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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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0(화) 김광웅 서울대 명예교수 "정두언 파문, 靑 참모진 와해 증거"
2008.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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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이명박 대통령은 정진석 추기경과의 오찬 자리에서 이렇게 말을 했습니다. “그간의 인선 과정에서 국민의 눈높이에 부합하는 도덕적 기준을 소홀히 한 측면이 있었다” 사실상 그동안의 인사에 문제가 있었다는 걸 처음으로 스스로 인정을 한 셈인데요. 마침 오늘 한승수 총리를 비롯한 내각 전원이 사의를 표명할 것이다, 이렇게 알려지고 있어서요. 과연 그동안의 내각 인사에 어떤 문제가 있었고 앞으로는 어떤 변화가 필요할지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인사문제에 대해서 꾸준히 문제를 제기해온 분이죠. 행정부의 인사를 관장하는 기관, 중앙인사위원회의 초대 위원장, 서울대학교 김광웅 명예교수 연결돼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어제 대통령 발언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 김광웅 서울대 명예교수

도덕성이요?

◇ 김현정 / 진행

네. 도덕적 기준을 그동안 소홀히 한 측면이 있었던 것 같다, 이 부분이요.

◆ 김광웅

공직에 있는 분들은 당연히 그게 제일 중요한 기준이 되는 것인데, 대통령의 인사 철학을 잘 모르겠지만, 거기에도 실용주의가 적용된 게 아닌가 싶어요. 다시 말씀드리면 일만 잘하면 된다, 이런 생각이 지배했다고 봐야 되겠죠. 그러니까 이제 도덕성에 문제가 아마도 축재와 관련된 언급 같은데요. 돈이 많은 건 잘못된 게 아닌데, 축재의 과정에서 범법을 했거나 탈법을 한 경우가 그 예가 될 것 같아요.

미안하지만 대통령도 그런 의심은 받고 그랬지 않습니까? 선거 과정에서. 그러니까 자신의 도덕적 기준이 낮으니까 그랬던 건지 모르지만, 그러나 공직, 선거하고 공직을 맡았다는 것 하고는 큰 차이가 있는 겁니다. 그래서 저는 도덕성도 중요하고 일하는 사람들의 공공성이 더 중요하거든요. 공공성이라는 것은 아시다시피 내 이익을 챙기면 안 되는 거예요. 자기 사람을 썼다는 것은 벌써 내 이익을 챙긴 거거든요. 그것은 사익이지 공익이 절대 아닙니다.

가까운 사람이라도 능력이나 여러 가지 면에서 멀리해야 할 사람이 있는 것이고요. 멀리 있는 사람도 같이 일할 만한 사람이면 얼마든지 발탁을 해야 하는데, 원을 딱 그려 놓고 그 원안에 있는 사람들만 쓰니까요. 그러니까 그 중에는 부족한 사람들도 있고 그렇겠죠.

그런데 제가 또 안타깝게 생각하는 것은 개인은 완벽할 수 없습니다. 또 개인의 평가도 엇갈리죠. 어떤 사람은 훌륭하다고 하고 어떤 사람은 아니라고 하고. 평가라는 건 엇갈리게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자기 사람들 위주로만 생각을 하니까 아무래도 멀리 보고 그렇게 좀 더 객관적이고 공정한 사람들을 찾아내기가 쉽지 않아 지고, 눈이 멀고 그렇게 되는 거죠.

◇ 김현정 / 진행

그렇게 보시는군요. 한나라당 정두언 의원이 인사에 대해서 아주 강렬하게 꼬집었는데요. 문제의 몇 몇 비서관들이 권력을 쥐고 모든 중요한 인사는 다 그 비서관 손에서 이뤄졌다, 이 얘기가 일리가 있는 얘기라고 보십니까?

