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국민과의 소통에 직접 나선다고 합니다. 오늘 대국민 담화가 그 시작이라고 하는데요. 앞으로 국민과의 대화도 열고 여러 가지 채널을 마련할 것이다, 이렇게 청와대가 발표를 했습니다. 국민과의 소통, 과연 잘 이루질 수 있을까요, 이 분은 어떻게 생각하실까요? 유력한 차기 당 대표 후보입니다. 한나라당 박희태 의원 연결해 보죠.
= 김현정 / 진행 : 안녕하세요?
- 박희태 / 한나라당 의원 : 안녕하십니까?
= 요새 정신없으시죠?
- 아니, 괜찮습니다.
= 당 대표 준비하시느라고 여러 가지 생각도 많이 하실 것 같아요?
- 네, 뭐 그렇습니다. (웃음)
= 우선 오늘 대통령 담화에서 말입니다. 국민들이 원하는 말, 정말 듣고 싶은 말이 뭐라고 보십니까?
- 흐트러진 민심을 수습하는 그런 이야기 아니겠습니까? 이제 대통령 말씀 들으니까 우리가 이제 마음 놓고 각자 자기 일에 종사해도 되겠구나, 생업에 종사해도 좋겠구나, 이런 느낌을 받을 수 있다면 제일 좋은 것 아닙니까?
= 그게 지금 어느 정도 수위의 발언을 하실 건가, 이게 국민들이 주목하는 부분인 것 같은데요. 이번 쇠고기로 인한 여러 가지 논란들, 걱정 끼친 것에 대한 사과냐, 아니면 유감의 표시냐, 이 수위는 어떻게 보십니까?
- 제가 그것을 단정적으로 이야기할 수도 없고요. 전 또 들은 바도 없습니다.
= 어느 정도를 해야 맞다고 보십니까, 그럼?
- 국민들이 그 정도면 됐다, 하는 정도는 해야 안 되겠습니까?
= 그렇다면 좀 사과 쪽에 가깝게 하시는 게 맞다는 말씀이시군요?
- 우리나라의 유감이라는 뜻이 사과로 통하고 뭐 이러데요? 본래 뜻하고는 조금 다르긴 한데, 유감을 표 한다, 하면 사과 한다, 이런 뜻으로 다들 이해를 하고 있으니까, 지금 물으시는데 두 개의 뜻이 뭐가 다른지 잘 모르겠고요. 옛날에는 유감이라는 말이 감정이 남아 있다, 이런 뜻이거든요. 둘이 싸우다가 “야 나한테 유감 있나?”하면, 유감 있다고 하면 감정이 남았구나, 유감이 없다, 하면 서로 좋은 거고 그런 건데. 조금 유감이라는 뜻이 달라지고 있긴 있습니다마는, 좌우간 사과든 유감이든 국민들이 잘 받아들일 수 있는 그런 정도 내용이 안 되겠습니까.
= 이런 생각이 듭니다. 청와대에서는 홍보 과정, 설득 과정에서 소통의 부재다, 이렇게 원인을 말씀을 하십니다만. 협상은 잘 했는데 전달 과정에서만 문제가 있었던 게 아니라, 협상 과정 자체부터 국민 의견을 무시하고 간 것, 거기에서부터 소통이 통 안 된 거 아니냐, 이런 지적도 있는데요. 그냥 홍보, 설득 못한 거를 죄송합니다, 하고 넘어갈 문제는 아니다, 라는 의견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 초기에 광우병이나 그것을 방지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 같은 게 잘 홍보가 안 된 건 사실입니다. 홍보도 안 됐고요. 또 우리가 추가 협상이라고 그럴까, 광우병을 근본적으로 차단하는 수입금지조치 등등이 미리 논의되지 못한 것은 좀 부족한 점이었죠.
= 그러면 오늘 사과, 유감 정도 표시할 게 아니라, 더 나아간 후속조치라든지요, 재협상이라든지 이런 가능성도 있다고 보십니까?
- 글쎄, 재협상은 수차 안 된다고 그러고. 사실상 불가능한 모양입니다. 재협상은 아니더라도 지금 추가 협상이라고 할까, 추가협의를 했지 않습니까? 꼭 필요하다면 그런 식의 논의는 앞으로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더 나아간 추가협상도 할 수는 있을 거라는 말씀이세요?
- 네, 네.
= 거기에는 그러면 30개월 월령에 관한 문제 말입니다.
