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영유권에 관한 일본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습니다. 얼마 전 일본 외무성이 ‘독도가 일본 영토’라는 문서를 홈페이지에 게재했는데요. 그에 이해서 어제는 일본 문부과학성이, 그러니까 우리나라 교육부에 해당하는 곳이죠. 중학교 사회교과의 ‘신학습 지도 요령 해설서’라는 곳에 독도를 일본 고유의 영토라고 명기할 방침이다, 이런 보도가 나왔습니다. 과연 이 보도를 어떻게 봐야 할까요? 한국통으로 알려지신 일본 언론인이죠. 산케이 신문 한국 지국의 구로다 가쓰히로 지국장 연결해 보겠습니다.
= 김현정 / 진행 : 안녕하세요?
- 구로다 가쓰히로 / 일본 산케이 신문 서울지사장 : 안녕하십니까?
= 이제까지는 한일 양국관계를 생각해서 일본이 학습 지도 요령서라든지 해설서라든지 이런 데에 독도의 대한 내용은 넣지 않았던 게 사실인데, 갑자기 이렇게 일본 문부성에서 방침을 바꾼 배경은 뭐라고 보십니까?
- 이번에 독도 문제에 대해서만 그렇게 된 건 아니고요. 아까 나왔지만 일본에서는 소위 영토 문제에 대해서 크게 관심이 없었던 거죠, 그동안에. 그래서 학교에서 교육을 안 시키고 그래 왔잖아요. 그래서 자기나라의 주장을 국민들한테 특히 교육 현장에서 가르칠 필요가 있지 않느냐, 그런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그렇게 이번에 하게 된 거예요. 그래서 일본은 원래 러시아와의 북방영토 문제라든가 중국과의 센카쿠 열도 문제, 그것이 큰 문제인데, 그와 동시에 다케시마라고 할까요, 독도 문제도 같이 가르치자, 그렇게 된 거예요.
= 혹시 일부러 분쟁을 일으켜서 논란을 일으켜서 이 독도 문제가 국제재판소로 가기를, 회부되기를 노골적으로 바라는 행동은 아닌가요?
- 그렇게는 할 수 없습니다. 잘 아시다 시피요. 일본에서는 학교 교육에 있어서 하나의 대전 후의 현상인데. 예를 들면 국가라든가 국기, 일장기, 그런 문제에 대해서도 전혀 가르치지 않고요. 나라라는 입장을 강조하는 것은 안 좋다, 옛날 군국주의에 대한 하나의 반성이죠, 그런 교육을 받아온 거예요, 우리도. 저도 마찬가진데.
근래에 와서 중국이라든가 한국도 마찬가지이고, 아주 민족주의라고 할까요, 애국주의가 아주 눈에 띄잖아요, 주변 나라가. 그래서 일본도 역시 자기 나라의 상황이라고 할까요, 국토에 대한 사랑이라든가 영토에 대한 관심이 그런 걸 좀 가르쳐야 되는 것 아니냐, 그런 상황이 된 거예요.
= 영토에 대한 사랑을 가르치는 건 좋습니다. 하지만 이 영토는 지금 일본의 영토가 아닌 것을 가지고 일본이 영토라고 주장하는 것은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요?
- 그것이 한국 언론에 문제가 있는데. 독도 문제는 예부터 한일간의 하나의 영토 문제가 돼 있었던 거예요. 그런데 그걸 없었던 걸로 한국 측이 주장하고 그런 보도를 해왔는데. 실제로 한일국교정상화 때도 그 문제가 의논됐는데도 해결 못 하고, 그대로 현상 유지로 해온 거잖아요. 그래서 사실 그 섬에 대해서는 일본도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다는 것은 국제적인 사실이에요. 그러니까 분쟁이 있다, 라는 사실을 국민들한테 알려주는 것도 교육하는 것도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한국도 마찬가지이고.
= 구로다 국장님, 지난 4월에 이명박 대통령이 일본 방문했을 때요. 역사 인식 문제는 일본이 할 일이다, 또 앞으로 일본의 과거에 대한 사과나 보상 요구할 생각 없다, 이런 우호적인 발언을 했는데. 혹시 이런 우리 정부의 분위기도 지금과 같은 일본 태도에 영향을 줬다고 보십니까?
- 글쎄요. 한국 정부도 그 전에 옛날에는 특히 지금 영토는 우리가 지배하고 있다는 거죠, 한국이. 그래서 우리 것이 돼 있는 거잖아요. 그래서 오히려 가만히 있는 게 유리하다, 일본에 사소한 움직임이 있을 때 너무 사사건건 크게 문제 삼아서 떠들면 오히려 문제를 구체적으로나 아니면 일본 국민감정 상하면서 커지는 것이다, 가만히 있는 게 유리하다, 라는 입장도 한국에 있었어요. 객관적으로는 그것이 오히려 괜찮은 건데, 요새 근래에 와서 너무 독도 문제에 대해서 한국의 애국주의라고 할까요, 그것이 너무 우리한테는 눈에 띄어요.
