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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8(수) 박원석 국민대책회의 공동상황실장 "경찰 출석요구 응할 생각 전혀 없다"
2008.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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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 - 박원석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공동상황실장)
평화적인 시위는 최대한 보장하되, 불법 폭력 시위에 대해서는 엄정 대처하겠다, 어제 검찰과 경찰, 노동부 관계자들이 참석하는 긴급 공안 대책회의가 있었습니다. 2년 여 만의 일입니다. 이와 함께 촛불집회의 주체가 됐던 몇 개의 단체들을 불법 집회의 배후 세력으로 보고 관계자 10명에게 출석 요구서를 보낸 상황인데요. 촛불집회를 둘러싼 논란은 더 커질 것 같습니다. 경찰로부터 출석 요구서를 받은 당사자 한 명을 직접 연결해서 지금부터 얘기를 나눠보도록 하죠. 이분은 지난 주말 집회 때, “청와대 가두 행진에 동참하자” 이런 발언을 한 당사자로 지목이 돼서 경찰의 출석 요구를 받은 분입니다. 1,700여개 시민단체와 인터넷 모임으로 구성된 광우병 국민대책회의의 박원석 실장 연결돼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출석 요구서를 받으신 건 언제인가요?
◆ 박원석
일단 출석 요구서를 보냈다는 말은 들었고요. 오늘 아마 출석 요구서가 도착을 하게 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주말에 현장에서 연행이 됐다가 일단 귀가 조치를 하고, 그리고 나서 다시 출석 요구서가 오는 거군요?
◆ 박원석
저는 현장에서 연행이 되지는 않았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경찰에서는 아마 촛불집회, 스무 차례 이상 벌어진, 이 배후로 국민대책회의를 지목을 하고, 국민대책회의의 공동상황실장인 저를 포함한 10명에게 출석 요구서를 보냈다고 하는데요. 어제부터 부쩍 경찰과 공안당국, 정부, 보수 언론, 보수단체까지 한 목소리로 배후설을 얘기하고 있습니다.
지금 촛불문화제에 나오는 국민들은 내 자신이 바로 배후다, 엉뚱한 배후를 찾지 말고 굳이 배후를 이야기 하려면 국민을 촛불을 들고 광장으로 모이게 만들고, 거리로 내몰고 있는 이 정부다, 이렇게 말씀들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저희도 지금 박원석 씨를 인터뷰에 모신 이유가 박원석 씨는 배후 세력이십니까, 라는 말을 여쭙고 싶었던 건데요?
◆ 박원석
그렇지 않습니다. 이 촛불문화제는 배후가 있을 수 없고요. 이 촛불문화제가 처음 시작할 당시부터 지난 4월 18일 날 만들어진 한미 쇠고기 협상의 문제점, 부당성, 국민 건강에 대한 위협, 이런 것에 대해서 국민들이 심각함을 느끼고 스스로 촛불을 들고 거리로 모인 것이 지금 이 촛불문화제의 시작이었고.
그리고 행진 또한 마찬가지 입니다. 국민들이 자발적으로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와서 행진을 하고 있고, 그리고 그 과정은 매우 평화롭습니다. 여기에 대해서 불법, 폭력, 이런 이미지를 덧씌우고 있는 것은 공안당국과 일부 언론이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 진행
지금 지목하신 경찰이나 일부 보수단체, 언론에서는 “집회가 평화적이었다, 그런데 집회 성격이 이렇게 바뀐 데에는 조직적인 개입이 없이는 불가능했을 것이다, 그래서 배후세력이 있다고 얘기하는 거다” 이렇게 주장하시거든요?
◆ 박원석
그분들은 여전히 20년 전 사고를 하고 있다고 봅니다. 여전히 우리 국민의 민도를 낮게 보고 있고, 누가 조종해야 움직이는 사람들로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이 정부야 말로 정부 시스템이 고장이 나서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을 하고요. 우리 국민들은 인터넷을 통해서 또 서로간의 정보 교환을 통해서, 이 문제의 심각성에 대해서 매우 구체적인 토론들을 하고 있고 우리가 이대로 있으면 안 되겠다, 라고 해서 나서고 있는 겁니다.
