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MBC PD수첩과 관련해서 한나라당 진성호 의원과 김용태 의원이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이미 지난달에 농림수산식품부가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을 왜곡 보도했다면서 검찰에 PD수첩에 대한 수사를 의뢰한 상태인데요. 어제 기자회견의 요지를 정리해보면 이렇습니다. PD수첩의 광우병 과장 왜곡방송에 대해 MBC 전체가 진실을 은폐하려고 하고 있다, 진실 은폐 기도에 나서고 있다, 이런 건데요. 한나라당 진성호 의원 연결해보죠.
◇ 김현정 / 진행
일단 왜곡보도를 했느냐 안 했느냐 이 문제의 사실 관계를 여기에서 다 짚기는 어려울 것 같고요. 그보다도 어제 주장하신 MBC 전체가 PD수첩 은폐에 나섰다, 이 부분을 좀 짚어보죠. 왜 그렇게 생각하십니까?
◆ 진성호
첫째는, 저는 공영방송사, 그리고 MBC가 언론사라면 먼저 PD수첩이 방송된 지 두 달 여가 지났기 때문에 그 PD수첩의 진실성, 그리고 과연 뭐가 잘못됐고, 이것을 지적하시는 분들의 논리가 다릅니다, 라고 진정성 있는 해명과 사망을 해야 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런데 공영방송사, 또는 언론사라고 보기 힘들 정도로 그런 대화들이 PD수첩 상황실 회의라는 곳에 이뤄지고 있습니다. 이 회의는 멤버들이 MBC의 다양한 곳에서 차출되었고요. 이곳에서는 과연 PD수첩이 그러면 시청자들에게 제대로 된 서비스를 했는가, 또는 공영방송의 기준에 부합했는가, 라기보다는 이것을 어떻게 임시방편적으로 모면하는가, 이런 데에 초점이 맞춰진 것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희들은 MBC가 PD수첩의 진실을 밝히기 보다는 은폐를, 회사 차원에서 하려는 게 아닌가 이런 의심을 보이는 것입니다.
◇ 김현정 / 진행
지금 말씀하신 PD수첩 상황실 회의자료, 이게 은폐의 근거로 진성호 의원께서 들고 계신 건데요. 좀 자세하게 그 상황실 회의자료라는 게 뭔지 좀 설명해주시죠.
◆ 진성호
저희들이 익명의 제보자로부터 그러니까 내부 고발자로부터 받은 이 자료를 보면, 굉장히 하루걸러 이틀걸러 회의를 한 걸로 돼 있고요. 참석 면면들도 보면, 정책기획팀장, 정책협력팀장, 보도총괄데스크, PD수첩 CP, 홍보부장, 법무저작권부장 등 MBC의 핵심들이 정말 다양하게 참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분들의 대화에서 저희들이 경악하는 것은 이런 것입니다. PD수첩의 방송 내용이 일부가 잘못된 것이라는 것을 일부 인정을 하는 듯한 발언들이 나옵니다. 그런데도 이 분들의 관심은 진실성의 여부가 아니고, 검찰의 패를 보고 대응 기조를 결정한다든지, 또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심의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서 PD나 외부단체와의 연계를 시도한다든지, 이런 것들은 저희들이 볼 때에는 사측이 어떻게 노조나 외부의 PD연합회와 마치 같이 개입한 듯한 이런 회의자료를 만들 수 있는지 궁금하고. 이런 것들은 MBC가 공영방송으로서 정말 우려했던 방송이, 잘못된 데에 대해서 반성이나 사내 점검이 아니라, 일시적으로 모면하고 PD수첩 내부 분들을 보호하려는 것이 아닌가 이런 의심을 하게 됩니다.
저는 제대로 된 공영방송사라면 사내의 어떤 위원회, 예컨대 BBC의 허튼위원회, 이런 것처럼 사내외의 어떤 존경받는 인사, 또는 전문성 있는 인사들로 위원회를 구성해서 정말 PD수첩의 문제가 무엇인지를 따져야 되는데, 이런 노력은 소홀히 한 채, 엄기영 사장께서도 이 문제는 좀 분명히 하셔야 되는 게, 방송이 나간 지가 두 달 여가 지났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지금 현재 검찰 수사니 다른 외부에서 진실을 밝히려고 합니다. MBC가 먼저 진실을 밝혔다면 아마 이런 정도까지는 진도가 나가지 않았을 거라고 봅니다.
