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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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2/30(금) "말랑말랑 겔처럼 녹은 터널 지붕, 기름보다 더 위험"
2022.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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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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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이용재 (경민대 소방안전관리과 교수)



아크릴 소재 터널 방음벽, 화재 빠르게 번져
녹아내린 지붕 불꽃이 비처럼 터널로 떨어져
인화점 낮은데다 오랫동안 불에 타는 성질
전국 방음터널 52곳서도 유사한 재질 사용
터널 화재발생 땐 가까운 출구로 대피해야


◇ 김현정> 경민대학교 소방안전관리과 이용재 교수님 나와계세요?

◆ 이용재> 네.

◇ 김현정> 우선 어제 최초 발화 장면을 저희가 같이 좀 보겠습니다. 유튜브와 레인보우로 보실 수 있는 분들은 함께 해 주세요. 이렇게 트럭의 앞 부분에서 불이 나고 있고 지나가던 차들이 이걸 촬영했을 만큼, 촬영을 할 만큼 처음에는 뻥 터지거나 그런 불이 아니었어요. 그런데 그리고 저 운전사는 있죠, 잘 탈출해서 나왔다고 합니다. 그리고 바로 신고도 했대요. 신고접수가 된 게 1시 49분입니다. 그런데 소방차 도착 시간이 2시 8분, 그러니까 19분 만에 소방차가 도착을 했습니다. 아무래도 저기가 도심이 아니고 또 차들도 막히기 때문에 시간이 좀 걸린 걸로 파악이 돼요. 그러면 제가 교수님 궁금한 게 20분 만에 소방관이 도착해 보니 이미 걷잡을 수 없이 상당히 커져 있었다 이런 얘기가 되는 거죠, 이게?

◆ 이용재>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왜 이렇게 빨리 번졌는가 이 부분입니다.

◆ 이용재> 가장 빨리 이렇게 전반적으로 번지게 된 원인은 재료의 문제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 재료가 정확하게는 아크릴 종류의 하나인데요. 그냥 아크릴이라고 보시면 되는 거고요. 그것은 쉽게 말하면 플라스틱이라고 보셔도 돼요, 더 쉽게 얘기하면요.

◇ 김현정> 플라스틱, 우리가 쓰는 플라스틱보다 단단한 강화플라스틱 이 정도 생각하면 되나요?

◆ 이용재> 네, 그렇습니다. 그냥 흔히 보는 아크릴이라고 보시면 되는 거고요. 그걸 다 플라스틱 이렇게 얘기하는 거거든요. 그런데 이거 같은 경우는 그러니까 흔히 말하면 인화점이라고 하는 건데 불이 옮겨 붙을 수 있는 그 온도가 약 한 280도 정도 내외가 되거든요. 그래서 밑에서 자동차가 불이 붙게 되니까 쉽게 불이 옮겨 붙는 거고 또 하나는 옮겨 붙는 것만 가지고도 위험하지만 얘 자체가 한 100도 정도 내외가 되면 이게 전부 액상으로 변하는 거예요. 녹아내리는 거죠.

◇ 김현정> 녹아내려요.

◆ 이용재> 그렇죠. 그래서 이제 영상을 보면 불이 이렇게 하늘에서 비오듯이 뚝뚝뚝 떨어지는 것을 볼 수 있어요.

◇ 김현정> 무슨 불똥이 비처럼 떨어지더라고요. 불똥비라고.

◆ 이용재> 네, 비처럼 떨어지는 걸 볼 수가 있어요. 이것이 터널을 쭉 떼면서 떨어지다 보니까 이게 어떻게 보면 기름보다 더 위험한 게 기름은 그냥 정해진 양만 확 타버리면 그만인데 얘는 겔 상태라고 하는 건데, 보통은 이거를.

◇ 김현정> 겔, 겔 상태.

◆ 이용재> 불이 붙어버리면 그게 다 소진될 때까지 아주 오랫동안 이게 불을 타는 성질이 있단 말이죠. 그게 더 잘 타고요. 그러다 보니까 넓은 범위의, 긴 범위로 이게 녹아내리고 얘가 인화점도 다른 어떤 물질보다 더 낮고 이러다 보니까 이게 전면적으로 이게 한 600m이상이 순식간에 터버린 그런 결과를 가져온 거죠.

