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2기 비서관 진용이 출범한 지 벌써 한달이 지났습니다. 정무기능과 대국민 소통을 강화한다, 이런 뜻으로 정치인들, 관료출신이 대거 등용됐는데요. 이 분도 역시 정치인 출신입니다. 요즘 여러 가지 굵직한 사안들이 동시에 터지면서 어느 때보다 정신없는 시간들을 보내고 있을 것 같은데요. 청와대의 박형준 홍보기획관 만나보겠습니다.
◇ 김현정 / 진행
항상 국회의원으로 소개하다가 좀 낯서네요. 청와대 들어가신 지 벌써 한 달 되셨어요. 밖에서 봤던 새 정부의 청와대와 안에 들어가서 보는 것, 어떻게 다른가요?
◆ 박형준 청와대 홍보기획관
새 정부 출범 이후에 총선이 바로 있으면서 여러 가지 정부가 새롭게 주도권을 가지고 추진해야 될 정책들이 좀 가려진 면이 있었던 것 같고요. 총선 끝나자마자 쇠고기 문제가 터져서 초기 국정운영에서 하고자 하는 일들이 각 부처를 중심으로 해서 착실히 진행되고 있습니다만, 그런 부분은 부각이 안 되고 있는 것 같고요.
전체 이슈가 쇠고기 문제라든지 금강산 문제라든지 이런 큼직큼직한 사건 중심으로 전개되다 보니까, 이런 과정에서 국민들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점도 나타난 것 같고요. 하지만 2기 청와대가 출범하면서 우선 내부 소통이랄까요, 그런 것은 상당히 원활하게 진행이 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아직도 부족한 점이 있겠지만요, 차근차근 극복할 수 있다고 봅니다.
◇ 김현정 / 진행
네, 어제 나온 큰 뉴스부터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어제 지역발전정책추진전략 보고회의에서 기존의 여러 가지 지방균형발전 전략에 대해 원칙적으로 지켜나갈 계획을 갖고 있다, 이렇게 말씀을 하셨는데요. 이것을 참여정부의 혁신도시개발 정책을 이어받는 걸로 봐도 되겠죠?
◆ 박형준
새 정부 들어와서, 대선 때부터 그랬습니다만, 혁신도시를 원점으로 돌린다든지, 또는 행정복합도시를 원점으로 돌린다든지 하는 것은 한번도 이야기 한 적이 없습니다. 저희의 관심은 기존의 혁신도시, 기존의 행정복합도시만으로는 지역에서 기대하는 새로운 발전효과를 얻기가 어렵기 때문에, 그것을 어떻게 새롭게 창조적으로 발전시키느냐 하는 게 저희의 관심 과제이고요. 이번 발표회에서도 그 점을 주목해주셨으면 합니다.
단순히 행정도시가 아니라 거기에 기업이라든지 새로운 성장거점을 함께 확보해주는, 그래서 복합적인 발전 거점이 될 수 있도록 기존의 혁신도시와 행정복합도시를 새롭게 만들어 나가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이죠.
◇ 김현정 / 진행
그런데 한번도 정부입장에서 예전 혁신도시개발정책 검토 하겠다, 이런 얘긴 안 나왔다고 말씀하셨는데요. 계속 들려오는 뉴스들은 새 정부가 혁신도시 재검토하겠다, 행정중심복합도시 축소 검토하겠다, 이런 얘기들이 들려오고 있어서, 사실 지역에서는 걱정이 좀 많았습니다. 그런데 이제 확실하게 대통령이 기존의 지역발전 정책은 그대로 하겠다고 못 박으신 셈이라고 봐도 될까요?
◆ 박형준
그 점을 좀 구별해서 이해해주셨으면 하는데요. 행정도시나 혁신도시 같은 경우에는 발전적으로 계승하겠다는 것이고요. 그러나 지역발전의 패러다임은 분명히 바꾸어 가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입니다.
◇ 김현정 / 진행
패러다임을 바꾼다고요?
