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2년 동안, 집권 여당인 한나라당을 이끌 수장은 과연 누가 될 것인가. 어제 박희태 전 국회부의장과 정몽준 최고위원이 잇따라 당 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했습니다. 한나라당의 차기 당권 레이스가 본격적으로 시작이 된 셈인데요. 한나라당의 경선 방식을 보면 총 5명의 최고위원을 뽑는데 그 가운데 가장 많은 표를 얻은 한 사람이 대표가 되는 방식입니다. 따라서 사실상 이 두 분이 가장 유력한 당권 주자로 꼽히고 있습니다. 오늘은 먼저 정몽준 최고위원 만나보기로 하죠.
◇ 김현정 / 진행
어제 박희태 전 국회부의장과 나란히 출마 선언을 하셨습니다. 정몽준 최고위원의 가장 큰 강점은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 정몽준 한나라당 최고위원
가장 큰 강점이라기보다는 제가 열심히 할 수 있는 분야라고 생각하는 것은 소위 말하는 우리 한나라당 내에 계파가 있다고 보여 지는데요. 그러한 계파에서 저는 자유롭다는 점이 다른 점이고요. 두 번째는 국민들께서 저를 많이 사랑하고 지지해주신다는 점
◇ 김현정 / 진행
대중적인 인지도나 지지도?
◆ 정몽준
저는 사랑해준다고 표현하고 싶고요. 그 다음에 역시 경제를 살리는 것이 우리 한나라당의 큰 공약인데, 경제에 대해 제가 경험이 있다는 점, 그리고 한나라당의 개혁과 변화를 할 수 있다는 점이 다르다고 생각을 합니다.
◇ 김현정 / 진행
개혁과 변화... 사실은 지금 말씀하셨듯이 대중적인 인지도나 여론 지지도 면에서는 정몽준 최고위원이 우세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투표 방식이 여론조사 30, 대의원 투표 70 퍼센트이기 때문에 입당한 지 불과 6개월 밖에 안 된 분으로서는 좀 당내 입지가 약하다는 부담도 있을 것 같아요?
◆ 정몽준
네, 그건 사실이고요. 저는 당에 들어온 지 얼마 안 되기 때문에 그만큼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한나라당의 새 대표가 풀어야 할 최우선 과제는 뭐라고 보십니까?
◆ 정몽준
잘 아시는 것처럼 요즘 우리나라 사회가 굉장히 어렵지 않습니까. 이렇게 어려운 때 한나라당은 보이지 않는다고 많은 분들이 말씀을 하세요. 이번에 쇠고기 문제도 정부가 잘못한 점이 있었지만, 우리 한나라당도 책임이 많이 있다고 생각을 하고요. 한나라당의 지휘부는 좀 새로운 지휘부가 돼야 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소위 관리형이라든지, 또 화합형이라고 할 경우에는 좋은 뜻인데요, 그 화합도 국민과 화합하는 것이지, 우리끼리만 잘 해보자, 이것은 곤란합니다.
◇ 김현정 / 진행
박희태 전 국회부의장 같은 경우는 출마 선언하면서 가장 앞세운 것이 화합형 관리가 되겠습니다, 이 부분이셨거든요. 그럼 정 최고께서는 조금 다른 점에 방점을 찍는다고 봐도 될까요?
◆ 정몽준
그 관리형이라는 단어에서부터가 출발이 잘못됐고요. 관리형이라는 표현이 누가 누구를 관리한다는 뜻인지, 이게 도대체 정당의 대표로서는 적절하지 못한 표현이죠. 누가 되던 간에. 우리 한나라당의 대표는 제가 되든 누가 되든 간에 대표다운 대표가 돼야 하겠죠.
첫 번째 할 일이 역시 국회는 행정부를 견제하고 균형을 갖추는 데 아니겠습니까? 행정부를 적절히 감독해야 하고요. 또 저희는 집권 여당으로 야당하고 많은 정보를 서로 공유해야 하는 일들, 이런 일들이 해야 될 일이라고 생각해요. 소위 말하는 관리형 대표라는, 스스로를 격하시키는 생각은, 그 생각 자체가 우리 한나라당으로서는 커다란 약점이고 부담이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 진행
지금 말씀하시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내 화합은 기본적인 전제조건이라고 말씀 하셨는데요. 친박계와 친이계의 화합이 사실은 당 안에서 중요한 시점이기도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 화합의 방안, 구체적 계획 생각하고 계신 게 있습니까?
◆ 정몽준
저희들 계파라는 것이 지난 대통령 선거 당내 후보 경선에서, 또 국회의원 공천 과정에서 생긴 후유증이라고 보여 지는데요. 이것을 하려면 저는 이번 전당대회를 전당대회다운 전당대회로 했으면 그것도 하나의 당내 갈등 해소의 기회라고 생각을 하고요. 그런데 그것은 지금 그렇게 잘 되는 것 같지는 않아요.
