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쇠고기 문제로 18대 국회 개원이 계속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죠. 하지만 야권 내에서도 서서히 이제 국회에 등원해야 된다, 이런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자유선진당은 이미 국회에 등원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고요. 통합민주당 내 여론은 좀 갈리고 있는 것 같은데요. 차기 유력한 당 대표 주자로 거론되고 있는 분이죠. 정세균 의원 연결해보겠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오늘 오전에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와 통합민주당 원혜영 원내대표가 만남을 가질 예정인데요. 이게 18대 국회 시작한 이래 첫 공식대화죠?
◆ 정세균 통합민주당 의원
그렇습니다.
◇ 김현정 / 진행
민주당 국회 등원이 임박했다, 이렇게 봐도 될까요?
◆ 정세균
그런 상황은 아직 아니고요. 대화의 문이 열렸다, 이렇게 봐야 할 것 같아요. 저희는 현재 상황을 타개하려고 하면 쇠고기 재협상 문제가 해결이 돼야 하는데, 정부 스스로 재협상 선언을 할 수 없다고 한다면, 국회가 입법을 통해서 정부에게 재협상을 강제하자는 게 저희들이 요구하는 전염병예방법을 개정하자, 그런 거죠. 그런 문제가 여당에 의해서 수용이 돼야 그래야 문이 열릴 겁니다.
◇ 김현정 / 진행
지금 여당 쪽에서는 우리 내각 총사퇴하라고 해서 했고, 추가협의도 지금 진행 되고 있는 상황이니까, 이제는 좀 들어와서 국회 안에서 논의해보자는 건데, 이 정도 명분으로는 불충분하다고 보십니까?
◆ 정세균
내각 총사퇴는 쇠고기 문제 때문에 불거지긴 했지만, 근본적으로 국정의 총체적인 난맥상 때문에 나타난 것이라고 봐야 하고요. 쇠고기 문제를 정부 차원에서 이야기는 하는 것 같은데, 아마 국민들께서 거기에 대한 성과가 있어야, 그래야 이 쇠고기 문제를 해결을 하지, 전혀 성과가 없이 대화를 시작했다는 것만 가지고는 안 될 것 같아요.
◇ 김현정 / 진행
오늘 11시 정도에 김종훈 본부장이 뭔가 발표를 한다고 하는데요. 그 내용이 아마 지난번에 이명박 대통령하고 부시 대통령이 전화로 약속을 하지 않았습니까. 30개월 이상은 수출입 안 되도록 조치를 취하자, 여기에 대한 어떤 문서로 확인이 되는, 뒷받침 되는 조치일 것이다, 이렇게 얘기가 나오고 있는데요. 이 정도도 성과로 보기 어렵다고 보십니까?
◆ 정세균
두 가지가 최소한으로 필요하다고 보는데요. 30개월 이상 쇠고기를 수입하지 않는 것 하고, 그 다음에 만약에 광우병이 발생하면 수입을 중단할 수 있는 권한을 우리가 갖는 것, 이걸 검역주권이라고도 볼 수 있고. 최소한의 것이라고 저희들은 보죠. 그런 내용들이 포함되는지, 그리고 그런 내용들은 자율규제나 이런 식으로 민간에서 해서 되는 것이 아니고, 쇠고기 협상이라는 것은 정부 차원에서 정부간에 이뤄지는 것 아닙니까?
그러니까 후속 조처라든지 추가적인 내용, 이런 것들은 당연히 정부간의 신뢰할 수 있는 문서방식으로 이뤄져야 그래야 아마 그건 그것이 성과가 있다, 이렇게 볼 수 있을 겁니다.
◇ 김현정 / 진행
신뢰할 수 있는 문서방식이라고 지금 정세균 의원님께서 말씀하셨는데요. 제가 좀 정확하게 여쭙고 싶은 부분은 전면적인 재협상입니까, 아니면 재협상에 준하는 추가적인 문서방식이면 되는 겁니까?
◆ 정세균
전면적인 재협상이 최선의 길이고 당연한 것이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다면 최소한의 것이라도 확실하게, 양국간의 문서방식이 확정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죠.
◇ 김현정 / 진행
반드시 전면 재협상만을 요구하는 것은 아니라는 말씀이군요. 그것이 물론 최우선이긴 합니다만.
◆ 정세균
그렇습니다. 최소한의 것이라도 확보가 되어야, 그래야 추가적으로 다른 문제들을 진전 시킬 수 있다, 그런 얘기죠.