◇ 김현정 / 진행
지금 PD수첩 상황실 회의자료에 “패를 보고 대응기조를 결정하자, 혹은 외부단체와 연계하자”, 이렇게 정확한 멘트가 있습니까?
◆ 진성호
네, 있습니다. 가령 예를 들어서... 이런 겁니다. “우리 패를 먼저 보여주기 보다는 검찰의 패를 보고난 후에 대응하는 것이 낫다” 또는 "PD수첩 내용의 작은 실수가 있었다고 경영진이 인정하는 순간 국민들은 MBC가 정말 잘못했구나, 하는 생각을 가지면서 MBC에 대한 실망과 공격이 이어질 수 있다“ 이런 단어들은 뭐냐 하면, 저희들이 볼 때는, 진실을 밝히기 보다는 MBC의 사측 차원에서 임시적으로 위기를 모면하려는 게 아닌가.
그리고 심지어 이런 것도 있습니다. 일부 잘못을 인정하고 털고 가는 게 필요하다는 의견도 소수 의견으로 있다고 하면 그런 말들이 나오는데, MBC가 어쩔 수 없이 시인할 수밖에 없는 순간이 올 수도 있다, 그렇게 속수무책으로 있다가 당하느니, MBC가 먼저 털어버리는 게 나을 수 있다, 그러니까 이런 논의들이 잘못이냐 아니면 제대로 된 것이냐, 이런 논의보다는 어떻게 대응하느냐, 이런 대책회의에 초점이 맞춰진 것입니다.
◇ 김현정 / 진행
알겠습니다. 그런데 MBC 측에서는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 때 의례적으로 구성하는 대책회의에서 나온 문건이고, 또 검찰이 전담팀까지 만든 상황에서 어떤 회사든지 이렇게 대응팀, 대책팀 만드는 건 상식적인 일 아니냐, 이렇게 얘기하는데요?
◆ 진성호
책임 있는 분의 말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어떤 분이 했는지 모르겠습니다만, 그렇다면 이 문제에 대해서는 엄기영 사장께서 의견을 표명했으면 합니다. 왜냐하면 방송이 나간 지 두 달 여가 지났고, 이 PD수첩이 대한민국 사회에 엄청난 파장을 몰고 왔습니다. 그리고 지금 CBS라는 다른 매체에서 여야 의원들이 이 문제에 대해서 꽤 진실한 토론을 할 정도로 중요한 이슈가 됐다면, 이 문제에 대해서 MBC는 좀 책임 있는 말이 나와야 됩니다.
가령 지금 현재 우리는 이런 노력을 하고 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지금 MBC의 대응은 어떠냐 하면, PD수첩을 방송한 PD수첩 제작진들이 이 문제에 대해서 해명도 하고 또 프로그램 통해서 이야기도 합니다. 제가 알기로는 MBC에도 옴부즈맨 같은 프로그램 있습니다. 이 프로그램을 만든 이유는 MBC의 프로그램에 대해서 문제가 있을 경우에는 다른 분이, 옴부즈맨이, PD수첩의 문제를 지적해야 되는데, 지금 제가 볼 때는, 자신이 한 일에 대해서 자신이 평가하고 심판하는 건, 저는 아니라고 봅니다.
◇ 김현정 / 진행
그러면 그 옴부즈맨 프로그램을 통해서 진실을 말하고 사과해야 된다, 말씀하셨는데요. 아직은 수사가 종결이 된 것도 아니고, 진행 중이기 때문에.
◆ 진성호
아뇨. 제 얘긴, 지금 두 가지가 있는데요. 지금 MBC 측은 검찰 수사를 언론 탄압이라고 생각하고 자료제출을 거부한 상태입니다. 제가 말씀드리는 것은 검찰을 빼고 말씀드리는 겁니다. MBC가 제대로 된 공영방송사라면, 이미 MBC에도 방송강령이 있을 테고, 방송심위규정이라든지 일반적인 BBC나 방송통신심의위원회나 어디에나 공영방송의 공정성에 대한 제작 가이드라인이 있습니다.
