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9/23(금) 몰카범 잡은 고교생 "여동생 생각에 무조건 잡아"
2022.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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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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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고등학생 OOO군 (익명)



학교가다가 불법촬영 현장보고 범인 붙잡아
핸드폰 부수고 증거 인멸하려하자 영상찍어
여동생 생각에 '무조건 잡아야겠다' 생각먼저
부모님은 "잘했다, 다음번엔 좀더 신중히"
피해자는 누군가의 가족, 지나치지 말아달라


잠시 후에 러시아, 우크라이나전 이야기 할 텐데요. 다시 좀 심각한 이야기 들어가기 전에 우리의 마음을 정화하고 가겠습니다. 짧은 인터뷰를 하나 준비했는데요. 요즘 참 불의를 봐도 내 일처럼 나서는 사람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세상에 세 명의 고교생이 용감하고 정의롭게 다른 시민을 구했습니다. 어떤 일이냐면 등굣길에 누군가가 불법 촬영을 하고 있는 장면을 목격하고 용감하게 그를 제압해서 경찰에 넘긴 고등학생들이 지금 화제예요. 심지어 이 범인이 휴대폰을 부수기 시작하니까 그 장면을 동영상으로, 증거로 찍어놓는 기지까지 발휘했다고 하는데요. 오늘 화제의 인터뷰, 용기 있는 친구들 가운데 한 명, 연결해보죠. 불러보겠습니다. 용감한 학생 나와 계세요?

◆ 익명>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지금 학교십니까?

◆ 익명> 학교, 그냥 기다리고 있었어요.

◇ 김현정> 전화 기다리면서 지금 학교, 수업 못 들어가고 계셨어요?

◆ 익명> 괜찮습니다. 아직 시작을 안 해서.

◇ 김현정> (웃음)그래요. 학교에서 지금 친구들이나 선생님들이 엄청 자랑스러워 하시겠는데요.

◆ 익명> 맞습니다.

◇ 김현정> (웃음)그렇죠. 어디 다친 데는 없고요?

◆ 익명> 네.

◇ 김현정> 일단 당시 상황이 궁금한데 지금 참 장안의 화제가 되고 있는 그 상황. 등굣길 상황을 설명을 해 주시겠어요, 직접?

◆ 익명> 등굣길에 에스컬레이터 앞에서 (여자 분이) 남자 분을 잡고 있는 걸 봤는데. 남자 분이 잡고 있는 손을 뿌리치려고 하셔서 제가 잡았습니다. 그리고 경찰관님을 기다리는 중에 남자 분이 증거인멸을 하시길래 한 손으로 남자 분을 잡고 한 손으로 증거 인멸 하는 장면을 찍었습니다.

◇ 김현정> 잠깐만요, 그러니까 등굣길인데 어떤 남성이, 어떤 어른이 불법 촬영을, 어떤 여성의 불법 촬영하고 있는 장면을 목격한 거예요. 뒤에서. 그때 먼저 누가 나선 거예요, 학생들 중에.

◆ 익명> 그 남자분 뒤에 여자 분이 뭐하냐고.

◇ 김현정> 여학생이?

◆ 익명> 네.

◇ 김현정> 뭐하냐고.

◆ 익명> 네. 그래서 위에 올라가서 상황 정리 중에 제가 그걸 보고 제가 잡은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이게 에스컬레이터라고 제가 들었거든요. 불법 촬영을 왜 에스컬레이터에서 밑에서 이렇게 위를 촬영하는 거 있잖아요. 그 불법 촬영 하는 걸 보고 먼저 여자 고등학생이 그 남성을 잡았고, 뭐하시는 겁니까? 이렇게. 그걸 보고 우리 지금 인터뷰하고 있는 학생이 같이 도와서 제압을 한 거예요.

◆ 익명> 네.

◇ 김현정> 그런데 제압을 하려고 그랬더니 이 어른이 막 도망갔다면서요. 가해자가.

◆ 익명> 도망 가려고 한 건 아니고요. 그 여성 분이 먼저 도망치지 못하게 가방을 잡고 있었는데 제가 뒤를 돌아보는 순간 남자 분이 가방을 약간 뿌리치고 도망치려는 것 같아서.

◇ 김현정> 뿌리치고.

◆ 익명> 그래서 제가 그걸 보고 바로 가서 잡았습니다.

◇ 김현정> 아니, 왜 그러십니까? 뭐하시는 겁니까? 하니까 그 가해자가 뭐라고 하셨어요, 그 순간.

