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표, 108일 만인 지난 토요일에 만났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날이 어제, 박근혜 전 대표는 5월 안에 복당에 대해서 답을 줘야 나도 결정할 것 아니겠느냐, 이런 의미심장한 말을 남기고 뉴질랜드로 떠났습니다. 이 말, 어떻게 해석해야할까요? 친박연대의 홍사덕 비상대책위원장 지금부터 직접 만나보죠.
= 김현정 진행 : 안녕하세요?
- 홍사덕 : 안녕하십니까?
= 어제 공항에는 다녀오셨어요?
- 어제는 다른 일정이 있어서 못 나갔다.
= 오늘 조간신문을 보니까 제목이 “이-박, 만나고 나서 더 찜찜해졌다”, 이렇게 제목을 뽑았더라고요.
- 그렇기야 하겠습니까만
- 박근혜 전 대표가 어제 어떤 마음으로 떠나셨을까요?
- 단어 하나하나를 굉장히 골라서 쓰는 분인데, 어제 ‘명예’라는 말을 입 밖에 낸 걸 보고, 아 이것 참 빨리 어떻게든 매듭을 지어야지, 호미로 막을 걸 가래로도 못 막는 사태가 오겠다, 그런 아주 절박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 떠나면서 하신 말 중에, 5월 안에는 답을 줘야 나도 결정을 하지 않겠느냐, 이런 의미심장한 말씀을 했는데, 여기서 ‘결정’이라는 건 어떤 가능성을 말하는 거라고 보세요?
- 제가 뭐라고 터치를 할 이야기는 아닙니다. 아마 아까도 말씀드렸지마는 그 외에 ‘명예’라는 말을 쓴 걸 보고 이것 잘 좀 살펴줘야 되겠다, 저쪽에서. 그런 생각을 절박하게 했습니다.
= 보통 명예라는 단어를 사용하실 때는 어떤 경우였나?
- 명예는 사실 정치인이 모든 걸 걸때나 쓰는 말이거든요. 안 그렇습니까? 김현정 PD도 여러 번 그런 경우를 기억을 하지요.
= 명예란 말 흔히 쓰는 말은 아니죠. 쉽게 쓰는 말은 아니죠.
- 그렇습니다.
= 그렇다면 아주 상당한 결심까지 하셨던 것으로 이해를 해도 되나?
- 아니, 잘 풀어야죠.
= 제가 좀 구체적인 경우를 가지고 질문을 다시 드려보죠. 만약 당에서 일괄복당, 다 들어오십쇼, 이러면 더 말할 나위가 없겠지만, 선별복당 내지는 단계적인 복당 결정을 내린다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그러지 말아야죠. 정치를 자꾸 왜소하게 만드니까. 최근에 사실 대통령이나 한나라당의 지지율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비정상적으로 떨어지지 않았나? 방금 다룬 쇠고기 문제도 있을 거고,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습니다만, 그 모든 원인의 바탕에는 정치를 너무 왜소하게 만드는 것에 대한 짜증, 이런 게 있을 거다. 이번엔 좀 아주 큼직큼직하게 쑥덕쑥덕 잘라가지고 그렇게 좀 결정을 했으면 하는 게 제 바람입니다.
= 사실 토요일에 대통령 발언을 봐도 그렇고, 친박연대 내부 상황, 그러니까 수사에 걸려있는 당선자가 있는, 다소 불안정한 상황을 보더라도 일괄복당 보다는 선별적인 복당, 물론 기대하는 수준은 차이가 있겠습니다만, 선별복당이 더 현실적인 것은 사실 아닙니까?
- 박 대표랑 이야기 할 적에 이런 문제도 조금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박 대표의 입장은 아마 청와대에 가서도 말씀을 여기 다르게 저기 다르게 하는 분이 아니니까 똑같은 말씀을 했을 것으로 보는데요. 우선 표적수사 시비가 붙어있지 아니 하냐, 그리고 그 목적을 두고 이런 해석, 즉 내 힘을 뺄려고 좀 의도된, 그런 목적 때문에 착수된 게 아니냐, 그런 거 외에 만약에 복당하고 난 다음에 검찰 수사 결과, 뜻하지 아니한 게 나오면 그건 그때 가서 처리하면 될 일이지, 혐의만 가지고 예단을 해서 복당을 아니 된다, 하는 것은 옳지 않다, 아마 그런 요지의 말씀을 했을 걸로 생각된다. 제가 들은 바가 있거든요.
= 일괄복당을 해놓고 나중에 문제가 생기면 그때 처리하자, 그 말씀이신데
- 그게 이치에 맞는 것 아닙니까, 김현정 앵커가 들어봐도
= (웃음) 제가 판단할 문제는 아닌 것 같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에서 그래도 우리는 선별적으로 일단 복당하겠다, 내지는 단계적인 복당을 원한다고 한다면, 그때는 어떤 결단을 내리셔야 할까요, 따로 교섭단체를 구성을 하실 생각입니까?
