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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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임재성 (강제동원 피해 소송 대리인단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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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외교 완승, 韓이 나서서 면책시켜줘
일본기업 참여 이끌겠다? 가능성 '제로'
한일청년기금, 피해배상과 무관 '물타기'
정부, 성과 포장 위해 日 채권 소멸 추진
지난 2018년 우리 대법원은 강제징용 피해자들에게 일본 기업이 배상해야 한다, 이렇게 판결을 했죠. 그동안 이 문제 두고 한일 갈등이 상당했는데 해결을 위한 시도는 있었지만 잘 안됐어요. 그렇게 4년이 흘렀습니다. 그리고 오늘, 오늘 우리 정부가 피해 배상 해법을 공식 발표할 것으로 보입니다. 일본도 오늘 반도체 소재의 한국 수출 규제 해제를 발표할 것으로 그렇게 지금 보도가 되고 있습니다. 양국이 조율을 마쳤다는 얘기죠. 우리 정부가 오늘 제시할 방식은 뭐냐 하면 재단을 하나 만들어서 우리나라 기업의 기금으로 피해자들에게 배상을 일단 해주고 차후에 일본 기업 참여를 이끌어내겠다, 이렇게 알려졌습니다. 정부 얘기는 그런 거예요. 마땅치는 않지만 현실적이고 실리적인 대안을 이젠 찾아야 하지 않겠느냐. 반면에 피해 당사자들의 입장은 어떨까요. 지금부터 확인하겠습니다. 강제징용 피해 소송 대리인단의 민변 임재성 변호사 연결이 돼 있습니다. 임 변호사님 나와 계세요?
◆ 임재성> 예, 안녕하세요.
◇ 김현정> 제3자 변제 방식. 지난해 말 공청회에서 나왔던 안인데 그때 사실은 여론의 반대가 상당히 높았던 걸로 아는데 결국은 이게 최종 해법이 된 거네요.
◆ 임재성> 사실 제3자 변제는 원래 아닐 수밖에 없습니다. 피고 기업이 변제하는 일본의 일본제철이나 미쓰비시가 변제하는 게 아니면 다 제3자 변제일 수밖에 없고요. 핵심은 제3자 변제냐 아니냐가 아니라 재원을 어떻게 만드느냐. 일본 기업의 참여가 있느냐, 피고 기업의 참여가 아니더라도 다른 기업의 참여가 있느냐, 사과는 있느냐 이렇게 일본 측 부담이 있느냐 없느냐가 핵심인데요. 결국 아무런 일본 측의 부담을 이끌어내지 못한 것으로 귀결이 됐죠.
◇ 김현정> 피고 기업의 직접 배상은 고사하고 다른 일본 기업이라도 좀 참여해 달라 했는데 그조차도 이끌어내지 못했다. 그런 말씀.
◆ 임재성> 저희가 검토했던 여러 가지 안 중에 가장 하수의 안, 최악의 안이 결국 결정됐습니다.
◇ 김현정> 일본의 완승, 우리의 완패다, 이렇게까지 보시는 건가요?
◆ 임재성> 말씀하신 대로 그대로고요. 순전히 한국 기업들만의 돈으로 소송에서 진 일본 기업의 채무를 면책시켜주는 안입니다. 일본이 아무런 부담도 책임도 지지 않고 판결에서 진 자국 기업들을 면책시켰기 때문에 일본 정부가 외교적으로 승리한 날이 오늘이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임 변호사님, 일본 기업이 아주 참여하지 않는 건 아니고 일단 우리가 시작을 하되 일본 기업도 참여하는 걸 이끌어내겠다, 문을 열어두겠다, 이런 거고 또 하나는.
◆ 임재성> 한국 정부의 입장이죠.
◇ 김현정> 한국 정부의 입장, 이루어질 가능성은 없다고 보세요?
◆ 임재성> 전혀 없죠.
◇ 김현정> 전혀 없습니까?