그러면 그 규정에 맞춰가지고 MBC의 옴부즈맨이 이 문제를 다뤄야 합니다. 그리고 이번 같은 경우는 단순히 옴부즈맨 정도가 아니고, 사안의 중요성이 있는 만큼, 사내의 존경받는 분들로 해서 특별위원회를 만들어서, BBC의 허튼위원회 같은 그런 걸 만들어서 진지하게 조사해야지, 지금처럼 하는 것은 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 진행
검찰수사 떠나서 내부의 어떤 감사시스템이라든지 조사위원회가 꾸려져야 한다는 말씀이신데요. 그런데 비난 여론 중에 이런 얘기가 있습니다. PD수첩에 대해서는 검찰 수사가 진행이 됐는데, 미국산 쇠고기 협상팀의 오역문제에 대해서는 한 마디도 없고, 수사하고 책임 묻고 이런 게 없는데, 왜 PD수첩 오역 문제는 검찰 수가까지 하느냐, 과잉수사 아니냐, 이런 비난 여론 뭐라고 답하시겠습니까?
◆ 진성호
만약에 지금 했던 앞서의 문제가 심각하다면 누군가는 고소를 해야 합니다. 그런 경우에는 피해자가 있을 것 아닙니까? 그러면 그 피해자가 검찰에 고소를 하고 최종적으로 법원의 판결을 기다려야 합니다.
◇ 김현정 / 진행
쇠고기 협상팀의 오역 문제를 누군가 고소를 하면 검찰이 수사를 바로 들어갈 거다, 이런 말씀이신 거죠?
◆ 진성호
그건 검찰이 판단하겠죠. 제가 말씀드리는 것은 국가기관은 검찰이나 법원이나 정부나, 또는 방송이나, 이렇게 권력이 나눠져 있는 것들은 각자의 책임에 맡는 역할을 해야 됩니다. 만약에 검찰이 정말 MBC나 일부 시민단체의 주장처럼 언론탄압이라면 검찰이 수사한 그 결과를 보고 국민들이 판단할 테고, 또 검찰의 그 수사가 그대로 적용되는 게 아니라 법원에서 최종 판단을 내립니다.
그런데 만약에 대한민국 법원까지 우리가 못 믿겠다, 이렇게 하는 건 저는 아니라고 봅니다. 왜냐하면 한국 사회가 만들어 놓은 기준들이 다양하게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지금 말씀드리는 것은 검찰이나 법원 문제가 아니고 공영방송 MBC가 공영방송 기준에서 과연 이번 PD수첩을 제대로 방송을 했는가 여부를 지금 말씀드리는 것이고.
◇ 김현정 / 진행
알겠습니다. 그러면 말이죠. 지금 외부의 감사시스템, 내부 외부 감사시스템이 필요하단 말씀을 하셨는데요. 혹시 방송도 민영화해서 이런 것들을 구체화해야 한다, 이렇게까지도 생각하고 계시는 건가요?
◆ 진성호
저도 그 문제에 대해서 한 마디 할 게, 대책회의 자료에 보면 민영화에 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정부와 정면대결해서 끝까지 가는 방안도 고려해 볼 수 있지만 그렇게 됐을 땐 민영화와의 상관관계도 고려해야 된다”, 이게 회의 자료인데요. 저는 공영방송사가 정부하고 정면대결하는 이런 표현 자체가 있을 수가 없다고 보는 게, 공영방송은 공영성의 기준에서 프로그램 만들면 됩니다.
이게 무슨 정치집단이 아니거든요. 그리고 민영화와의 상관관계도 고려해야 한다, 그러면 MBC는 지금 공영방송사입니다. 그렇다면 공영방송사로서 책임가 의무를 다 하고 있는지, 또는 공영 방송의 서비스를 제대로 시청자에게 제공하는지를 걱정해야지, 회사의 구조화, 민영화... 민영화라는 단어만 나오면 MBC 측이라든지 다양한 시민단체가 과잉 반응을 하는데요. 그런 만큼 이 문제는 굉장히 진지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고요.
◇ 김현정 / 진행
그러면 만약 MBC가 지금 말씀하신 대로 그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민영화가 되어야 한다고 보십니까?
