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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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손수호 (법무법인 지혁 대표 변호사)
넷플릭스 '수리남' 실제인물 '마약왕 조봉행'
80년대 선박 냉동기사로 수리남 첫 체류
마약밀매 선박수리로 군 간부와 친분쌓아
수리남 대통령 당선되자 마약밀매 본격화
국정원 비밀제안 받은 'K' 조봉행 조직잠입
1조원어치 코카인 거래 유도해 덜미잡아
탐정의 눈으로 사건을 들여다봅니다. 탐정 손수호. 우리 사회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사건을 보다 자세히 들여다보는 시간 탐정 손수호, 손수호 변호사 어서 오세요.
◆ 손수호>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오늘 다룰 사건 정말 영화 같은 이야기.
◆ 손수호> 영화이기도 합니다. 넷플릭스 드라마죠. 수리남으로 다시 주목받고 있는 사건이죠. 2009년에 체포되면서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수리남 마약왕 조봉행 사건입니다.
◇ 김현정> 수리남 마약왕 조봉행 사건을 모티브로 한 넷플릭스 드라마 수리남의 인기가 대단해요. 일단 보셨죠?
◆ 손수호> 저 대단히 재미있게 봤습니다. 배우도 다들 연기 잘하고 또 좋아하는 장르이기도 하고 게다가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고 하니까 더 몰입되더라고요.
◇ 김현정> 저도 재미있었어요.
◆ 손수호> 보셨어요?
◇ 김현정> 다 봤어요.
◆ 손수호> 그래서 이런 영화 같은 일이, 정말 드라마 같은 일이 아니 정말 실제로 있었다는 건가. 어디까지가 실제고 어디까지는 이 극적으로 만들어낸 건가, 이런 궁금증이 많이 생겼거든요.
◇ 김현정> 맞아요.
◆ 손수호> 오늘 이 시간을 통해서 실제 사건을 돌아보면서 자세히 풀어보겠습니다.
◇ 김현정> 저도 보면서 되게 궁금했어요. 어디까지가 실제야? 그런데 찾아보지 않았거든요. 오늘 손 탐정 얘기를 들으면 되겠네요. 오늘 시청을 해야지 하는 분들도 계실 거라서 이렇게 스포는 최대한 줄여주셔야 돼요.
◆ 손수호> 그렇게 하겠는데 사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극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는 약간 겹치는 부분도 있거든요.
◇ 김현정> 나는 전혀 이 얘기를 모르고 시청하고 싶다 하시는 분들은 그러면 안 들으시는 게 낫겠네요.
◆ 손수호> 그래도 괜찮은데 사실 큰 지장은 없을 거예요. 오늘은 실화 얘기를 해드리겠습니다.
◇ 김현정> 드라마. 지금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는 드라마 수리남의 배경이 됐던 그 사건 마약왕 조봉행 사건 실제로는 어떤 일이 있었던 건지 들어가 보겠습니다. 일단 조봉행 누구예요.
◆ 손수호> 드라마에서는 황정민 씨가 연기했죠. 바로 가짜 목사, 사이비 목사 전요환, 이 인물이 바로 실제에서는 마약왕 조봉행이었습니다. 그런데 실제 현실에서는 이 조봉행이 목사 행세를 한 적은 없어요.
◇ 김현정> 그래요?
◆ 손수호> 그리고 오히려 사건 당시에 수리남 현지 한인 교회에서는 이 조봉행을 아주 나쁜 사람으로 알고 있었다고 합니다.
◇ 김현정> 수리남 현지 교회 입장에서는 좀 기분 나빴을 수 있겠네요.
◆ 손수호> 극적으로 만들어낸 거죠. 조봉행은 참 다양한 직업을 전전했어요. 그런데 대부분 불법이었고요. 52년생입니다. 그런데 80년대에 선박 냉동기사로 일할 때 수리남에 상당 기간 머문 적이 있습니다. 그 후에 90년대 초에 우리나라에서 국내에서 빌라 건축 관련해서 10억 원대의 사기를 쳐서 지명 수배당해요. 수사망이 좁혀오자 익숙한 수리남으로 도망갔습니다.
