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5/27(화) 이석행 민주노총 위원장 "美 쇠고기, 길에 누워서라도 막겠다"
2008.05.27
조회 582
이제부터는 민주노총의 이석행 위원장과 인터뷰를 해보겠습니다. 이 분은 아예 청계천 광장에서 지난주부터 노숙 농성을 하고 있는데요. 이번에도 역시 제가 반대편 입장에 서서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오해 없이 들어주시기 바랍니다.

= 김현정 / 진행 : 안녕하세요?
- 이석행 / 민주노총 위원장 : 안녕하십니까?

= 지금도 청계 광장에 계시는 거죠?
- 네, 청계 광장에 있다가 인터뷰 때문에 차 안으로 잠깐 들어왔습니다.

= 왜 노숙 농성까지 결심하셨습니까?
- 그동안 저희들은 대통령께서나 정부가, 국민들이 반대하고 요구하면 귀를 좀 기울일 줄 알았습니다. 사실 그동안 촛불집회 같은 것 하더라도 저희들은 뒤에서 그냥 참여하고, 잘못된 부분들을 우리 조합원들한테만 알리는 그 정도 상황이었는데.

저희도 아이들을 키우는데, 우리 아이가 학교 갔다 와서 하는 이야기가 선생님들이 거기 가지 말라고 강요를 하고, 갔다 오면 처벌한다고 그런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그래서 아빠, 우리들은 우리들 미래를 위해서 하는데 왜 어른들이 지켜주지도 못하면서 왜 그렇게 자꾸 못하게만 하느냐고, 그런데 제 이야기만이 아니라 같이 학부모들이 많으니까 이야기를 나눠봤더니, 사실 우리 어린 아이들이 그동안은 자기들 문제라고 생각해서 나왔습니다.

그런데 그 아이들을 보호는 못해줄망정 그것을 못하게 막고 또 처벌로 하겠다고 강요하고 그런 걸 보면서, 더 이상 민주노총이 수수방관 한다든지 뒤에서 그냥 따라가는 입장이 되어서는 안 되겠다, 그래서 우리 조합원들한테 이게 얼마나 심각한 일인지 좀 알리고 또 그런 부분들에 대해서 우리 조합원들이 부흥을 해야 하는 게 아닌가, 라는 생각 속에서 농성을 시작했습니다.

= 조금 전에 주성영 의원께서는 바로 그 점을 지적하신 것 같은데요. 민주노총 분들까지 집회에 같이 참여한 부분을 두고, 배후가 있고 어떤 조직적인 세력이 들어오면서 집회가 불법적으로 변질됐다, 이렇게 말씀하시더라고요?
- 그런데 저는 이해가 안 되는 게 있잖아요. 저희들 여기 농성 처음 시작할 때, 그저께인데, 시민들이 저희들한테 지금 민주노총이 여기 앉아서 농성이나 하고 할 때냐, 평소 때 같으면 파업도 잘 하던데 왜 파업도 못 하고 이렇게 소극적으로 하느냐, 사실 시민들이 저희들한테 꾸짖어요. 어저께도 하루 종일 있는 과정에서 시민들이 음료수, 격려를 죽 하시면서 늘 시민들께서도 아쉬워하시는 것이, 민주노총이 너무 소극적인 거 아니냐.

= 오히려 소극적이라고 비판을 받으신단 말씀이군요?
- 네, 네. 시민들을 따라갈 수도 없는 그런 상황이, 진짜 시민들과 국민들이 너무 분노해 하고 계시거든요. 그래서 저는 아전인수 격 해석이다,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 경찰이 오히려 무능하게 대응 한다, 라는 여론도 많다고 주성영 의원이 전하시는데, 거기에 동의 못 하시겠네요?
- 전 동의 못하는 게요, 경찰들이 오히려 어떤 명분을 찾기 위해서, 왜 그러냐 하면 여기 청계광장을 경찰차가 다 막았습니다, 그저께 같은 경우. 막았다가 시민들이 “나가자, 나가자” 하는 구호가 나오니까 일정 정도 열어줘요. 또 나가면 경찰들이 에워싸고, 방패로 폭력을 가하고. 그런 걸 제가 직접 보면서도 제가 끼어들지를 못했어요. 진짜 마음으로 안타깝고 그런데. 혹시 제가 뛰어들어서 그러면 얘기가 나올까 싶어서, 사실 제가 조심스럽게 하고 있고, 경찰들이 오히려 그런 걸 유도하고 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 주성영 의원이 지적한, 가장 경찰이 개입한 결정적인 이유가 정치적인 구호나 이런 것보다도 도로로 뛰어나왔다, 이 부분이라고 말씀 하세요. 불법 도로 점거.
- 시민들하고 저도 밤새도록 한숨도 안 자고 토론을 했는데요. 시민들 하시는 말씀이 지금 촛불을 켜고 벌써 우리가 십 며칠 째, 또 국민 여론 80% 가까운 국민들이 이걸 반대하는데, 그냥 대통령께서 사과만 한 마디하고 그냥 강행하겠다, 이것 자체가 너무 기만이다, 그런데 어떻게 가만히 있을 수 있냐, 나가자, 이런 게 시민들 생각이 그런 거예요.

