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5/19(월) 유인촌 문화부 장관 "새로운 국정홍보기구 필요없어"
2008.05.19
조회 561
김현정의 뉴스쇼, 유인촌 문화부 장관을 금요일에 만나고 왔습니다. 장관 취임 후에 여러 가지 크고 작은 논란이 있었습니다만, 한번도 언론을 통해서 직접 입장을 밝힌 적은 없었는데요. 저희가 입장을 좀 듣고 싶었습니다. 짧은 시간이어서 논쟁적인 인터뷰 대신에 장관의 생각을 가능한 한 듣고 왔습니다. 여러분들 들으시면서 의견이나 반론이 생기실 것 같은데요. 문자 메시지 #9810이나 인터넷 게시판으로 여러분의 의견, 반론들 올려주시면 제가 후에 전해드리죠. 유인촌 장관입니다.



= 김현정 / 진행 : 안녕하세요?
- 유인촌 /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 안녕하십니까?

= 지금 문화계 현장에서 문화 예술인으로 뛰실 때하고 관료로서, 물론 문화와 관련된 일이긴 합니다만, 들어오셔서 일하는 것하고 어떤 차이가 있나요?
- 아무래도 굉장히 차이가 있다고 봐야죠. 그 전에는 현장에서 내 세계에 갇혀있는 거죠. 말하자면 어떤 것이든 나의 정신이나 내 생각이나 내 철학으로 하나의 새로운 창작물을 만들어내면, 나의 임무가 끝났는데. 지금은 오히려 그 안에서 빠져 나와서 밖에서 그런 것들이 잘 만들어질 수 있도록 해주는 조력자의 입장이잖아요. 거기에다가 그렇게 사람을 키우는 일, 그런 정도가 아니고 국가의 전체적으로 브랜드를 만드는 일이잖아요, 문화부처라는 곳이.

또 우리가 아무리 땅 덩어리가 좁다고 해도 대한민국의 방방곡곡에 구석구석에 나름대로 삶의 질을 높인다고 할까요? 그러기 위한 정책적인 판단, 또 사람 사는 것 자체가 갈등이잖아요. 그래서 정말 많은 사람들과 부딪치고... 제가 예전에 지자체에서 일할 때도 공무원들, 예술가들, 시민들, 시민 단체들, 이런 분들과의 끊임없는 조율, 갈등을 풀어가는 이게 큰일이었는데. 지금은 더 범위가 크다고 봐야 되니까 실제적으로 저의 입장은 그런 것들을 잘 풀어내가는 조율하는 역할로서의 의미가 더 크지 않나 싶어요.

= 요즘 최대 관심사는 조율, 소통, 이런 게 될까요?
- 아무래도 그런 부분은 기본적으로 깔려 있는 거죠. 다른 걸로는 지금 눈에 보이게 나름대로 우리가, 하도 요즘 얘기하는 양극화. 우리가 문화예술을 통한 삶의 불균형 이런 것들은 눈에 잘 보이지 않지만 그 부분도 상당한 편차가 있어요. 제 생각에는 다른 부분 경제적인 부분이라든지 하여간에 그렇게 눈에 보일 수 있는 부분은 어찌 보면 시간과 돈과 노력으로 극복이 가능하겠지만, 지금 문화예술, 우리가 갖고 있는 삶의 방식이 다 문화라면 이것은 시간 있고 돈 있다고 해서 해결 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더군다나 잘 보이지 않는 것이기 때문에, 하루아침에 쉽게 이게 금방 좋아지거나 바뀌거나 이렇긴 어려운 부분이거든요. 지금은 그런 것들을 어떻게 바꿔줄 수 있나, 그게 우리 부처의 역할입니다.

= 아주 구체적이지는 않더라도 계획이라든지 이런 것들 가지고 계신 게 있나요?
- 구체적이지 않은 게 아니고 굉장히 구체적으로 얘기할 수 있어요. 우선 제가 개인적으로 강원도 봉평의 폐교에다가 나름대로 공연장을 만들었어요. 그게 벌써 한 5년 됐습니다. 지역으로 내려간 거잖아요. 그런데 제가 지역으로 내려간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그 지역에 있는 분들이 서울에 와서 뭔가를, 특히나 이런 문화예술 쪽에 뭔가를 본다든지, 아니면 느낀다든지 이러기는 어렵죠. 그분들이 저녁 밥 먹고 가장 편하게 아주 홀가분하게 그저 걸어서 와서 우리를 만날 수 있게 해줄 수 있는 것. 이것도 상당한 나름대로의 일인데. 그런데 저희들은 또 왜 좋으냐? 서울은 아무래도 많이 복잡하고 여러 가지로 그런 여건을 갖고 있기가 힘들어요. 그 곳에서 우리는 또 많은 시간을 들여서 새로운 창작물을 만들어 내는 거죠.