◇ 김현정> 사기치고 도망간 거군요.
◆ 손수호> 그렇습니다. 그런데 처음에는 수리남에 정착해서 살 생각은 없었던 것 같아요. 왜냐하면 한국 여권을 다시 발급받아 가지고 돌아오려고 한 것 같습니다. 그런데 지명수배 때문에 그게 어려워지자 우리나라 국적을 포기하고 수리남 국적을 취득하게 된 거죠.
◇ 김현정> 지명수배자한테 국적도 줘요?
◆ 손수호> 여러 가지 우리나라와는 다른 그런 환경이 있었던 것 같은데.
◇ 김현정> 수리남 국적을 취득한 다음에 수리남에서 무슨 일 했어요.
◆ 손수호> 이게 드라마에서 나오죠. 생선 가공 공장을 차립니다. 비슷하긴 해요. 그런데 사실은 이게 여러 가지 범죄를 위해서 한 일입니다.
◇ 김현정> 아니 그런데 그 드라마에서는 하정우 씨가 차린 게 생선 가공 공장이지 황정민이 차린 건 아니잖아요.
◆ 손수호> 맞습니다.
◇ 김현정> 그게 좀 살짝 다르군요.
◆ 손수호> 그렇습니다. 활용을 한 것 같은데요. 당시 이 조봉행이 이 생선 가공 공장을 만든 다음에 한 일이 이거예요. 당시에 어업 회사에 세금 없이 면세유가 공급되는데 이거를 몰래 내다 판 거죠.
◇ 김현정> 면세유 밀매.
◆ 손수호> 이게 주 수입원이었고요. 여기에 더해서 중국인이나 인도인 등에게 돈을 받고 공장에 위장으로 거짓으로 취업시킨 다음에 이들을 미국 유럽으로 밀입국시키는 일도 했습니다. 그런데 기름값이 오르고 또 단속이 강화되면서 또 다른 수입원을 모색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고요. 그게 바로 마약이었습니다.
◇ 김현정> 아니 지금 들어보니까 조봉행이라는 사람이 불법을 일삼던 사람인 건 분명해 보이는데 그냥 불법 저지르는 거랑 마약 밀매는 완전 차원이 다른 얘기인데 어떻게 하다 마약에 손을 대게 됐습니까?
◆ 손수호> 이것도 참 정말 드라마 같습니다. 내용이. 이 조봉행의 검찰 진술에 따르면 80년대에 수리남에 체류할 당시에 군 간부 중에 마약 밀매를 하던 사람이 있었다는 거예요. 그 사람이 마약 밀매에 사용하던 선박이 있는데 고장이 났다. 그리고 조봉행이 그 선박을 고쳐주면서 인연이 생겼다는 건데요. 나중에 결국은 그 인연을 바탕으로 해서 마약 거래에 뛰어들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그렇다면 80년대에 생긴 인연이었다면 그때부터 한 게 아닌가라는 생각도 들긴 합니다만 조봉행 본인은 2004년부터 마약 밀매에 가담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 김현정> 아니 그런데 다른 걸로 수입이 줄어들면서 마약에 손을 댔는데 어느새 마약왕까지 된 거예요?
◆ 손수호> 그것도 배경이 있어요. 왜냐하면 이거 역시 드라마에도 나오긴 합니다만 그 친분이 생긴 그 군 간부. 단순한 군 간부가 아니고요. 어마어마한 사람이었습니다. 이름이 데시 바우테르서라는 사람인데요. 80년대에 군사 쿠데타에 가담을 했고 80년부터 87년까지 수리남을 통치했습니다. 그 후에도 권력을 계속 유지하다가 2010년에 또 대통령으로 선출돼요.
◇ 김현정> 바로 이겁니다. 그러니까 80년대에 인연을 맺었던 아까 뭐라고 그랬죠.
◆ 손수호> 데시 바우테르서.
◇ 김현정> 80년대에는 뭐 하던 사람, 그냥 군인. 평범한 군인이던 그 사람이 2000년대에 수리남 대통령이 되는 거예요.
