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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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30(수) 김종인 전 청와대 경제수석"환율 인위적 개입, 더 큰 문제될 수도"
2008.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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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에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이 8월 안에 우리나라가 순 채무국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 이런 말을 했는데요. 만약 이렇게 된다면 8년 만의 일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환율방어에 적극 나서면서 외환보유액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죠. 정부가 지난 3주간 130억 달러를 환율방어에 썼을 것이다, 이런 관측이 시장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과연 현 상황에서 외환보유고를 이용한 이 환율 개입정책 언제까지 끌고 가는 게 옳을 것인가, 이 부분을 두고는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는데요. 언제까지 쏟아 부을 것인가... 오늘은 이 분에게 듣겠습니다. 노태우 정부 시절에 청와대 경제수석을 지냈고요. 한국에서 가장 선이 굵은 경제 개혁가다, 이런 평가를 듣는 분입니다. 김종인 전 청와대 경제수석 연결해 보죠.

◇ 김현정 / 진행

우선 우리나라가 순 채무국으로 전환된다는 게 어떤 의미로 봐야 되나요?

◆ 김종인 前 청와대 경제수석

순 채무국으로 전환한다고 하는 것이, 아마 장관이 예상을 그렇게 하고 있는 건데 우리나라 같은 경제 상황에서 경우에 따라서는 순 채무국이 될 수도 있고, 순 채권국이 될 수도 있고 하기 때문에, 그 자체에 큰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 진행

6월 말에 금융권 단기 외채가 1,800억 달러가 될 것이다, 얘기가 나오는데. 글쎄요, 경제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이게 무슨 말인가, 이게 걱정해야 되는 상황인가, 좀 헷갈립니다.

◆ 김종인

뭐 1,800억이 단기 외채라고 할지라도, 단기외채 1800억을 갖다가 정상적으로 리볼빙을 할 수 있을 것 같으면 그 자체가 큰 문제가 없어요. 우리나라 현재 외환보유고가 2,500억불 되는 상황이라고 생각을 한다면, 국제금융시장이 완전히 경색 돼가지고 단기외채를 다시 연장하는 그러한 것이 불가능한 상황이라면 모를까, 지금 현재 국제시장이 여러 가지 서브프라임 사태로 인해서 경색된 상황에 있고, 미국의 금융시장이 아직도 안정된 상황에 있지는 못 하다고 하지만, 지금 국제 유동성은 굉장히 풍부한 상태에 있는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단기외채가 조금 늘어난다고 해서 그 자체가 우리나라의 과거 97년에 당했던 외환위기 같은 그런 사태가 오리라고는 보지 않습니다.

◇ 김현정 / 진행

경제가 지금 최악이다, 이런 평가들을 많이 하는데요. 김종인 수석께서는 어떻게 평가하시나요, 지금의 상황?

◆ 김종인

경제가 최악이라고 하는 것은 국내의, 과거에서부터 지난 정권에서부터 얘기하는 양극화 현상이 너무 심화된 상황이기 때문에, 소득의 양극화가 심하기 때문에 중간 소득계층 이하가 소비 여력이 없어요. 거기에다가 최근에 수입물가가 너무나 비싸기 때문에, 가격이 올라가니까 소비하는 양이 그만큼 줄어들 수밖에 없는 거죠. 그러니까 일반 시민이 매일 매일 생활에 느끼는 강도가 매우 매우 아주 어렵기 때문에, 그렇기 때문에 경제 상황이 최악이라고 이야기 하는 거죠.

◇ 김현정 / 진행

느끼는 정도가 일단 최악이란 말씀이세요.

◆ 김종인

그렇습니다.

◇ 김현정 / 진행

그러면 그 느끼는 정도 말고요. 전반적인 객관적인 수치로 볼 때는 어떻게 보세요?

◆ 김종인

수치로 볼 것 같으면 지금 한 4.5% 이상의 성장을 하고 있기 때문에 성장률 자체만 본다고 한다면 우리 잠재성장률이 4.5% 내지 5% 이내라고 생각했을 적에, 성장률 자체를 놓고 봤을 땐 그렇게 큰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이지는 않죠. 그런데 실질적으로 매일 매일 생활하시는 분들이 생활이 너무 좀 답답하다 보니까 경제 상황이 최악으로 느껴지는 겁니다.