◆ 진성호
저는 그 문제는 백지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두 가지인데요. 하나는 MBC는 지금 어정쩡한 시스템 상태입니다. KBS는 방송법에 근거해서 국회의 국정감사를 받고 결산심사를 받습니다. 그리고 국민 감사 청구 대상으로 해서 감사원 가서도 받습니다. 이렇게 국민이 공영방송의 경영이나 프로그램 내용을 견제하고 감시할 수 있는 시스템이 돼 있는데.
같은 공영방송이라고 하는 MBC는 아주 어정쩡합니다. 방송문화진흥회법에 의해서 국제적으로 유례를 찾기 힘들만큼 느슨한 감시를 받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민영화 문제는 아니고, MBC가 정말 제대로된 공영방송으로 자리매김하려면 저는 오히려 지금 MBC의 이상을 더 공영방송에 맞게 바꾸면 됩니다.
그런데 MBC가 이번 문제도 그렇지만, 굉장히 국민 대표의 감시나 견제의 기능으로부터 멀어져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문제가 터질 때, 검찰 정도까지 동원될 정도로 문제가 진도가 나간 것입니다. 그러니까 저는 사실은 이런 것은 바람직하지 않고요. 기본적으로 백지에서 시작해서, MBC가 그러면 공영방송으로 있으려면 과연 어떤 문제가 있는지, 또 민영화 이 문제는 굉장히 복잡하기 때문에 여러 이익단체 또는 여러 전문가, 또는 여야간에 협의를 거쳐서 해야 하는 것이지, 쉽게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 진행
지금 뒷 분이 기다리고 계셔서요. 마지막 질문 드려야 할 것 같네요. 조금 다른 얘깁니다만, 조선일보의 부수조작사건, 중앙일보의 보도사진 연출사건이 최근 터졌습니다. 여론을 호도했다는 게 지금 검찰 수사의 기준이 된다면, 앞으로 굉장히 많은 언론 관련 사안들이 검찰 수사의 대상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이 조선일보, 중앙일보 사건 어떻게 보십니까?
◆ 진성호
조선일보의 ABC 문제는 제가 알기로는, ABC 협회에서 구조조정을 당해서 회사를 나간 분이 이 문제를 제기한 것 같은데요. 이것은 나름대로 처리가 되고 있는 것 같은데, 이건 진실이 밝혀지는 대로 그에 상응한 조치를 조선일보가 해야 되고, 또 만약 이분의 주장에 문제가 있다면 이 문제를 제기한 경향신문이 책임을 져야 하는데... 이 문제는 좀 두고 봐야 합니다.
왜냐하면 경향신문이 1면 톱으로 쓴 걸로 알고 있는데, 그 다음날 한겨레신문을 포함해서 비슷한 성격의 신문이라고 저희들이 평가하는 신문들도 기사를 받지 않았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 신빙성은 아직 모르겠습니다. 그러니까 이건 조금 더 두고 봐서 진실이 밝혀지는 대로 대응하면 될 것 같고요.
◇ 김현정 / 진행
그런데 그 진실이 밝혀지기 위해서 검찰 수사가 나선 게 PD수첩 건이거든요?
◆ 진성호
좀 다르죠. 왜냐하면 진실을 밝히는 주체가 조선일보라기보다는 ABC협회하고 거기에서 나름대로 진행되는 걸로 알고 있고요. 또 중앙일보 문제는 PD수첩하고 반드시 비교를 해야 되는 게, 사진조작 문제입니다. 그런데 중앙일보는 이 지적이 나오자, 2면에다가 잘못됐다는 것을 인정을 하고 또 시간이 지난 뒤에 굉장히 긴 지문을 2면에 풀어가지고 자체 진상조사 결과를 실었습니다.
이렇게 신속하게 대응을 하는데, 가령 예를 들어서 아까도 말씀드린 것처럼 PD수첩이 두 달 여가 지난 동안 이런 지적이 나왔는데, 과연 어떤 노력을 했는지 그 노력에 따라서 아마 이런 검찰 수사가 필요 없어질 수도 있습니다. 저희들이 원하는 것은 MBC가 진실을 밝혀 달라는 것입니다. 두 달 여 동안 시간을 끌면서 대책회의를 하는 것보다는 정말 공영방송으로서 진실을 시청자에게, 국민에게 밝혀달라는 그런 부탁입니다.
◇ 김현정 / 진행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0711(금) 진성호 한나라당 의원 "MBC 사장이 나서서 진실밝혀야"
2008.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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