= 폐교 공연장에서 개인적으로 시작하신 일인데, 그걸 문화부 전체 차원으로 확대할 계획도 갖고 계시는군요?
- 제가 개인으로 이미 그런 일을 했기 때문에 지금은 저희들 정책은 기본적으로 도시로부터 가장 먼 곳, 조금 불균형 한 곳, 어두운 곳, 덜 혜택을 받은 곳, 학교의 강당을 체육시설로 바꿔줄 수 있는 것도 좋고, 그런 작은 일부터 시작을 할 겁니다.



= 조율 말씀 계속하셨어요. 국민과의 소통, 조율이 굉장히 중요한 작업이더라... 요즘 국민들의 화두도 소통인 것 같아요. 정부와 소통이 좀 안 되고 있는 면도 있는 것 같다, 답답하다, 이런 생각 느끼고 있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 노력해야죠. 그것은 노력은 굉장히 중요하고요. 소통을 말로만 할 게 아니라 실제 소통하려는 마음의 자세가 굉장히 중요하고. 소통하자고 한 쪽에서 너무 소통만 얘기하면서 결국 소통 안 되는 거거든요. 소통 하자, 소통 하자, 얘기는 많이 하는데, 실제 자기 이야기만 계속하고 있으면 소통이 됩니까, 안 되죠. 그래서 저는 많이 듣고 누가 야단치면 열심히 야단맞고, 덤비지 않고, 계속 그렇게 하는 게 중요하죠. 그래서 시간이 좀 지나면 그런 부분들이 많이 이해도 되고,

= 문화체육관광부에서는 국민과의 소통이 가장 중요한 부서 아닐까, 이런 생각도 들어요. 문화, 생활, 이런 것과 관련된. 말로만 소통하자, 이런 차원이 아니라 정부와 국민 사이에 다리를 놓아줄 수 있는 기구라든지, 이런 게 필요하지 않을까요?
- 뭔가 자꾸 새로 조직을 만들거나 그런 기구를 만드는 것은 그렇게 썩 좋은 방법인 것 같진 않아요. 그동안에 보면.

= 그건 왜?
- 왜냐하면 뭐 하나 만들면 그거 만든 걸 위해서 또 뭘 해야 하고. 본질보다는 오히려 조직을 잘 운영하기 위한 일이 더 많아지고, 하여간 조금 더 그런 거는 여러 가지 시도를 해봐야 할 것 같아요.

= 국정홍보처 얘기도 거기쯤에서 나오는 것 같습니다. 국민과의 소통이 이렇게 안 되고 있는 마당이니까 국정홍보처 좀 부활하는 건 어떠냐, 이런 목소리가 지금 안에서 나오고 있는 건지 밖에서 나오는 건지, 하여튼 나오고 있는데요?
- 주로 밖에서 많이 이야기하고 계시죠. 정부가 미숙하다, 왜 이런 문제에 대한 대처가 잘 안 되고 있는가, 이런 얘기를 많이 하시는데요. 애초에 정부가 처음 출범하면서 그런 기능을 좀 없애자, 왜 국가가 나서서 여론이라든지 홍보라든지 언론에 대한 조율을 할 필요가 있겠는가, 각자 부처마다 알아서 나름대로 잘 대처하고, 자유롭게 하고, 또 기자실 다시 다 원상복원 시키고, 사실은 소통의 문은 다 열어놓은 거잖아요. 아주 열려있는 구조로 다시 돌아간 것인데. 실제로는 이렇게 어떤 큰 사안이 생겨버리니까 그런 것에 대한 대처가 좀 미숙하지 않나 싶어요.