◆ 김광웅

한 쪽 이야기만 듣고 할 수는 없는 거고요. 또 반대편에서는 다른 변명이 있겠죠, 정당화 시키는. 그런데 제가 또 잘못됐다고 생각하는 것이 개인은 완벽하지 않아도 팀이 완벽해야 되는데, 리더십 연구소 이런 데에 붙인 표들 보면 그런 게 있어요.

개인은 불완전해도 팀이 완벽해야 된다, 그런데 팀이 벌써부터 지리멸렬한 거 아닙니까. 다 대통령의 훌륭한 참모들인데 그 안에서 무슨 이웃이든 간에 경쟁을 하고 또는 대항을 하고, 헐뜯고 하는 일이 벌어졌다, 하면 그 팀은 벌써 와해된 거거든요.

◇ 김현정 / 진행

정두언 의원의 비판이 나왔다는 이것부터가 팀이 잘 안 굴러가고 있다는 증거라고 보시는군요?

◆ 김광웅

그렇습니다. 인수위 시절에 전문위원 구성할 때부터 말썽이 생긴 거거든요, 이게. 사람 쓰는 것에 한 쪽으로 치우쳐서 반대편에서는 또 벼르고 있었을 것이고요. 그게 대통령이나 나라를 위해서 참 좋은 일이 아닌데, 선거 때 같이 일하는 사람들이 국정을 맡는 것부터 잘못된 거거든요. 미국에서는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물론 선거 때 참모와 일부가 들어가지만 국정 관리하고 선거에서 이기는 것 하고는 성격이나 차원이 본질이 다른 것이지 않겠습니까.

◇ 김현정 / 진행

그렇군요. 그럼 궁금한 게, 정두언 의원의 말처럼, 몇 사람이 청와대 인사의 전권을 쥐고 흔들 수가 있게 돼 있는 겁니까, 지금 시스템이라는 것이?

◆ 김광웅

저는 그렇게 하는 것보다는 결국은 대통령의 책임이죠. 뭔가 하면, 사람을 추천하고 평가하는 것은 그 밑의 참모들이 하는 것이지만, 대통령이 다 알 수는 없겠지만 그러나 최종 판단은 대통령의 선택 아닙니까? 물론 아랫사람들이 정직하게 일을 다 하겠죠. 그러다가 보면 아까 말씀드린 대로 좀 귀도 어두워지고 하면서 잘못을 하는데, 그러나 참모의 잘못으로 끝날 일은 아니거든요.

결국 최종 판단한 분의 잘못인 것이고 물론 대통령이 퇴진해야 된다, 이건 있을 수 없는 거지만, 모든 책임은 대통령이 져야 하는 것이고, 참모들도 일신해야겠죠.

◇ 김현정 / 진행

어쨌든 시스템만 탓할 일은 아니란 말씀이시네요?

◆ 김광웅

이게요. 오늘 아침 어느 사설에서도 봤는데요. 인사 행정을 하지 않고, 인사 정치를 하고 있어요. 예산도 예산 정치라고 하거든요, budget politics. 인사는 행정 관리를 철저히 하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청와대에서 요즘 하는 것은 인사 행정이 아니라 인사 정치를 한거예요. 그러면 안 되죠. 거기서부터 잘못된 겁니다.

◇ 김현정 / 진행

어쨌든 개각이 이뤄질 것 같고요. 대폭이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는데, 큰 폭의 인사라는 게 현실적으로 무리는 안 될까요?

◆ 김광웅

무리죠. 행정부가 잘 돌아가겠습니까? 누가 손해입니까? 국민 손해이고, 나라 손해죠.

◇ 김현정 / 진행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쳐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내각의 인적쇄신?

◆ 김광웅

저는 두 배 세배가 더 좋지 않으면 바꾸는 것은 옳지 않다, 라는 생각을 늘 갖고 있습니다. 사람 바꿔서 두 배 세 배가 더 나아지면 모르겠는데, 그렇지 않을 거거든요. 그 사람이 그 사람일 텐데. 그런데 이것을 정국의 분위기를 일신하기 위해서 희생양들이 나와야 된다는 생각 때문에, 개각도 하고 그럴 모양인데, 정도는 아닙니다.