◆ 익명> 그냥 아무 말 안 하고 계속 한숨만 쉬었던 것 같아요.

◇ 김현정> 한숨만, 또 안 그랬다고 하지는 않고 오리발 내밀지는 않고 한숨만 쉬셨어요?

◆ 익명> 네.

◇ 김현정> 그런데 저희가 보여드린 장면, 우리 지금 인터뷰하고 있는 학생이 찍은 그 장면은 휴대폰을 막 벽에다 대고 부숴요, 가해자가. 저거는 증거 인멸하려고 저런 거예요?

◆ 익명> 그런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저걸 보면 굉장히 폭력적인 상황이고 이 사람이 흥분해 있는 것 같은데 저걸 보면서 어떻게 저걸 증거를 남겨야겠다, 촬영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셨어요?

◆ 익명> 네.

◇ 김현정> 무섭지 않았어요?

◆ 익명> 당시에는 놓치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우선시 들어서 바로 행동으로 옮겼던 것 같고 다시 이런 일이 일어나도 똑같이 행동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아니, 그래도 순간 겁은 좀 날 수 있었을 것 같은데.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잖아요. 흉기를 가지고 있을 수도 있고. 그런 생각을 안 한 거예요?

◆ 익명> 아예 안 하지는 않았는데 그냥 그 상황에서 가장 우선시 생각 들었던 게 무조건 잡아야겠다라는 생각이 우선시 들었던 것 같아서 그냥 먼저 행동을 이어갔던 것 같아요.

◇ 김현정> 무조건 잡아야겠다, 그 순간 여동생 얼굴도 떠오르고 막.

◆ 익명> 네.

◇ 김현정> 초등학생인 여동생이 있다면서요.

◆ 익명> 네.

◇ 김현정> 그럼 내 동생이 저런 일 당할 수 있는, 내 일처럼 생각하면서 뛰어들었구나.

◆ 익명> 네.

◇ 김현정> 그렇죠. 잘했어요. 그래서 경찰한테 이 가해자 넘기고 우리 친구들은 다 정상 등교했어요?

◆ 익명> 네, 학교에 말씀드려서 정상 처리 해 주셨어요.

◇ 김현정> (웃음)당연하죠. 학교에서 지각 처리하시면 안 되죠. 선생님들이 뭐라고 그러셔요?

◆ 익명> 잘했다고 보시는 선생님들 마다 다 칭찬해 주셨어요.

◇ 김현정> 학교에서 표창장은 안 받으셨어요?

◆ 익명> 아직 그런 얘기는 못 들었던 것 같아요.

◇ 김현정> 집에 돌아가서 부모님한테도 말씀드리셨을 텐데 부모님은 뭐라고 하십니까?

◆ 익명> 부모님도 처음에는 잘 하셨다고 칭찬하셨는데 나중에 그런 일이 있으면 아까 질문하셨던 것처럼 흉기나 그런 거 들고 있을 수도 있으니까 위험할 수도 있으니까 좀 더 신중하게 생각하고 행동하면 좋을 것 같다라고 말씀하셨어요.

◇ 김현정> 부모님 입장에서는 그렇죠. 그러면서도 자랑스러워 하시죠.

◆ 익명> 네.

◇ 김현정> 잘했습니다. 잘했습니다. 참 어려움에 처한 시민을 봐도 돕기는 커녕 심지어 신고전화도 안 하고 모른 척하고 지나가는 어른들도 꽤 많은 세상이에요. 그 어른들한테 꼭 하고 싶은 말씀 있으시다고요?

◆ 익명> 네. 여러분의 가족을 생각하시고 피해자는 누군가의 소중한 자녀이고 가족입니다. 지나치시지 마시고 꼭 도와주시기 바랍니다.

◇ 김현정> 피해자는 누군가의 가족이다. 내 가족처럼 생각하고 피하지 말고 여러분, 저처럼 용감하게 나서주세요. 그런 말씀이에요.

◆ 익명> 네, 맞습니다.

◇ 김현정> (웃음) 어쩜 이렇게 목소리가 씩씩하고 조금 귀엽고 그러세요? 잘하셨습니다. 오늘 인터뷰도 아주 감사드리고요. 이제 얼른 들어가서 공부도 열심히 하세요.

◆ 익명>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고맙습니다.

◆ 익명> 안녕히계세요.

◇ 김현정> 장안의 화제죠. 불법 촬영하고 있는 어른을 고등학생들이 힘을 합쳐서 잡아낸 사건의 주인공, 고등학생 직접 만나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