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투기는 괴물과 같아서 한번 우리를 빠져나오면 도로 집어넣기가 힘들다” 참여정부 시절에 건설교통부 장관을 지내면서 분양가 상한제, 이런 투기억제정책을 관철 시켰던 민주당의 이용섭 의원이 지금의 건설교통부 장관에게 한 조언입니다.
지금 정부 여당이 여러 가지 감세정책을 내놓고 있죠. 특히 부동산 관련된 감세 법안들이 몇 몇 의원들의 발의로 쏟아져 나오고 있는데요. 여기에 대해서 민주당에서는 어제 당론을 정했습니다. 보유세나 종부세는 현재 틀을 유지한다, 다만 거래세는 낮추는 것으로 하겠다, 이런 세재개혁안입니다. 종부세를 완화하겠다는 정부 여당의 입장과는 매우 달라서 앞으로 상당한 논란이 예상되는데요. 이 개혁안에 주도적으로 참여한 분, 이용섭 민주당 제4정조위원장과 얘기 나눠보죠.
◇ 김현정 / 진행
먼저 어제 민주당이 발표한 부동산 세제 개혁안, 핵심을 말씀해주시죠.
◆ 이용섭 민주당 제4정조위원장
우선 저는 세금을 깎는 데는 뚜렷한 원칙과 기준이 있어야 되고, 어디서부터 깎을 건지 우선순위가 있어야 된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런데 말씀하신 것처럼 정부 한나라당은 경쟁하듯 이곳저곳에서 봇물처럼 세금을 깎아주겠다고 합니다만, 우선 원칙과 기준이 없고 중구난방식입니다. 또 앞으로 5년 동안 어느 정도 정부가 돈을 써야 하고, 또 세금은 어느 정도 들어오기 때문에 어느 정도 깎겠다, 이런 청사진이 제시돼야 하는데, 이런 것 없이 그때그때 임시방편으로 하고 있고요.
또 세금을 깎아주려면 우선 어려운 것부터 깎아줘야 합니다. 지금 물가 폭등으로 제일 어려운 것이 중산 서민층 아닙니까. 그러면 여기에 신경을 써야 되는데 고액재산가, 2% 부자들, 이런 쪽의 종부세를 깎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을 해서, 우리 어제 발표한 민주당에서는 다음과 같은 3가지 기본 방향 하에서 주택관련 세금개편방안을 마련했습니다.
우선 재산세나 종합부동산세, 이걸 보유세라고 하지 않습니까. 이것은 재산 증식 목적으로 과다 보유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 보유세는 현행 틀을 유지한다, 그리고 취득세나 등록세 같은 거래세는 경감해서 거래를 활성화시킨다는 것이 첫 번째 기본 방향이고요. 두 번째는 6억원 초과 주택은 세금 부담 수준을 현행수준 유지하고, 6억 이하 중산 서민층의 주택은 세금 부담을 경감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세 번째는 투기성이 없는 장기 보유, 1세대 1주택은 세금 부담을 지금처럼 줄인다, 이게 저희 기본 방향 세 가지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지금 설명을 하셨습니다만, 가장 한나라당 의원들이 발의한 세제안 하고 다른 점은 종부세 부분이죠. 한나라당은 6억 기준을 9억 기준으로 올리고, 10년 이상 한 집에서 산 1세대 1주택이면 전액 면제한다, 이건데. 민주당은 상속이나 양도 시점까지 납부를 유예하는 정도로 하셨네요, 그러니까 1세대 1주택인 경우.
◆ 이용섭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저는 종합부동산세에 대한 입장은 각 당의 철학이나 가치와 관련이 된다고 생각을 합니다. 우리 민주당은 집값 안정이 최우선이고 중산 서민층 권익을 우선시하기 때문에 그동안 종부세 기본 틀을 유지했습니다만, 한나라당은 역시 한나라당 다운 법안을 제출을 했습니다. 이번에 보면 종합부동산세 근간을 흔들어서 유명무실하게 만드는 그런 법안을 제출을 했어요.
