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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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월) 함세웅 신부 "촛불의 목소리는 하늘의 목소리"
2008.06.09
조회 700
내일 6월 10일은 ‘6월 항쟁’의 21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올해 ‘6월 항쟁’은 조금은 특별한 해로 기억 될 듯싶습니다.
연일 거리를 매운 촛불집회를 ‘어게인 87년’이라 부르며
당시와 비교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인데요.
1987년 당시, 민주화를 위해 목숨을 걸고 뛰었던 사람들..
그들에게 87년 6월은 어떤 의미인지,
또 2008년 6월은 어떻게 보고 있는지..들어보도록 하죠.
늘 한국 민주화 운동의 중심에 서 있는 분입니다.
민주화운동 기념사업회, 이사장입니다. 함세웅 신부와 이야기 나눠보죠.


◆ 신부님 안녕하십니까

- 네 안녕하세요.

◆ 6월은 참 좋은 계절인데 함세웅 신부님은 6월에 대한 소감이 남다르실듯 합니다.

- 6월은 종교적으론 예수님의 마음을 생각하는 달이고..
국가적으론 현충일이 들어있죠..
6월 10일은.. 21년전 거리를 메운 200여만명 국민들의 열망을 되새기면서,
오늘 우리가 이룩한 민주주의를 가치를 함께 확인하는게 저희들의 의미입니다.

◆ 21년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뭉클하십니까?

- 저는 개인적으로 그 당시 명동성당에서 일했습니다.
그래서 명동성당을 찾아오셨던 수천여명 시민과 학생들의 열정을 되새기게 됩니다
5박6일 지내면서, 밤을 지새우면서 민주주의와 자유를 외친 젊은이들..지금은 4-50대가 되었습니다. 이젠 그분들의 자녀세대들이 그 뜻을 잇고있는데,
일시적인 계승이 아니라 일상에서 스며들길 바라는 마음으로
기도하고 있고, 역사를 회고하면서 미래를 기리고 있습니다.

◆ 함세웅 신부님은...천주교 정의구현 사제단을 만들고...
인혁당 조작 사건을 알린 김지하 시인의 양심선언을 공개하셨고,
광주민주항쟁 진상을 발표하시는 등..
7-80년대 민주화운동 고비고비마다 주요역할 해오셨습니다.
최근 삼성의 비자금을 폭로한 김용철 변호사를 돕기도 하셨죠.
대체 무엇이 그렇게 신부님의 피를 끓게 만들었을까요?

- 소박한 마음이죠.
선생님들한테 늘 불의앞에서 아니오를 외치라는 교훈(을 얻었습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하느님 나라와 정의를 구하라’는 우리들의 삶의 길잡이가
저희들을 세상밖으로 끌어낸 것 같습니다.
특히 70년대에는 청년 학생들이 부모세대에게 호소하면서
독재에 대해서 “아니오”를 외칠수있는 용기있는 분들을 원한다고 저희들을 찾아왔습니다.
저는 그때 제단에서 미사를 보고나가면서
우리가 있어야할 자리는 제단이기도 하지만
이들과 함께 길거리에서 불의한 독재정권을 타도하고
민주주의와 자유를 실천하는 것이 구원의 역사적 사명이라고 깨달았어요.
하늘의 목소리 ... 젊은이의 외침이 저희를 세상에 이끌어
저희에게 늘 새로운 힘이랄까 능력을 주는 것 같습니다.

◆ 그럼 신부님께서는 지금 우리사회를 어떻게 바라보고 계십니까? 2008년 6월을?

- 오늘의 시점 역시 선조들이 사셨던 때와 똑같아요.
현실속에 매몰되는 요청도 있지만
끊임없이 현실을 넘어서야 하는 시대적 요청, 도덕적 가치의 부름이 있어요.
저는 요새 정치사회적 현상..사실 우리 국민들이 만든 상황이겠죠
우리가 뽑은 대통령...그분이 정책을 실천하는데...
너무 자신감이랄까 죄송한 표현이지만 오만감이랄까.. 이런걸 지니셨는데,
역사라는건 늘 뜻밖의 변수가 있어요.
국민다수의 지지가 있다고 하더라도
다수의 지지를 다른 방향으로 설정하지 못할땐 제동이 걸리게 되어있습니다.
아무도 예측하지 못한 중고생 청소년들의 “아니오”라는 외침,
이 젊은이들의 목소리가 이 시대의 목소리이고 하늘의 목소리인듯해요.
이 목소리에 귀를 잘 기울이면 해답을 얻고,
외면하면 하늘의 목소리 시대의 목소리를 잊으면서 잘못된 길로 나가겠다 싶어요.
현인들은 시대의 목소리를 바르게 감지하라..라고 말했는데...
저도 젊은이 요청에 귀를 기울이는 기성세대가 되고싶습니다.
그동안 응답하지 못했던 저희 세대가 모두 반성해야 하지 않을까 이런 생각입니다.

◆ 지금 촛불집회를 87년 민주항쟁과 비교하는 부분에 대해선 어떻게 보십니까?

- 원래 촛불은 기도하면서 켰던 종교적 행위에요.
내적 정화의 의미와 함께 마음을 밝히고 세상 밝힌다는 뜻이죠.
87년에 명동성당에서 수녀님들이 처음 촛불을 켰어요.
그 행위가 세상밖으로 나온 것입니다.
실제 성서에서는 여러분은 세상의 빛이다. 세상을 밝게 하십시오.했는데
촛불의 상징적 의미를 깨달아야합니다.
젊은이들 청소년이 촛불을 들고 광장과 거리에서 외친다는 것은
맘속 하나의 기도와 염원이 아닐까 싶어요.
여기에 기성세대가 함께하면서, 그가 누구든지 어느자리에 있든지
아들딸 손녀손자와 같은 그들의 요청에 기울이는 자세가 대단히 중요합니다.
이런 촛불이 불의한 독재정권의 폭압을 제거시켰어요.
박종철 군의 죽음부터 시작된 6.10항쟁의 실현과
이한열 군의 경찰최루탄에 의한 죽음이 많은 국민을 움직였습니다..
지금 펼쳐지는 경찰의 과잉진압이 매우 슬픕니다....
많은 언론인의 지적처럼 87년 이전 독재상황으로 회귀하는 것입니다...
그건 경찰이 크게 반성해야 합니다.
경찰은 한 정권을 위해 존재하는게 아니라, 국민과 역사를 위해 존재합니다.
아주 진심으로 깊이 반성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