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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권영철 (대기자)
벤투 감독 '뚝심의 리더십' 통했다.
벤투와 히딩크 감독의 '뚝심', 통하면 소신. 실패하면 고집
히딩크는 '체력과 압박', 벤투는 기술을 중시하는 '빌드업'
벤투, 개인보다는 팀, 선수들과의 두터운 신뢰, 막판에는 유연성까지
권영철 대기자, 친절한 대기자 어서 오십시오.
◆ 권영철>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오늘 축구 얘기 가지고 오셨어요.
◆ 권영철> 네, 월드컵 16강에 오른 한국 축구, 정말 자랑스러워할만 하죠?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 국가대표팀이 포르투갈을 꺾고 16강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뤘습니다. 비록 최강 브라질에 막혀서 8강 진출은 좌절됐습니다마는 우리는 16강 진출이라는 목표를 달성을 했습니다.
◇ 김현정> 그렇죠.
◆ 권영철> 벤투 감독은 월드컵 경기를 끝으로 국가대표 감독직을 내려놨고요. 그래서 지난 벤투 감독의 4년, 벤투 감독의 리더십에 대해서 얘기를 해 보고자 합니다.
◇ 김현정> 벤투 감독의 리더십. 그 얘기 하기 전에 조금 전에 포르투갈 대 스위스전 끝났다면서요. 포르투갈이 이겼다면서요. 스위스.
◆ 권영철> 6:1로 이겼습니다.
◇ 김현정> 6:1로 이겼어요? 우리가 이긴 포르투갈이. 우리한테 진 포르투갈이.
◆ 권영철> 호날두 선수를 주전에서 제외했고요. 호날두 대신에 들어간 하모스 선수가 해트트릭까지 기록하면서 엄청난 승리를 거뒀죠.
◇ 김현정> 그런가 하면 오늘 새벽 4시에 열린 스페인 대 모로코전, 여기에서는 스페인이 졌습니다. 스페인이 졌어요. 떨어졌어요.
◆ 권영철> 승부차기로 전원 실축.
◇ 김현정> 재미있는 축구예요, 재미있는 축구인데 벤투 감독의 리더십,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 권영철> 다들 '뚝심 리더십' 이렇게 표현들을 하더라고요. 좋게 얘기하면 아마 그게 뚝심이 되는 것이고 나쁘게 표현하면 고집이 좀 세다, 이런 얘기가 될 수 있겠죠. 벤투 감독의 뚝심이 통했기 때문에 원정 월드컵 16강이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었다, 이런 평가들이 나옵니다.
◇ 김현정> 그 뚝심 리더십이 전술과 관련된 거죠?
◆ 권영철> 선수 기용도 전술 차원 아니겠습니까? 그리고 '빌드업 축구'라는 기술 축구를 한국 대표팀에 접목시켰다, 이런 평가를 받고 있거든요.
◇ 김현정> 맞습니다.
◆ 권영철>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신화를 이룩한 히딩크 감독은 체력과 압박을 강조를 했다면 벤투 감독은 빌드업 축구를 강조하면서 수비라인에서 미드필드를 거쳐 상대 진영으로 우리 공격수까지 이어지는 패스를 통한 볼 점유유를 높이는 경기, 경기를 지배하는 기술 축구 이런 쪽이라는 얘기죠. 남미의 강호 우루과이와의 경기에서 볼 점유율이 50 대 50으로 비등했잖아요. 이런 게, 그리고 포르투갈 간의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것도 벤투 감독이 우직스럽게 밀어붙인 빌드업 축구가 빛을 발했기 때문입니다. 이런 얘기가 나오는 거죠.
◇ 김현정> 사실 빌드업 축구라는 게 우리 선수들한테는 생소한 건데 선수들이 여기에 적응을 한 거네요.
◆ 권영철> 그렇죠. 지난 4년, 이게 한 4년 4개월이면 벤투 감독의 색깔이 스며들 시간이 충분하지 않았겠습니까? 우리가 그동안 월드컵 축구 대표팀 감독들 보면 길게 간 적이 없어요. 사실은. 허정무 감독이 남아공 16강 달성을 했는데 그때도 그때는 월드컵 예선 시작부터 끝까지 다 했어요. 그런데 홍명보 감독은 예선 치러다 중간에 예선 끝나면서 경질되고, 신태용 감독이 나갔지만 예선 끝난 팀을 끌고 나가는데 어떻게 좋은 성적 낼 수 있겠습니까? 그런 적이 있었죠.
어쨌건 지난 4년을 돌아보면 위기가 몇 차례 있었어요. 2019년 아시안컵 8강 탈락, 2021년 한일전 0:3 완패. 올해도 올 3월인가요, 그때도 0:3으로 졌죠. 그리고 브라질과의 평가전에서 1:5로 대패했을 때 위기가 있었습니다. 대한축구협회 김병지 부회장 말 잠시 들어보시죠. 어제 인터뷰 하셨죠?