그 다음 방법으로는 역시 국민들께서 우리 한나라당을 지지해주시는 이유는 우리 한나라당의 특정 계파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고 저희 한나라당의 정책을 선택해 주신 것이기 때문에 우리가 정책 정당으로서 태어나도록 노력을 하고. 우리 한나라당의 많은 의원들께서 정책을 중심으로 논쟁을 하고 본인의 입장을 결정하면, 그것이 지금 계파의 갈등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 진행
이런 얘기도 나옵니다. 대의원 투표가 1인 2표제인데, 친박 측 대의원들이 친박에서 나온 허태열 의원에게 한 표를 줄 거고, 나머지 한 표를 누구에게 주느냐, 이때 과연 박근혜 전 대표와 대권 경쟁을 하게 될지 모를 정몽준 최고위원에게 표를 주겠느냐, 이런 분석도 있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 정몽준
(웃음) 친박 쪽에서는 허태열 의원이 어떻게 한다, 가령 친이 쪽에서는 박희태 의원과 공성진 의원이 어떻게 한다, 그런 얘기들 많이 하는데요. 저는 그런 쪽에 포함되지 않아서 그런지 저는 그런 얘기 들으면 상당히 답답해요. 저는 이 방송을 듣는 청취자 여러분들께 여쭤보고 싶은 것은 국민들은 그런 얘기 들으면 기분이 좋은지, 답답하고 화가 나는지, 그렇다면 우리가 그렇게 하면 안 되는 것 아닌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계파 갈등으로 서로 갈등을 보인다면 그것은 국민에 대한 배신이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 진행
전당대회 출사표를 던진 김성조 의원이 정몽준 대표에 대해서 좀 강한 비판을 한 부분이 있어서요. “정몽준 최고위원이 당 대표가 되면 강부자 내각도 모자라, 강부자 정당이란 소리도 들을 것이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정몽준
저는 강남에 아파트도 없고요, 저는 전에 강남 살았는데, 지금 아파트도 없고 땅도 없고 하니까 저는 강부자가 아니고요. 그런 이야기는 아주 재미있는 이야기인데요, 그렇지만 우리 국민들의 정치 수준이 그것보다 높기 때문에 저는 큰 걱정은 안 하고 있고요. 그 다음에 지난 4월에 국회의원 선거 할 때, 저의 경쟁자였던 정동영 후보도 저한테 항상 그런 말씀을 하셨어요.
◇ 김현정 / 진행
부자라는 점이요?
◆ 정몽준
그게 아니고, 서민이 아니니까 어떻게 서민을 위해서 일할 수 있느냐, 이런 얘기인데요. 제가 이렇게 얘기했어요. 탈모, 머리가 빠지는 탈모 환자를 위해서 필요한 게 발모제 아닙니까? 그런데 그 발모제를 꼭 대머리가 돼야 개발한다고 하면 사회가 얼마나 답답해지겠어요?
그리고 노무현 정권 때도 맨날 서민을 위한다고 말씀들 하지 않았나요? 그렇지만 서민들의 삶이 달라진 건 하나도 없죠. 말씀을 그렇게 하는 건 아무 소용없고요, 실제로 서민을 위해서 일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느냐가 중요한데요. 저는 울산에서 국회의원 20년 하는 동안에, 많은 서민들이 중산층이 되는 데에 제가 도와줬다, 하는 그런 자부심이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강부자라는 것은 일단 받아들일 수 없는 비판이다?
◆ 정몽준
그렇게 말 하면 너무 딱딱하고요. 재미있는 이야기 꺼리는 되지만 그건 정치판에서 항상 정치꾼들이 하는 얘기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 진행
정국 수습에 대한 질문도 드려보죠. 한미 쇠고기 수입에 대한 추가 협상이 타결이 됐습니다. 국민들이 만족할 만한 수준이라고 보시나요?
◆ 정몽준
글쎄, 이게 워낙 복잡해서요. 한 마디로 말씀드리면 촛불 시위 하시는 분들도 고생은 많이 하는데, 그분들도 할 만큼 하시지 않았나, 하는 게 제 느낌이고요. 정부의 이번에 협상단도 할 만큼 열심히 노력했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그래서 촛불시위를 계속 하는 것이 과연 현재 나라 전체로 봐서 무슨 도움이 되는지, 조금 우리가 서로 차분하게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합니다.
◇ 김현정 / 진행
이 정도면 국민들이 아주 만족하진 않더라도 받아들여야한다고 보시나요?