- 글쎄, 그건 제가 단정을 지어서 얘기할 수는 없고요. 우리 국민들이 우려하고, 또 국민들이 원하는 그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제 생각에는 추가로 얼마든지 또 논의할 수 있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 알겠습니다. 오늘 추가 협의 내용 가지고 토론을 하자면 끝이 없을 것 같고요. 박희태 의원께서는 어떤 생각 갖고 계신지 여쭤봤습니다. 야당에서는 오늘 농림부장관해임 건의를 하는데, 책임지는 사람이 좀 있어야 되지 않겠느냐, 그래야 사과의 진정성이 있지 않겠느냐, 이런 얘기를 합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 글쎄요. 제 생각에는 이제 출범한 지 석 달밖에 안 된 정부의 각료를 상대로 해임건의안을 낸다는 것은 저는 온당치 못한 조치라고 생각합니다. 더욱이 지금 야당이 지금 며칠 남지도 않은, 며칠 밖에 안 남은 17대 국회에서 숫적 우위를 바탕으로 해 가지고 그런 해임안을 낸다는 것은 정치 도의에도 안 맞는다, 이런 생각입니다.
= 그런데 이런 정도의 사안, 국민적인 분노가 있는 사안이면 보통, 한 분 정도는 책임을 지고 상징적인 의미로 퇴진을 하고 그렇지 않으셨나요?
- 네, 그게 그러니까 제 생각에는 이런 문제가 생긴 것이 좀 손발이 안 맞았다고 할까, 팀웍이 안 된 이런 문제, 준비가 부족했다, 이런 게 모두 정권 초기적 현상이라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정권 말기적 현상이 아니고 정권 초기적 현상이다, 그래서 조금 시간을 줄 수도 있고. 또 결자해지 차원에서 본인이 깨끗이 본인이 해결해서 국민들이 아 그 정도 같으면 됐다 할 정도로, 그런 노력을 기울이게 하는 것이 좋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 이 판에 장관 바꿔 가지고 또 새 장관이 이러고저러고 시행착오랄까, 또 손발 맞추는 데에 시간 보내는 것은 옳지 않다, 하는 생각이 듭니다.
= 그 부분에 대해서 반론 있으신 분들도 있으시겠습니다만, 어쨌든 박희태 의원은 그런 생각을 가지고 계시고요. 지금 정권 초기라서 손발이 잘 맞지 않는다, 이런 말씀 해주셨는데요. 사실 많은 국민들은 여당에 대해서도 참 야속하게 생각합니다. 정부를 향해서, 청와대를 향해서 왜 예스맨만 있고 브레이크 거는 노맨은 없는 거냐, 어떻게 생각하세요?
- 저는 예스맨도 있고 노맨도 있고. 쓴 소리 또 단 소리 다 전달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그런가요?
- 네. 그게 쓴 소리는요. 조금, 말하자면 공개적으로 전달되는 게 아니라서 그렇지, 당에서 쓴 소리를 전달 안 한다, 하는 사람이 없다, 이거는 조금 제가 볼 때 오해가 아닌가 싶습니다.
= 그러면 쓴 소리를 전달을 하는데 청와대에서 잘 안 들으시는 건가요?
- 아니죠. 다 쓴 소리도 전달하고 단 소리도 전달하고, 국민의 뜻을 국민의 소리를 청와대에 모두 전달 안 합니까? 그게 당의 임무입니다. 민심과 청와대 사이에 가교 역할을 하는 것이 당 아닙니까? 그렇기 때문에 우리 당이 이때까지 했을 겁니다. 제가 뭐 당에 바로 깊이 관여를 안 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만, 하고 있습니다. 그런 노력을 안 한다, 이렇게 이야기하기는 저는 어렵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 그러면 이번 쇠고기 협상 과정에서도 뭔가 쓴 소리들이 들어갔을 텐데, 정부에서 귀 기울여 귀담아서 들은 게 아니라고 우리가 봐야 하는 건가요?
- 그래서 추가협상이라고 할까, 이런 대통령의 결단이 나온 것 아닙니까. 그게 국민의 소리를 많이 들으셨겠지만, 당에서도 그런 이야기를 했을 겁니다. 안 할 리가 있습니까?
= 최근에 강재섭 대표가 대통령 만난 자리에서 사실 국정쇄신책 말씀을 하실 줄 알았는데, 한 줄도 못 꺼내고 돌아오셔서 지금 비판이 당 내외에서 이만저만이 아닌데요?
- 아니 그런데 강 대표 이야기를 들어보면 할말은 했다고 하던데요.
= 그렇습니까?
- 신문 보도를 봤습니다. 저도 직접 들은 건 아니고. 단지 그게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다, 공표가 안 됐다, 발표가 안 됐다, 이런 거지 가만 아무 소리도 안 하고 왔겠습니까? 국정 전반에 대해서 현안 문제에 관해서 대표로서의 입장과 민심을 전달을 했겠죠.
= 국정쇄신책 부분에 대해서는 말씀을 안 하신 거죠?
- 그것은 쇄신책을 바로 공개하기가 어려운 그런 분야가 안 있겠습니까. 그런 이야기를 했지 않겠나, 저도 추측을 합니다.
