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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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2/10(금) 튀르키예 교민 "골든타임은 끝나고, 울부짖는 가족들..아비규환"
2023.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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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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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박희정 (튀르키예 안타키아 선교사)



구조인력·구호물품 부족…추위 견디기 어려워
시민들 늑장구조에 분노…경찰 실탄 쏘기도
빈집털이에 시비거는 사람들까지…무법천지


오늘 첫 인터뷰는 튀르키예로 가보겠습니다. 최초 지진이 발생한 지 이제 97시간 넘어가고 있는데요. 발견되고 있는 사망자 수가 크게 늘고 있죠. 하지만 끝을 알 수 없을 정도입니다. 게다가 이재민은 전체 인구의 16%에 이른다고 하니까 정말 이 참사의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여러분 짐작이 가실 겁니다. 지금 튀르키예 현지의 수색 구조 작업은 어떻고 또 생존자들에 대한 구호 활동은 어떻게 벌어지고 있는지 이분 연결해서 들어보죠. 이틀 전에 저희가 연결했던 교민이세요. 하타이주 안타키아에 거주하고 있는 박희정 선생님 연결이 돼 있습니다. 박 선생님 나와 계세요.

◆ 박희정>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다시 이렇게 어려운 상황 속에서 인터뷰 응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 박희정> 네, 아닙니다.

◇ 김현정> 지금은 어디에 계신 상황인가요?

◆ 박희정> 지금은 저희가 안타키아 안에 들어가서요. 저희 교인들과 지인들에게 필요한 물품들을 나눠주고 상황을 파악하고 지금 다시 숙소 베이스캠프로 나아가고 있는 중입니다. 차량 안에 있습니다.

◇ 김현정> 하타이주 안타키아 그곳으로 가서 구호 활동을 하다가 다시 피신하는 숙소로 돌아가고 계시는 중..

◆ 박희정> 네, 맞습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지금 그곳에서는 실종자들을 찾기 위한 수색 구조 활동과 또 생존자들을 위한 구호 활동이 동시에 벌어지고 있을 텐데 우선 구조 상황부터 보죠. 실종자들 구조 작업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요?

◆ 박희정> 일단은 먼저 생명신호가 잡히는 곳부터 지금 먼저 구조팀들이 가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래서 많이 무너져 있는 건물을 다 수색하기에는 너무 역부족이었고요. 생명신호가 잡히는 곳을 중심으로 팀들이 가서 구조하고 있는데 특별히 저희 한국팀이 오늘 110명이 들어왔고요. 그분들이 오늘만 해도 7명을 구조했다고 저희가 소식을 전해 들었습니다.

◇ 김현정> 우리 한국에서 파견된, 지금도 막 앰뷸런스가 지나가고 있네요.

◆ 박희정> 네, 지금 제가 차 안인데요. 지금 응급차와 그리고 이제 시신을 수송하는 차들이 지금 같이 탈출 행렬과 함께 그리고 또 들어가는 쪽과 다 함께 지금 그렇게 왔다갔다 하는 상황입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그렇군요. 구조의 골든타임을 72시간 정도로 전문가들이 보던데 사실 이미 시간이 95시간을 넘어가고 있어서 걱정입니다. 수색 작업 구조 인력들이 많이 도착해서 수색 작업은 빨라지고 있지만 생존자 구출 소식은 처음보다 좀 더뎌졌나요? 어떻습니까?

◆ 박희정> 네, 그런 것 같아요. 지금 여기가 굉장히 많이 춥거든요. 그래서 각자 부모와 일가친척들이 있는 그 건물을 지금 떠나지 못하는 사람들 저희가 지금 되게 많이 보고 왔는데 자포자기 시는 분도 많이 있고 그래도 오늘도 여러 명의 생존자들이 구조가 됐다는 소식에 실낱같은 희망을 가지고 그 건물 앞을 지키고 있는 사람들도 많이 봤습니다.

◇ 김현정> 아니, 본인은 탈출했는데 가족들이 그냥 지금 그 잔해 밑에 깔려 있으니까 떠나지 못하고 있는 분들이 많아요?

◆ 박희정> 사실 저희가 갔던 지역에 그런 분들이 많아서 되게 안타까웠고 경찰들과 실랑이를 벌이면서 여기 왜 빨리 구조차가, 구호 팀들이 안 오냐고 실랑이를 벌어지는 가운데 경찰이 실탄을 쏘기도 하고 저희가 그런 것들을 목격하게 됐습니다.

