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0811(월) 이중구 서울 동대문경찰서장 "불법성매매업소, 내부는 미로수준"
2008.08.11
조회 483
불법 사행성 오락실과 윤락가로 악명이 높은 곳이 있습니다. 서울 동대문구 장안동을 아시나요? 그런데 요즘 장안동 윤락가에 찬 바람이 불고 있다고 해요. 관할 경찰서의 집요한 단속 덕분이라고 하는데요. 장안동의 경우 과거에도 종종 정화를 시도했습니다만, 잘 안 됐던 곳이어서 이번 변화가 더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관할 경찰서죠. 동대문 경찰서의 이중구 서장 직접 연결해 보겠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지금 들으시는 분들 중에 지방에 계신 분들은 장안동이 어떤 곳인가, 잘 모르실 텐데요. 윤락가가 어느 정도 형성돼 있는 곳인가요?

◆ 이중구 서울 동대문경찰서장

장안동에는 지금 성매매를 하는 업소가 저희들이 파악하기로는 한 70여 군데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거기에다 사행성 오락실까지요?

◆ 이중구

사행성 오락실은 몇 개가 있는 것까지는 파악이 안 되지만, 지하나 건물 위에서 남모르게 숨어서 영업을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이번에 집중적으로 단속을 한 게 윤락가인데, 본격 단속은 언제부터 시작을 하셨습니까?

◆ 이중구

본격적으로 단속한 것은 7월 28일 경부터 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사실은 대부분이 비밀영업을 하고 단속이 뜬다고 하면 재빨리 문을 걸어 잠근다, 그리고 비밀통로로 빠져 나간다, 이런 얘기들을 많이 들어서요. 단속이 쉽지 않으셨을 것 같은데요?

◆ 이중구

현장에서 단속하는 것은 상당히 어렵습니다. 성매매를 하는 업소는 사방에 CCTV를 바깥에 설치해 놓고 있습니다. 그것을 통해서 업소 안에서 모니터를 통해서 샅샅이 경찰이 단속하는지 여부를 살피고 있습니다. 그리고 경찰이 단속이 올 기미가 보이면 비밀통로를 마련해 놓고 요리조리 다 도망을 가고 피해 가고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그런데 어떻게 하셨어요?

◆ 이중구

저희들은 우리 경찰관들이 손님으로 위장을 해서 들어가든지, 그 건물에 대해서 자세하게 비밀통로를 파악하고 도망가지 못하도록 저희 경찰들을 미리 배치해 둡니다. 그렇게 해서 안으로 들어가서 단속을 합니다.

◇ 김현정 / 진행

안으로 들이닥쳐 보니까 상황이 어떻든가요?

◆ 이중구

안으로 들어가 보니까 정말 놀랄 정도였습니다. 옷장이나 신발장이 그냥 옷장이나 신발장이 아니고, 그게 리모콘을 누르면 비밀 방으로 들어가는 문이 돼 있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최신식이네요?

◆ 이중구

네.

◇ 김현정 / 진행

그렇게 몰래 들어가서 그 안에서 불법 성매매가 이뤄지고 있다는 얘기죠?

◆ 이중구

그렇습니다.

◇ 김현정 / 진행

단속이 나오면 찾기 굉장히 어렵게 옷장으로 위장을 해놓고?

◆ 이중구

네.

◇ 김현정 / 진행

단속을 피하기 위해서 이중 삼중 장치가 돼 있는 거네요?

◆ 이중구

이중 삼중, 몇 중으로 되어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성매매 단속을 하려고 여러 경찰서들이 노력을 해도 잘 안 되는 건데, 얼마나 지금 성업 중인 것으로 파악하십니까?

◆ 이중구

제가 처음에 왔을 때는 60군데나 70군데 하는 걸로 파악이 됐는데요. 지금 제가 오니까 일단 네온사인 불은 거의 꺼져가 있었습니다. 그것은 장사를 안 하는 것은 아니고요, 제가 판단할 때. 오히려 더 깊숙이 위장을 해서 비밀영업을 하려고 하는 시도로 저는 판단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네온사인이 꺼져 있으면, 그럼 손님들이 왔다가 문 닫은 거라고 하고 가는 건 아닌가요?

◆ 이중구

그렇지 않습니다. 지금 소문이 나 있으니까 전 보다 손님은 많이 줄었습니다. 그래도 찾아오는 손님들한테 비밀리에 안내를 해서 장사를 하면서 우리 경찰한테 단속이 되고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이중구 서장께서 이 동대문에 부임하신 지 한달 밖에 안 되셨다는데요. 대대적인 단속에 들어간 계기가 있었을까요?

◆ 이중구

제가 여기에 서장으로 와 가지고, 여러 주민들을 찾아뵙고 인사를 드렸는데요. 한결 같이 장안동 거리에 지나가는 주민들을 못 살게 구는 호객꾼들이 많다고 하더라고요. 그 호객꾼들을 제발 없애 달라고 했습니다. 그 중에 아파트 부녀 회원님을 만나니까, 그쪽에 사시는 가족과 함께 오붓하게 외식을 하고 싶어도 그런 호객꾼들 때문에 정말 자식보기 민망하고 낯이 뜨거워서 외식을 못 나가겠다고 하더라고요.