◆ 손수호> 그렇죠.
◇ 김현정> 사람 인연 진짜 모르네요.
◆ 손수호> 그리고 이 사람은 사실 대통령 되기 전에도 권력 유지할 때도 여러 가지 마약 범죄를 저질렀기 때문에 코카인 밀매 혐의로 99년에 네덜란드 법정에서 징역 11년 형을 받기도 했습니다. 궐석 재판이었죠. 하지만 네덜란드로 송환되지 않았고 계속 권력을 유지했어요.
◇ 김현정> 그러던 사람이 대통령이 된 거예요.
◆ 손수호> 이런 권력자와 가깝게 지낸 덕분에 조봉행도 코카인 유통을 독점하고 큰돈을 벌어서 대형 범죄 조직을 만든 거죠.
◇ 김현정> 그럼 이 드라마에서도 마약왕 전요환이죠. 거기서는 전요환하고 수리남 대통령이 절친으로 나오는데 실제로도 절친이었다는 얘기군요.
◆ 손수호> 결국은 이런 인연 때문에 수리남에 들어오는 입국하는 아시아계 승객의 명단을 미리 확보할 수 있었고 결국은 사람들을 포섭한 거예요. 한국 교포들을 포섭한 다음에 한국에 보내서 마약 운반책을 물색하기도 했습니다. 이들은 조봉행을 광물 사업가로 소개했어요. 그러면서 한 명당 소지해서 들어갈 수 있는, 가지고 갈 수 있는 보석의 양이 제한돼 있는데 사람 여러 사람이 필요하다, 그래서 뭐 남미에서 유럽까지 이거 보석 원석 운반해주면 4~500만 원 주겠다, 이런 제안을 해서요. 여기에 넘어간 또는 여기에 포섭된 주부, 대학생들이 여러 사람 적발돼서 감옥에 가는 일도 생겼죠.
◇ 김현정> 보석 원석 운반만 해주면 그때 돈으로 400만~500만 원을 준다니까 이건 솔깃한 얘기죠.
◆ 손수호> 하지만 그 안에 마약이 숨겨져 있었던 것입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이 피해자 중에 한 명 얘기 다룬 게 집으로 가는 길. 전도연 씨가.
◆ 손수호> 맞습니다. 전도연 씨, 고수 씨가 주연한 영화 집으로 가는 길은 영화도 있었죠.
◇ 김현정> 그러면 실제 모티브도 이거였던 거예요?
◆ 손수호> 여러 가지 그런 사건들을 다 섞어서 만든 영화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 김현정> 순진한 사람들까지 마약 운반책으로 이용하고 참 악질적이었네요. 조봉행.
◆ 손수호> 이런 식으로 마약밀매 사업이 확장되니까요. 결국은 2005년에 인터폴 수배 명단에 올랐어요. 그리고 이 조봉행이 일본과 마약 거래를 하고요. 게다가 우리나라에 공급을 하려고 시도합니다. 그러자 국정원과 검찰이 조봉행을 잡기 위한 체포하기 위한 계획을 세우는데요. 하지만 수리남에는 우리나라 대사관이 없었고요. 또 범죄인 인도조약도 없었고 게다가 수리남 경찰과 군이 이미 다 매수된 상태였습니다. 협조를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었고요. 그런데 이때 결정적인 인물이 나옵니다. 바로 K.
◇ 김현정> 이게 그러면 그 드라마 속에 하정우.
◆ 손수호> 그렇습니다. 하정우 씨가 연기한 강인구, 극중 이름 강인구죠. 이 K는 친한 친구로부터 수리남에서 선박용 특수용접봉 판매 사업이 유명하니까 같이 하자는 권유를 받아서요. 직장 정리하고 사업 자금 2억 모아서 수리남에 갔습니다. 이때 그 사업의 파트너가 또 바로 조봉행이에요.
◇ 김현정> 그럼 드라마에서는 홍어 수입을 하러 수리남으로 떠난 걸로 나오는데 실제로는 홍어가 아니고 선박용 특수 용접봉 판매사업.
