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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9(목) 아듀 17대 국회 - 노회찬 진보신당 공동대표
2008.05.29
조회 703
3일간 함께 하고 있습니다. 17대 국회를 정리하는 시간, ‘아듀, 17대 국회’. 오늘은 그 마지막 시간입니다. 진보신당의 노회찬 대표 모셨는데요. 초선이면서도 누구보다 활발한 활동을 해서 스타 의원으로 주목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이번 총선에서 낙선을 했죠. 그만큼 17대 국회에 대한 소회가 남다를 것 같은데요. 직접 만나보겠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오늘이 정말 문 닫는 날이네요?
◆ 노회찬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사실 노 대표께서는 비례대표였기 때문에, 지난 총선 직전에 민노당 탈당하면서, 의원직을 상실하긴 하셨습니다만, 그래도 누구보다 17대 국회 열심히 뛰셨던 분이라 오늘 폐원일에 소감이 남다르실 것 같아요?
◆ 노회찬
여러 가지 만감이 교차하죠. 17대 국회는 구성이라거나 여당이 당시에 다수 다수당이 되는, 당시로서는 좀 이례적인 현상 등으로 해서, 많은 일을 할 것으로 사실 주목을 받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보면 그 이전 국회보다 나은 점은 있을 수 있을지 몰라도 전체적으로 국민들한테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던 것 같고요. 근본적인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이런 것들을 다시 되짚어져야 18대 국회가 17대보다 더 나은 국회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이번에 18대 총선 직전에 민노당 탈당해서 진보신당이란 이름으로 지역구에 출마를 하셨는데, 당 이름을 알리기조차 부족한 시간이었기 때문에 낙선을 하셨습니다. 혹시 민노당에 남아서 지역구나 비례대표로 출마했으면 어땠을까, 이런 아쉬움은 개인적으로 없으세요, 지금 와서 보면?
◆ 노회찬
선거 하나만 생각하면 다른 선택을 했을 때, 선거 결과가 더 나을 수 있다, 라는 판단도 있을 수 있는데요. 이 선택이라는 것이 다가오는 선거 하나만 바라보고 내린 선택은 아니었습니다. 훗날 역사가 그 당시를 다시 평가하리라고 보여 지는데, 저로서는 같은 상황이 다시와도 똑같은 선택을 하지 않았을까, 선거에 잠깐 불리할지 몰라도 새로운 진보 정당이 절실히 요구되고, 기왕의 방식으로는 한 걸음 더 앞으로 나가기 힘든 상황에서, 불가피 하게 내린 선택이었다, 이렇게 생각됩니다.
◇ 김현정 / 진행
이런 생각도 듭니다. 허심탄회하게 솔직하게 말입니다. 17대에 정말 열심히 활동해서 스타 의원이 됐는데, 총선에서 낙선, 그것도 초선인 홍정욱 당선자에게 밀리면서, 정치의 아주 신인인, 좀 억울한 생각, 국민들한테 야속한 생각은 안 드시던가요?
◆ 노회찬
(웃음) 저는 정치를 시작하면서 어떤 경우에도 국민 탓을 하지 않겠다, 이런 결심을 했었습니다. 왜냐하면 그렇게 되면 잘못 생각한 국민들 때문에 제가 떨어졌다고 본다면, 앞으로도 제가 아무리 열심히 해도 그렇게 될 수밖에 없다고 그렇게 생각하지 않겠어요? 그러면 국민을 바꿔야 되는 수밖에 없는데, 불가능한 일이고.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제가 17대 국회에서 나름대로 열심히 한 것은 일종의 내신 성적이고, 이건 국회의원 선거는 내신 반영률이 그렇게 높지 않은 본고사 시험이기 때문에, 본고사 잘 하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다, 이런 교훈을 얻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본고사 날 컨디션 나쁘면 내신 아무리 좋아도 떨어지기도 하죠.
◆ 노회찬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웃음) 알겠습니다. 그런데 진보신당 전체로 봤을 때 원내 진출에 실패했고요. 민노당 역시 17대에 비하면 상당히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습니다. 진보라는 이름으로 나름 열심히 뛰었는데, 왜 국민들이 외면했을까? 이런 여러 가지 답변들이 그동안 나왔습니다만, 혹시 정치력이 부족했던 건 아니냐, 이런 지적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십니가?
◆ 노회찬
제가 볼 때는 좀 전략적인 판단에 결함이 있었던 거 같아요. 2004년도에 높은 지지율로 10석이나 만들면서 국회에 진출했고, 그러다보니까 기대가 더 높아졌는데, 좀 민생 문제 진보정당으로서 집중하지 못했던 점, 온갖 백화점 식의 여러 현안에 개입을 하면서, 민생문제에 집중하지 못한 점이 국민들에게 진보정당에 대한 기대가 충족되지 못하는 실망감으로 나타난 것 같고요.