◇ 김현정> 실탄을 쏴요?

◆ 박희정> 네, 왜냐하면 그들이 굉장히 마음이 격해져 있어요. 감정적으로도 그렇고 실랑이가 벌어지다 보니 그 사람들도 흉기를 꺼내 들었고 그래서 그걸 제지하다 보니까 어쩔 수 없이 실탄을 두 발을 쏘고 저희도 사실 그 옆에 있다가 정말 가까운 데 있다가 저희도 혼비백산이 돼서 그 자리를 이렇게 벗어나고 이런 지금 그런 일도 겪었습니다.

◇ 김현정> 그 상황이라는 게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정말 처참한 상황들이 매일매일 펼쳐지고 있는 건데 전 세계 60여 개국에서 구조대 파견했다고 듣고는 있는데 현장에서 느끼시기에는 인력이, 구조 인력이 좀 많이 늘어난 느낌은 드나요?

◆ 박희정> 많은 인력이 투입됐다고 해도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그 잔해 안에, 건물 안에 깔려 있는 그 사람들 꺼내지 못해서 애통해하고 발을 동동 구르는 사람들이 많거든요. 아직 그런 것에 비하면 턱없이 인력이 부족하다고 느껴졌습니다.

◇ 김현정> 여전히, 여전히. 처음보다야 늘어났지만 여전히 부족한 상황. 워낙 지진 규모가 크기 때문에 그럴 만도 하네요. 그러면 탈출한 생존자 분들 이야기를 좀 해보죠. 생존자들 상황도 좋지 않기는 마찬가지라고 듣고 있는데 우선 부상당한 분들이 상당히 많다면서요?

◆ 박희정> 지금 계속 응급차들이 오가면서 그 사람들 실어 나르는 것들을 정말 너무 흔하게 볼 수 있고요. 인근의 병원에는 거의 꽉 차서 3시간, 4시간 떨어져 있는 병원으로 지금 이송이 되고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좀 더 큰 도시로요.

◇ 김현정> 다행히 부상은 면했어도 그 추운 날씨에 집 나와서 다들 어떻게 지내고 계시는지 이재민들 그것도 상상이 안 돼요. 어떻게들 지내세요?

◆ 박희정> 지금 전기가 아직 안 들어와요. 그래서 그냥 조그맣게 모닥불을 펴놓고 있는 사람들이 되게 많이 보이고 지금 급하게 쳐져 있는 텐트, 임시텐트들 속에서 있는데 그래도 그 안에 전기가 없으니까 난방이 안 돼서 지금 굉장히 힘들어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구호 활동하면서 가면서 아이들 옷을 좀 갖다 달라고 재킷이나 이런 것들 방안 용품들을 갖다 달라고 많이 요청을 하더라고요.

◇ 김현정> 머물 곳이 일단 있어야 되는데 머물 곳이라고 하면 그런 천막, 텐트 이런 데서 지금 집단 생활하시는 거예요?

◆ 박희정> 네, 그리고 차 안에서요. 각자 차가 있으면 차 안에서 있어요, 지금 며칠째.

◇ 김현정> 자기 차 안에 있는 게 그 텐트보다 그래도 낫습니까?

◆ 박희정> 시동을 켜놓으면 잠깐이라도 몸을 조금이라도 녹일 수 있으니까요. 텐트가 사실 되게 부족해요. 텐트도 없어요, 사실은. 그래서 차에 있으면 있고 그렇다고 하더라고요, 지금.

◇ 김현정> 그러니까 각자 자기 차 안에서 그냥 몸 녹여가면서 근근이 지내고 있고 텐트라고 해봤자 전기 안 들어오니까 추운 건 마찬가지고. 구호 활동을 벌이고 다시 다른 도시 숙소로 피신, 피난처로 이동하고 계신 박희정 씨를 연결해서 이야기를 듣고 있는데 오늘 하루 종일 구호 활동 벌이시면서 제일 어려웠던 애로사항이 있다면요?