◆ 손수호> 조봉행과 동업을 하러 간 거죠.
◇ 김현정> 그 친구 얘기 듣고서 간 건 또 맞네요.
◆ 손수호> 그렇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까 이거 역시 조봉행의 사기 행각 중에 하나였는데요. 이 K가 컨테이너를 싣고 간 용접봉 다 팔았어요. 그런데 돈을 안 줍니다. 그래서 K가 이 돈을 받으려고 뛰어다니다가 동분서주하다가 베네수엘라에 있는 한국 대사관에 도움을 요청하게 된 겁니다.
◇ 김현정> 참 조봉행이 다양한 방법으로 한국 사람들한테 사기쳤네요.
◆ 손수호> 그래서 국정원이 이 사실을 알게 되고 K에게 연락을 한 거죠. 우리 조봉행 꼭 잡아야 한다. 당신이 도와달라 부탁을 한 건데요. 마약 밀매 증거를 잡기 위해서 조봉행의 조직에 직접 들어가서 당신이 활약해달라는 정말 영화 같고 드라마 같은 제안을 하게 된 겁니다.
◇ 김현정> 이게 실제예요?
◆ 손수호> 네, 게다가 이거를 또 수락을 해요. 나 어차피 지금 빈털터리다. 한국 들어갈 수도 없고 또 아이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아빠가 되고 싶다라는 생각에 이 제안을 수락한 거죠.
◇ 김현정> 국정원이 수리남의 마약왕 잡는데 당신이 그 조직에 들어가서 활약해 달라. 스파이처럼 활약해 달라라는 말을 수락했다고요.
◆ 손수호> 그렇습니다. 그런데 수락한다고 해서 이게 쉬운 일은 아니죠.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닌데 결국은 일부러 수리남 여기저기에서 문제를 일으키고 다녔습니다. 왜냐하면 정말 범죄 세계에서 활동하는 사람처럼 보이기 위한 거죠.
◇ 김현정> 이것도 국정원이랑 다 짠 거예요.
◆ 손수호> 그렇죠. 일부러 문제를 일으키고요. 그렇게 되니까 다른 마약 조직에서 이 K에게 접근했어요. 또 그걸 본 조봉행도 역시 마약 밀매에 같이 하자 이러면서 K에게 접근을 했습니다. 그러면서 구매처 알아볼 데 있냐, 마약 팔 데 있냐, 이렇게 말을 한 건데요. K가 또 준비된 말을 합니다. 한국에 좀 노는 친구들이 좀 있다. 내가 좀 알아볼게요. 그렇게 말한 다음에 국정원과 미국 마약 수사기관과 협력해서 가상의 재미교포 마약상을 만들어냈습니다. 그러고서는 내가 그 중간에서 알선할게요. 중간다리 역할을 할게요 라면서 조봉행의 마약 조직에 실제로 들어갔습니다.
◇ 김현정> 되게 스릴이 넘치는데 이렇게 잠입해서 활동하는 데 아무 문제가 없었어요?
◆ 손수호> 좀 불안했겠죠. 당연히. 그러면서 한 집에서 지냈는데 조직들하고 잠잘 때도 베개 밑에 권총 놓고 잘 정도로 긴장된 생활이었고요. 심지어 또 하나의 에피소드가 있습니다. 어느 날 이 K가 국정원과 전화통화 하는데 조봉행의 부하 A가 이걸 엿듣는 일이 생긴 거예요. 알게 된 거예요. 들통 난 거죠. 그래서 큰일 난 거죠. 그런 상황에 K는 이 부하 A를 붙잡고.
◇ 김현정> 목격자를 붙잡고.
◆ 손수호> 너도 한국에 가족이 있는데 언제까지 이렇게 살 거냐. 나랑 같이 좋은 일 하고 한국 가자 설득을 했습니다. 그래서 이 부하 A가 눈물까지 흘리면서 설득 당한 거죠. 하지만 며칠 후에 다른 조직원들 데리고 와서 K를 죽이려고 했어요. 그러자 K 입장에서는 큰일 난 거잖아요. 조봉행 불러달라, 미스터 조 불러달라 이렇게 소리친 다음에 조봉행을 만나서 당신 부하가 하도 말을 많이 하고 다녀가지고 그러지 말라고 내가 장난친 거다.