◆ 박형준
네. 기존의 균형발전정책은 어떤 면에서 보면 좀 나눠주기 식, 평균주의적 정책이었다고 한다면, 어제 발표한 새로운 패러다임에서는 광역권 중심으로 해서 새로운 발전 축을 만들어나가겠다, 새로운 성장 거점을 확보하겠다는 데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그러니까 나눠주는 균형발전이 아니라 새로운 성장거점을 확보하는, 그래서 지역이 서로 경쟁할 수 있도록 하는 여건을 갖추도록 하는 데에 초점이 있습니다.
그 점에서 지역발전 패러다임이 좀 바뀌었다고 볼 수 있고요. 특히 광역권 중심으로 모든 문제를 접근을 해서, 지역이 스스로 광역적 협력을 통해서 새로운 성장거점을 확보하려는 경우에 집중적인 지원이 이뤄지도록 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죠.
◇ 김현정 / 진행
어제 광역에 대한 이야기를 굉장히 강조를 하시더라고요. 그 지역 광역화가 혹시 행정구역변경이나 이렇게도 갈 수 있습니까?
◆ 박형준
중장기적으로 보면 행정구역 문제도, 17대 국회에서도 검토한 적이 있었습니다만, 나라 발전을 위해서 검토해야 할 과제라고는 생각합니다. 그런데 아시다시피 행정구역 변경문제는 큰 정치적 이슈이기 때문에 그것을 앞세우게 되면 그동안에 필요한 지역발전 문제가 제대로 추진이 안 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우선은 행정구역을 뛰어 넘는 경제적 광역권을 만들고 그 경제적 광역권이 자기 필요에 의해서 행정구역 변경 필요성이 제기될 때, 그때 논의를 하는, 그러니까 수순을 좀 거꾸로 하는 것이죠.
행정구역부터 바꾸고 광역적 발전을 시도하는 것이 아니고, 경제적 광역발전을 먼저 추진을 하고, 그 기초 위에서 차후에 행정 구역 문제는 논의하겠다, 이런 취지가 담긴 것이라고 이해합니다.
◇ 김현정 / 진행
어쨌든 행정구역이 좀 광역적으로 바뀔 필요는 있다는 부분은 동감을 하고 계신다는 말씀으로 들리네요?
◆ 박형준
이것은 사견입니다만, 현재 우리 행정구역, 특히 기초자치단체는 백만 명도 하나의 기초자치단체이고 3만 명도 하나의 기초자치단체인 불균형이 심합니다. 이런 문제가 재조정 될 필요가 있다는 것은 17대에 특위까지 만들어서, 국회에서도 논의된 바가 있었고요. 지금 광역행정권 자체가 어떤 경제권이나 생활권하고는 일치하는 부분도 분명히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 행정구역 개편의 논의는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대단히 큰 정치적 이슈이기 때문에, 이것을 앞세운다는 것은 여러 가지로 다른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에 오히려 걸림돌이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그것을 앞세우지 않겠다는 것이죠.
◇ 김현정 / 진행
18대 국회 안에서, 회기 중에는 논의되고 검토될 여지는 있겠군요?
◆ 박형준
네, 그건 국회에서 자연스럽게 논의될 사안이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 진행
알겠습니다. 어제 발표가 있고나서 지역에서는 대체로 환영하는 분위기가 나타나는데요. 수도권에서는 김문수 지사 같은 경우는 수도권 규제부터 완화 해 달라, 먼저 해 달라, 이렇게 불만의 목소리를 내셨습니다. 어떻게 보시나요?
◆ 박형준
수도권 규제 완화도 필요한 사안입니다. 그리고 새 정부가 전체적인 규제완화의 틀 속에서 수도권 규제 완화를 합리적으로 하겠다는 원칙이 바뀐 것은 하나도 없고요.
속도와 범위의 문제인데, 이 문제와 관한 한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입장이 첨예하게 갈리고 있기 때문에, 우선 새 정부가 취할 수 있는 것은 지금 지방이 다 죽어가고 있기 때문에 죽어가는 지방에 먼저 손길을 내밀고, 그 속에서 새로운 성장거점을 확보하는 과정과 함께 수도권 규제완화도 합리적으로 추진하겠다, 이런 것이고요. 수도권 규제 완화를 안 하겠다든지 또 수도권 규제완화를 전면적으로 지방발전을 고려하지 않고 하겠다든지, 이런 극단적인 선택을 피하려고 하는 전략이 들어가 있는 것입니다.
