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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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2/8(목) 교원평가에 'XX 크더라' 본 교사 "수업 시간이 무섭다"
2022.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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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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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정혜영 (서울교사노조 대변인)



교원평가, 목적은 교원전문성 신장인데…
XX크더라, 모유 나오나…성희롱 발언 多
초등 여성교원 98%, 연령층 낮아 피해 ↑
교사들, 내 신체만 보고 있나 트라우마도
욕필터링제도 있지만…인격모독 안걸러져


줄탁동시. 어떤 일이 일어나려면 안팎에서 동시에 힘을 써야 한다, 이런 뜻의 사자성어죠. 이게 교육현장에서 많이 쓰는 말입니다. 교육은 교사뿐 아니라 학생과 함께 상호작용에 의해서 만들어지기 때문인데요. 그래서 학생들도 교사를 평가할 수 있는 교원평가라는 것이 매년 시행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실상을 들여다보면 외모 품평, 심지어는 성희롱성 발언들이 가득하다고 합니다. 서울 교사노조에서 이 문제를 적극 제기하고 나섰는데요. 실태가 어떤 건지를 직접 들어보고 가죠. 현직 교사세요. 서울교사노조 정혜영 대변인 연결이 돼 있습니다. 정혜영 선생님 안녕하세요.

◆ 정혜영>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사실 초중고 자녀를 둔 학부모가 아니라면 이 교원평가라는 게 뭔지 좀 생소하실 수 있거든요. 이게 어떤 건가요?

◆ 정혜영> 1년에 한 번씩 학생 만족도랑 학부모 만족도를 교사를 대상으로 하는 겁니다. 평가 시즌은 보통 11월에 하고요. 마감은 11월 말에서 12월 초에 됩니다.

◇ 김현정> 지금도 이거 하십시오라는 것들이 막 날아오고 그러던데요.

◆ 정혜영> 네, 맞습니다.

◇ 김현정> 그렇죠. 평가 방식은 어떤 식입니까?

◆ 정혜영> 평가 방식은 크게 두 가지예요. 하나는 5점 척도로 평가하는 거고요. 다른 하나는 자율 서술식 문항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 김현정> 쉽게 말하면 객관식, 주관식 이렇게 있는 거네요.

◆ 정혜영> 네.

◇ 김현정> 익명으로 이루어지나요?

◆ 정혜영> 네, 익명입니다.

◇ 김현정> 주로 어떤 걸 묻습니까?

◆ 정혜영> 주로 평가 문항 구성은 학교별로 좀 다를 수가 있는데요. 교원들의 수업 그리고 생활 지도 이렇게 크게 두 가지로 나눠서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이 선생님의 수업은 어떤지 또 생활지도는 어떻게 하시는가 평가해 달라.

◆ 정혜영>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목적은 뭘까요?

◆ 정혜영> 목적은 교육부에서는 교원 개개인을 성찰하고 교원 전문성 신장을 가져오는 거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 김현정> 취지만 들었을 때는 굉장히 좋네요. 선생님들도 평가를 받고, 그러니까 모니터를 좀 받고 이런 것들은 좀 고치기도 하고 격려를 받기도 하고 이런다는 거잖아요.

◆ 정혜영>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렇죠? 그런데 실상은 문제가 있다 해서 저희에게 보내준 자료들을 보니까 차마 제가 읽기가 힘들 정도입니다. 방송에 이걸 소개할 수 있을까 할 정도인데 어떤 것들이 지금 제보가 되고 있는지 직접 좀 소개를 해 주시겠어요?

◆ 정혜영> 올해 가장 화제가 됐던 게 세종의 모 고등학교에서 자율서술식 문항에서 학생이 교사에게 XX 크더라, 짜면 모유 나오는 부분이냐, OO이 너 유통이 작아, OO이 그냥 김정은 기쁨조나 해라. 씨 하고 발, 이런 글을 남겼습니다.

◇ 김현정> 지금 이게 방송에 내보낼 수 있을까 싶을 정도의 성희롱성 발언이네요.