그런데 그것을 과거의 기준을 갖고서... 과거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민주화 운동을 두고서 용공조작, 적어도 빨갱이들이 하는 짓이다, 이거 아주 고전적인 공안의 논리였고, 저는 지금 그런 논리의 연장선에서 시민들의 촛불문화제를 바라보고 있고, 그게 아니면 어떻게 거리로 사람들이 나올 수 있겠냐(라고 하는데), 저는 굉장히 국민을 우습게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 진행
이 분들은 성격이 어쨌든 바뀌었지 않느냐, 이렇게 얘기하는데. 왜 바뀐 거죠. 예를 들어서 거리로 나오진 않았었는데 거리로 나온다든가.
◆ 박원석
거리로 나오게 된 이유를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지난 스무 차례 촛불문화제를 하면서 국민들이 바라고 요구했던 것은 국가가 국민의 건강권을 제발 돌봐 달라, 라는 절절한 호소였습니다. 그런데 정부가 국민에게 아무런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고 미국과 추가 협의했다고 하지만, 그건 4월 18일 날 협상의 위험성을 전혀 제거하지 못하는 그런 내용이었습니다.
이제 국민들이 좌절하고 분노했습니다. 이게 과연 우리의 정부냐, 국민들을 섬긴다고 하는데 도대체 이 정부가 국민을 섬기겠다고 하는 게 무엇이냐, 이런 절망하고 좌절한 마음이 거리로 쏟아져 나오는 자연스러운 행동을 만든 것이라고 생각하고요. 그렇기 때문에 제가 아까도 말씀드렸다시피 정부가 국민을 거리로 내몰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 진행
그런데 집회 방식이 말입니다. 합법에서 불법으로 건너가는 그 순간에, 목적이 어떻든 간에 보수단체라든지 경찰이 주목하게 되고, 그 순간부터 어떤 연행해 갈 수 있는 어떤 빌미를 제공하는 것 아닐까요?
◆ 박원석
불법이란 표현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도로를 점거했기 때문에 실정법 위반이다, 라고 얘기를 하는데요. 지금 국민들은 거대한 저항권을 행사하고 있다고 생각하고요. 이건 자연법적인 권리입니다. 지금 이 정부야 말로 헌법과 가축 전염병 예방에 관한 국내 법률과 절차를 위반한 그런 협상을 해 놓고서, 이걸 국민들에게 받아들이라고 강요하고 있기 때문에, 이 정부야 말로 실정법을 위반하고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 김현정 / 진행
그러면 누가 책임져야 한다고 보십니까?
◆ 박원석
당연히 이 상황의 책임은 대통령에게 있고, 정부에게 있습니다. 대통령과 정부가 국민의 80%, 90%가 요구하고 있는 재협상, 결정하면 됩니다. 미국 눈치 보느라고 지금 못 하고 있는 겁니다. 재협상 불가능하지 않고, 재협상 가능한 것입니다.
◇ 김현정 / 진행
뉴라이트 같은 보수 단체에서는 친북좌파의 사주를 받은 것 같다, 아예 배후 세력을 지목을 해서 기자회견도 하고 했는데요. 여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박원석
뉴라이트는 모두 사회적 현안에 대해서 친북좌파가 항상 배후에 있다고 얘기해 왔습니다. 대운하를 반대하는 사람들도 친북좌파가 배후에서 조종하고 있고. FTA를 반대하는 사람도 친북좌파 반미세력이 배후에서 조종하고 있고. 지난 탄핵반대 투쟁이라든지 ‘효순이 미선이 투쟁’이든지 모두 다 친북좌파의 음모라고 생각을 하고 있는데요. 제발 좀 그런 색안경을 끼고 세상을 보는, 편협한 사고로부터 벗어날 때 진정한 뉴라이트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 진행
뉴라이트에서 공개한 문건은 보셨습니까? 예를 들어서 이미 이 집회에 대한 내용들이 얼마 전에, 몇 달 전에 다 공개가 됐더라, 조직적으로 계획을 짰더라, 이런 문건이었던 것 같은데요?
◆ 박원석
터무니없는 이야기고요. 몇 달 전에는 한미 쇠고기 협상이 이뤄지지도 않았습니다. 이뤄지지도 않은 협상의 결과를 놓고서 어떻게 시위의 시나리오를 세울 수 있겠습니까? 저는 참 그 뉴라이트 대단한 분들이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 진행
그 문건은 그럼 어떻게 해서 나오게 된 건가요?