◇ 김현정 / 진행
그런데 좀 모순 된 거 아닌가 하는 지적이 있더라고요. 수도권 규제 완화하면, 기업들이 굳이 지방으로 떠날 이유가 없을 텐데, 수도권 규제 완화하면서 기업을 지방으로 이전시킨다는 게 공존할 수 있는가, 이 부분 어떻게 보시나요?
◆ 박형준
제가 알고 있기로는 수도권 규제 완화도 전체 수도권의 규제를 완화하는 것이 아니고요. 수도권 내에도 낙후지역이 있습니다. 그리고 수도권 규제 완화 때문에 여러 가지 불편을 겪고 있는 지역들이 있거든요. 그런 부분에서부터 문제를 차근차근 풀어 나가야 된다는 것이고요. 한 가지 덧붙일 것은 이미 그런 것과 관계없이 수도권과 충청권은 지금 연담화 현상이 상당히 진행이 되고 있고, 또 서해안 벨트를 중심으로 해서 새로운 클러스터라든지 산업 기지들이 만들어 지고 있습니다. 이런 어떤 전체적인 추세와 더불어서 지역과 수도권이 상생할 수 있는 그런 방식으로 문제를 풀어가겠다는 것입니다.
◇ 김현정 / 진행
알겠습니다. 한 가지만 더 여쭙죠. 이미 지역에서 어느 기업이 이전 하겠다, 이렇게 정해져 있는데요. 기업들이 통폐합이 됐을 때 말입니다. 이 경우에는 어느 지역으로 갈 것인가 이것도 크게 논란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 박형준
쟁점은 될 수 있겠습니다만, 그 문제도 예를 들어서 통폐합된다고 해서 조직이 반으로 줄어드는 것은 아니거든요. 그렇게 되면, 예를 들면 두 지역에 가기로 돼 있었다고 하면, 두 지역에 서로 나눠서 조직을 갖는 방법도 있고요. 조직이 통폐합 됐다고 해서 50%로 줄어드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 문제는 지역에서의 기대와 지역에서 진행되고 있는 일을 고려하면서 할 것입니다. 지역 간에 싸우게 하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 김현정 / 진행
어제 발표에 대해서 우선 여쭤봤고요. 금강산, 독도문제 가지고 참 요새 청와대도 곤욕을 치르고 계십니다. 해결책 찾기가 쉽지 않은데요. 먼저 금강산 관광객을 피살한 사람이 17세 여군이라는 얘기가 있는데, 공식적으로 사실관계가 파악 되고 있습니까?
◆ 박형준
그것은 일부 신문에서 그렇게 보도를 했는데요. 아직 공식적으로 확인된 바가 없습니다. 여러 가지 첩보사항 중에 하나일 수는 있어도 확인된 사실이 아니란 말씀을 드리고요. 금강산 문제에 대해서 정부의 입장은 확고합니다. 우리의 무고한 시민이 총에 맞아서 사망한 사건이기 때문에, 이 문제에 대한 진상규명과 책임 문제가 분명히 정리가 되어야 그 다음 문제로 넘어갈 수 있다는 것이 정부의 확고한 입장입니다.
◇ 김현정 / 진행
북한이 약간 우발성이라는 걸 강조하면서, 이번 사태를 좋게 해결하려는 제스처를 보이는 게 아니냐, 이런 해석들이 나오는데요. 청와대에서도 비슷하게 생각하고 계시나요?
◆ 박형준
아직까지는 진상조사에 응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그런 움직임을 정확히 포착했다고는 할 수 없고요. 어쨌든 북한의 입장에서도 남북관계를 긴 호흡에서 개선해 나가려는 의지가 있다면, 저희가 요구하고 있는 진상조사에 분명히 응해야 할 것입니다. 그 외에 지금 다른 길은 없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진상조사에 응할 가능성 있다고 보십니까, 지금으로 봐서는 상당히 불투명해 보이기도 하는데요?
◆ 박형준
불투명 하지만 저희는 이것을 대충 덮고 넘어갈 수는 없는 사안이라고 보고 있기 때문에요. 시간이 걸리더라도 일관되게 요구하고 관철할 것입니다.