◇ 김현정 / 진행

성장률은 일단 괜찮은 수준이라는 말씀이신데, 그 성장을 이끄는 동력들이 대기업 위주고요. 서민들에게는 소득이 분배 되는 구조가 아니다 보니까 양극화가 심해지는 거고, 우리는, 보통 서민들은 이게 경제가 갈수록 나빠진다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는데요. 이것도 문제 아닙니까?

◆ 김종인

그러니까 경제정책의 문제가 바로 그거예요. 경제정책이라는 것이 성장만 하는 것이 경제정책이 아니라 일반 국민이 어느 정도 균형 있게 살 수 있는 정책적인 노력이 있어야 하는데. 말은 양극화 한다고 하면서 정부가 과거서부터 지금까지 별다른 노력을 안 했기 때문에, 이 상황이 점점 나빠지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국민들이 느끼는 경제에 관한 감이 굉장히 나빠지고 있는 겁니다.

◇ 김현정 / 진행

정부가 3주전부터 환율시장에 공개적으로 개입을 했습니다. 워낙 고환율이다 보니까 일단은 좀 내려야겠다는 판단에서 개입을 한 건데요. 일단은 이 정책 바람직하다고 보십니까?

◆ 김종인

그 전에, 너무 처음에 시작을 잘못했기 때문에, 갑작스럽게 그런 정책을 쓸 수밖에 없게 됐는데. 처음에는 너무 환율이 원화가 저평가됐다고 해서 고환율 체제를 인위적으로 끌고 가다가, 또 수입물가가 자꾸 올라가고 물가 문제가 굉장히 심각한 양상을 띠니까 또 수입 물가를 어느 정도는 안정 시켜야겠다고 하니까, 정부가 외환보유고를 동원해서 환율을 거꾸로 방어 한다고 하다 보니까 최근의 이런 사태가 나타나는 거죠.

◇ 김현정 / 진행

일단 시작부터 고환율 정책부터 판단이 잘못됐다고 보고 계세요?

◆ 김종인

그런 거죠.

◇ 김현정 / 진행

그러면 그 잘못된 정책 하에서 3주 전에 실시한 환율시장 개입정책, 그 부분은 시기적으로 적절했다고 평가하십니까?

◆ 김종인

제가 보기에는 그게 꼭 적절했다고 생각할 게 아니라, 그런 짓도 해서는 안 되는 거예요, 사실은.

◇ 김현정 / 진행

그게 무슨 말씀?

◆ 김종인

지금 사실 우리가 지난달에 아마 수출신장률이 30%가 넘었다고 할 것 같으면, 이게 우리나라가 인위적인 환율을 갖다가 원화를 저평가해서 가격경쟁력이 생겨 가지고 갑작스럽게 수출이 너무 많이 늘어난 거죠. 그러니까 그러한 것을 처음에 시도했다가 환율이 너무나 고평가, 우리 원화가 너무 고평가 되니까, 그걸 다시 거꾸로 끌어내리기 위해서 정부가 달러를 내놔서 그걸 조정하려고 하는 건데, 이게 상당히 복합적인 문제가 있어요.

최근에 주식시장에서 외국인들이 자꾸 주식을 내다 팔고 있지 않습니까. 주식을 내다 팔 것 같으면 그걸 갖다가 다시 달러로 교환해가지고 본국으로 보내는 거란 말이에요. 그렇게 될 것 같으면 이제 달러에 대한 수요가 많아지기 때문에 달러가치가 올라갈 수밖에 없는 거죠. 또 상대적으로 수출이 30%씩 늘어나니까 또 달러가 많이 들어오니까 원화가치가 높아지고, 여기에 균형점이 뭐라고 하는 것을 찾아가지고서 저절로 시장에서 균형을 이룰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 줘야 되는데 자꾸 인위적으로 개입을 하다 보면, 나중에 환율에 대한 큰 문제를 야기 시킬 수 있는 요인이 되는 겁니다.

