말씀?
◆ 이완구
머물거나 또 수도권으로 역으로 돌아갑니다.
◇ 김현정 / 진행
돌아갈 수도 있다?
◆ 이완구
그런 현상이 지금 보이고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그런 부분에서 수도권 규제 완화를 반대하신다는 말씀?
◆ 이완구
네, 수도권 규제를 계속 묶어두라는 말씀은 아니고 지방도 같이 상생하자는 취지의 말씀이지 현재 기조는 정책 기조를 그냥 끌고 가자는 얘깁니다.
◇ 김현정 / 진행
휴대폰 메시지 7609님이 이런 질문 주셨어요. 그런데 서해안 시대 추진하면서 그래도 지난 10년간 혜택을 많이 받은 것 아닌가요. 대구 경북은 더 어렵습니다, 이러셨네요?
◆ 이완구
물론 아까 말씀드린 대로 우리나라 다 어렵습니다. 아까 박희태 대표 말씀대로 지금 전국이 대단히 몸살을 앓고 있는데, 아까 제가 잠깐 통계로 말씀드린 국고보조사업 같은 걸 보면, 충청이 11% 호남이 20% 영남 26% 대에서 보듯이 충청권이 그동안 많이 소외돼 왔죠. 그것은 사실 입니다.
◇ 김현정 / 진행
알겠습니다. 그런데 이완구 지사나 김문수 지사 두 분을 두고서 좀 인기 영합주의다, 이런 비판도 있습니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답변 주시겠어요?
◆ 이완구
글쎄요. 저도 국회의원 하면서 대변인, 원내총무, 대표 비서실장, 이런 요직을 거치면서 정치를 했습니다만, 아직 한번도 인기를 의식하고 정치를 해 본 적은 없습니다. 다만 충청권을 대변하는 도지사로서 그저께 당 지도부가 오셨을 때 정확하게 민심을 전달한다는 것이 아마 그렇게 일부 언론에서 비춰진 것 같은데 인기 영합해서 행정 할 수 있겠습니까?
◇ 김현정 / 진행
그 말로 답변이 될 것 같네요. 김문수 지사님한테도 비슷한 질문 드렸습니다만, 이완구 지사님께서도 언젠가 대권 도전이라는 큰 그림을 가지고 계십니까?
◆ 이완구
저는 정치 지금까지 10년 해오면서 앞날에 대해서 생각해본 바는 없습니다. 오늘 최선을 다할 뿐이고요. 대권 요즘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대권이라는 게 간단한 게 아니죠. (웃음) 너무들, 아까 제가 말씀드린 대로 큰 사냥 할 사람들은 발자국 조금 죽이는 게 좋을 것 같아요.
◇ 김현정 / 진행
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0808(금) 이완구 충남지사"요즘 김문수 경기지사 좀 오버하셔"
2008.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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