◇ 김현정> 게다가 지금 차량이 트럭이에요. 높아요.

◆ 이용재> 네.

◇ 김현정> 높다 보니까 금방 지붕으로 불이 붙은 것 같아요.

◆ 이용재> 그렇죠. 차 트럭이면 대략 한 2m, 2. 5m 될 텐데요. 그거 위에, 바로 위에 천장, 터널에 천장이 있고 그러다 보면 쉽게 불이 옮겨 붙을 수 있는 그런 여건을 다 갖춘 거죠.

◇ 김현정> 다 갖췄어요.

◆ 이용재> 또 하나는 이게 개방형이면 차량에서 열기가 나온다 하더라도 그냥 위에다가, 열은 위로 올라가는 거니까요, 기본적으로. 올라가서 연기든 열기든 위로 날아갈 수 있는데 이게 밀폐가 돼 있는 구조이다 보니까 열이나 연기가 축적이 된다라는 얘기죠.

◇ 김현정> 제가 지금 말씀드리면서 두 가지가 궁금해집니다. 그러면 결국은 강화 플라스틱이라는 자재가 불이 잘 붙기도 하고 오래 지속되기도 하고 이런 자재라는 건데.

◆ 이용재> 그렇죠.

◇ 김현정> 그 자재를 쓸 수밖에는 없습니까?

◆ 이용재> 그런 건 아니고 다른 재질도 있죠. 금속으로 된 것도 있고 또 유리로 돼서 열에 비교적, 화재에 강한 것도 있고 그런데 이런 것들은 일단은 기본적으로 단가가 좀 비싸고요.

◇ 김현정> 비싸요.

◆ 이용재> 그런 측면이 있고 또 하나는 이런 아크릴 소재요. 투명성이 있는 이런 소재가 화재에는 취약한 부분이 있지만 좋은 점도 사실 없는 것은 아니에요. 뭐냐 하면 이게 인터체인지 인근이잖아요. 그러니까 이게 불투명 소재로 이걸 하게 되면 평상시에 운전자들의 시선, 이런 부분을 차단할 수가 있어서 이런 데는 투명소재를 쓰기는 좋기는 하죠.

◇ 김현정> 그러니까 아파트에서 다 보이고 이러는 거.

◆ 이용재> 그렇죠.

◇ 김현정> 그런 거 차단이 된다.

◆ 이용재> 네. 그래서 아마도 이런 재질은 어떤 재료적인 단가의 문제, 그다음에 어떤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한 이런 두 가지 때문에 이런 것을 많이 쓰지 않았나 저는 아마 이런 것이 약 52곳에 이르고 있습니다. 이와 유사한 형태의 방음벽이요.

◇ 김현정> 전국에 이런 방음터널이 52곳, 쉰두 곳 있다고 저도 들었는데 다 이거 썼어요?

◆ 이용재> 아니요, 유사한 거죠. 거의 대부분.

◇ 김현정> 유사한 것들, 거의 대부분 유사한 것들.

◆ 이용재> 네.

◇ 김현정> 두 번째 질문. 아까 말씀하신 대로 이 지붕도 닫혀 있는 구조다 보니까 화를 더 키웠다는 건데 이거 지붕은 좀 뚫어놓았으면 어땠을까. 이게 뚫으면 안 되나요?

◆ 이용재> 그럴 수도 있습니다. 이게 지금 이번에 한 번에 불이 나서 거의 600m 이상의 불이 붙었잖아요. 쉽게 말하면. 그런 문제가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외국에서도 이런 사례가 있는데 그럴 경우에 어떤 대안으로서 끊어놓는 거죠.

◇ 김현정> 나갈 수 있는 통로를, 연기가 빠질 수 있는 통로를.

◆ 이용재> 그렇죠. 그게 100m 간격이든 얼마 간격이든. 그러면 화재가 나더라도 그 끊어진 구간 한해서만 확산이 되고 또 하나는 불의 확산을 차단한다는 개념도 있고 또 끊어진 부분으로 열기나 연기가 용이하게 외부로 배출시키는 그런 기능을 할 수 있는 방법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볼 수 있죠.

◇ 김현정> 지붕을 또 다 열어놔 버리면 방음이 잘 안 되버리니까 방음터널 역할을 못 해서.