◇ 김현정 / 진행
오늘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여기에서 금강산 관광객 피격사건을 공식 의제화 할 예정인데요. 이 자리에서 북한 측 외무상하고 우리 측 외교부 장관의 대화라든지 이런 게 있을 수 있을까요?[BestNocut_R]
◆ 박형준
ARF가 주요 안보이슈를 다루는 회담이긴 합니다만, 아직 금강산 문제가 정식 의제로 될 것인지는 분명치 않습니다. 아직은 좀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다만 이 문제에 대해서 싱가포르나 미국 호주 등 다른 참가국들이 관심을 많이 갖고 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거론이 될 가능성은 있을 것으로 보이고요. 그런 기회가 있다면 우리 입장을 정확히 전달할 것입니다.
◇ 김현정 / 진행
두 번째 난제가 독도 문제입니다. 주일대사가 과거에도 귀국했다가 최장기간 머문 게 9일이었잖아요. 이번에 권철현 대사도 24일이면 9일째가 됩니다. 복귀 시기는 언제쯤으로 생각하고 계시나요?
◆ 박형준
복귀 시기가 아직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런 사태가 재발되지 않도록 우리의 단호한 입장을 충분히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고요. 저희가 보기에는 독도문제는 정말 긴 호흡에서 문제를 풀어가야 되고 또 영토수호라고 하는 기본적인 입장을 실질적으로 관철 시켜나가는 조치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위해서 이번에 당정협의회에서도 이야기가 됐지만 독도의 해양과학기지를 건설을 해서 그쪽을 평화적 경제적으로 이용하는 방안이라든지, 또 독도 내에 행정사무소를 실질적으로 두는 방안이라든지, 이런 것들을 착실히 해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요.
또 지금 독도 연구를 체계화하기 위해서 독도연구소를 동북아연구재단과 협의해서 만드는 일이라든지, 이렇게 우리가 내부적으로 할 수 있는 조치들을 하나하나 확실히 해나가는 것이 이 문제를 긴 호흡에서 해결하고 영토수호를 할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 진행
그것은 긴 호흡으로 해 나가는데, 그러면 권철현 주일대사는 일본 측에서 어느 정도, 이 정도까지 제스처가 나와야 돌아간다, 이런 게 있을까요?
◆ 박형준
돌아가는 시기는 결정이 안 됐고, 거기에 어떤 전제조건이 달린 것은 아닙니다. 정부가 합리적으로 판단해서 결정할 문제이고요. 아직은 그런 시기가 되지 않았다는 말씀만 드립니다.
◇ 김현정 / 진행
어제 국회에서 독도 관련 긴급현안 질의도 있었습니다만, 야권에서는 계속 요미우리 보도, 그러니까 일본 후쿠다 총리가 교과서 명기 얘기 꺼내니까, 이명박 대통령이 조금 더 기다려 달라고 말했다는 부분에 대해서 해명해 달라, 이렇게 압박을 하고 있는데요?
◆ 박형준
그 점은 이미 분명해 진 것이고요. 전혀 터무니없는 이야기 입니다. 일본 정부도 공식 부인을 한 사안이고요. 그렇지 않은 것을 자꾸 그런 것처럼 보이게 만들어서 내부의 정쟁으로 이 문제를 번지게 하는 것은 국익에 전혀 도움이 안 되고요. 독도 문제에 관한 한 초당적인 대응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일본 한 언론에서 사실이 아닌 보도를 한 것을 가지고 우리 내부에서 분열상을 보인다면, 그것으로 좋아할 사람들은 누구인지 뻔하지 않겠습니까?
◇ 김현정 / 진행
알겠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우리 안에서도 좀 뭉쳐서 초당적으로 대응해야 되는 것 아니냐, 이런 말씀이신데요. 진실공방은 더 이상 벌일 이유가 없다, 이렇게 보시나요?
◆ 박형준
그건 진실이 아니기 때문에 공방을 할 이유가 없는 것이죠.
◇ 김현정 / 진행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0722(화) 박형준 청와대 홍보기획관"진상조사없이는 北과 대화 없다"
2008.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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