= 박희태 의원께서는 차기 유력한 당 대표이신데요. 만약 당 대표 되신다면, 청와대를 향해서 좀 더 강력하게 지금 보다 국민들이 원하는 수준까지 어떤 쓴 소리, 하실 생각이 있으십니까?
- 네, 국민의 소리를 가감 없이 전달하는 게 우리 당의 책무입니다. 우리가 당이 대통령 국정 수행을 적극 뒷받침해야 한다, 당헌에 이렇게 돼 있는데요. 그 적극 뒷받침이라는 것은 예스맨으로 옳다는 소리만 하는 것이 아니고, 쓴 소리 또 국민의 바람을 듣기 싫더라도 전하는 게 당의 책무입니다.
= 좀 나서서 비판을 받더라도 청와대에서 뭐라고 하더라도 강하게 밀어붙일 계획이란 말씀이시죠?
- 강하게 그거 꼭, (웃음) 강약을 조절해야죠. 강하게만 말씀을 하시니까. 그리고 아까도 말씀드렸습니다만, 당에서도 청와대 또 대통령께 당 대표가 보고하고 여러 가지 민심을 전달하는 게 모두가 공개되는 게 아닙니다. 청와대와 당과의 교감은 대표와 대통령 간뿐만 아니라, 그 밑에 있는 보좌진들하고도 늘 소통이 됩니다.
= 그럼 강재섭 대표가 이번에 대통령 만나서 나눴다는 비밀스러운 이야기는 어떤 부분의 쓴 소리일까요?
- 민심 수습 방안 같은 게 안 있었겠습니까.
= 민심 수습 방안이요?
- 네.
= 구체적으로?
- (웃음) 제가 들어보지 못했는데 자꾸 너무 어렵게 물으시네.
= 오늘 한나라당 원내대표 경선이 있죠. 사실 홍준표 의원이 결정된 거나 다름없는 상태인데, 홍 의원이 서울 지역이기 때문에 그동안 관행에 따라서 당 대표는 이제 영남권이 될 거다, 이런 의견이 힘을 받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그런데 여전히 수도권 대표를 주장하시는 분들 있습니다. 이재오 의원도 그렇고 저희가 공성진 의원하고 며칠 전에 인터뷰했습니다만, 공성진 의원도 그런 말씀하시던데요. 어떻게 보시나요?
- 글쎄 이제 지역 이야기는 그만했으면 하는 게 제 생각입니다.
= 지역 얘기요?
- 물론 그걸 마음속으로는 가지고 있을 수는 있는데요. 지금 우리가 정치권에서 극복해야 할 것이 지역 문제 아닙니까? 이것 때문에 우리 정치가 큰 병을 앓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이제 지역 이야기는 그렇게 무게를 안 두는 게 안 좋겠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 작은 나라에 동서를 가르고 남북을 가르고 자꾸 이렇게 분열적 사고를 하는 것이 유익하겠습니까?
= 그 말씀을 좀 되짚어보면 수도권에서 원내대표가 됐으니까 영남권에서 당 대표가 나와야 되고, 이런 것 자체를 원치 않으신다는 말씀이신가요?
- 그런 얘기가 나오는 것 자체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 그렇게 보시는군요. 지금 지역 이야기 하지 말자고 하셨습니다만, 그래도 수도권 쪽에서는
- 그런 것보다도 오히려 이 시기에 우리 한나라당의 대표가 어떤 리더십이랄까, 어떤 성격을, 어떤 비전을 가진 사람이 돼야 하느냐 이걸 논하는 게 안 좋겠습니까?
= 정몽준 의원도 지금 출사표를 던진 상태인데요. 해볼만한 대결이라고 보십니까?
- 아직까지 제가 뭐 명확하게 나선다, 어쩐다는 이야기를 한 일이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여러 상황을 지금 좀 보고 있습니다. 정몽준 의원하고 저하고는 개인적으로는 아주 친한 친구입니다. 20년 동안 국회의원을 같이 했고요. 더욱이나 경남 지역 출신이 때문에 자주 접촉도 많았고. 그래서 참말로 둘이 대결한다는 이런 건, 제 생각은 생각을 할 수가 없는 그런 사안입니다. 그래서 이런 저런 생각을 지금 많이 하고 있습니다.
= 친구하고는 가능하면 대결을 하고 싶지 않은 그런 말씀이신군요?
- 그렇죠. 사람마다 다 그렇지 않습니까. 친한 친구하고 심각한 대결을 한다는 것은 참 어렵고 힘든 일이죠.
= 그 전에 그러면 어떤 사전 조율 같은 게 있을 수 있겠군요?
- 아니 아직 하진 않았습니다만, 제가 정말로 출마를 한다고 출발선에서 떠날 때는 그 전에 물론 이야기를 하고 서로 의견도 나눠야죠.
=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5/22(목) 한나라당 박희태 "강재섭 대표 할말 다 했다던데.."
2008.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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