◆ 이용재> 그렇죠. 다 열어놓으면 의미가 없죠. 방음벽으로써의 의미가 약화가 되죠.

◇ 김현정> 그렇군요. 이게 뭐 처음 있는 사고는 아니더라고요. 다만 이번 사고가 워낙 크다 보니까.

◆ 이용재> 그렇죠. 과거에도 몇 번 있었는데 이번에는 워낙 많은 인명피해를 가져와서 그렇죠.

◇ 김현정> 지금 말씀하신 그런 대안들. 즉 자재를 좀 바꾸고 그다음에 지붕도 더 짧게 짧게 끊어서 뚫어놓고 이런 것들 외에 어떤 대안들 필요하겠습니까?

◆ 이용재> 또 하나는 작은 부분이지만 이런 방음형 터널 뿐만 아니라 우리 일반 터널도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보면 일부도 되어져 있는 곳도 많긴 한데 출구로부터 몇 m, 몇 m, 이런 표시를 꼭 좀 해 줬으면 좋겠어요. 왜냐하면 어느 누구도 이런 데 이런 상황에 처하지 말라는 법이 없잖아요. 그랬을 경우에 터널은 입구가 있고 출구가 있는데 내가 그 사고를 당한 지점이 내가 들어온 쪽 출구로 가는 게 빠른지 나가는 출구 쪽으로 가는 게 빠른지를 중간중간에 일정 간격으로 미터 표시를 해 두면 위급한 상황에서 대처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죠.

◇ 김현정> 이번에도 이제 그 안에 말하자면 갇힌 거예요. 그 밑에 사진 보셨겠지만 낭떠러지입니다. 그냥 이 공중에 떠 있는 길이 도로이기 때문에 결국은 양쪽으로 나갈 수밖에 없는데 전쟁통 같은 상황이었다고 하더라고요. 차 버리고 수건에다가 물 묻혀서 입 막고 달리는데 이거 오른쪽으로 가야 되나 위로 가야 되나 우왕좌왕.

◆ 이용재> 그거 판단하기가 사실은, 어쨌든 차를 버리고 외부로 출구를 통해서 빨리 도망가는 게 가장 중요한 건데요. 그럴 경우에 어느 쪽으로 갈 거냐, 이게 참, 이쪽으로 가는 게 가까운지 출구가 저쪽으로 가는 게 가까운지 판단하기가 어렵잖아요.

◇ 김현정> 맞습니다.

◆ 이용재> 그럴 때 표시를 해 두면 훨씬 더 유익할 수는 있죠.

◇ 김현정> 이런 상황이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는 일입니다. 어제 사고 당하신 분이 이런 일이 거기에서 벌어질 거라고 상상도 못 하셨을 텐데 우리가 이런 일을 만약에 당한다면 이게 뭐 방음터널이 됐든 무슨 터널이 됐든 터널 안에서 이런 사고를 당한다면 어떻게 대처해야 되나요?

◆ 이용재> 일단은 화재나 이런 것이 난 반대쪽으로 가는, 대피를 하는 게 우선 가장 좋은 요령이고요. 우왕좌왕 하지 마시고 소중한 차량일지는 모르지만 그거보다 더 소중한 게 본인의 생명이지 않습니까? 일단은 출구가 가까운 쪽으로 차를 버리고 빨리 대피하시는 게 제일 중요하고요. 특히 이런 화재 시에는 일반적인 요령과 똑같은데요. 코와 입을 꼭 천이나 이런 거로 막고 옷이나. 그리고 신속하게 차량을 버리시고 대피하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 김현정> 그게, 그러니까 불에 바로 살을 데서, 화상 당하는 경우 말고도 질식하는 경우, 또 연기를 흡인해서 내부, 신체의 내부가 손상되는 경우가 그렇게 많다면서요.

◆ 이용재> 그렇습니다. 대부분은 어떤 사고, 화재 사고든 불에 의해서 타서 사망하시는 분보다는 연기에 의한 질식사가 거의 절대적이다 보니까 연기로부터만 좀 보호가 된다라고 하면 많은 생명이 희생되지 않을 수 있죠.

◇ 김현정>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어제 상황들 좀 깊이 있게 짚어봤습니다. 교수님 고맙습니다.

◆ 이용재> 네, 수고하십시오.

◇ 김현정> 경민대학교 이용재 교수 만나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