◆ 정혜영> 네, 그렇죠.

◇ 김현정> 학생이 일단 선생님 OO이라고 표현하신 건 그럼 선생님 이름이에요?

◆ 정혜영> 이름 더하기 여자 성기를 비하하는 말을 조합한 말입니다.

◇ 김현정> 차마 말할 수가 없어서 OO이라고 표현하셨어요.

◆ 정혜영> 네.

◇ 김현정> 누구누구의 어떤 신체 부위를 언급하면서 성희롱을 하는 이런 표현을 고등학생이 적어서 냈다.

◆ 정혜영>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또 어떤 사례들이 있습니까?

◆ 정혜영> 다짜고짜 초성으로 욕쓰는 경우는 굉장히 많아서요. 예를 들어서 'ㅅㅂ' 이런 것은 나열하기도 어렵고 못생겼다, 섹시하다, 나이가 많으니 요양원에 가라. 얼굴이 미성숙하니 나이 들어 보이게 해라. 탈모가 안쓰럽다, 머리 좀 나게 해라. 예쁜 척 그만해라, 언제 죽니? 제발 좀 죽어, 너희들 때문에 늙는다고 그러지만 너는 그냥 늙었어, 혹시 연세가 많으시다면 손주나 보세요. 이런 발언들이 많죠.

◇ 김현정> 이게 지금 한 학생이 한 선생님에게 한 게 아니라 다 사례들을 모으신 거죠?

◆ 정혜영> 네, 모았습니다.

◇ 김현정> 성희롱성 발언, 외모 품평 발언, 이런 게 많습니까?

◆ 정혜영> 대부분 주를 이루는 게 그렇습니다.

◇ 김현정> 또 어떤 게 있습니까?

◆ 정혜영> 그런가 하면 선생님은 못생겼는데 예쁘다고 하지 말아 주세요. 선생님 얼굴이 너무 어려 보여요. 성숙한 외모가 되세요. 그런 것도 있고요. 제가 차마 방송에서 좀 읽어드리기 그래서 그런데요. 여자 성기를 지칭하는 은어가 있더라고요. 그런 걸 쓰는 학생들도 있고요. 너랑 XX 하고 싶다. 핥아주고 싶다, 너는 뭐가 작아서 안 돼, 이런 식의 발언들도 있었습니다.

◇ 김현정> 이거 지금 다 학생들이 지금 쓴 거라는 말씀인데 제가 지금 워낙 내용이 적나라해서 소개도 다 못 해 드리고 있는 정도예요. 이런 것들도 선생님이 다 받아서 직접 읽어보시는 거예요?

◆ 정혜영> 그렇죠. 읽게 되죠.

◇ 김현정> 읽어보시고 심정이랄까요, 뭐라고들 호소하세요?

◆ 정혜영> 교원평가 시기에 주목할 필요가 있는데요. 교원평가가 1학기 다 지나고 2학기 후반쯤에 이루어지니까 선생님들 입장에서는 1년 농가를 내가 이렇게 지었나라는 생각이 드는 거죠. 그러니까 교사로서 학기 말에 성희롱, 외모 품평, 인격모독을 듣게 되면 1년 동안 내가 뭘 했나 굉장한 자괴감을 느끼면서 감정 소진이 오게 돼요. 그래서 한 번이라도 그런 교원평가에서 방금 말씀드린 사례를 접한 경우에는 다시는 교원평가를 열람 자체를 안 합니다.

◇ 김현정> 열람 자체를 안 하는, 열어보지를 않아요, 받아도.

◆ 정혜영> 네.

◇ 김현정> 주로 이 타깃이 되는, 피해를 보고 계시는 선생님들의 어떤 연령층이나 성별층이나 그런 걸 좀 특정할 수가 있습니까?