◇ 김현정 / 진행
광우병대책회의, 그러니까 1,700여개 시민단체가 모여서 촛불집회를 주도하고 있는 단체인데요. 여기에서는 20일까지 전면 재협상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에 우리는 정권 퇴진운동 하겠다, 이렇게 발표했습니다. 여기에 대해선 어떻게 보십니까?
◆ 정세균
정부가 현명하게 대처해주길 바라죠. 그렇게 모든 것을 다 잘 수용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정부가 진정성을 가지고 지금까지 잘못된 부분에 대해서는 분명하게 고치는 노력을 해야 납득하지 않겠습니까?
◇ 김현정 / 진행
만약 정세균 의원께서 이명박 대통령의 상황이라면, 제가 어제 조순형 의원께도 같은 질문 드렸는데요. 그런 상황이시라면 어떻게 이 혼란한 정국의 해법, 어디서부터 실마리를 찾으시겠어요?
◆ 정세균
우선 저는 국정 철학을 바꿀 거라고 봐요. 사실... 지금까지 이명박 대통령이 국정에 임하는 자세가 문제였다고 보는 시각이 많고요. 또 국정운영시스템도 청와대가 독주하는 시스템을 쇄신을 하고. 거기에다가 청와대나 내각의 인사쇄신, 사실은 현재 문제가... 인사문제가 처음부터 청와대 인사나 내각의 인사가 잘못되어서 이런 상황이 벌어진 측면도 많기 때문에 이런 총체적인 국정쇄신을 하고 쇠고기 문제에 대해서는 솔직하게 잘못된 것을 인정하고 그걸 바꾸는 노력을 저 같으면 하겠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철학을 바꾼다는 것은 좀 어려운 문제인 거 같은데요? 이걸 어떻게 어떤 식으로, 어디에서 어디로 바꿔야 한단 말씀인가요?
◆ 정세균
기본적으로 국민을 제대로 모시겠다, 머슴이다, 이런 얘길 했지 않습니까? 그러면 좀 오만하다든지 독주, 독선, 이런 생각을 버리고. 그리고 경제 문제 같은 경우에는 재벌 위주의 고도성장, 이런 생각을 버리고. 물가안정을 비롯한 서민생활의 안정과 중소기업의 건전한 발전, 이런 쪽으로 국정 철학을 좀 옮기는 것이 옳다고 보고요. 또 하나는 지난 10년 동안 민주 정부 시절에 이뤄놓은 이런 저런 성과나 내용들을 모두 뒤집어 버리려고 하는 그런 생각을 바꿔야 합니다.
◇ 김현정 / 진행
너무 노무현 정부가 해놓은 것을 바꾸려고 하다보니까 자충수를 뒀다, 이렇게 보시나요?
◆ 정세균
무조건 부정하려고 하는 것은 곤란하다는 것이죠. 그것은 남북문제를 비롯해서 국정 전반에 걸쳐서 그런 것이 나오고 있고. 공기업의 인사를 비롯해서 사실은 너무 너무 문제점들이 많기 때문에, 하나하나 예시할 수 없는 정도로 심각한 난맥상이죠.
◇ 김현정 / 진행
지난 정권 얘기가 나왔으니까, 이거 하나 여쭙죠. 얼마 전에 노무현 대통령 설거지론, 이른바 노무현 정권이 저질러 놓은 것을 이 정부가 설거지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얘기가 나와서 한참 논란이 됐는데, 여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 정세균
만약에 그런 주장을 하려면 노무현 대통령이 어떤 협정을 체결해 놓았는데, 그것이 문제가 돼서 이 정부가 그것을 바꾸려고 노력하고 있다면 그런 이야기를 할 수 있겠는데, 노무현 정권이 서로 조건이 맞지 않아서 타결하지 않은 것을 이 정권에 들어서서 미국의 요구를 그대로 수용함으로 해서 문제가 생긴 것 아니겠습니까? 그야말로 책임전가를 하고 있는 거라고 보죠.
◇ 김현정 / 진행
쇠고기 30개월을 말씀하시는 거군요?
◆ 정세균
뿐만 아니라 실질적으로 과거 정권이 한미 쇠고기 협상에 있어서 이런 저런 문제들 때문에, 검역주권도 마찬가지고요. 수용하지 않았던 것을 이 정권이 일방적으로 과감하게 일거에 다 수용함으로 해서 이 문제가 불거진 것 아닙니까? 그러니까 그렇게 자신들이 잘못 판단해서 엉뚱하게 미국의 요구를 일방적으로 다 수용 해놓고, 물론 거기에 대한 반대급부는 아무 것도 없죠. 얻은 것은 없이 그렇게 해 놓고, 그 책임을 전 정권에 떠넘기려고 하는 것은 참 부끄러운 태도라고 봅니다.