= 구로다 국장님 생각에 제가 동의할 수는 없지만, 제가 지금 질문하는 부분은 이명박 정부 들어서서 말입니다. 한국에 오히려 지금 구로다 국장 말씀하신 것과 반대로 좀 우호적인 제스추어를 정부에서 취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러면 일본도 일종의 예의를 지키고 같이 우호적으로 나와야 하는 것인데, 이런 시점에서 이런 민감한 문제를 다시 꺼내드는 것은 무슨 배경이 있다고 보십니까?
- 특별히 이명박 정부를 한 건 아니고, 아까 말한 것처럼 일본의 전후 교육에 대한 하나의 수정이라고 할까요, 그런 움직임이 계속 진행돼 왔어요, 일본에서.
= 우익적인 움직임, 그런 거 말씀하시는 거죠?
- 사회 교육에 있어서, 학교에서, 영토 문제 관해서 러시아와의 북방 영토 문제, 중국과의 센카쿠 열도 문제만 거론해서 독도 문제만 전혀 거론 안 하면 그것 이상하지 않아요? 일본이 가지고 있는 지금 당면하고 있는 영토 문제는 이러이러한 것이 있다, 이런 것에 대한 일본의 입장은 이런 것이다, 라는 것은 당연히 나와야 되는 거고.
= 그런데 국장님, 한 나라의 영토는 역사적으로 그리고 현상적으로 어디에 속해있는가, 이 부분이 가장 중요한데요. 그런 면에서 독도는 지금 명백한 우리 땅이 아닙니까?
- 서로 간의 주장이 엇갈려 있다는 거죠. 저는 개인적으로는 한국의 주장도 일리가 있고 일본의 주장도 일리가 있다고 봅니다. 다만, 60년 전인가요, 일본 패전 후에, 한국이 자기 것이다, 해가지고 지배한 거죠. 지금 한국 것이 되어 있다는 거잖아요. 한국에 유리한 입장이죠. 그렇지 않아요? 그냥 가만히 있는 것이 유리하잖아요. 저는 그렇게 생각하는데.
= 그렇기 때문에 한국은 가만히 있으면 되는 거고, 일본은 일본 땅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자꾸 이런 문제를 거론하는 게 낫다, 이런 말씀인데요.
- 그동안에 일본이 너무 그런 언급이 없었다는 거죠, 일본 국내에서. 그래서 일본 사람들이 독도, 다케시마에 대한 관심이 거의 없어요. 아직까지. 그 섬이 어디 있는지 아는 사람 아마 반 이상도 없을 걸요. 그러니까 좀 정상적인 영토에 대한 관심을 갖게 하자, 그런 움직임 정도예요.
= 지금 일본에 자기네 땅이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한국이 그게 옳지 않다고 생각하면 그냥 가만히 있으면 된다는 국장님 말씀이신데요. 만약 대마도를 한국 땅이라고 주장하면, 그럼 일본도 그냥 우리 땅을 가지고 저 사람들이 이상한 말 하는 거니까, 가만히 있으면 되는 겁니까?
- 대마도에는 일본 사람이 5만 명 살고 있잖아요.
= 지금 독도에도 한국 사람이 살고 있습니다. 한국의 관할 구역이기도 하고요. 그렇다면 그건 엄연한 한국 땅 아닌가요?
- 그건 현실적으로 그렇게 돼 있다는 것이고. 역사적으로나 외교적으로 주장에 있어서는 일본도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다는 건 사실이라는 거예요.
= 그런데 기록 면을 지금 말씀하셨는데요. 기록으로 보자고 해도, 신라 512년부터 우리 영토로 이미 기록이 돼 있고, 반면에 일본 문헌에는 1,600년 그러니까 에도 시대에 독도에서 어업을 했다는 기록이 처음 등장합니다. 여기서 봐도 그렇고요. 또 근대로 와도 1946년 1월 29일, 그러니까 2차 대전 후에 연합국의 최고 사령군 훈련을 보면, 독도는 일본 영토에서 제외된다, 독도는 한국에게 돌려줘야 한다, 이런 말이 써 있거든요. 기록 면에서 봐도 독도는 한국 땅이 맞는 것 같은데요?
- 여러 가지 전문적인 자료라든가 그런 것은 전문가가 잘 알고 있고요. 저도 그것 다 아는 거는 아니지만 일부는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예를 들면 독도라는 섬 이름 자체도 20세기에 들어온 거잖아요. 전에 없었던 말이고요. 그래서 신라 시대는 모르겠지만, 그때는 일본 학자에 의하면 신라 시대는 지금 독도에 대해서는 기록에 나와 있는 그 섬이 아니다, 울릉도 옆에 있는 섬이라는 주장도 있고, 그러니까 그걸 하려면 한이 없어요.
= 국장님 지금 시간이 부족한데요. 내일 이 시간을 한 번 더 주실 수 있겠습니까?
- 조금 상황 보고.오케이.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5/19(월) 구로다 가쓰히로(산케이신문 한국지국장) "독도문제 교과서기록 당연"
2008.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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