김병지 부회장 - "4년을 준비하면서 벤투호의 염려스러웠던 부분이 사실 많이 있었거든요. 빌드업 축구를 구사하면서 백패스가 많았었고 그러면서 조금은 걱정되는 부분들이 많이 있었는데, 그 걱정되는 부분은 뭐냐 하면 세계 무대에 나가서 좋은 팀을 상대로도 이 빌드업 축구가 통할까라는 염려가 있었고요. 또 하나는 이강인 선수가 월드컵 막판에 합류하면서 분위기를 조금 바꾸기는 했는데 이강인 선수가 과연 뛸 수 있을까, 이런 염려가 있었고요."
◇ 김현정> 그렇죠. 이런 염려가 있었는데 그 위기 속에서도 벤투는 뚝심을 고집하고 소신대로 갔다는 거죠.
◆ 권영철> 그렇죠. 흔들리지 않고 마이웨이를 고수했고요. 브라질과의 평가전에서 1:5로 대패했을 때 기자들이 '강팀 상대로도 기존의 빌드업 축구를 고수할 거냐?' 이렇게 물었더니, "스타일을 지금에 와서는 바꾸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시간이 안 된다. 이 스타일대로 가면서 최대한 실수를 줄이겠다." 이런 말을 했죠.
◇ 김현정> 그런 뚝심에 있어서는 히딩크 감독하고 비슷한 거 아니에요?
◆ 권영철> 그렇습니다. 히딩크 감독의 리더십을 얘기할 때, "선수 선발과 훈련 등에 관해서 일체 간섭하지 말라"는 조건으로 감독을 맡았거든요. 그때도 왜 체코대표팀에 0:5, 프랑스 대표팀 0:5로 지면서 별명이 '오대영 감독'이라는 얘기가 있었잖아요.
◇ 김현정> 조롱이 있었죠.
◆ 권영철> 그래도 흔들리지 않았고요. 벤투 감독도 한일전에서 연달아 0:3 패하고도 빌드업 축구를 포기하지 않았던 게 성과를 낸 거 아닌가. 그런데 또 비슷한 건 두 감독이 우리나라 대표팀 감독을 맡을 때 사실 감독으로서 위기를 맞을 때 였거든요.
◇ 김현정> 잘나갈 때 온 게 아니라 위기일 때 왔어요.
◆ 권영철> 그렇죠. 히딩크 감독도 98년 월드컵에서 네덜란드 대표팀을 4강으로 이끌고 그리고 레알 마드리드에 부임했지만 한 시즌도 못 채웠거든요. 벤투 감독 역시 포르투갈 대표팀을 이끌고 유로 2012 4강, 2014 월드컵 본선 진출을 이뤘지만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 16강 진출을 못 했어요. 그러면서 경질됐죠.
◇ 김현정> 사실 이런 새로운 뭔가를 조정하려면 팀의 조직력, 팀이 따라줘야 되는 거잖아요. 선수들이 믿고 따라줘야 되는데 그 부분은 어땠습니까?
◆ 권영철> 벤투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에 대한 선수들의 신뢰가 단단해서 선수들이 혼연일체가 됐기 때문에 이번에 16강 진출 목표를 달성했다, 이런 얘기가 나오거든요. 주장 손흥민 선수의 말 잠시 한번 들어보시죠.
손흥민 선수 - "4년의 시간은 너무나도 중요했던 것 같아요. 감독님이 정확한 어떤 축구를 하는지 사실 저희들은 의심을 한 번도 한 적이 없는데 많은 분들이 의심을 하셨잖아요. 그런데 결국에는 월드컵에서 저희가 좋은 모습을 보여줬을 때는 다 같이 박수를 쳐주시고 했는데 항상 선수들의 위치에서 선수들을 많이 보호해주고 또 선수들을 항상 생각해 주고 그런 감독님이셨는데 저한테는 어찌보면 감독님 오시고 나서 주장 띠를 맸는데, 저하고도 감독님하고 너무나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고 저한테는 4년이라는 시간 동안 감독님한테 감사 인사로는 부족할 정도로 많은 것을 배웠다고 생각하고."
◇ 김현정> 선수들과의 신뢰는 어떻게 쌓은 거예요?
◆ 권영철> 이게 사실은 선수 보호에 최우선을 뒀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선수 본인이 컨디션이 안 좋아서 못 뛰겠다 그러면 절대 기용하지 않고 그런 게 있었고 그리고 심지어 어떤 게 있었냐면 황희찬 선수도 2차전 가나 전 때 안 뛰게 했느냐 사람들이 말들이 많았잖아요. 그런데 2차전 때 햄스트링이 오면 포르투갈전에서 황희찬의 골이 나올 수 있었겠느냐? 이런 게 보여지기도 하고요. 손흥민 선수가 월드컵 2차 예선 이라크전 때 0:0으로 그때 비겼죠. 비기고 나서 2차전 때 선발 명단에서 아예 제외했잖아요. 좀 '이름이라도 올리면 이라크가 긴장 하지않겠냐?'라고 해도 절대 그렇게 하지 않았다. 그리고 개인적인 거지만 김민재 선수의 아이가 아프다 그러니까 경기를 앞두고도 다녀와라.
◇ 김현정> 갔다 와라.
◆ 권영철> 그런 것들이 선수의 신뢰를 쌓았지 않았냐.