◇ 김현정 / 진행
그런데 이번 정권에서는 한미 FTA로 가려면 이 쇠고기 단계를 거쳐야 하는데 이게 굉장히 어려워 보이니까 이번 정부로 떠넘긴 거다, 이렇게 보고 계시는 건데요?
◆ 정세균
떠넘기다?
◇ 김현정 / 진행
이번 정부까지 오도록 뒤처리를 안 하고 떠났다, 이렇게 보시더라고요?[BestNocut_R]
◆ 정세균
아니 국정이라는 것은 연속성이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한미간에 쇠고기 협상을 하다가 타결이 안 되면 당연히 다음 정부로 넘어가는 것이지, 전 정부는 이명박 정부가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미국의 요구를 일방적으로 수용할 생각이 전혀 없는데, 그걸 다음 정부가 그걸 이러 이러하게 수용할 테니까, 우리는 동의하지 않지만 그걸 수용하고 넘어가야 됩니까, 그건 터무니없는 얘기죠.
◇ 김현정 / 진행
한미 FTA가 아무리 급한 일이라고 해도 이 쇠고기 문제가 해결이 안 되면, 이번 정부도 계속 논의를 진척시켜야 됐었다, 이렇게 보시는군요, 정세균 의원께서는?
◆ 정세균
물론이죠. 그리고 쇠고기 문제하고 한미 FTA하고 전혀 연관이 없다고 말하는 어렵지만, 그러나 쇠고기 문제를 이렇게 들었다고 해서 한미 FTA가 지금 제대로 되고 있는 것도 아니지 않습니까? 미국이 지금 행정부가 입법부에다가 한미 FTA 비준안을 넘기지 않고 있지 않습니까? 우리는 이미 우리 정부가 국회에 이송을 해가지고 국회 통외통위에 상정이 돼 있는 상태인데, 미국은 한미 FTA를 아직 행정부가 의회로 넘기지도 않고 있거든요.
그런 것도 우리나라, 우리 야당 책임으로 자꾸 떠넘기려고 하는 자세, 이런 자세를 버려야 하는 것이죠. 이런 식의 국정운영방식 가지고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제2, 제3의 쇠고기 사태와 같은 상황이 안 벌어진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에 차제에 이명박 대통령은 국정 철학을 바꾸고 국정 시스템을 바꾸고 총체적으로 인적 쇄신을 해야, 신뢰를 회복하고 다시 제대로 된 국정 운영을 할 수 있을 거라고 봅니다.
◇ 김현정 / 진행
알겠습니다. 어제 조순형 의원은요, 거국내각 구성을 제안하시더라고요. 인적쇄신, 새로운 내각에 있어서 말입니다. 지금 정세균 의원 말씀 듣다보니 혹시 비슷한 맥락을 생각하고 계신가 싶네요?
◆ 정세균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거국내각을 하려면 국정 철학이 같던지 주요 정책에서 공통점이 있어야 될 텐데, 한나라당과 저희는 완전 다르죠. 저는 조순형 의원이나 이런 분들이 거국내각 주장하는 것은 소위 말하는 보수대연합, 이런 의도가 숨어 있는 것이 아닌가, 이렇게 보는데. 저는 그런 것 바람직하다고 보지 않습니다.
◇ 김현정 / 진행
그러면 장관이나 청와대에 야권 인물이 들어가는 것, 야권 정치인이 들어가는 것, 여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시나요?
◆ 정세균
그것도 저는 별로 바람직하게 보지 않아요. 현재 한나라당에게 정권을 맡겼지 않습니까? 그리고 이명박 대통령이 5년 동안 국정을 운영하도록 국민들이 선택했다면, 그 정부 여당, 이명박 정권에서 좋은 분들을 찾아서 국정을 운영하면 되고, 야당은 야당의 역할이 있습니다.
지금 한나라당이 완전히 독주, 독선하고 있는 이런 상태를 야당이 제대로 견제를 해야죠. 만약에 전혀 그런 견제 장치 없이 야당이 그 쪽에 가담한다면, 그러면 이 국정이 그냥 일방적으로 이뤄져서, 아마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어려울 것이고, 그렇게 될 경우에는 대의 민주주의가 오히려 후퇴하면서, 자꾸 국민들은 직접 민주주의 쪽으로 생각을 돌릴지도 몰라요. 그것은 전혀 바람직하다고 보지 않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오늘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6/12(목) 통합민주당 정세균 의원 "전면 재협상 아니라도 좋다"
2008.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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