◇ 김현정 / 진행

걱정도 되겠어요. 청소년들이 거기 지나다닐 텐데, 아이들이 밖에 나가 있는 것 자체가 걱정이 되시겠네요?

◆ 이중구

제가 그 심각성을 느끼고요. 호객꾼하고, 호객꾼이 일하는 성매매 업소를 다 없애야겠다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그래서 지금까지 단속 실적은 어느 정도인가요?

◆ 이중구

제가 와서 성매매 업소는 7군데를 단속했고요. 거기에서 성을 파는 사람과 성을 사는 사람을 현재까지 80여명을 입건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일곱 군데인데 80여명이나 됩니까?

◆ 이중구

한 업소에 방이 보통 열 개에서 스무 개 정도 돼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벌집 방처럼 다닥다닥 붙어있는 형태군요?

◆ 이중구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아까 전에 70여 곳이 성행중이라고 하셨잖아요. 그 중에 일곱 군데면 아직도 단속할 곳이 너무 많네요.

◆ 이중구

네, 너무 많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주변에서는 이런 얘기도 있을 것 같습니다. 서장 바뀌면 으레 반짝 단속하는 것 아니냐, 이런 시각이요?

◆ 이중구

보통 그렇게 말씀하시는 분들이 많은데요. 아까 말씀드린 대로 성매매 업소는 교묘하게 위장을 해가지고 영업을 하기 때문에, 우리 경찰이 끊질 기게 단속하지 않으면 결판이 나지 않는다고 봅니다. 그래서 저는 우리 동대문 경찰이 한 900여명 되거든요. 우리 경찰 전부를 동원하고, 그리고 경찰이 할 수 있는 법적인 조치가 있습니다. 이런 법적인 조치를 총 동원해서라도 제가 발령 날 때까지 끝까지 단속할 것입니다.

◇ 김현정 / 진행

그런데요. 장안동에서 단속 수위를 높이면 그 불법 오락실이나 윤락 업소가 다른 지역으로 옮겨가는, 이른바 풍선 효과 얘기를 많이 하거든요. 뭔고 하니, 이게 여기에서만 반짝 단속 하는 거지, 전국적인 단속이 아니어서 말입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 이중구

지적하신 대로 그런 풍선 효과 때문에 어느 한 지역 단속만으로는 효과가 없을 수 있다고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저는 그런 풍선 효과가 없도록 어느 한 업소를 단속하더라도 대강 단속하지 않고 철저하게 단속해 가지고 다시는 문을 열 수 없도록 해야 된다고 봅니다.

예를 들면 명의상 사장이 많습니다. 속칭 바지사장이라고 하더라고요. 그런 사람은 아무리 처벌 해봐야 효과가 없고요. 실제 사장을 찾아내서 꼭 처벌하려고 하고요. 세무서에 통보해서 부당 이익을 세금으로 환수하도록 하면 결국 손을 들지 않나 생각합니다.

◇ 김현정 / 진행

성매매는 그렇고요. 최근에 바다 이야기 같은 사행성 오락실이 전국적으로 조금씩 고개를 들고 있다, 이런 이야기들 들리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 이중구

바다 이야기 같은 사행성 오락실이 전국이 도박판이, 노름판이 돼서는 안 되거든요. 꼭 없어져야 한다고 봅니다.

◇ 김현정 / 진행

다시 기승을 부리는 것은 사실인가요?

◆ 이중구

제가 단속을 해보니까 아주 이중 삼중 철문을 만들어서 영업을 많이 하고 있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걱정이 되는데, 전국적인 대책이 필요한 것 아닌가요? 우리가 몇 해 전에도 바다 이야기 때문에 한참 떠들썩하고 단속하느냐고 고생하지 않았습니까?

◆ 이중구

지금 경찰청 지시로 전국 경찰이 대대적으로 단속은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여기저기서 법이 과연 있는 건지 없는 건지, 걱정하는 목소리가 많거든요. 사행성 오락실 문제도 이런 차원이라고 봅니다. 이런 사행성 오락실에 대해서도 우리 전국의 모든 경찰이 나서가지고 강력히 단속함으로서 법이 살아있음을 한 번 더, 확실히 보여 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 진행

그런데 이중구 경찰서장께서는 거체 경찰서장 하실 때도 불법오락실 단속에 상당히 공을 들이셨다고 하는데, 특별한 이유라도 있을까요?

◆ 이중구

제가 3년 전, 2006년 때요. 바다 이야기 같은 사행성 게임장이 전국에 많이 퍼졌는데, 거제도에 하룻밤 자고 나면 여러 개가 생기더라고요. 그런데 거제 주민의 반 이상이 조선소에 근무하는 직원 가족이거든요. 그 직원들이 사행성 게임장에 들어가니까 회사에서는 일이 안 된다고 아우성이고, 집에서는 남편이 안 들어온다고 난리더라고요.

◇ 김현정 / 진행

알겠습니다.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무늬만 단속이 아니라 정말 철저한 단속해주시고요. 전국으로 퍼져나갔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