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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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9(수) 이필상 고려대 교수"환율 떨어지니까 주식파는 것"
2008.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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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7, 그러니까 연 7% 성장, 국민소득 4만 달러, 세계 7대 경제대국에 들어가겠다, 이 공약들 기억하시죠. 사실 요즘 경제 상황 보면, 과연 이 공약이 언젠가 가능할까 이런 생각이 드는데요. 일본을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지금은 경제 성장률을 4% 대로 내려서 수정했지만, 2~3년 뒤에는 목표 수치를 달성하는 방안을 지향하고 있다, 이렇게 말을 했습니다. 747이라는 좌표를 잃어버린 지금, 어떤 좌표 설정이 가능할지 진단해보기로 하죠.고려대학교 경영학과 이필상 교수 연결합니다.

◇ 김현정 / 진행

먼저 747이라는 좌표, 지금의 내외 상황을 볼 때는 포기상황이라고 볼 수 있겠죠?

◆ 이필상 교수

그렇습니다. 정부는 최근 경제성장률 목표를 4% 후반으로 낮췄고요. 또 물가상승률 억제 목표를 4% 중반으로 높였습니다. 여기에 일자리는 20만 개 밖에 못 만든다고 해서 실업률도 4% 대로 높아질 전망입니다. 그래서 747 희망이 444 절망으로 바뀌었다, 이런 얘기도 합니다.

문제는 경제가 왜 이렇게 됐느냐는 건데요. 가장 큰 이유는 국제유가가 감당하기 어려운 폭등세로 오르고 있다는 건데요. 지난 2월, 배럴 당 100달러 하던 것이 140달러를 돌파하고, 200달러까지 갈 전망입니다. 그러니까 경제가 물가 폭풍을 만나서 생산과 소비 모두 숨이 막히고 있다는 겁니다.

두 번째 이유는 정부가 이런 경제를 잘못 진단하고, 팽창 정책을 썼다는 건데요. 사실 우리 경제는 연초부터 물가가 폭등하면서 경기는 침체하는데 물가는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이 시작됐다는 거죠. 그런데 여기에다가 환율 올린다, 추경 편성한다, 이렇게 팽창정책을 쓰니까, 오히려 스태그플레이션이 본격화하는 현상이 나타났다는 겁니다.

세 번째 이유는 정부가 쇠고기 파동을 겪으면서 신뢰가 땅에 떨어졌습니다. 그리고 정부의 정책 기능이 거의 공백상태가 됐는데요. 그러니까 경제가 좌초위기에 처했는데 손도 못 대고 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747을 포기한거다, 이렇게 해석이 됩니다.

◇ 김현정 / 진행

이게 어느 정도 수준의 위기라고 보세요? 일각에서는 이게 예전 같은 외환위기가 다시 오는 거 아니냐, 이런 걱정도 있는데요?

◆ 이필상

일단 외환보유액이 여유가 있기 때문에 당장 위험이 온다, 그렇게 보지는 않습니다. 지금 경제 흐름으로 봐서는 제2 외환위기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지금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은 2,580억 달러 정도 되는데요. 그런데 1년 안에 갚아야 하는 유동외채가 2,150억 달러나 됩니다. 그러니까 여유자금이 430억 달러 정도 밖에 안 되는데요.

문제는 경제가 계속 무너지고 수출이 위축되면서 11년 만에 우리 경제가 무역 적자국으로 돌아섰습니다. 그래서 상반기의 무역적자가 57억 달러나 되고요. 더 문제는 경제가 불안하니까 외국 자본이 자꾸 빠져나가고 있는데, 올 들어서 주식 시장에서 빠져나간 간 돈만 190억 달러가 넘습니다. 여기에서 문제는 증권 시장하고 부동산 시장이 자꾸 주저앉고 있는데요.

따라서 금융 불안이 확산되면서 기업과 가계 부문이 연쇄 부도 위험이 자꾸 커지고 있다는 것이죠. 이렇게 되면 결국 대외적으로 부도가 나고 대내적으로 경제가 무너지는 외환위기가 나타날 수도 있다는 건데. 문제는 앞으로 우리 경제가 석유 파동을 잘 이겨내고 성장 잠재력을 길러서, 경제 괜찮다, 이렇게 평가만 된다면 외국 자본이 나갈 이유가 없다는 것이거든요. 오히려 투자가 온다는 것이거든요. 그래서 앞으로 하기 나름이다, 이렇게 봐야 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일단은 물가부터 잡아야 한다, 고환율 정책에 대해 수정이 필요하다고 해서, 정부가 환율 잡자고 급한 불 끄자고 외환시장에 적극적으로 개입했는데요. 일단은 환율이 잡히는 모습이 보이는 것 같긴 한데, 전문가 입장에서 어떻게 보시나요?

◆ 이필상

이번에 정부가 내놓은 조치는 외환보유액이라는 무기를 사용해서 환율을 어쨌든 떨어뜨리겠다, 이렇게 외환 시장에 선전포고를 한 셈인데요. 이번 조치로 일단은 환율은 떨어질 겁니다, 당분간. 그런데 어떠한 정책도 시장을 이길 수는 없다는 겁니다.