◆ 정혜영> 일단은 여성이 많은데요. 왜냐하면 학생들이 의도적으로 여자 선생님을 타깃으로 한다기보다는 학교에 여자 교원이 다수이기 때문에 피해자가 여성이 많은 것 뿐이에요. 2021년 통계를 보면 초등학교에 여성 교원 비율이 98.3%, 중학교는 77.1%, 고등학교는 56%예요. 그래서 압도적으로 여자 교원이 많기 때문에 피해자가 많은 거고요. 그리고 연령층이 낮은 이유는 제가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한 번 경험한 경우에는 아예 열람을 하지 않기 때문에 실 어떤 연령층에서 어떤 피해를 받고 있는지 정확하게 파악이 되고 있는 건 아닙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그러니까 20, 30대 초반의 여성 선생님들이 주로 많다. 그렇지만 피해를 호소한 분들이 그러하다는 거지 아예 읽어보지 않으시는 분들도 많기 때문에.

◆ 정혜영> 그렇습니다.

◇ 김현정> 정확히 알 수는 없다는 말씀. 그런데 제가 이 기사 밑에 달린 댓글을 보니까 어떤 분들은 그렇게 쓰셨더라고요. 아니, 뭐 초등학생, 중학생 어린 아이들이 장난으로 쓴 말인 게 뻔한게 뭘 그걸 가지고 그렇게 선생님들이 상처를 받으시나. 그냥 웃어넘기시면 안 되는가 이런 반론이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 정혜영> 글쎄요. 교사들이 학생들에게 쏟는 열정에 비해서 거거를 단순히 장난이지라고 넘어가기에는 어려운 측면이 있고요. 게다가 성희롱성 발언에 대해서는 그냥 넘어가기가 굉장히 어렵죠. 왜냐하면 교사들은 또 그런 평가를 받고 나서도 교실로 돌아가서 그 아이들 마주쳐야 하기 때문에 지나가기 어려운 점이 있죠.

◇ 김현정> 그 아이들의, 이런 걸 쭉 읽고 나서, 열람하고 나서 그 아이들을 누군지는 몰라요, 익명이니까. 하지만 여기에 누군가가, 여기에 앉아 있는 아이들 중에 그런 아이가 앉아 있겠구나 생각하면 그때 느끼는 자괴감, 혹은 트라우마 이런 것들도 호소하는 분이 있겠어요.

◆ 정혜영> 이 학생들 중에 누가 그랬을까 자꾸 생각이 나고요. 또 성희롱 발언을 쓴 경우에는 솔직히 좀 무서운 마음도 들기도 해요.

◇ 김현정> 무서운 마음, 수업을 하러 갔는데 여기에 지금 누군가는 지금 성희롱, 나가면 성범죄잖아요. 사실은 사회에서는.

◆ 정혜영> 그렇죠. 나의 주요 신체부위만 보고 있는 건가 그런 생각도 들고요.

◇ 김현정> 그럴 수 있겠네요. 게다가 이게 지금 극히 일부 사례가 아니라면서요?

◆ 정혜영> 네, 일부 사례가 아니고요. 평균적으로 선생님들의 교원평가를 받아 봤을 때 한 답변 씩에는 거의 다 있는 겁니다.

◇ 김현정> 잘 이해가 안 가요. 이게 어떻게 건강한 의견보다 이런 사례가 많을 수 있는가. 우리 아이들이 그 정도까지는 아니지 않나 싶은데 그 이유도 있습니까?

◆ 정혜영>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학교 급이 올라갈수록 학생들이 교원평가에 참여하는 비율이 현저히 떨어져요. 그래서 참여율이 한 자릿수인 학교도 매우 많고요. 대부분의 학교가 높다고 하더라도 참여율이 20% 내외입니다. 그래서 특정 학생들이 악의를 가지고 충분히 교사에게 그런 행동을 할 수 있게 되는 거죠.

◇ 김현정> 이게 의무가 아니다 보니까 써서 내는 학생이 한 20%밖에 안 돼요?

◆ 정혜영> 네, 많이 잡아도 20%밖에 안 됩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짖궂은 마음 가지고 달려드는 아이들이 있으면 그게 다수의 사례가 돼 버리는 거군요.