◇ 김현정> 국정원하고 통화하는 것처럼 장난친 거다?
◆ 손수호> 내가 국정원하고 왜 통화를 하느냐. 장난친 거다. 이거 가지고 나를 의심하는 거냐. 그럼 나 못 믿겠으면 나 마음대로 해라 나 못 한다.
◇ 김현정> 그럼 당신 손해다 이런 식으로?
◆ 손수호> 큰소리를 쳤거든요.
◇ 김현정> 그랬더니 조봉행이요.
◆ 손수호> 믿었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그 부하 A를 조직에서 배제하기도 한 거죠.
◇ 김현정> K 씨가 엄청 위트 있는 사람이네요. 용기 있기도 하지만.
◆ 손수호> 강단도 있고 정말 어마어마한 그런 사람인데 결국 K는 국정원과 ...다음에 거래할 마약을 직접 봐야겠다라고 요구를 했고 한 건물의 주차장에 갔더니 그곳에 실제로 1.2톤 그러니까 시가 1조 원이 넘는 규모의 코카인 더미가 있었던 거예요. 조봉행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거 한국에 보내려고 준비한 물량이다.
◇ 김현정> 1조 원이요? 1조 원어치 코카인?
◆ 손수호> 1.2톤의 분량이죠.
◇ 김현정> 세상에 그렇군요. 그럼 이걸로 조봉행을 체포한 거예요.
◆ 손수호> 사실 당시에 국정원하고 미국 마약 당국하고 공동 작전 펴고 있었고 또 유사시에 해군 병력 등을 투입하기로 약속을 했거든요. K가 창고를 확인했기 때문에 이거 국정원은 이렇게 말했어요. 미국 측에 창고 급습하자. 조봉행 잡자. 하지만 미국 입장에서는 이거 대규모 총격전이 예상되고 또 인명 피해도 우려됐기 때문에 작전을 미뤘습니다.
◇ 김현정> 창고는 발견했지만 바로 급습하는 것에 대해서는 미국이 망설였군요.
◆ 손수호> 그러자 K 입장에서는 계속 이렇게 시간이 지연되면 위험해지니까 나 마약 거래상 내가 직접 만나러 가겠다라고 하면서 2008년 10월에 일단 우리나라로 돌아왔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결국 못 잡고 귀국한 거예요?
◆ 손수호> 이제 K는 이 사건에서 손을 뗀 건 아니고요. 계속해서 국정원 또 미국 당국과 논의하면서 작전을 짰는데요. 수리남에서 잡기는 쉽지 않으니 유인하자. 밖으로 유인하자라고 했고요. K가 조봉행에게 전화를 걸어서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마약 거래 하시죠라고 말합니다. 결국 미국 마약상이 이거 사겠다고 하니까 만나서 액수나 송금 방법 얘기하자라고 했고요. 그 과정에서 전화를 일부러 조봉행의 전화를 안 받는 식으로 또 애를 태우기도 하고 여러 가지 작전들을 폈거든요. 사실 조봉행 입장에서는 드라마에도 나옵니다만 아주 큰돈을 들여서 마약을 일단 준비해 놓은 거잖아요.
◇ 김현정> 준비해 놨는데 이거 팔지 못하면 큰일이잖아요.
◆ 손수호> 이렇게 되면 금전적으로도 그렇고 또 신변에도 위험이 생길 수 있는 그런 상황이었던 거죠.
◇ 김현정> 그래서 조봉행을 수리한 밖으로 불러내는 데 성공했어요. K는?
◆ 손수호> 처음에는 이거 마약 사려는 사람이 수리남 불안해서 못 간다고 하니까 당신이 괌으로 오라라고 했지만 사실 괌은 또 미국령이잖아요. 조봉행이 거절했습니다. 그래서 그다음에는 차선책으로 그럼 브라질로 나와라. 브라질까지 안 오면 브라질도 안 오면 우리 거래 못한다라고 마지막으로 압박을 했고요. 결국 2009년 7월에 브라질의 벨렘이라는 곳에서 조봉행을 만나기로 했습니다.