◇ 김현정 / 진행

인위적인 개입 자체가 옳지 못했다는 평가이신데요. 그런데 그 당시 3주 전 생각해 보면, 그 당시에는 그래도 인위적으로도 막아야 되는 상황은 아니었던가요?

◆ 김종인

내가 보기에는 우리가 한 때 1달러 당 1,050원까지 올라갔었기 때문에 그때 원화가 너무나 평가절하 됐다고 하니까 수입물가에 영향을 미치고 하니까 거기에 대해서 비난 여론이 이니까 거기에 끼어들어 갔는데. 원칙적으로는 그렇더라도 시장이 제 위치를 찾아올 때까지 기간을 둬서 기다렸던 것이 나았던 것이지 이렇게 인위적으로 개입했다는 것은 옳지 않은 조치라고 봐요.

◇ 김현정 / 진행

구체적으로 좀 보겠습니다. 지금 시장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보면, 3주 동안 아마 130억 달러 정도를 환율 방어하는데 쓴 걸로 이야기 나오고 있습니다. 130억 달러면 이게 어느 정도 액수인가요?

◆ 김종인

130억 달러면 우리 외환보유고가 2,500억불이라고 하니까 한 17~8% 정도 외환보유고를 환율방어를 위해서 소진을 했다고 보는 거죠.

◇ 김현정 / 진행

그럼 그게 어느 정도?

◆ 김종인

지금 외환당국 자체가 한국은행도 그렇고 우리나라 재경부도 그렇고, 외환보유고의 수준이 어떻게 하는 것이 적정수준이다, 2,000억 달러가 적정수준이다, 2,000억 달러가 적정수준이라고 한다면 2,500억 달러가 상당히 조금 많은 거죠. 그러면 한 150억 정도를 써서 국내 물가를 안정하기 위해서 그렇게 했다는 정책적인 판단도 할 수 있다고 본인들은 생각을 하겠죠.

◇ 김현정 / 진행

그런데, 김종인 수석은 어떠세요?

◆ 김종인

저는 처음부터 일관적인 얘기를 하지만 환율에 대해서는 처음에 인위적으로 저평가해서도 안 되고, 고평가해서도 안 되고, 국제 수지의 흐름에 따라서 환율이 저절로 자체 조정을 할 수 있도록 놔둬야 하는 건데.

◇ 김현정 / 진행

역시 시장에 맡겨야 하는 건데.

◆ 김종인

당연한 거죠.

◇ 김현정 / 진행

액수를 떠나서 일단 시장에 맡기지 않았던 것부터 계속 마음에 걸리시는군요.

◆ 김종인

그렇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알겠습니다. 우리가 계속 문제점만 지적할 순 없을 테고요. 적절한 해법을 생각해봐야 될 텐데요. 지금 여러 가지 의견들 있을 수 있겠습니다만, 김종인 전 경제수석께서 제시하는, 지금 이 상황에서 해법은 어떤 게 있을까요?

◆ 김종인

지금 이 상황에서 해법이라는 것은 환율을 현재 상태에서 놔두고 스스로가 균형을 찾도록 만들어주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방법이라고 봐요.

◇ 김현정 / 진행

스스로가 어떻게 균형을 찾을까요, 혹시 그 균형 찾는 데까지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거나?

◆ 김종인

한 2~3개월 정도의 흐름을 볼 것 같으면 대개 판단이 나오는 겁니다.

◇ 김현정 / 진행

2~3개월 정도는 일단 두고 보자고요. 그래서 안 되면 그때는 개입을 하더라도 말입니까?

◆ 김종인

내가 보기에는 우리나라 수출 상태를 놓고 봤을 때, 환율에 지나치게 개입할 필요가 없어요. 우리가 최소한도 지난 1월 달 서부터 수출증가율이 두 자리 숫자 이상인데, 두 자리 숫자 이상 성장하는 수출을 인위적으로 환율을 저평가 시켜서 더 성장하려고 했다는 그 시도 자체가 처음에 잘못된 거예요.

