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유인촌 문화부 장관을 금요일에 만나고 왔습니다. 장관 취임 후에 여러 가지 크고 작은 논란이 있었습니다만, 한번도 언론을 통해서 직접 입장을 밝힌 적은 없었는데요. 저희가 입장을 좀 듣고 싶었습니다. 짧은 시간이어서 논쟁적인 인터뷰 대신에 장관의 생각을 가능한 한 듣고 왔습니다. 여러분들 들으시면서 의견이나 반론이 생기실 것 같은데요. 문자 메시지 #9810이나 인터넷 게시판으로 여러분의 의견, 반론들 올려주시면 제가 후에 전해드리죠. 유인촌 장관입니다.
= 김현정 / 진행 : 안녕하세요?
- 유인촌 /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 안녕하십니까?
= 지금 문화계 현장에서 문화 예술인으로 뛰실 때하고 관료로서, 물론 문화와 관련된 일이긴 합니다만, 들어오셔서 일하는 것하고 어떤 차이가 있나요?
- 아무래도 굉장히 차이가 있다고 봐야죠. 그 전에는 현장에서 내 세계에 갇혀있는 거죠. 말하자면 어떤 것이든 나의 정신이나 내 생각이나 내 철학으로 하나의 새로운 창작물을 만들어내면, 나의 임무가 끝났는데. 지금은 오히려 그 안에서 빠져 나와서 밖에서 그런 것들이 잘 만들어질 수 있도록 해주는 조력자의 입장이잖아요. 거기에다가 그렇게 사람을 키우는 일, 그런 정도가 아니고 국가의 전체적으로 브랜드를 만드는 일이잖아요, 문화부처라는 곳이.
또 우리가 아무리 땅 덩어리가 좁다고 해도 대한민국의 방방곡곡에 구석구석에 나름대로 삶의 질을 높인다고 할까요? 그러기 위한 정책적인 판단, 또 사람 사는 것 자체가 갈등이잖아요. 그래서 정말 많은 사람들과 부딪치고... 제가 예전에 지자체에서 일할 때도 공무원들, 예술가들, 시민들, 시민 단체들, 이런 분들과의 끊임없는 조율, 갈등을 풀어가는 이게 큰일이었는데. 지금은 더 범위가 크다고 봐야 되니까 실제적으로 저의 입장은 그런 것들을 잘 풀어내가는 조율하는 역할로서의 의미가 더 크지 않나 싶어요.
= 요즘 최대 관심사는 조율, 소통, 이런 게 될까요?
- 아무래도 그런 부분은 기본적으로 깔려 있는 거죠. 다른 걸로는 지금 눈에 보이게 나름대로 우리가, 하도 요즘 얘기하는 양극화. 우리가 문화예술을 통한 삶의 불균형 이런 것들은 눈에 잘 보이지 않지만 그 부분도 상당한 편차가 있어요. 제 생각에는 다른 부분 경제적인 부분이라든지 하여간에 그렇게 눈에 보일 수 있는 부분은 어찌 보면 시간과 돈과 노력으로 극복이 가능하겠지만, 지금 문화예술, 우리가 갖고 있는 삶의 방식이 다 문화라면 이것은 시간 있고 돈 있다고 해서 해결 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더군다나 잘 보이지 않는 것이기 때문에, 하루아침에 쉽게 이게 금방 좋아지거나 바뀌거나 이렇긴 어려운 부분이거든요. 지금은 그런 것들을 어떻게 바꿔줄 수 있나, 그게 우리 부처의 역할입니다.
= 아주 구체적이지는 않더라도 계획이라든지 이런 것들 가지고 계신 게 있나요?
- 구체적이지 않은 게 아니고 굉장히 구체적으로 얘기할 수 있어요. 우선 제가 개인적으로 강원도 봉평의 폐교에다가 나름대로 공연장을 만들었어요. 그게 벌써 한 5년 됐습니다. 지역으로 내려간 거잖아요. 그런데 제가 지역으로 내려간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그 지역에 있는 분들이 서울에 와서 뭔가를, 특히나 이런 문화예술 쪽에 뭔가를 본다든지, 아니면 느낀다든지 이러기는 어렵죠. 그분들이 저녁 밥 먹고 가장 편하게 아주 홀가분하게 그저 걸어서 와서 우리를 만날 수 있게 해줄 수 있는 것. 이것도 상당한 나름대로의 일인데. 그런데 저희들은 또 왜 좋으냐? 서울은 아무래도 많이 복잡하고 여러 가지로 그런 여건을 갖고 있기가 힘들어요. 그 곳에서 우리는 또 많은 시간을 들여서 새로운 창작물을 만들어 내는 거죠.