물론 그럴 수 있죠, 이제 두 달 좀 넘어간 정부니까. 그러나 지금 초창기에 좀 이런 실수가 있더라도 저는 오히려 이런 구조를 조금 더 단련시켜서 잘 가꿔가는 게 좋다, 다시금 옛날처럼 어느 한 기관에서 그걸 전부 도매로 맡아가지고 그것을 조정하고 조율하고. 정부의 그런 걸 홍보하기 위해서 뭔가 방법을 쓴다는 것은 썩 좋은 방법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 문화체육계 안에서의 소통 문제, 문화체육계 안에서의 재편에 대한 이야기들, 초기부터 많이 하셨습니다. 그 과정에서도 좀 소통 과정에 혼란이 있었던 게 아닌가?
- 어차피 새로운 정부가 시작되면서 항상 바뀌게 되죠. 그것도 개혁이잖아요. 말하자면 항상 그렇게 새롭게 시작하는 개혁이란 말을 쓰는 것 자체가 이미 듣는 순간 거부감이 생기고 많은 어려움이 발생합니다. 너무 급격하게 뭘 바꾸다 보니 사고도 많고, 그런 과정에서 생기는 불협화음도 있고, 또 작은 정부를 지향하다보니까 조직이 슬림화돼야 하고, 또 있던 분이 나가게 되는 경우도 생기고, 그러다 보니까 아무래도 아픔이 많이 생기잖아요. 그러나 지금 잘 진행되고 있습니다. 조금 더 아마 이 부분도 기다리셔야 좋은 결과인지 나쁜 결과인지 판단이 될 것 같아요.

= 마음고생도 하셨죠?
- 괜찮아요. 그래도... 저희 쪽은 다 아는 사람들이잖아요. 이미 그렇게 안 되도 다 서로 개인적으로는 이야기도 할 수 있는 관계를 갖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그런데 언론이 좀 싸움을 많이 시키는 것 같아, 오늘 이 인터뷰도 또 싸움 시킬 것 같아서... (웃음)

= 올림픽 이야기를 좀 여쭙고 싶어요. 올림픽 준비 상황은 어떻게 보고 계신가요?
- 어쨌든 올림픽은 선수들이 가장 앞장서서 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굉장히 선수들이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지금 체육회가 단체장들이 지금 없어서 아마 곧 며칠 있으면 안에서 단체장을 뽑고 그런 과정에 있기 때문에. 밖에서 보기에는 조금 걱정스러워 하는 그런 분들도 계시는 것 같은데. 괜찮아요, 우리가 굉장히 역동적이기 때문에 그런 과정을 거치면서 지금 아주 선수들은 큰 동요 없이 잘 준비하고 있습니다.

세계 10위권 정도를 바라보고 있는데, 기본 종목이 좀 많이 약해요. 그래서 이번 올림픽은 큰 성과를 못 내겠지만 대구 세계 육상선수권 대회도 있고 해서, 기본으로 다시 돌아가려고, 육상에 좀 집중적으로 뭔가 다시 한번 검토를 할 생각입니다.

= 마지막으로 국민들에게 뭔가 한 말씀해주셔야 할 것 같아요. 사실 취임하시고 나서도 소통의 부재라면 부재고, 이런 잡음들도 좀 있었고요. 이 기회에 한 말씀?
- 애가 어른 되는 과정에 겪는 성장의 아픔이다, 이렇게 생각해주시면 좋을 것 같고. 사실은 현장에 있던 예술가로서 이렇게 행정적인 또는 나라의 큰, 이런 일을 맡게 됐는데 약간 처음 시작하는 입장에서 여러 가지 시행착오도 있을 수 있고, 또 실수도 아마 있을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기본적으로 아주 순수한 마음을 갖고 있고요. 어떻게든지 국민을 행복하게 살 수 있게 만드는 기본적인 걸 바탕에 깔고 모든 일을 추진하는 것이기 때문에, 너무 반대하는 그런 쪽보다는 이걸 오히려 더 잘 만들어질 수 있는 쪽으로, 지금부터는 어차피 그런 것들을 보완하고 극복하고, 또 다시 우리의 것으로 만드는 과정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이제 충분히 여론도 많이 나왔고 이런 과정을 극복하고 이제는 정말 안전한 국민의 먹거리 대책, 또는 국민들의 삶의 질이 높아질 수 있는 대책, 이런 것들 저희가 열심히 준비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