◆ 박희정> 일단은 지금 여기가 양쪽으로 들어가고 나가는 차들이 거의 너무 많아서 정말 주차장이에요. 각지에서 너무나 많은 구호 장비들, 구호차들 민간 UN 단체들 NGO 단체들이 다 각자가 차를 끌고 다 이렇게 오다 보니까 오며 가며 이게 굉장히 원활하지 못한 것 같아요. 그래서 지금 교통도 정리하는 그런 사람들도 인력도 되게 부족해 보여서 응급차들이 빨리빨리 지나가는데 그것도 지금 사실 빨리빨리 못 지나가는 상황이에요. 너무 차들이 많아서. 사실 그래서 이게 오고 가는 일들이 그게 가장, 그리고 저희도 사실은 물이 되게 부족할 것 같아서 많이 차량에다가 실어서 갔는데 한쪽에서는 트럭채로 물이 쌓아져 있어서 사람들이 되게 많이 가져갔어요. 또 어느 곳에 저희가 차를 타고 나와 보다 보니까 거기서 물을 나눠주니까 사람들이 쭉 서가지고 받아가더라고요. 그러니까 이게 좀 편차가 좀 있는 것 같아요. 어떤 데는 되게 풍족하게 있을 수 있고 어떤 데는 아예 부족하고 저희가 좀 이렇게 산등성이에 있거나 접근하기에 불편한 곳, 먼 곳, 이런 곳도 찾아다니면서 나눠줘야 될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김현정> 조직적이지 못한 상황이죠. 지금 워낙 정신이 없다 보니까 몰리는 곳은 몰리고 부족한 곳은 부족하고. 전 국민의 16%가 이재민이 됐으니까 민심이 흉흉한 건 당연할 텐데 특히 지진세라는 거를 지금까지 수년간 걷어왔는데 도대체 그거 어디에 쓴 거냐. 이런 비판이 높게 일고 있다면서요. 이건 무슨 얘기입니까?

◆ 박희정> 이 지진이 올 거라고 많이 예상을 하고 있었고 터키 사람들도 알고 있었고 나름대로 정부에서는 준비를 하고 예측을 했을 것 같은데 이렇게 크게 일어날 거라고는 생각을 못 했던 건지 사실은 굉장히 취약했던 지역들이 내진 설계가 안 돼 있다는 그런 느낌이 많이 들었어요. 사실 1999년 지진 이후로는 법적으로 내진 설계가 무조건 되도록 되어 있었는데 정말 이렇게까지 많이 무너진 것은 사실은 30년 안 된 건물들조차도 정말 너무너무 참혹하게 많이 무너져 있었어요. 그런 걸 보면 그런 것들에 대해서 법적으로 강화를 하거나 이런 것들이 미비하지 않았었나, 이런 생각도 제 생각으로 듭니다.

◇ 김현정> 민심이 흉흉하다는 건 어느 정도나 흉흉해요?

◆ 박희정> 지금 자기 일가친척이 저희 부모가 거기 잔해에 깔려져 있는 거를 알게 알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구조자가 오지 않았을 때 그 심정이란 흉흉할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그래서 이렇게 시비가 붙을 수 있고 저희가 장을 보는 그런 시장은 거의 무법천지예요. 그냥 낮에도 청년 네다섯 명이서 지금 빈 집을 다 털고 있거든요. 그래서 물건을 털고 그러다 보면 서로 시비가 붙기도 하고 되게 사실은 되게 좀 약간 제가 있었던 집은 되게 무서웠어요.

◇ 김현정> 자신의 가족들이 지금 구조되지 않아서 발 동동 구르고 분노하고 있는 사람들 옆에는 또 약탈을 하러 다니는 패거리들이 있고 그야말로 무법천지, 아비규환 같은 상황. 박희정 선생님, 오늘 생생한 소식 전해 주셔서 감사드리고요. 아무쪼록 건강하셔야 되고 한 명이라도 더 구조했다는 희소식이 들려오기를 여기서도 간절히 기도하고 있겠습니다.

◆ 박희정>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오늘 고맙습니다.

◆ 박희정>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튀르키예 지진 피해 지역, 지금도 계속해서 앰뷸런스가 오가고 있네요. 지진의 피해 지역인 하타이주 안타키아에 거주하시는 분인데 지금은 그쪽에서 구호 활동을 낮에 하다가 밤이 되면 다른 도시 피난처로 가서 생활하고 계시는 분이세요. 교민 박희정 씨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