그리고 국민들이 볼 때 서민들을 대변한다기보다는, 진보정당이 자신들이 하고 싶은 주장, 자신들의 철학을 관철시키는 데에 더 우선적이지 않은가, 그래서 서민을 위해서 존재하는 정당으로 분명히 각인되지 못한 점, 그러는 과정에서 이제 북한 문제에 대해서 태도가 걱정스럽다거나, 오히려 폭넓은 어려운 서민들 대변하기 보다는 대기업의 어떤, 상대적으로 좀 높은 임금을 받는 그런 사람들을 많이 대변하는 오해, 이런 것들을 극복하지 못했던 것 같아요.
◇ 김현정 / 진행
그렇게 해석을 하고 진보신당은 방향을 바꿔서 가시겠다는 의지신데요. 알겠습니다... 좀 뜬금없는 질문인지 모르겠습니다만, 실용정부의 백일을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진보신당의 공동대표로서?
◆ 노회찬
글쎄요. 자칭 실용정부라고 하는데 지난 100일 동안에 전봇대 두 개 뽑은 것 말고, 무엇을 한 건지, 정말 우리 국민들로서는 답답하다는 겁니다. 그것이 지금 사상 초유의 집권 석 달 만에 20% 대로 떨어진 낮은 지지율이 보여주고 있는데요.
지금 인수위 시절부터 돌아가서 보자면, 영어 몰입교육 문제라거나 이번에 쇠고기 수입 파동 문제라거나, 너무 국민들을 안중에 두지 않고 검증되지 않은 자신들의 아이디어 발상을 가지고, 너무 쉽게 쉽게 일을 추진하다 보니까, 결국에 계속해서 사고가 연발하고 있는 게 아니냐.., 100일을 평가하기 이르지 않느냐, 이렇게 말씀하시는 분도 있는데. 그 말씀도 타당합니다만, 백일 동안 이렇게 많은 문제를 일으킨 정부도 역대 없었거든요.
◇ 김현정 / 진행
그런가요?
◆ 노회찬
네, 네. 그렇기 때문에 사실은 이후가 더 걱정이 되고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어떤 게 가장 걱정 되세요. 남은 게 참 많지 않습니까, 백일은 굉장히 짧은 시간이었고요?
◆ 노회찬
저는 여러 문제 중에서 가장 큰 문제는 이명박 정부가 어떻게 해서 탄생했느냐는 겁니다. 그건 대부분의 서민들이 지난 5년 동안에 매우 어려웠기 때문에 이제 서민들도 잘 살게 해달라는 그런 염원이 이명박 정부의 탄생에 큰 힘이 되었던 것 같은데. 이명박 정부 들어서고 실제로 하는 일은 서민보다는 힘센 사람들, 대기업이나 재벌이나 이런 힘센 사람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안겨주는, 그러면서 무한경쟁 시장 논리를 강조하는 것, 시장에서는 강자가 이길 수밖에 없거든요. 그래서 경쟁을 강조할수록 약자는 불리해지는데, 약자에 대한 배려가 너무 적다, 그래서 이명박 정부를 만들어낸 서민층들이 오히려 가장 큰 배신감을 느끼는 그런 상황까지 오는 게 아닌가, 그것이 제일 우려되고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혹시 이번에 촛불집회, 여러 곳에서 일어나는 것도 그런 연장선상이라고 보십니까?
◆ 노회찬
촛불집회 현장을 가보면 쇠고기 수입 문제만이 아니라, 학원자율화라든지 이런 사교육비 부추기고 경쟁 부추기는 교육 정책의 변화 문제라거나, 의료보험을 민영화를 시도하는 문제, 그 다음에 상수도 공급을 민간에게 맡기는 문제, 이런 여러 가지 현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정책들이 정말 힘든 서민들을 더 힘들게 만들고 있다는 반감이 굉장히 많이 깔려 있어요. 이것을 정부가 제대로 들여다보지 못하면 그야말로 이윤 창출이 목적이고 나머지는 다 수단일 수밖에 없는 그런 기업 경영하고, 국가 경영은 전혀 다르다는 것을 좀 빨리 깨달아야 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알겠습니다. 저희가 어제 한나라당 김재원 의원 만났고요. 그 전 날 통합민주당 유인태 최고위원 만났는데, 이 분들은 여행도 가고 정치 외의 일을 당분간 하고 싶다, 이런 말씀하시던데. 노회찬 공동대표는 어떻게 되시는 겁니까?
◆ 노회찬
마음은 저도 그러고 싶은데. 저는 지금 처지가, 그냥 촛불행사 이런 데에 여행 다니고, 지방선거 여행 다녀야 되는...(웃음) 그래서 저는 국민들 속을 여행 다니겠다, 생각합니다.
◇ 김현정 / 진행
끝나도 끝난 게 아니시네요.
◆ 노회찬
네, 그건 뭐 제 운명으로 생각합니다.
◇ 김현정 / 진행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