◇ 김현정 / 진행

정도는 아니지만 지금은 어쩔 수 없이 필요한 시기라고 보십니까?

◆ 김광웅

그렇죠. 지금 분위기가 정부라는 게 사람의 능력도 능력이지만, 정부의 색깔이나 이미지, 이런 게 중요하지 않습니까? 말을 하나 잘못해도, 아 믿을만한 사람이다, 그러면 그것은 그렇게 가는 거예요. 아무리 똑똑해도 이미지가 나쁘면 말을 아무리 잘 해도 신뢰가 안 가지 않습니까? 이 정부는 신뢰를 포함해서 분위기 이런 것이 모두 다 국민이 등을 돌렸기 때문에 뭔가를 새로운 것으로 일신하지 않으면 안 되는 거여서 개각이라는 카드를 내미는 것 같은데, 말씀드린 대로 이건 옳은 방법은 아니죠.

◇ 김현정 / 진행

알겠습니다. 좀 다른 얘깁니다만, 공기업 인사에 대한 얘기도 잠깐, 인사 전문가를 만났으니까 제가 여쭤봐야겠네요. 국토해양부 산하의 기관장 내정자들, 한 6, 7명 중에 서울시 관료나 산하 기관 출신이 절반쯤을 차지했다, 하면서 이거 코드인사 아니냐, 말이 나오고 있는데요. 어떻게 보십니까?

◆ 김광웅

어느 정부나 늘 예외 없이 그렇게 해왔어요. 그런데 이 정부만큼은 안 했으면 했어요. 실용이라는 이름으로 하는 건지 모르지만, 자기 사람 쓴 거는 잘못된 거 아닙니까? 왜냐하면 같은 조건이면 다른 사람을 쓰는 것이 훨씬 더 신뢰를 높이는 길입니다.

◇ 김현정 / 진행

같은 조건이라면?

◆ 김광웅

같은 조건이라면 자기 사람이 아니라 남의 사람.

◇ 김현정 / 진행

그런데 같이 일해본 사람, 잘 아는 사람을 쓰는 게, 그게 또 사람 마음 아닐까요?[BestNocut_R]

◆ 김광웅

그렇습니다. 손발이 맞고 호흡이 맞는 사람을 쓰는 게 당연하죠. 그런데 산하기관이며 그 밖의 다른, 공사의 경우만이 아니라 (사람) 쓰는 것을 보니까 객관적인 절차를 밟아서 한다고 하지만, 옛날부터 그걸 잘 못 지켜요. 뒤에서 다른 짓 하면서 들어간 사람이 있거든요. 그러니까 겉으로는 그런 공정한 절차를 거치는 것 같지만, 그렇지 않은 결과를 낳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이거 참 잘 해야 되는데, 인사는 사람들이 다 보고 있는데요. 그것을 하는 사람들은 남들이 보고 있는 것을 잘 모르고 착각하고 일을 저지르죠.

◇ 김현정 / 진행

같은 조건이면 모르는 사람을 써라, 이런 좋은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 김광웅

칭기즈칸도 그랬고요. 훌륭한 지도자들은 참모를 다른 분야의 사람을 씁니다. 왜냐하면 같은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은 큰 도움이 안 되거든요. 그렇지 않습니까.

◇ 김현정 / 진행

알겠습니다. 앞으로 진행될 인사에서 이런 기준 만큼은 지켜 달라, 한 말씀 해주신다면요?

◆ 김광웅

저는 늘 정확해야 되고요, 공직자는. 정직하고 정당하고 정의로워야 합니다. 남을 도울 수 있어야 합니다. 내 이익을 챙기는 것은 정말 금물입니다.

◇ 김현정 / 진행

오늘 내각 총사퇴를 하고 나서 얼마나 갈릴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다른 분들 선택하실 때, 반드시 이 기준을 생각하면서 뽑아주셨으면 좋겠네요. 교수님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