◆ 임재성> 일본은 지금 이 문제를 어떻게든 덮고 빨리 지나가고 싶은 마음입니다. 그러니까 일본이 사과할 수 있어요. 그런데 이 문제에 대해서 절대 사과하지 않겠다는 입장은 이 문제를 다시금 거론하고 싶지 않다는 것인데 이렇게 이미 한국 정부가 자국 기업의 돈으로 피해자들 채권을 다 없앴는데 채권 다 없어지고 나서 왜 일본 기업이 강제동원 피해자 지원재단이라고 이름까지 붙여진 곳에 자발적으로 기부를 할까요? 이거는 한국 정부가 지금의 외교적 실패를 가리기 위해서 앞으로도 노력하겠다고 하는 이야기지 그거는 사실은 전혀 의미가 없는 이야기를 보도용으로 혹은 자신의 실태를 감추기 위해서 오늘 하는 거라고 평가합니다.
◇ 김현정> 앞으로 참여를 이끌어내겠다는 이야기는 현실 가능성 제로다, 그런 말씀이신데 그럼 이건 어떻습니까? 두 나라의 재계를 대표하는 단체죠. 전경련하고 일본의 게이단렌이 서로 미래 세대를 위한 청년 기금을 조성한다는 거예요. 그래서 유학생들이라든지 이런 청년 세대를 지원하겠다, 우회해서 돈을 좀 내겠다, 이건 어떻게 보세요?
◆ 임재성> 저는 사실 이 부분이 가장 문제적이라고 생각하는데요. 강제동원 문제를 해오면서 외교부와 오랫동안 소통을 해왔습니다. 이번 정부뿐만 아니라 전 정부까지 단 한 번도 논의된 적이 없는 안이었습니다.
◇ 김현정> 그래요?
◆ 임재성> 심지어 강제동원과 아무런 상관도 없는 갑자기 장학재단을 하나 만들겠다는 거죠. 강제동원과 상관없는 일본의 유학생들에게 돈을 주겠다는 건데 실제로 이건 일본이 강제동원과 관련돼서는 1엔도 낼 수 없다. 그러면 결국 일본 측이 아무런 성의 있는 호응도 이끌어내지 못한 한국 측에서는 이대로 안을 발표할 수 없으니 그럼 당신들이 해 줄 수 있는 게 뭐냐. 강제동원과 아무런 상관도 없는 곳이라면 우리가 돈을 내줄 수 있다. 전형적인 물타기라고 봅니다. 외교적 실패를 감추기 위해서 성동격서 같은 거죠. 다른 쪽에 북을 때리면서 자신들의 실패를 감추기 위한 조치 정도고 아마 이것을 외교부가 오늘 가장 대표적으로 이야기를 할 것이고 성과로. 많은 언론들이 이것을 헤드라인으로 뽑을 텐데요. 강제 동원 문제와 전혀 상관없는 조치고 일본의 출연입니다.
◇ 김현정> 참 일본도 이해가 안 가는 게 그러면 미래 세대를 위한 청년 기금이라는 걸 조성해서 어차피 일본 기업이 돈을 좀 낸다는 거 아니에요. 그러면 이왕 어차피 낼 거면 한국 피해자들이 만족할 수 있도록 배상을 하면 안 됩니까? 왜 거기에다가 1원 한 장 낼 수 없다는 거죠.
◆ 임재성> 그게 일본의 논리고요. 그 논리에 결국 한국이 굴복을 한 겁니다.
◇ 김현정> 일본이 만약 우리 피해자들에게 배상을 하면 다른 나라 강제징용 피해자들한테도 줄줄이 이럴 가능성, 이런 걸 지금 걱정하는 건가요?