◇ 김현정> 그럼 브라질에서 체포한 겁니까?
◆ 손수호> 그렇습니다. 사실 벨렘도 아니었고요. 브라질 당국이 이렇게 말했어요. 벨렘은 수리남 마약 조직 영향력이 있는 곳이다. 그래서 상파울루로 바꿨고요. 그런데 또 조봉행이 또 한 번 거부했습니다. 그래서 결국은 오랫동안 압박하고 설득한 끝에 상파울루 공항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이때 또 조봉행이 안 나왔어요.
◇ 김현정> 왜 안 나왔어요. 의심했나?
◆ 손수호> 그런 것 같아요. 그래서 사실 다 철수하려고 했는데 경찰들이 K가 조봉행과 통화하는 척하면서 시간을 끌었습니다. 가짜로 통화하는 척하면서 결국은 시간 끌었는데 조봉행이 나왔고요. 검거에 성공했고 우리나라로 송환돼서 재판을 받았고요. 2011년 징역 10년에 벌금 1억 원이 선고됐습니다. 비록 조봉행이 수리남 국적을 갖고 있고 외국에서 발생한 범행이라 하더라도 범행이 계획적, 체계적이었고 사회적 해악이 크다. 또 운반책 여러 명이 체포되면서 고통 겪은 걸 고려하면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 김현정> 지금 유튜브와 레인보우로 보여드리고 있는 저 사진 누구 사진이에요?
◆ 손수호> 저거 조봉행입니다.
◇ 김현정> 저 사람이 조봉행이에요. 실제 조봉행?
◆ 손수호> 조봉행의 얼굴이 나오고 있죠.
◇ 김현정> 황정민 씨랑은 안 닮았는데.(웃음)
◆ 손수호> 그렇죠.
◇ 김현정> 그렇군요. 잡혔군요. 이렇게 해서.
◆ 손수호> 잡았습니다. 물론 징역 10년이 엄중한 처벌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어쨌든 형이 확정이 됐고요. 그런데 이게 2011년이잖아요. 징역 10년 다 살았어도 지금 나왔어야 되는 겁니다. 당시에 마약류 범죄 4건 위반으로 재판을 받았기 때문인데요. 그 후에 이런 보도들이 있었어요. 조봉행이 형기 마치고 수리남 돌아와가지고 떵떵거리고 잘 살고 있다. 이런 보도가 나왔는데요. 하지만 실제로 확인을 해보니까 2016년에 형 집행정지로 나왔습니다. 지병이 있었어요. 고혈압을 비롯한 지병이었는데 이게 악화된 거예요. 그래서 밖으로 나왔고 그 후에 병원에서 이미 사망했습니다. 사실 마약왕의 최후라고 하기에는 약간 좀 초라하죠. 또 하나 궁금한 거 하나만 좀 짧게 확인하면 조봉행의 어떤 마약 범죄의 뒷배경이었고 또한 절친이었던 수리남 대통령.
◇ 김현정> 대통령 어떻게 됐어요.
◆ 손수호> 대통령 지금 사실 2020년까지 대통령을 했습니다.
◇ 김현정> 진짜요?
◆ 손수호> 그리고 3선에 도전했지만 선거에서 졌어요. 그런데 임기 마치기 직전에 수리남 법원에서 징역 20년 형을 선고했거든요. 군부 독재 시절에 사람도 죽이고 납치하고 고문하고 이런 책임을 문 건데요. 하지만 3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계속해서 항소하고 재판 미뤄달라고 하면서 시간 끌고 있습니다. 아직 감옥 가지 않고 있거든요. 여전히 추종 세력이 많기 때문에 끝내 감옥 가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 김현정> 뒷얘기 5분만 미니 댓꿀쇼에서 이어가겠습니다. 손 탐정님 고생하셨어요.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9/20(화) 마약왕 조봉행 '절친' 수리남 대통령, 2년 전까지도 집권
2022.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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