◆ 정혜영> 그렇죠. 교원평가 내용의 대부분이 악의를 가진 친구들이 될 수가 있는 거죠.

◇ 김현정> 이 평가가 어떻게 반영이 됩니까?

◆ 정혜영> 지금 학교 알리미라는 사이트에서 정보공시를 통해서 학교별 교원평가 전체 평균을 점수를 공개하고 있어요. 그거는 누구나 열람할 수 있는데 그렇지만 교원평가 점수가 개인적으로 특별히 반영되는 부분은 없어요. 그냥 평가를 받고 교사 스스로가 그걸 자율적으로 활용하면 되거든요.

◇ 김현정> 특별히 이 결과가 어디 반영이 되는 것도 아니라는 말씀. 그러면 사실은 취지는 좋잖아요. 취지는 자신의 수업을 좀 객관적으로 돌아보고 아이들에게도 한번 평가 받아본다,그 취지는 좋은데 그 취지가 제대로 살고 있지 않은 게 문제군요.

◆ 정혜영> 취지와 전혀 다르게 작동을 하고 있는 거죠, 지금. 전혀 엉뚱한 결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교원평가 자체에 대해서 사람들이 신뢰도에 대한 문제를 제기를 하고 있는 겁니다.

◇ 김현정> 이 문제제기에 대해서 주체자인 교육부에서는 어떤 답이 오고 있나요?

◆ 정혜영> 교육부에서는 교원평가가 지금 도입된 지 13년째거든요. 그리고 교원평가 도입 10년째 해가 되던 해에 욕 필터링은 도입을 했어요.

◇ 김현정> 욕 필터링? 욕 필터링 제도?

◆ 정혜영> 네. 그 전까지는 그냥 욕을 써도 들어왔었거든요. 그런데 하도 선생님들이 힘들다고 하니까 10년 만에 욕 필터링을 도입한 게 전부고요. 올해 2022년 평가에서도 학기 초에 욕 필터링 시스템을 개선을 했다라고 발표를 했었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나아진 게 없어요?

◆ 정혜영> 그렇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 세종에 모 고등학교 사례에 여전히 일어나고 있죠. 그러니까 게임회사에서도 필터링 시스템을 완벽하게 구현하지 못하는데 어떻게 필터링 시스템 하나만으로 이런 인격 모독이나 성희롱을 걸러낼 수 있겠다라는 건지 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 김현정> 취지 자체는 좋지만 이대로 계속 시행을 이 방식대로 하는 게 옳은 가에 대해서 의문을 품게 되는데 논의가 좀 시작이 되야겠는데요.

◆ 정혜영> 네, 당연히 그렇고요. 올해 13년째 맞이한 교원평가에 대해서 교육부가 시종일관 교원평가가 교원 개개인의 평가와 전문성 신장을 지원하기 위한 방안이라고 설명하고 있어요. 그렇지만 교사들이 실질적으로 교원평가를 통해 어떤 성찰을 하는지 실태를 보면 자괴감, 허무감 그 정도입니다. 교사들이 교원평가로부터 받는 상처를 스스로 보호하려고 교원평가 열어보지도 않는 사태까지 온 사람이 그렇잖아요. 좋은 기억보다 안 좋은 기억이 더 오래 가고 50명의 학생이 좋은 평가를 해도 1명의 학생이 인격 모독성 평가를 하면 좋은 건 다 잊혀지고 상처만 남거든요. 교사 입장에서는 상처를 덜 받아야 또 아이들한테 다가갈 수 있는 에너지가 나고 가르칠 수 있기 때문에 교육부는 목적이 무너진 제도를 더 이상 고집하지 말고 뭔가 대안을 제시한다든지 지금 이 사태에 대해서 뾰족한 해결책을 내놓았으면 좋겠습니다.

◇ 김현정> 네,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교원평가에 대한 실태조사를 해서 발표했습니다. 서울교사노조 정혜영 대변인 고맙습니다.

◆ 정혜영>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