방금 말씀을 하셨습니다만, 현재 과세 기준 6억을 9억원으로 상향하면 종부세가 사실상 유명무실해 집니다. 잘 아시는 것처럼 지금도 종부세는 전체 세대의 2% 밖에 과세가 안 됩니다. 그런데 이걸 9억으로 올리면 3분의 2가 빠져나가고요. 그리고 세대별 합산 과세를 인별 합산 과세로 전환하자는 거 아닙니까. 이렇게 되면 불법 편법 증여가 난무할 것입니다. 그리고 조세 회피로 인해서 18억원 주택까지는 하나도 과세가 안 될 수 있습니다.
왜 그러냐 하면 부인이름으로 자기 이름으로 공동소유를 하면 과세가 안 되고요. 그러면 어떤 분들은 이럴 때 증여세를 매기면 되지 않느냐, 이렇게 말씀을 하시는데, 부부간에는 증여세가 6억까지는 한 푼도 과세가 안 됩니다. 그렇게 되면 15억 주택까지는 세금이 전혀 없이, 증여세도 안 내고 종부세도 안 내는 이런 문제를 가져와서, 집값 상승과 투기가 걱정된다는 게 저희 생각이고요.
다만 저희의 경우에도 65세 이상이면 퇴직하고 현금이 없지 않습니까. 이런 경우에는 10년 이상 보유한 1세대 1주택. 이분들은 종부세를 내려면 현금이 없기 때문에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래서 양도하고나 상속할 때, 거래가 이뤄질 때, 즉 현금이 생길 때까지 세금 납부를 유예하자는 것이 저희 안이고요.
◇ 김현정 / 진행
그분들 상속할 때나 팔 때, 한꺼번에 내려면 굉장히 목돈이 되겠네요?
◆ 이용섭
그렇죠, 그러나 그건 본인이 원할 때만 그렇게 기회를 드리는 것입니다. 한나라당은 이런 경우에 비과세 하자고 하는데, 이것은 종합부동산세의 형평에 맞지 않고요. 왜냐하면 집이 두 채 있어도 8억원인 분들은 과세가 되고, 집이 한 채라고 해서 15억짜리가 비과세가 되면 너무 형평이 일실 되는 거죠.
◇ 김현정 / 진행
시간이 많지 않아서 제가 반론을 제시하겠습니다. 우선 종부세가 세금 폭탄 아니냐, 자유주의 국가인데 말이죠. 여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 이용섭
그렇게 보시면 안 되죠. 세금은 재산을 많이 가지고 있거나 소득이 많으면 우리 사회에서 많은 혜택을 봤습니다. 그 혜택을 받는 것에 대한 사회 환원이고 기여라고 보셔야지, 이것을 폭탄이라고 생각하시면 안 되죠.
◇ 김현정 / 진행
또 한 가지는요. 좀 더 거시적인 관점인데요. 부동산 경기하고 우리 경제를 연관 시키는 겁니다. 그러니까 정부 여당에서는 부동산 시장이 너무 얼어붙지 않았느냐, 이걸 좀 활성화 시켜야 건설업 지금 줄줄이 도산하고 있는데 이것도 막고, 전체적으로 경기가 살아나지 않느냐, 참여정부 때 너무 억눌러 놔서 전체적인 경기가 죽었다는 이런 입장입니다. 이런 것도 일리가 있는 말 아닌가요?
◆ 이용섭
시장이 활기를 잃었습니다. 그러면 시장을 활성화 시키는 게 중요하느냐, 시장을 안정시키는 게 중요하느냐, 이 답변에 대해서 대통령도 그러시고 기획 재정부 장관도 그러시고 국토해양부 장관도 일관되게 안정이 우선이라고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가 물가가 폭등해서 중산 서민층이 얼마나 어렵습니까. 이때 만약 집값까지 폭등하고, 투기가 우리 사회에 확산 된다면 우리 사회는 견딜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시장이 활기를 잃은 것, 이거 누구 때문이냐, 저는 정부 여당의 자업자득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시장의 불투명성 때문에 경제주체들이 의사결정을 못 하고 있습니다. 팔려고 하는 분들은 세금이 완화될 거다, 이런 기대를 계속 주기 때문에 기다리고 있고. 사려고 하는 분들도 지금 사는 게 나은 것인지 나중에 사는 것이 나은 것인지 판단이 안 갑니다.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났습니까. 이것은 지난 대선 때 한나라당이 집권하면 이명박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세금이 낮아지게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계속 줬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선거가 끝난 지 지금 7개월이 지났습니다. 정부가 출범한 지 5개월이 지났습니다. 아직 명확한 방침을 제시 안 하니까 시장에서 거래가 안 되는 것입니다.