◆ 박원석
그 문건은 존재하지 않았다고 보고요. 저는 그 문건을 만들어 낸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게 몇 달 전에 쇠고기 협상 진행도 안 됐는데, 쇠고기 협상의 결과가 이럴 것이며, 우리는 이렇게 시위를 할 것이다, 라고 예상을 할 수 있습니까? 이 분들이 거리로 나갔다, 거리로 누가 이 분들을 나가게 만들고 있습니까?
청계 광장에 모여서 20 여일이 넘도록 정부가 제발 국민의 건강을 돌봐달라는 호소를 했습니다. 절망하고 지쳤습니다. 어떻게 해도 안 되는구나, 좀 더 적극적으로 우리의 주장을 알릴 수밖에 없다, 라는 것이 시민들의 심정입니다. 그걸 두고 불법이라고 규정을 하고 배후가 있고. 이게 어떤 누구의 선동에 의한 것이다, 이렇게 얘기함으로써 사실은 정부가 문제해결을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부는 국민과 대화하려고 생각하지 않고 있습니다. 무조건 정부의 방식을 강요하고 있습니다. 이거 민주 정부 아닙니다. 과거 독재 정권 시절이나 있었던 일입니다.
◇ 김현정 / 진행
그러면 말이죠, 박원석 실장께서는 거리로 나온 부분, 계속 경찰에서 문제를 삼는 부분은 도로점거, 그 부분인 것 같은데요. 그 부분에 대해서도 도로점거를 하더라도 좀 더 강력한 방식으로 저항을 해야 한다, 이런 입장이신 거군요?
◆ 박원석
지금 국민들의 심정이 그렇다는 말씀을 드린 거고요. 그것은 실정법의 문제를 넘어서는, 과거 우리가 87년 6월 항쟁을 통해서 군사 독재를 무너뜨릴 때도 수십만, 수백만의 시민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습니다. 그게 불법이고, 그게 실정법의 죄를 받아야 하는 것이라면 6월 항쟁 자체가 지금 역사적으로 평가 받지 못할 것입니다. 지금 그런 주장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것은 국민들의 정말 저항권의 행사였고 그 저항권을 국민들이 행사하도록 만든 정부에 책임이 있다는 것이 역사적인 평가입니다. 저는 이후에 이명박 정부가 그런 역사적인 평가를 이대로 간다면 받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 진행
알겠습니다. 특히 박원석 씨 같은 경우는 청와대 가두행진, 행렬에 동참하자, 이런 발언을 했다고 해서 지금 더 경찰의 지목을 받으신 것 같은데. 이 이야기는 어떤 시점에서 어떻게 나오게 된 건가요?
◆ 박원석
그날, 집회가 끝난 이후에 자연스럽게 행진을 하는, 촛불을 들고 청와대로 가자면서 행진을 하는 시민들의 대열이 있었습니다. 저는 국민대책회의 상황실장입니다. 그 상황을 현장에 있던 수만 명의 시민들에게 알려달라는 요청을 받았고, 저는 국민대책회의 상황실장으로서 그걸 알려야 할 책임이 있고, 그리고 거기에 동참하실 분들은 함께 가자, 라고 얘기를 했던 것이고요. 이게 선동이고 배후 조종이라면, 저는 근거를 가지고서 어떻게 사전에 이걸 계획했으며 어떻게 제가 선동을 해서 이 수많은 시민들을 움직였는지, 그 근거를 정부와 경찰이 내놓고, 공개 토론하자고 저는 제안을 하고 싶습니다.
◇ 김현정 / 진행
당시 결정, 소신에는 후회가 없으십니까?
◆ 박원석
전혀 없습니다.
◇ 김현정 / 진행
경찰이 다음 달 2일까지 출석을 하라고 했는데, 응할 생각이십니까?
◆ 박원석
저는 그런 부당한 출석 요구에 응할 생각이 없고요. 이 자체가 촛불문화제 자체를 불법시하는 것이고, 그리고 국민대책회의를 위축시켜서 이 상황을 모면해 보고자 하는 그런 의도라고 보기 때문에, 그런 부당한 출석 요구에는 응할 생각이 전혀 없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출석에 계속 응하지 않을 경우에 체포 영장이 발부될 것 같은데요. 이 경우에도, 체포를 당하더라도 출석은 계속 미루실 생각이십니까?
◆ 박원석
제가 출석할 수 있는 길은 하나입니다. 정부가 지금이라도 잘못된 협상의 문제점을 인정하고 국민의 뜻에 항복하고 재협상을 한다면, 저는 언제라도 출석하겠습니다.
◇ 김현정 / 진행
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