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정세균 대표 체제로 새롭게 출범했습니다. 당명도 어제 전당대회에서 통합민주당이 아니라 민주당으로 개정을 했죠. 하지만 쇠고기 문제, 등원문제 등 새 지도부가 풀어야 할 아주 복잡한 문제들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정세균 신임 당 대표의 해법, 구상 들어보도록 하죠.
◇ 김현정 / 진행
먼저 축하 드립니다.
◆ 정세균 민주당 신임대표
고맙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어제 1차 투표에서 57.6%, 결선 투표 없이 당 대표가 되는 참 이례적인 일이 일어났는데요. 대의원들이 왜 이런 결과를 만들어줬다고 해석하고 계시나요?
◆ 정세균
아마 대의원들이 제가 가지고 있는 특성을 잘 발휘해서 당의 통합을 완결 시키고 유능한 변화를 해라, 그런 뜻이 담겼다고 봅니다.
◇ 김현정 / 진행
유능한 변화?
◆ 정세균
그렇습니다. 지금까지 우리가 해왔던 방식과 정책으로는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얻는 데에 실패 했지 않습니까. 그래서 그야말로 당명 빼놓고는 다 바꿔라, 그런데 그런 것을 통해서 우리 당이 유능해져야 되겠다, 라고 하는 당원 동지들의 뜻이 담겨있다고 봅니다.
◇ 김현정 / 진행
그러면 당 대표로서 삼은 목표가, 장기적인 것도 있고 단기적인 것도 있을 것 같은데요. 어떤 목표 갖고 계십니까?
◆ 정세균
우선은 단기적으로는 당을 잘 추스려서 당의 여러 가지 기능이 제대로 잘 작동하게 하는 일이 우선이죠. 또 국정 현안에 대해서도 잘 챙겨야 하고요. 그중에 민생문제가 제일 중요한 상황입니다. 좀 중장기적으로 보면, 2010년도에 지방 선거가 있지 않습니까? 그 지방 선거를 철저하게 잘 준비해서 승리하는 것과, 또 2012년에 총선이나 대선을 준비하는 것도 저의 책무가 될 것입니다.
◇ 김현정 / 진행
그렇군요. 그런데 저도 어제 TV를 통해서 상황들을 지켜봤는데요. 추미애 후보 같은 경우는 어제 투표 결과가 비공식적으로 알려지자마자, 공식 발표가 나기도 전에 퇴장을 해버리셨더라고요. 뒷말이 좀 많던데, 선거 기간 중에 감정들이 많이 상하셨던 건가요?
◆ 정세균
원래 선거 때는 이런 저런 말씀을 하기 마련이죠. 저는 사실은 이미 다 잊어버렸습니다. 당을 통합하고 발전시키기 위해서 정대철 후보님이나 추미애 후보님 모두 잘 협력하실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제 곧 만나서 당을 위해서 다시 많은 의견을 나눠야죠.
◇ 김현정 / 진행
추후에 추미애 의원이라든지 정대철 고문에게는 어떤 역할 기대하고 계시나요?
◆ 정세균
아무래도 정대철 후보는 당의 원로시니까 당을 잘 지도해주셔야 될 테고요. 추미애 후보는 우리 당이 소중하게 가꿔야 할 인적자산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당 대표로서 그런 분들의 특성과 역할을 잘 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하겠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최고위원에 지명직 두 자리가 있지 않습니까. 여성에게 한 명, 영남에게 한 자리씩 반드시 배정하겠다, 어제 이런 말씀 하셨어요.
◆ 정세균
네, 제 구상이 그렇습니다.
◇ 김현정 / 진행
혹시 이 자리에 추미애 의원을 지명하실 생각도 있으십니까?
◆ 정세균
그런 생각은 아직 안 해봤습니다. 최고위원 지명과 관련해서 아직은 누구를 지명하겠다고 하는 인선작업은 하지 않았습니다.
◇ 김현정 / 진행
기준은 어떤 걸까요, 지역 외에 다른 기준은?
◆ 정세균
선출직 최고위원들의 면면도 봐 가면서, 전국정당과 또 세대별로도 여러 세대가 고루 참여하는 조화로운 모습이 저는 좋다고 봅니다.