◇ 김현정 / 진행
지금 이용섭 의원 진단하시기로는 세금 낮춰서 될 문제가 아니라, 투명하게 방향을, 일관적인 방향을 먼저 제시하는 게 중요하다...
◆ 이용섭
바로 그것입니다. 경제 주체들을 궁금하게 하거나 시장을 불안하게 만들면 반드시 부작용이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처럼 엉거주춤하게 가지 말고 확실하게 앞으로 부동산 정책 방향을 제시하고, 거기에 맞게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 김현정 / 진행
네, 오늘은 민주당이 새로 내놓은 부동산 세재개혁안에 대한 설명을 저희가 들었습니다. 잠깐 요 부분 질문 드릴게요. 이용섭 의원께서는 참여정부의 요직을 두루 거치셨기 때문에 누구보다 노무현 전 대통령과 잘 통하는 분으로 알려졌는데, 얼마 전에 이런 말씀 하셨어요. 전 대통령을 이렇게 흠집 내면 5년 후에 이명박 대통령도 똑같이 돌려받을 것이다...
◆ 이용섭
부메랑이 될 것이다...
◇ 김현정 / 진행
이게 무슨 의미인가요?
◆ 이용섭
우리 이명박 대통령께서는 노무현 대통령에게 적어도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문화 하나만은 확실하게 만들겠다, 이런 말씀을 여러 차례 하셨습니다. 그런데 지금 기록물 문제로 양 전 현직 대통령간 펼쳐지고 있는 갈등, 참 아름답지 못한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BestNocut_R]
우리 국민들은 지금 물가폭등 경기침체로 살기도 힘든데, 청와대가 민생문제 해결에는 전념하지 않고, 전직 대통령하고 기싸움이나 하는 것 같은 모습이라서 매우 씁쓸하고요. 우리 국민들은 오늘의 경제난국을 전 현직 대통령이 상의하고 협조하는 이런 아름다운 모습을 보기를 원할 것입니다.
◇ 김현정 / 진행
그런데 기본적으로 노무현 전 대통령이 왜 법을 어기고 기록물을 가져갔느냐, 이렇게 반격을 하게 될 경우에는 대답이 어렵지 않나요?
◆ 이용섭
그것도 대답이 그렇게 어렵지 않습니다. 봉하마을로 기록물 사본을 가져간 것, 이게 잘한 건 아니죠. 그러나 거기에도 나름대로 이유가 있습니다. 왜 그러냐 하면 대통령 기록물 관리법 18조를 보면 전직 대통령이 자기가 생산한 기록물을 열람하려 하는 경우에는 정부는 열람에 필요한 편의를 제공하도록 돼 있습니다. 그런데 정부는 아무런 편의도 제공을 안 했습니다. 아시는 것처럼 노 전 대통령은 김해에 계시지 않습니까. 대통령기록관은 성남에 있습니다. 그러면 그거 하나 보려면 성남까지 가야 됩니까.
◇ 김현정 / 진행
그 부분은 합의하고 나오셨으면 어땠을까요?
◆ 이용섭
IT기술을 이용해서 김해에서 볼 수 있도록 했다면 가지고 갈 필요도 없었죠. 그런데 협의가 덜 된 상태에서 가지고 갔는데, 그렇다고 해서 협의가 좀 부족했다고 해서 국민이 뽑았던 전직 대통령을 계속 헐뜯고 성토하고, 전직 대통령 비서관들을 고발할 만큼 이게 중대한 사안이냐, 노무현 전 대통령도 지난 5년 동안 이명박 대통령처럼 대한민국 대통령이였습니다. 저는 그런 점이 좀 감안이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 진행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0801(금) 이용섭 민주당 의원 "종부세, 폭탄 아닌 사회환원"
2008.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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