= 그러면 도로 점거하고 청와대로 돌진한 그 부분은 굉장히 우발적이었던 겁니까?
- 우발적이었죠. 저희들이 5월 24일 날 공공 부문 구조조정 관련해서 특히 물, 가스, 전기 사유화를 통한 물가 폭등에 대비해서 저희들이 이건 안 된다, 하고 집회를 하고 일부가 여기 청계 광장에 왔었거든요. 와서 집회를 했는데, 그 중에 몇 분들이 나서서 하시는 말씀이 너무 답답하다, 한 번 나가서 알리자, 이게 알려지지도 않고 이런 성격이지, 우발적인 거지, 계획적이라든가, 계획적 같으면 그렇게 안 합니다, 저희들이.

= 계획적 같으면 그렇게 안 하신다는 말씀이세요?
- 네, 네.

= 그런데 집회가 문화제 형식으로 치러질 때보다도 이렇게 경찰과의 몸싸움 생기고 무력충돌 생기면, 여론이 부정적으로도 흐를 수 있지 않나요? 어떻게 보십니까?
- 아마 어느 특정 단체의 이익을 대변하거나 특정 사람들의 권익을 위해서 그런 문제가 생기면 언론이 좀 차가울 텐데요. 이것은 전체 국민의 건강권을 갖고 하는 문제이다 보니까. 아직 저는 도로에 한 번도 못 뛰어들었는데, 이렇게 보면서 막 움찔 움찔해요. 나도 가야 하는데, 이렇게 생각을 하는데, 혹시 그런 아까, 그런 것 때문에 못 가는데. 오히려 시민들은 적극적으로 알리는 계기가 이것밖에 없다... 언론도 처음에는 촛불집회 보도도 하고 그랬다가 보도도 잘 안 되고, 또 대통령께서는 사과 성명 하나 발표하고 그냥 강행을 하고, 그러면서 시민들께서 자발적으로 하고 있다고 보고 있기 때문에.

= 여론이 부정적으로 흐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보시는군요?
- 조선일보 동아일보 중아일보 제외하고는 그러지 않을 거라고 봅니다, 저는.

= 좀 다른 얘기 여쭙겠습니다. 이석행 위원장은 쇠고기가 이대로 들어올 경우에는 미국산 쇠고기 보관중인 냉동창고 14곳에 조합원들을 배치해서 운송되는 것 자체를 막아버리겠다, 이런 말씀 하신 적이 있는데, 이게 사실입니까?
- 그렇습니다.

= 어느 정도까지 협상을 보고서 이런 결정을 내리신다는 건가요?
- 처음에는 우리 운송을 거부하겠다고 했는데, 우리 조합원들이 10%밖에 안 돼요. 그래서 10%가 운송을 거부해봤자, 결국은 유통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특히 우리 국민들이 반대하고 국민들이 의심스러워하고 거기에 대해서 의혹을 갖고 있는 만큼, 충분하게 해소하고 대책을 마련하기 전에 미국산 쇠고기가 들어와서는 안 된다, 그런 게 가장 기본적으로 깔려 있는데요. 그런데 현재 우리나라에 5,300톤이 들어와 있거든요.

= 이미 들어와서
- 들어와서 지난번에 검역을 하다가 뼛조각이 발견돼서 문제가 돼 가지고 검역조차도 하지 않고 있는 쇠고기란 말이에요.

= 그런 것들 있죠.
- 그런데 그러면 이 쇠고기가 다시 미국으로 돌아가야 마땅한 건데, 이게 우리나라의 국내 창고에 그냥 있거든요. 그리고 고시와 동시에 검역을 해서 일단은 풀겠다는 겁니다.

= 그렇죠. 그런데 이석행 위원장님, 그걸 어떻게 막으실 생각이십니까, 거대한 트럭으로 몰고 나갈 텐데요?
- 저희들은 길 앞에 누워서라도 막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이것을 국민들한테 동의 받고, 충분하게 광우병이 아니라고 설명을 하고 이해가 된 상태에서 나가야 되는데, 저는 대통령께서 사먹고 싶은 사람들은 사먹고, 안 먹고 싶은 사람들은 안 사먹으면 되는 것 아니냐, 이렇게 말씀 하셨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아이들한테 학교 급식, 또 군인들한테 지급되는 군대 급식, 또 환자들한테 지급되는 병원 급식, 다 불특정 다수에게 선택의 여지가 없이 공급되는 이런 것들에 대해서 저희들은 민주노총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해서.

= 네, 지금 시간이 없어서요. 한 가지만 더 여쭙겠습니다. 2277님, “소수의 의견이 좀 전 국민 의견인 것처럼 과장되는 측면이 있지 않나요, 정부 출범 세 달밖에 안 됐는데 너무 사사건건 정치 쟁점화하고 있는 것 아닌가요” 이런 반론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저는 거꾸로 정부가 좀 겸손해야 된다, 너무 이명박 대통령과 이 정부, 교만하다, 3개월이 아니라 3일을 하더라도, 하루를 하더라도 국민들을 인정하고 인식하고 해야 하는데, 대통령께서 미국 가서 자기는 대한민국 주식회사의 CEO라고 했는데, 그럼 우리 국민들이 대한민국 종업원이라는 이야기인데요, 저는 이런 것 하나 하나부터가 진짜 대통령이면 대통령답게 겸손해야 한다, 국민들 앞에 겸손하지 않고 점령군처럼 행사하는 것들 때문에 국민들이 더 분노하고 있다, 저는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 이석행 위원장님,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