= 폐교 공연장에서 개인적으로 시작하신 일인데, 그걸 문화부 전체 차원으로 확대할 계획도 갖고 계시는군요?
- 제가 개인으로 이미 그런 일을 했기 때문에 지금은 저희들 정책은 기본적으로 도시로부터 가장 먼 곳, 조금 불균형 한 곳, 어두운 곳, 덜 혜택을 받은 곳, 학교의 강당을 체육시설로 바꿔줄 수 있는 것도 좋고, 그런 작은 일부터 시작을 할 겁니다.
= 조율 말씀 계속하셨어요. 국민과의 소통, 조율이 굉장히 중요한 작업이더라... 요즘 국민들의 화두도 소통인 것 같아요. 정부와 소통이 좀 안 되고 있는 면도 있는 것 같다, 답답하다, 이런 생각 느끼고 있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 노력해야죠. 그것은 노력은 굉장히 중요하고요. 소통을 말로만 할 게 아니라 실제 소통하려는 마음의 자세가 굉장히 중요하고. 소통하자고 한 쪽에서 너무 소통만 얘기하면서 결국 소통 안 되는 거거든요. 소통 하자, 소통 하자, 얘기는 많이 하는데, 실제 자기 이야기만 계속하고 있으면 소통이 됩니까, 안 되죠. 그래서 저는 많이 듣고 누가 야단치면 열심히 야단맞고, 덤비지 않고, 계속 그렇게 하는 게 중요하죠. 그래서 시간이 좀 지나면 그런 부분들이 많이 이해도 되고,
= 문화체육관광부에서는 국민과의 소통이 가장 중요한 부서 아닐까, 이런 생각도 들어요. 문화, 생활, 이런 것과 관련된. 말로만 소통하자, 이런 차원이 아니라 정부와 국민 사이에 다리를 놓아줄 수 있는 기구라든지, 이런 게 필요하지 않을까요?
- 뭔가 자꾸 새로 조직을 만들거나 그런 기구를 만드는 것은 그렇게 썩 좋은 방법인 것 같진 않아요. 그동안에 보면.
= 그건 왜?
- 왜냐하면 뭐 하나 만들면 그거 만든 걸 위해서 또 뭘 해야 하고. 본질보다는 오히려 조직을 잘 운영하기 위한 일이 더 많아지고, 하여간 조금 더 그런 거는 여러 가지 시도를 해봐야 할 것 같아요.
= 국정홍보처 얘기도 거기쯤에서 나오는 것 같습니다. 국민과의 소통이 이렇게 안 되고 있는 마당이니까 국정홍보처 좀 부활하는 건 어떠냐, 이런 목소리가 지금 안에서 나오고 있는 건지 밖에서 나오는 건지, 하여튼 나오고 있는데요?
- 주로 밖에서 많이 이야기하고 계시죠. 정부가 미숙하다, 왜 이런 문제에 대한 대처가 잘 안 되고 있는가, 이런 얘기를 많이 하시는데요. 애초에 정부가 처음 출범하면서 그런 기능을 좀 없애자, 왜 국가가 나서서 여론이라든지 홍보라든지 언론에 대한 조율을 할 필요가 있겠는가, 각자 부처마다 알아서 나름대로 잘 대처하고, 자유롭게 하고, 또 기자실 다시 다 원상복원 시키고, 사실은 소통의 문은 다 열어놓은 거잖아요. 아주 열려있는 구조로 다시 돌아간 것인데. 실제로는 이렇게 어떤 큰 사안이 생겨버리니까 그런 것에 대한 대처가 좀 미숙하지 않나 싶어요.