◇ 김현정 / 진행

시장을 이길 수 없다고요?

◆ 이필상

네, 그래서 단기적으로 환율이 떨어질지 모르지만, 계속해서 유가가 오르고 경제가 불안하면, 환율은 장기적으로 오를 가능성이 크다는 겁니다. 더 큰 걱정은 정부 계획이 한계가 있다는 겁니다. 그래서 이걸 알고, 달러를 사자는 세력이 달러가 풀리면 계속 매입한다는 겁니다.

◇ 김현정 / 진행

외환보유액이 얼마인지가 훤히 드러나 있는 상황이니까요.

◆ 이필상

그렇죠. 더군다나 단기 외채도 많으니까. 그렇게 되면 정부의 저지선이 뚫리면서 환율이 걷잡을 수 없이 다시 오를 수 있다는 것이거든요. 그렇게 되면 환율은 잡지도 못하고 외환보유액만 낭비하는 그런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죠. 그래서 외환시장 정책은 시장과 맞서 싸우면 안 되고요. 시장 흐름을 타면서 불안을 조정해 나가는 그런 정책을 써야 하는데, 너무 공격적으로 나온 것 같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일부에서는 이 환율정책이 주가하락, 어제 대폭락을 불러왔다, 이런 얘기도 있는데, 영향이 있습니까?

◆ 이필상

있습니다. 정부가 개입해서 환율을 내리겠다고 하니까, 그래서 실제로 환율이 내리기 시작하니까, 이때 팔고 나가야 달러를 더 많이 가지고 나갈 수 있다, 이렇게 계산이 된다는 거죠. 그래서 어제 주식을 대거 팔고 나갔거든요. 이런 현상은 당분간 계속될 수 있기 때문에 그렇지 않아도 지금 증권 시장이 무너지는데, 이것 때문에 더 무너지는 것이 아니냐, 그런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좀 암울한데요. 그러면 과연 여기에서 해법은 없는 건지, 어떻게 대처를 해야지 우리가 제대로 방향을 잡아서 가는 건지, 대안이 필요합니다. 어떻게 보시나요?

◆ 이필상

대통령이 2~3년 후에 747을 다시 할 수 있다, 이런 어떤 말씀을 하셨는데. 이대로 있으면 결코 안 되는 거고요. 피나는 노력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중요한 것이 성장동력이거든요. 10년 전에 우리가 외환위기를 겪었을 때, 정부가 정보통신산업이라는 신산업을 일으켰습니다. 그래서 인터넷이다, 이동전화다, 해서 산업을 급속히 발전시키면서 중소기업과 벤처기업 창업이 무수히 많았다는 것이죠. 젊은이들이 일자리가 많이 생기고요. 그래서 위기를 극복했는데.

이번에도 정부는 지금부터라도 대체에너지라든가 바이오라든가 자원개발이라든가, 지식서비스라든가, 이런 신산업에 과감한 투자를 하라는 겁니다. 그리고 이를 전제로 해서 규제도 개혁하고 세금도 감면해서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라, 그래서 우리 스스로 성장 동력을 빨리 만들어 내라, 그래야 2~3년 후에 747을 얘기할 수 있지, 이대로 놔두고 아무것도 안 하면서 747한다는 얘기는 결국은 설득력이 없다, 이렇게 볼 수가 있고요.

◇ 김현정 / 진행

그런데 교수님, 지금 대체에너지, 바이오산업, 이런 것 말씀하셨는데요. 예전에 IT산업 같은 경우는 금방금방 효과가 나타나고, 눈에 잡힙니다만, 대체에너지나 바이오산업은 시간이 굉장히 오래 걸리는 산업 아닌가요, 결실을 얻기까지?

◆ 이필상

물론 그렇다고 볼 수 있습니다만, 지금 유가가 이렇게 폭등을 하니까, 당장 자동차 하이브리드라든가 태양에너지라든가 이런 것은 즉시 효과가 나타날 수도 있거든요. 여러 가지 고민을 해서 빨리 서둘러야죠.

◇ 김현정 / 진행

어떻게 보면 지금의 경제상황, 유가라든지, 이런 것과 맞물려서 그쪽이 블루오션이 될 수 있다는 말씀이세요?

◆ 이필상

그렇습니다.

◇ 김현정 / 진행

또 있으신가요?

◆ 이필상

또 하나 중요한 게 지금 중산층이 붕괴하고 있다는 건데요. 성장정책만 펴면 안 된다는 겁니다.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지금 중산층이 서민층으로 무너지고, 서민층이 노숙자가 되는 사회 붕괴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는데요. 정말 물가안정과 서민대책 정말 제대로 세워야 한다는 것이죠.

에너지 절약 정책, 공공요금 동결, 다 좋은데, 가장 좋은 것이 일자리입니다. 서비스 산업을 육성한다든가 중소기업 중심으로 산업 구조를 바꾼다거나 사회적인 일자리를 창출한다든가 이렇게 해서 무슨 일이 있어도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내라, 그래서 다 일을 하고 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힘을 같이 기르자, 이런 정책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