◇ 김현정> 신뢰가 참 중요해요. 정치나 스포츠나 신뢰, 신의 이런 게 너무 중요합니다.
◆ 권영철> 지금 우리 김동욱 기자가 카타르 현지에서 선수들이랑 한 이야기를 들어보면 진심에서 우러나는 그냥 인사치레의 말이 아니고 선수들이 감독에 대한 신뢰, 4년 4개월 동안 함께 움직이고 뛰고 했으니까 그런 것들이 많이 쌓여있었다 이런 얘기들을 해요.
◇ 김현정> 그 빌드업 축구를 중시하는 벤투 감독은 항상 개인보다 팀을 강조했죠.
◆ 권영철> 그렇습니다. 사실은 조 추점에서 포르투칼과 한 조에 속하게 되자 언론에서 일제히 호날두와 손흥민의 1:1 대결처럼 몰아갔거든요. 그때 벤투 감독이 월드컵 경기는 손흥민과 호날두가 1대1로 붙는 게 아니다, 우리는 11대11로 경기한다. 한 팀으로 경기하는 게 중요하다. 손흥민은 더 큰 부담을 가질 필요가 없다. 호날두가 아닌 팀을 상대하는 것이다, 이런 걸 강조를 했거든요.
◇ 김현정> 그리고 또 기억나는 게 이강인 선수 왜 안 쓰느냐라는 질문이 기자회견 때 되게 많았었어요. 전에도. 그때 벤투 감독이 왜 당신들은 왜 개인을 보느냐, 나는 팀 전체를 본다. 이 얘기를 굉장히 강조했어요.
◆ 권영철> 그게 경기 중에 관중들이 이강인, 이강인 연호를 하고 그러니까 본인도 분명히 들리잖아요. 들었다, 그런데 팀이 중요한 거다 팀을 강조했기 때문에 이런 빌드업 축구를 계속 끝까지 밀고 갔었고 그래서 가능했던 게 아닌가. 월드컵에서 목표에 도달하고 효과적으로 경쟁하려면 팀으로서 경쟁하는 것이 유일하다. 너무 개인적인 측면에서 생각하지 마라, 그게 중요하지 않다 이런 얘기를 계속 강조를 해 왔던 거죠.
◇ 김현정> 벤투 감독이 레드카드 받아서 포르투갈 경기 때는 벤치에 앉아 있지 못했잖아요. 관중석에 앉아있었는데 이걸 두고 혹시 의도한 건 아니야, 이런 얘기도 나오는데.
◆ 권영철> 벤투 감독이 사실은 의도하고 그런 상황을 만들기는 어려웠을 겁니다. 그 당시에 긴박한 상황이었고 선수들이 김영권 선수를 비롯해서 항의하는 장면들이 계속 있었잖아요. 그런데 벤투 감독이 전력질주해서, 쫓아가서 본인이 항의해서 본인이 레드카드를 받거든요. 선수를 보호한 것도 됐고 또 본인이 자신의 조국, 포르투갈과의 경기에서 뭔가 나서기가 뭔가 껄끄러운 게 있었다, 본인도 조 추첨했을 때 그런 얘기를 했거든요. 자기도 포르투갈을 만날 수 있겠지만 사실은 포르투갈 상대하기 싫다, 이런 얘기를 했었어요.
◇ 김현정> 했었어요.
◆ 권영철> 그리고 "포르투갈과의 경기는 조금 다른 경기고 조금 다른 날이 될 수 있겠지만 자기는 조국을 상대한 적이 한 번도 없다. 다른 날이 되겠지만 그렇지 않다. 프로페셔널하게 경기할거다." 이런 얘기를 했고 포르투갈 현 대표팀 감독이 벤투 감독이 선수일 때 2002 월드컵 때 선수였잖아요. 그때 감독이었어요. 자기 스승이죠. 그리고 이분이 벤투 후임으로 포르투칼 대표팀 감독을 맡았거든요. 이런 상태에서 사실 본인이 포르투갈전에서 벤치를 지키면서 하기에는 조금 껄끄러운 있었을 텐데 절묘하게 그것도 타이밍이 잘 맞았다.
◇ 김현정> 벤투 리더십에 대한 이야기를 지금 잠깐 했는데 벤투 이후, 포스트 벤투는 누가 될 것인가 윤곽이 전혀 안 잡혔나요?
◆ 권영철> 내년 3월쯤 예상되는 아시안컵 경기가 있기 때문에 빨리 하기는 할 텐데 지금은 누구를 언급하기에는 이르지 않냐. 국내, 국외를 가리지 않고 면접을 봐서 하겠다는 축구협회 입장이기 때문에 그때까지는 좀 더 지켜봐야 될 것 같지만 어쨌든 월드컵에서 잘 싸운 선수들. 죄송하다, 이런 표현이 나오지 않게 우리 다 같이 응원하고 박수쳐주고 그게 필요한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여기까지 벤투 리더십, 권영철 대기자 수고하셨습니다.
◆ 권영철> 네.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2/7(수) [친절한 대기자] 벤투와 히딩크 감독의 같은듯 다른 리더십
2022.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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