◇ 김현정 / 진행
역시 조화와 화합, 지금 들으시는 분들도 느끼셨겠지만, 정세균 당 대표 같은 경우는 적이 없는 인사, 화합에 능통한 인사로 손꼽히는 분입니다. 그러면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와도 소통이 잘 될 거라고 보십니까?
◆ 정세균
아무래도 박희태 대표께서 풍부한 국정경험을 가지고 계시지 않습니까. 그리고 평소 과거 야당을 하실 때도 대화와 타협을 강조해 오신 분이거든요. 그래서 아마 막힌 정국을 푸는데 역할을 하실 것으로 보고요. 저 같은 경우에는 당내에서는 화합을 강조하고 당의 결속을 가장 중요시 합니다만, 또 싸워야 할 때는 싸우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17대에 제가 여당 원내대표를 하면서도 사립학교법 같은 개혁입법을 성공 시킬 때는 치열하게 싸웠거든요. 그래서 아마 제1 야당 대표로서 강한 모습도 자주 보실 수 있을 겁니다.
◇ 김현정 / 진행
그렇군요. 박희태 대표하고는 당장 만나셔야 할 텐데요. 어떤 계획들을 세우고 계십니까?
◆ 정세균
아직은 계획이 없지만 곧 만나게 될 겁니다.
◇ 김현정 / 진행
통화는 해 보셨다고요?
◆ 정세균
네, 전화를 주셔서 통화도 했고요. 또 이례적으로 저희 전당대회에 직접 방문을 해주셨어요. 대단히 감사하게 생각하고, 아마 막힌 정국을 풀겠다고 하는 그런 의지가 담겨있는 것이 아닌가 해서, 저는 환영하는 입장입니다.
◇ 김현정 / 진행
그런 맥락들, 그런 흐름들을 보면 여야정원탁회의 제안하셨잖아요. 이것도 상당히 가능성이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드는데요?
◆ 정세균
국민들의 답답한 마음도 풀어드리고 또 꼬인 국정도 좀 풀어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보아서, 저는 그런 제의를 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혹시 어제 박희태 대표와 통화했을 때 이 얘기는 안 했습니까?
◆ 정세균
그런 문제는 아직 전혀 논의 안 했고요. 원래 여야정원탁회의 같은 것도 그냥 아무 사전 조율 없이 만나기만 하는 것은 능사가 아니고, 실무적인 접촉 등을 통해서 여러 가지 의논들이 있은 연후에 성사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여야의 대표들이 만나면 무언가 성과가 있어야지, 빈손으로 돌아선다면 국민들께서 얼마나 허탈해하시겠습니까.
◇ 김현정 / 진행
그 자리에서 그러면 이것만큼은 좀 풀어야겠다고 생각하는 제일 큰 현안은 어떤 걸 생각하시나요?
◆ 정세균
쇠고기 문제가 미리 풀렸으면 더 좋을 것 같고요. 그리고 여야정원탁회의 전에 쇠고기 문제를 한나라당이 빨리 풀었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국회 등원이 이뤄졌으면 좋겠고. 민생문제가 급하죠. 물가문제를 비롯해서 여러 가지 민생문제, 또 공기업 민영화 문제라든지 언론탄압 문제라든지, 여러 가지 국정현안이 너무 많아서 이런 문제들에 대한 논의가 있어야 된다고 봅니다.
◇ 김현정 / 진행
정말 등원이 이뤄지고 나서야 여야정원탁회의나 이런 것들이 가능하겠죠?
◆ 정세균
그렇습니다.
◇ 김현정 / 진행
그래서 등원문제가 시급하기도 하고 중요하기도 한 문제가 될 텐데요. 이 등원 문제, 어떤 구상 가지고 계속 선거 기간 동안 임하셨어요. 되기만 하면 이 문제가 참 시급한 현안이 될 것이란 생각은 하셨을 텐데요?
◆ 정세균
결국은 지금 공이 한나라당에 넘어간 상태죠. 가축전염병예방법 개정에 동의하고 국정조사를 수용하면 즉각 등원하겠다고 하는 것이 저희들의 입장 아닙니까. 그렇기 때문에 한나라당이 결단만 해주면 바로 등원도 가능하다고 다시 말씀드립니다.
