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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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4(수) 스승의날 단식선언 -정진화 /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위원장
2008.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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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5월 15일, 지금 쇠고기 때문에 장관 고시일에 우리가 주목하고 있습니다만, 사실 스승의 날이죠. 스승의 날에는 학생들이 스승에게 감사의 자리 마련하고, 이런 게 보통인데요. 내일은 좀 특별한 행사가 마련돼 있습니다. 전교조 소속 교사 8만여 명이 집단 단식을 벌이기로 했다고 합니다. 광우병 쇠고기 중단과 4.15 학교 자율화 추진 계획 폐기를 위한 단식이라고 하는데요. 정부 정책에 맞서서 교사들이 집단 단식을 벌이는 것도 이례적인데, 날짜도 하필이면 스승의 날입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의 전화로 직접 연결해서 자세한 얘기 들어보겠습니다. 이 분은 이미 19일 째 단식을 하다가 지금 병원에 입원을 한 상태인데요. 병실로 전화를 돌려보겠습니다.

= 김현정 / <김현정의 뉴스 쇼> 진행 : 안녕하세요?
- 정진화 /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위원장 : 안녕하십니까?

= 건강은 좀 괜찮아 지셨나?
- 많이 좋아졌다.

= 병실에 있는 분한테 인터뷰 부탁하는 게 실례인데, 워낙 이례적인 일이라. 전교조 소속 8만여 명이 단식을 한다... 어떤 일인가?
- 4월 15일 날 학교자율화 추진계획을 정부에서 발표하고, 이미 언론에 보도된 바와 같이 0교시, 심야보충, 우열반 등등, 또 학교 방과 후에 사설학원 강사 들어오는 문제, 사설 모의고사를 다시 실시하도록 허용한, 이런 등등에 대해서 저희들이 계속 문제를 제기하고 내가 단식도 했습니다만, 아무런 반응이 없다. 거기에다가 광우병 위험, 미국산 쇠고기가 5월 15일 자로 장관 고시가 예정돼 있어서 본격적으로 학교 급식까지도 우리 아이들이 그나마 세끼 중에 제대로 먹는 게 점심인데, 그것마저도 광우병 위험에 노출된다는 의미에서 선생님들이 좀 부끄러움을 느끼고, 책임 있는 정부 당국의 전면적인 재검토를 촉구하는 의미에서 점심 단식을 하게 됐다.

= 오늘 선생님 입장을 더 선명하게 듣기 위해서 반대 입장, 그러니까 비판의 입장에서 질문을 드려보겠다. 우선 일선 교사들이 정부 정책에 대해서 교사라는 이름을 걸고 나서 비판하는 것, 좋아 보이지 않는다, 정치적으로 보인다, 이런 지적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
- 이미 정부에서는 광우병을 오히려 없다, 라고 홍보하는 교육 자료를 내려 보내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 속에서 수많은 국민들이 우려하고 있는 것들을 없는 일로 우리가 한 채 애들에게 홍보 교육을 할 수 없는 거고. 그런 의미에서 저희들이 아닌 것은 아니라고 하는 것이 진정한 국민들의 아이들을 키우는 바른 방식이라고 생각 한다.

= 그 얘긴 교사라는 이름을 걸고 나서도 될 만큼 부끄럽지 않은 일이다, 이런 말씀?
- 그렇다. 국민적 공감대가 이미 여론에서도 압도적으로 나타나고 있고. 그 위험을 전혀 해소하지 못한 상태에서 일방적인 정부의 홍보 교육이라든가 학교급식 도입 가능성에 대해 우리는 반대하고 있다.

= 요즘 촛불시위로 학생들도 좀 흥분한 상태인 것 같은데 교사들이 이렇게 하면 더 선동하는 거 아니냐, 이런 지적도 있다?
- 학생들은 스스로 자발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어서 저희들도 많이 놀랐다. 오히려 저희들이 좀 뒤늦게라도 이런 문제에 대해서 분명한 입장들을 발표하고 적어도 학교 교육 내에서 만큼은 그런 것들을 막아 내야 되지 않느냐, 이런 차원에서 뒤늦게 좀 나선 셈이 되었고.

= 그러면 선생님들이 그 촛불을 들고 같이 나갈 게 아니라, 학교 안에서 토론하고 이런 것은 어떻겠느냐 제의한다면?
- 토론도 물론 하게 되겠죠. 여러 가지 다양한 의견들을 나눠보면서 그런 토론들은 자연스럽게 이뤄지고 있다고 본다. 또 촛불문화제는 당연히 국민들이 의사표현의 자유의 차원에서 자발적이고 평화적으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선생님이 가시고 아이들도 알아서 참여하는 방식으로 되고 있다고 본다.