- 교섭단체 같은 얘기는 하여튼 5월 말까지만 이게 결말이 나면 되거든요. 딱 결정 하고 나면 요즘 내가 입버릇이 됐습니다만, 복당 절차 그러는 것은 2, 30분짜리 입니다. 그 이전까지는 무슨 곁길에 대한 것은 제 시각 속에 전혀 없고요. 전혀 생각도 아니 하고 있습니다.
= 끝까지 일괄 복당만 주장하실 생각입니까?
- 그게 이치에 맞으니까요.
= 정치라는 게, 줄다리기를 하면서 협상을 해나가는 거니까요. 지금 확실하게 닫지는 마시고요. 만약 선별에 대해서 어느 정도라도 공동체 안에서 동의가 있다면, 그때의 경우를 가정했을 때 기준은 뭐가 돼야 한다고 보나? 최대한 양보할 수 있는 기준?
- 상대방에서 그 ‘기준’하고 관련해가지고 말을 걸어온 적이 없습니다. 뭔가를 내놓고 난 다음에 선별이라고 하면, 이제 말씀한대로 그래 이게 정치니까 어디 이야기나 해보자 그럴 수 있겠는데, 무턱대고 일괄은 안 된다, 선별 그러니까 서로 사람 마음만 상하는 거죠. 이야기 전개 방식이 아주 세련되지 못했습니다.
- 그러면 제안을 먼저 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 이치에 맞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그걸 아니 받겠다고 한다면 아니 받는 쪽에서 나름대로 자신의 이치에 따라 가지고 뭔가를 이야기 하는 게 순서죠.
= 제가 한 번 제의를 해보겠습니다. 지금 당선자 중에서 수사에 오르고 있는...
- 에이, 그러지 마세요. 그러지 마세요. 국민들이 다 듣는 얘긴데.
= 아예 생각하기도 싫으시군요?
- 네.
= 일단은 일괄복당 쪽에 무게를 두고 계시기 때문에, 선별복당의 기준도 이야기하기가 싫으신가 봅니다.
= (웃음)
- 알겠습니다. 선별복당 얘기를 잠깐 나눴는데. 심지어 지금과 같은 상태, 그러니까 당에서 일종의 무반응을 보이는 상태가 5월 말까지 지속된다면, 가장 극단적인 상황일 텐데, 그때는 박 전 대표가 더 강한 결단, 그러니까 탈당까지 포함한 결단을 내릴 수도 있을까요?
- ... 저도 그렇고 김현정 PD도 마찬가지일 겁니다만, 특히 박근혜 대표는 제가 옆에서 지켜보니까 무시하거나 가령 뭐 단어가 적절치 않습니다만, 하여튼 이렇게 내리까는 거 있잖아요. 멸시하는 거, 이런 거는 절대로 안 참습니다. 무슨 일이 생길지 모릅니다. 5월 말이라고 했는데, 그걸 무시하고 딴 소리만 하면서 넘어간다, 그 뒤의 일은... 저는 물론 최악의 경우를 피하기 위해서 여러 가지 노력을 하겠습니다만, 장담 못합니다.
= 무시를 당했다는 느낌이 들 경우에는 최악의 경우, 그러니까 탈당까지 갈 수 있다는 말씀?
- 그냥 최악의 경우라고 그렇게 둡시다. 그런 일은 있어서는 안 된다고 굳게 믿습니다만.
= 사실 복당 논의가 어렵게 된 데는 친박연대 비례대표 문제도 큰 원인 중의 하나였죠. 이 얘기를 좀 해보겠습니다. 친박연대에서는 검찰의 표적수사 문제를 계속 지적을 하고 계신데, 그런데 양정례 당선자에 대한 국민적인 의혹이 큰 것은 사실 아니겠습니까?
- 이렇습니다. 이번 총선이 끝나고 난 다음에 검찰이나 중앙선관위에 부정 선거입니다, 법을 위반했습니다, 해서 신고 돼 가지고 사실상 수사에 착수한 게 140건이 넘습니다. 그 가운데 제일 악성적인 게 돈을 뿌리다가 걸린 건데, 그게 확실하게 검찰이나 중앙선관위가 발표한 게 아니라서 숫자를 말씀드리기는 그렇습니다만, 언론에서 집계한 걸로는 40여 건이라는 거거든요.
= 알겠습니다. 홍 위원장님
- 그게 온데간데없고 오로지 검찰에서는 친박연대 관련, 또 문국현 대표 관련, 그것만 가지고 매달리니까 이걸 정상적이라고 우리가 받아들일 수 있겠습니까?
= 박 전 대표가 이 대통령 만난 자리에서 청와대가 검찰에 매일 전화를 했다, 이런 발언을 했는데요. 이게 가능성을 말한 건가요, 더 구체적인 증거가 있는 건가요, 짧게 좀 부탁드립니다.
- 아이고 그 이야기 들은 게 한두 번입니까? 저도 수없이 들었던 이야기입니다.
= 제보를 들으신 거군요?
- 손바닥만한 나라에 무슨 비밀이 있겠습니까?
= 더 듣고 싶지만 오늘은 여기까지 들어야겠네요. 고맙습니다.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5/12(월) 홍사덕 친박연대 비상대책위원장
2008.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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