◇ 김현정 / 진행

알겠습니다. 현 경제 관료들에게도 하고 싶은 말씀이 많을 것 같은데요. 어떤 조언들 해주고 싶습니까?

◆ 김종인

저는 늘 이런 이야기를 하는데, 우리가 지난 소위 1985년 이후부터 당시 프라자 협정이라고 생겨나서 인위적으로 그 당시에도 평가절상을, 원화를 평가절하를 해가지고 한 3년 동안 국제수지 흑자를 보니까 호들갑을 떨면서, 우리가 채권국이 되느니, 선진국이 다 되느니 하다가, 또 다시 원점으로 돌아 가지고서 실망을 한 그런 예도 있는데.

그러다가 또 1997년에는 IMF 사태를 맞이하지 않았어요. 그때는 환율이 2000:1까지도 올라갔다가 다시 정상화 돼서 915원대로까지도 내려갔었는데, 사실은 환율이 자꾸 우리 원화가치가 높아진다고 하는 것은 대한민국 경제의 경쟁력이 향상되는 거란 말예요. 그러니까 우리가 선진국으로 가고 이 정부가 처음에 내세우는 것처럼 GDP 4만 불로 가려고 할 것 같으면 우리 경제가 자꾸 내실화 돼 가지고 경쟁력이 향상이 돼서 환율이 평가절상 돼야 그런 시대가 오는 겁니다.

그런 걸 염두에 두고 과거 우리나라 한 20년 동안 과거 정책이 시행착오를 많이 겪었는데, 그런 걸 좀 면밀히 검토해서 다시는 그런 시행착오가 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지금 현 경제를 담당하고 있는 사람들의 자세가 돼야 되지 않을까 그렇게 봐요.

◇ 김현정 / 진행

경제 관료들에게 더 기회를 줘야 한다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지금이라도 경제팀, 경제라인을 바꿔야 된다, 이런 의견이 양존하고 있는데요. 개인적으로 어떻게 보십니까?

◆ 김종인

경제관료라고 하는 것도 구분해야 되는 겁니다. 경제부처에서 실무를 담당하는 사람들하고, 그것을 총지휘하는 책임자하고, 이 사람들을 구분할 줄 알아야 해요. 그러니까 경제 관료라고 하는 것은 책임자가 하는 대로 따라갈 수밖에 없게 돼 있기 때문에, 책임자가 어떠한 자세를 갖느냐가 제일 중요하다고 봐요.

◇ 김현정 / 진행

그럼 책임자는 지금 어떻게 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혹시 지금이라도 바꿔줄 필요가 있을까요?

◆ 김종인

바꿔줄 필요가 있고 없고는 임명권자 스스로가 판단할 사항이기 때문에, 그것에 대해서 제가 이야기하고 싶은 생각이 없어요.

◇ 김현정 / 진행

개인적인 의견은 있으시지만 공개적으로 의견을 밝히기는 어렵단 말씀이군요.

◆ 김종인

네.

◇ 김현정 / 진행

알겠습니다. 휴대폰 문제 메시지 1967님이 “수출로 달러를 벌어드리기 위해서 고환율 정책을 하고, 고환율을 억제하기 위해서 달러를 쓴다, 이게 좀 이해가 안 되네요” 이런 문자 메시지를?

◆ 김종인

그러니까 경제정책이라는 것이 성장만 가지고 되는 것이 아니고 물가가 가지고 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성장도 이뤄야 되고 물가도 이뤄야 되고, 완전고용도 증대 시켜야 하고, 이러한 세 가지를 복합적으로 봐야 하는 거거든요.

그런데 초기에는 경제 전반적인 상황에 대한, 내가 보기에는 인식의 오류를 범했다고 봐요. 그렇기 때문에 성장 일변도로 가려고 하니까 고환율 체제로 갔다가, 또 물가가 심각한 상황에 오니까 물가가 심각해질 것 같으면 사회적인 불안이 조성되고, 그러면 경제도 또 안 돼요. 그러니까 다시 지그재그 정책을 해오는 거란 얘기에요.

◇ 김현정 / 진행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