물론 그럴 수 있죠, 이제 두 달 좀 넘어간 정부니까. 그러나 지금 초창기에 좀 이런 실수가 있더라도 저는 오히려 이런 구조를 조금 더 단련시켜서 잘 가꿔가는 게 좋다, 다시금 옛날처럼 어느 한 기관에서 그걸 전부 도매로 맡아가지고 그것을 조정하고 조율하고. 정부의 그런 걸 홍보하기 위해서 뭔가 방법을 쓴다는 것은 썩 좋은 방법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 문화체육계 안에서의 소통 문제, 문화체육계 안에서의 재편에 대한 이야기들, 초기부터 많이 하셨습니다. 그 과정에서도 좀 소통 과정에 혼란이 있었던 게 아닌가?
- 어차피 새로운 정부가 시작되면서 항상 바뀌게 되죠. 그것도 개혁이잖아요. 말하자면 항상 그렇게 새롭게 시작하는 개혁이란 말을 쓰는 것 자체가 이미 듣는 순간 거부감이 생기고 많은 어려움이 발생합니다. 너무 급격하게 뭘 바꾸다 보니 사고도 많고, 그런 과정에서 생기는 불협화음도 있고, 또 작은 정부를 지향하다보니까 조직이 슬림화돼야 하고, 또 있던 분이 나가게 되는 경우도 생기고, 그러다 보니까 아무래도 아픔이 많이 생기잖아요. 그러나 지금 잘 진행되고 있습니다. 조금 더 아마 이 부분도 기다리셔야 좋은 결과인지 나쁜 결과인지 판단이 될 것 같아요.
= 마음고생도 하셨죠?
- 괜찮아요. 그래도... 저희 쪽은 다 아는 사람들이잖아요. 이미 그렇게 안 되도 다 서로 개인적으로는 이야기도 할 수 있는 관계를 갖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그런데 언론이 좀 싸움을 많이 시키는 것 같아, 오늘 이 인터뷰도 또 싸움 시킬 것 같아서... (웃음)
= 올림픽 이야기를 좀 여쭙고 싶어요. 올림픽 준비 상황은 어떻게 보고 계신가요?
- 어쨌든 올림픽은 선수들이 가장 앞장서서 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굉장히 선수들이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지금 체육회가 단체장들이 지금 없어서 아마 곧 며칠 있으면 안에서 단체장을 뽑고 그런 과정에 있기 때문에. 밖에서 보기에는 조금 걱정스러워 하는 그런 분들도 계시는 것 같은데. 괜찮아요, 우리가 굉장히 역동적이기 때문에 그런 과정을 거치면서 지금 아주 선수들은 큰 동요 없이 잘 준비하고 있습니다.
세계 10위권 정도를 바라보고 있는데, 기본 종목이 좀 많이 약해요. 그래서 이번 올림픽은 큰 성과를 못 내겠지만 대구 세계 육상선수권 대회도 있고 해서, 기본으로 다시 돌아가려고, 육상에 좀 집중적으로 뭔가 다시 한번 검토를 할 생각입니다.
= 마지막으로 국민들에게 뭔가 한 말씀해주셔야 할 것 같아요. 사실 취임하시고 나서도 소통의 부재라면 부재고, 이런 잡음들도 좀 있었고요. 이 기회에 한 말씀?
- 애가 어른 되는 과정에 겪는 성장의 아픔이다, 이렇게 생각해주시면 좋을 것 같고. 사실은 현장에 있던 예술가로서 이렇게 행정적인 또는 나라의 큰, 이런 일을 맡게 됐는데 약간 처음 시작하는 입장에서 여러 가지 시행착오도 있을 수 있고, 또 실수도 아마 있을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기본적으로 아주 순수한 마음을 갖고 있고요. 어떻게든지 국민을 행복하게 살 수 있게 만드는 기본적인 걸 바탕에 깔고 모든 일을 추진하는 것이기 때문에, 너무 반대하는 그런 쪽보다는 이걸 오히려 더 잘 만들어질 수 있는 쪽으로, 지금부터는 어차피 그런 것들을 보완하고 극복하고, 또 다시 우리의 것으로 만드는 과정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이제 충분히 여론도 많이 나왔고 이런 과정을 극복하고 이제는 정말 안전한 국민의 먹거리 대책, 또는 국민들의 삶의 질이 높아질 수 있는 대책, 이런 것들 저희가 열심히 준비하겠습니다.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5/19(월) 유인촌 문화부 장관 "새로운 국정홍보기구 필요없어"
2008.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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