◇ 김현정 / 진행
그런데 제가 한나라당하고 인터뷰를 하면 한나라당 측에서는 공이 민주당으로 넘어가 있다, 이렇게 말씀들을 하세요. 무슨 말인고 하니 한나라당에서는 국제법에 저촉되지 않는 부분은 개정할 수 있다, 그 이상이 안 된다는 것은 민주당도 알고 있을 것이라고, 가축전염병예방법 부분을 계속 강조를 하거든요?
◆ 정세균
원래 국제 기준이라는 게 아마 한나라당이 OIE 기준을 지칭하는 것 같은데, 그것은 참고사항이지 그것이 국제법적인 강제 규정이 아니에요. 그래서 이 문제와 관련해서 한나라당은 좀 진정성을 가지고 임해주면 국회가 빨리 정상화될 수 있다고 봅니다.
◇ 김현정 / 진행
어디까지 받아들여 주는 것이 최소한의 전제 조건이 될까요?
◆ 정세균
그 문제에 대해서 구체적인 내용까지 제가 얘기할 것은 없습니다만, 월령 문제라든지 검역주권문제라든지 특정위험물질의 수입여부라든지 이런 부분이 핵심이 되지 않겠습니까. 결국은 국민들께서 어떤 부분에 대해서 걱정을 하시는지가 저희들의 최대 관심사이기 때문에, 그런 부분이 문제의 본질이라고 봐야죠.
◇ 김현정 / 진행
또 한 가지는 국정조사 부분인데요. 혹시 말입니다 이 가축전염병예방법 개정안이나 국정조사, 두 가지 중에 한 가지라도 확실하게 한나라당이 먼저 약속을 해주면, 그때는 등원하실 생각이 있습니까?
◆ 정세균
둘 다 약속을 해줘야죠. 왜냐하면 가축전염병예방법 개정을 하는 것은 국민적인 요구에 대한 최소한의 반응인 것이고요. 국정조사는 재발 방지를 위해서 의회가 이 문제에 대한 본질을 파악하고, 필요한 대책을 세우자는 것이기 때문에, 그것은 서로 연관이 되기도 하지만 또 다른 문제여서 둘 다 수용이 되어야 합니다.
◇ 김현정 / 진행
한나라당에서는 이렇게 등원이 안 되면 일단 국회의장부터 선출 하겠다는 입장을 계속 간간히 표현해 왔습니다. 지난 주말에도 단독 선출을 하려다가 좌절이 됐는데요. 이 문제는 어떻게 보십니까?
◆ 정세균
그렇게 하지 않는 게 좋죠.
◇ 김현정 / 진행
혹시 이번 주에 그럴 가능성이 또 있지는 않을까요?
◆ 정세균
저는 한나라당이 그런 우를 범하리라고 보지 않습니다. 지금 압도적인 다수를 가지고 있는 한나라당이 그 의석수를 과도하게 의식해서 일방 통행을 하면, 그러면 어떻게 야당의 협조를 얻어내고, 또 국민들께서도 그런 한나라당의 방침은 지지하지 않을 거라고 봅니다.
◇ 김현정 / 진행
청와대가 빠르면 이번 주, 내일 개각하겠다, 이런 얘기들이 있는데, 이게 국회 동의가 있어야 되는 문제 아닙니까, 개원을 안 하면 이것도 문제가 될 것 같은데요?
◆ 정세균
그 문제도 함께 해결 해 나가야죠. 그러니까 정부나 여당에서 자신들이 문제를 제기해서 그걸 가지고 야당을 압박하려고 한다든지, 야당과의 대화 대신 그런 수단을 쓰려고 하면 여야관계가 잘 풀리지 않죠. 그것보다는 순리적으로 야당과 협력하고 야당을 파트너라고 생각하는 것이 아마 오히려 정국 해결에 빠른 방법이 될 겁니다.
◇ 김현정 / 진행
어제 강만수 경제팀을 해체해야 된다, 이런 주장을 하셨는데요. 현 정부의 경제 정책, 어떤 문제가 있다고 보시는 겁니까?