◆ 정몽준
국민들께서 또 불안해하시는 이유는 있을 수 있겠죠. 하지만 그런 것을 촛불 시위를 통하지 않고도, 우리 국회를 통해서도 이제 충분히 투시할 수 있다, 전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사실 촛불시위를 통해서 이 정도까지의 협상의 조건을 이끌어 왔다, 여기엔 동의하시나요?
◆ 정몽준
그건 사실이죠. 이번에 협상단의 김종훈 본부장이 협상의 어려운 고비마다 촛불 사진을 보여줬다고 발표하지 않았어요? 우선 미국의 상원의원이... 이번에 쇠고기 협상이 실질적인 내용이 다 변경됐지 않아요? 그것은 양 쪽 국가에 불행한 선례를 남겼다, 했는데, 이것이 굉장히 외교적인 표현인데, 저희들이 다 이런 것도 감안해야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김현정 / 진행
그러면 관보게재는 언제가 바람직하다고 보십니까?
◆ 정몽준
당에서도 그런 논의를 했는데요. 우리 국민들이 사실 법률 전문가는 아니지 않아요? 저도 법률 전문가는 아닌데. 그 관보 게재라든지 고시, 이런 단어가 우리가 지난번에 들었던 단어인데, 저희들은 좀 그런 단어 말고 다른 단어를 써서, 이번에 협상의 내용이 변경된 것을 반영할 수는 없는지 이런 논의를 많이 했어요.
◇ 김현정 / 진행
그게 무슨 말씀이시죠?[BestNocut_R]
◆ 정몽준
그것은 법률가들이 논의를 할 것인데요. 글쎄요, 여러 가지 방법이 있었으면 하는 것이죠. 왜냐하면 이 현상이 많은 분들한테는 이성적이고 또 감성적인 현상 아니겠어요? 그런데 이런 단어들이 불필요하게 염려를 만들어 낸다면, 다르게 표현할 수는 없나 이런 논의를 많이 했는데요. 계속 연구를 해보려고 합니다.
◇ 김현정 / 진행
그러면 이름을 관보 게재가 아니라 다른 말로 바꾼다는 말씀이신가요? 아니면 그 방식조차 다른 것을 연구하고 있다는 말씀인가요?
◆ 정몽준
하여간에 생각을 해 볼라고 합니다.
◇ 김현정 / 진행
뭔가 관보 개제 말고 다른 게 없을까 논의가 활발히 진행 되고 있는 모양이군요?
◆ 정몽준
왜 논의가 없었겠습니까? 많은 논의가 있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마지막 질문이 될 것 같네요. 정몽준 최고위원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게 축구인데요. 대한축구협회 회장직 임기가 12월까지인데, 그 이후 계획은 어떻게 세우고 계신가요?
◆ 정몽준
제가 FIFA 부회장일을 지금 14년째 하고 있는데. FIFA일은 계속 할 생각이고요. 그 다음에 제 후임으로는 좀 좋은 분이 오셨으면 하는 생각을 하는데, 하여간에 우리 축구의 특징은 국민을 통합 시키는 매력이 있는 운동이란 게 제일 큰 특징인데요. 국민 통합의 특징을 계속 살릴 수 있는, 또 국민들이 좋아하는 분이 제 후임자로 왔으면 하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국민들이 좋아하는 분이요? 그럼 정치 쪽이나 경제 쪽 보다는 대중 스타나 이런 분이 될 수도 있을까요?
◆ 정몽준
쉽지는 않은데요. 하여간에 가능하면 정파의 이해관계에 너무 함몰되지 않고... 그러면서도 또 국민들이 볼 때, 하여간에 보면 기분 좋은 사람 있지 않습니까? 그런 사람이 했으면 좋겠어요.
◇ 김현정 / 진행
알겠습니다. 대한축구협회에서는 손을 놓으시는 거고요?
◆ 정몽준
네.
◇ 김현정 / 진행
기회가 된다면 세계 FIFA 회장에 도전 할 수도 있다, 이런 얘기를 전해 하신 적이 있던데요. 그 생각은 유효하십니까?
◆ 정몽준
기회가 있으면 해야 되는 거죠.
◇ 김현정 / 진행
이번은 어떨까요?
◆ 정몽준
저희 FIFA 회장 선거는 2011년에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그때를 생각하고 계시지 않습니까?
◆ 정몽준
그건 그때가 되면 생각해 보겠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언제든지 기회가 오면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을 하시고 계시는군요?
◆ 정몽준
기회가 오면 피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고 있고요.
◇ 김현정 / 진행
알겠습니다. 정몽준 최고위원님 말씀 감사합니다.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0623(월) 정몽준 한나라당 최고위원 "관리형 대표? 대체 누구를 관리하나?"
2008.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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