= 촛불문화제에 아이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것 외에도 전교조 자체에서 5얼 17일에 촛불문화제 계획하고 있고, 5월 24일에 전국교사대회도 계획하고 있지 않나? 그런데 얼마 전에 공정택 교육감이 요즘 학생들 촛불 들고 나오고 있는데, 전교조가 배후다, 이런 발언을 했다. 결국 이런 행사 마련하는 게 학생들 선동하는 거 아니냐, 이런 지적이 되는데?
- 정부에서는 항상 희생양을 찾는 것 같다. 자기들이 잘못한 부분에 대해서 국민에게 적극 해명하고 설득하기 보다는, 나오는 국민들, 비판하는 국민들의 입을 막으려고 하는 방식이라고 보고. 5월 17일 촛불문화제는 이미 4월 15일 날 학교자율화 조치 발표 이후에 이것은 공교육을 포기하는 선언이나 다름없다, 학교가 시장화 되는 것이고 학원화 되는 거 아니냐, 사교육비만 폭등하고 있다, 이런 우려 속에서 수많은 시민사회단체, 교육단체들이 함께 연석회의를 만들어서, 매주 토요일 날 촛불문화제를 이왕에 해왔고. 그 다음에 17일 날 집중해서 해보자, 라고 이미 기획돼 있는 것이었는데. 마침 쇠고기 문제가 등장하면서 같은 날짜를 결합이 되게 된 상황이다.

= 공정택 교육감의 발언은 어떻게 보나, 전교조가 배후다?
- 굉장히 무책임한 발언이고, 아무런 근거도 없는 것이고. 우리들은 오히려 학생들의 그런 폭발적인 반응을 보면서 아이들이 어떻게 이런 생각들을 하게 됐을까, 거리로 나오게 되는 이런 현상을 어떻게 분석해야 하나, 그런 논의들을 하고 있는 상황이고. 시의 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수장이 그런 무책임한 발언을 공식석상에서 하고 있는 것은 참으로 정말 오히려 앞뒤가 바뀐, 그런 결과가 아닌가 생각한다.

= 선생님 말씀 들어보니까, 아이들이 촛불 들고 나오는 이유가 그저 쇠고기 문제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복합적인 문제, 이번에 학교자율화 문제, 이런 것도 섞여 있다고 생각이 드는데, 동의하시나?
- 그렇다. 저도 한두 번 단식 중에 잠깐 참여를 해봤습니다만, 외치는 말들 가운데, 우열반 0교시, 심야보충수업과 같은, 정말 입시 위주 교육으로 다시 거꾸로 가는 거기에 대한 비판적인 목소리가 많았고, 학생들에게도 저희가 국가인권위원장님을 면담했을 때, YMCA 대표 분이, 왜 4.15 조치가 발표돼서 학생들의 문제가 나타났을 때는 가만히 있다가 쇠고기 문제가 등장하니까, 중고생이 거리로 나오느냐... 이렇게 물었더니 중고생들이 이렇게 대답을 하더라... 그때는 중간고사 기간이어서 도저히 나올 수가 없었는데 마음속에서는 정말 끓고 있었다, 거기다가 쇠고기 문제까지 등장하는 바람에 폭발했다고 답변을 했다고 한다.

= 7195님이 이런 질문 주셨다. 위원장님 힘내시고 단식 하시는 선생님들 힘내십쇼. 그런데 4.15 학교 정책, 이거 바꾸게 할 방법이 있을까?
- 지금 이제 교육부에서는 시도교육감들한테 넘겼다, 시도교육감들은 이제 나름대로 방침을 정하겠다고 했는데, 거의 나와 있는 게 다 허용하는 쪽으로 가고 있다. 그게 또 학교 차원으로 내려오고 있기 때문에 전국의 12,000 개 초중고 학교에 확산이 되고 있고, 이미 경쟁적으로 서로 심야반을 편성하고, 우열반에 가까운, 이런 것들을 편성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우리는 교육 문제가 전교조만의 문제라고 전혀 생각지 않는다. 오히려 희생자는 학생이고 학부모일 것이다. 그런 문제를 국민들과 함께 생각하고 공론의 장에서 더 많은 토론이 이뤄져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 오늘 병실에서 인터뷰 대단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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