◆ 정세균
우선 경제운용기조가 잘못됐죠. 고유가 시대면 당연히 물가안정을 비롯한 민생안정에 치중하는 경제정책을 썼어야 했는데, 성장 지상주의를 계속했거든요. 그리고 구체적인 실책이 있죠, 환율정책을 잘못 쓴. 그렇기 때문에 경제팀은 여기에 책임을 지고, 교체가 되어야 정책기조가 바뀔 수 있다고 봅니다.
◇ 김현정 / 진행
지금 강만수 경제팀은 유임될 가능성이 높게 제기가 되고 있는데, 분명히 경질을 해야 한다고 보시는군요?
◆ 정세균
그렇습니다.
◇ 김현정 / 진행
또 하나는 대운하 이야기 입니다. 대통령이 대운하 무기한 연기하겠다, 일종의 포기선언, 폐기선언을 했는데, 그 뒤에도 그 측근들 사이에서 아직 폐기는 아니다, 중단 상태다, 이런 얘기들이 솔솔 나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시나요?[BestNocut_R]
◆ 정세균
그렇게 하면 안 되죠. 정부 여당은 국민에게 한 말씀을 천금처럼 소중하게 해야 됩니다. 그래야 신뢰가 있죠. 정부 여당이 신뢰를 잃어버렸을 때 국민이 어디에 기대겠습니까? 정부여당은 매사 대단히 신중하게 말씀을 하시고, 또 한번 하신 말씀은 절대 왔다갔다 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됩니다.
◇ 김현정 / 진행
대운하는 반드시 포기, 폐기돼야 한다고 이렇게 분명하게 보시는 건가요?
◆ 정세균
그렇습니다.
◇ 김현정 / 진행
당내 이야기 잠깐 여쭙죠. 어제 최고위원들 뽑히신 분들 면면 보니까, 가장 눈에 띄는 분이 안희정 최고위원이시더라고요. 안희정 최고위원 선출의 의미, 그것도 4위로 선출이 되셨는데, 뭐라고 보십니까?
◆ 정세균
젊은 원외 정치인도 지도부에 참여하는 게 좋겠다고 하는 판단 아니었겠습니까? 그래서 아마 대의원들이 선택을 하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안희정 최고위원을 생각하면,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자연히 떠오른다고 하는 분들이 많으세요. 혹시 신임 당대표로서 노무현 전 대통령 찾아갈 뵐 용의는 없으신가요?
◆ 정세균
적절한 시기에 한 번 뵙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 진행
적절한 시기라는 건 언제쯤이 될까요?
◆ 정세균
그건 당내 형편이나 여러 가지를 잘 따져 보아서, 우선 당을 추스리는 일부터 하고, 적절한 시기에 뵙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 진행
정세균 대표님 외모를 보면 어렸을 때 고생 한 번 안 하고 자란 분 같은, 귀공자 스타일이다, 이런 얘기들을 많이 하는데. 이렇게 질문 드리면 하실 말씀이 많을 거라고 하세요?
◆ 정세균
네, 많죠. 아마 저처럼 6.25 전쟁 때 태어나서 어릴 때부터 또 성장기에서 학창 시절까지 고학을 하면서 고생을 한 사람이 없을 거예요. 그리고 그런 어려움을 겪으면서 어려운 이웃에 대한 걱정도 하게 됐고, 또 위기에 대처하는 지혜나 투지도 만들어졌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 진행
중1 때는 28일이나 결석하신 적도 있다고요?
◆ 정세균
그렇습니다. 비 오면 학교 못 가고, 눈 오면 학교 못 가고, 또 정식 중학교도 못 다니고 고등 국민학교를 다녀서 검정고시를 통해서 고등학교에 갔습니다.
◇ 김현정 / 진행
그러셨군요. 귀공자라는 건 오해입니다. (웃음) 정세균 대표님, 오늘 귀한 시간 감사드리고요. 정말 서민들 생각하는 그 심정으로 야당 이끌어주시길 바랍니다.
◆ 정세균
네, 고맙습니다.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0707(월) 정세균 민주당 신임 대표 "나는 싸워야 할때 싸우는 사람"
2008.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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