◆ 임재성> 글쎄요, 이미 일본은 사실 이 문제에 대해서 일본에서도 강제동원 관련된 소송이 있었습니다. 그때도 미쓰비시 중공업이나 일본 제철은 또 피해자 측과 교섭을 하기로 했었고요. 사실 이 문제의 시점은 제2기 아베 내각의 출범이라고 하는 2012년부터 일본 사회가 역사 문제에 대해서 굉장히 극단적인 우경화 바람이 불어갑니다. 그때부터 일본 기업과 피해자 측의 여러 가지 교섭들도, 자발적인 교섭도 중단됐고요. 아마 일본 사회의 역사 수정주의, 역사 왜곡, 뭐라고 그럴까요. 보수적인 방식으로서의 이 역사 문제를 대하는 것들이 이 문제까지 영향을 미친 것이 아닐까라고 추정하고 있고 어쨌든 지금 정부는 기시다 내각이 아베 내각보다는 조금 더 이 문제에 대해서 유연할 수 있겠다라는 전망도 있었지만 결국 굉장히 강제동원 문제에 대한 부정과 왜곡을 계속 유지하는 정도의 입장으로 결국 귀결됐다고 봅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일본이 아베 정부 이후에 극우적으로 치닫는 분위기, 이것들이 여기에 반영됐다. 임 변호사님은 지금 그렇게 보시는 것 같은데요. 우리 정부 입장은 이렇더라고요. 현실적으로 뭔가 해법을 좀 만들어야 되지 않겠느냐, 이게 좋아서 이렇게 하는 것이 아니고 뭔가 4년 정도 됐으니 이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야 하는데 이렇게라도 실리를 좀 찾아야 하지 않겠느냐, 지금 안보 문제라든지 경제 문제라든지 상당히 어려운 상황에서, 이런 입장 같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세요?
◆ 임재성> 당연히 일본 기업들과 직접 교섭을 한 경험도 갖고 있고 또 판결 이후에도 일본 기업과 여러 차례 교섭을 문의했던 입장이기 때문에 일본 사회가 얼마나 지금 꽉 막혀 있고 이 문제에 대해서 보수적인지는 저희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실리적이어야 되잖아요. 말씀하신 것처럼. 뭔가 일본의 조치를 이끌어내기 위해서 이렇게 타협을 한다는데 아무것도 이끌어낸 게 없습니다. 지금 이거는 이 문제에 대해서 중립적이거나 보수적인 전문가들, 학자들도 야, 이거 너무 양보했다. 심지어 양보가 아니라 너무 굴복했다라고 평가하는 정도의 안이기 때문에 이끌어낸 게 없는데 어떤 외교가 있었던 거죠? 어떤 협상이 있었던 거죠?
◇ 김현정> 일본하고 빨리 빨리 이거 해결하자, 협상하자고 했던 전문가, 그런 교수들조차도 이건 해도에 너무했다. 이런 말씀하세요?
◆ 임재성> 사실 그분들은 윤석열 정부에서 어쨌든 이 문제를 해결했으면 좋겠다는 입장인데 지금 이 안을 보면 이건 해결 못 하겠는데라는 판단이신 거죠.
국내적 반대도 너무 클 뿐만 아니라 이게 받아들일 명분이 없다. 사과도, 1엔도 없는데 어떻게 받아들이냐. 판결에서 이긴 사람은 한국 피해자입니다. 판결을 이행할 책임을 갖고 있는 건 일본 피고 기업인데 피고 기업의 판결을 한국이 다 없애주면 이건 사실 받아들이기 어려운 거죠.
◇ 김현정> 그러면 지금 임 변호사님 말씀은 실리도 하나도 못 찾는 거다라고 하셨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정부가 그럼 이것을 강행하는 이유는 뭐라고 보세요?
◆ 임재성> 여기서부터는 대리인이 아니라 해석의 영역인데요. 한국이 얻는 신뢰에 있을 겁니다. 외교적 성과로 포장을 하고 한일 정상회담을 아주 근사하게 열고. 그렇기 때문에 하나의 정권의 성취, 외교적 성과, 전 정권에서 파탄 났던 한일관계를 정상화시켰다는 수사 같은 것들은 하나의 트로피처럼 안아가겠죠. 하지만 피해자들이 20년 넘게, 30년 가까이 쌓아왔던 판결은 이렇게 없어지는 겁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피해자 측에서 지금 이 해법, 오늘 정부가 발표한 이 해법에 대해 받아들이는 느낌은 어떤지 입장 확인을 먼저 했는데요. 아마 이대로 계속 진행이 된다면 배상금 수령하시오 하는 요청이 올 겁니다. 14명의 피해자들한테 올 거예요. 그럼 배상금 수령 안 하시겠다는 입장이신 거죠?
◆ 임재성> 열네 분을 기준으로, 이게 피해자 기준입니다. 그중에서 사실 생존해 계신 분은 다섯 분 안쪽이고요. 나머지 분들은 돌아가시고서 유족들이 대상이 될 텐데요. 의견은 나눠져 있습니다. 지난달 28일 외교부 설명회가 있었고 그 자리에 오셨던 피해자 분 중에서도 아버지 판결 이렇게 팔 수 없다. 사과 한마디 듣지 못하고 아버지 판결 지금 이 돈 받고 팔라는 거냐, 지금 정부가 해야 할 것은 어떻게 하면 일본의 사과를 이끌어낼지 우리와 같이 작전을 짜는 거다라고 이야기하시는 분도 있었고 너무 이 판결이 오래됐다, 지친다. 한국 정부가 해결해줬으면 좋겠다라는 입장을 갖고 계신 분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개별적인 동의 절차를 구하는 과정에서는 아마 의견을 나눌 것이라고 보고요.
◇ 김현정> 나뉘어지는군요.
◆ 임재성> 대리인 입장에서는 동의하시는 분들은 그 절차대로 반대하시는 분들은 반대하시는 절차대로 최선을 다해서 대비를 할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 김현정> 이런 식의 재단을 통한 배상금 수령에 반대한다, 절대 난 안 받겠다 하시는 분이 그럼 한 몇 분 정도 계실까요?
◆ 임재성> 많이들 비율을 물어보시는데요. 제가 비율까지 단언해서 말씀드리기는 어렵고요. 적지 않은 분들이 그런 입장을 취하신다 정도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안 받겠다고 할 경우에는 채권자 동의 없는 채권 소멸이라는 걸 정부가 추진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렇게 될 경우에는 무효 소송까지 가시는 건가요?
◆ 임재성> 사실 이게 지금 정부가 검토하고 있는 조치의 핵심 같아 보입니다. 왜냐하면 일본에서는 자국 기업을 보호하기 위해서 지금까지 이렇게 갈등을 끌어온 겁니다. 자국 기업이 한국 법원에서 집행되지 않도록, 그러면 동의하지 않는 피해자들이 만약에 채권을 계속 갖고 있으면 여전히도 집행 시도를 할 수 있잖아요. 아마 한국이 정상회담을 위한 조건으로 동의하지 않는 피해자들도 우리가 다 일괄해서 채권을 소멸시켜줄 수 있다. 일방적인 공탁을 할 것으로 보이고요. 그 공탁이 만약에 이뤄진다면 그 공탁의 유무효를 다툴 절차는 저희가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그게 별도의 소송이 될 거라고 보지는 않고요. 지금 집행하는 사건에서 공탁서가 들어올 겁니다. 그래서 이 사람이 채권 없어졌다. 이 집행 절차와 기각해 달라는 주장을 하면 그 공탁이 유효하지 않다. 이렇게 다퉈볼 건데 이건 법리적인 부분이라 저희가 그 절차가 되면 말씀드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 김현정> 제가 이 부분을 여쭙는 이유는 결국 향후에는 우리끼리의 소송전으로 비화되는 이런 씁쓸한 상황까지 벌어지는 것인가, 이게 궁금해서.
◆ 임재성> 한국과 일본과의 문제가 국내 문제로 전환되는 겁니다.
◇ 김현정> 그렇죠. 그런 상황까지 가는…
◆ 임재성> 한국 정부와 한국 피해자들이 일본 기업은 당연히 싹 빠지는 거죠. 그래서 저희가 그 이야기를 계속했습니다. 당신들 이렇게 하면 피해자들이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지원재단과 싸우게 된다. 그것이 명확해 보이는데 이렇게 밀어붙이실 거냐에 대해서 답이 결국 이거죠. 밀어붙이시겠다는 거죠.
◇ 김현정> 지금 한 30초 남았는데요. 이런 질문 들어왔어요. 그럼 피해자 측에서 생각하는 해결 방안, 대안은 뭔가요라는 질문.
◆ 임재성> 일본 피고 기업의 사실 인정과 책임 있는 의사 표시가 있다면 분명 많은 피해자들이 이 문제에 대해서 다른 입장, 훨씬 더 전향적인 입장을 취하실 수 있을 거라고 생각…
◇ 김현정> 좀 더 시간이 길어지더라도 결국 그것을 받아내야 한다는 입장이 변함이 없으신 건가요?
◆ 임재성> 예, 맞습니다.
◇ 김현정>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오늘 고맙습니다.
◆ 임재성> 예, 감사합니다. 강제동원 피해 소송 대리인단의 임재성 변호사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