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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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8/26(금) "20억 주사, 효리 살릴수만 있다면 장기라도 팔고 싶어요"
2022.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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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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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황신효 (희귀병 환아 어머니)

소아 척수성 근위축증.. 이름도 어려운 이 병은.. 전 세계적으로도 드문 희귀병입니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200명 정도의 환아가 있습니다. 그런데 다행히 획기적인 치료제가 얼마전 나왔습니다. 단 1번만 복용해도 증상이 호전되는 거에요. 다만 문제는 그 가격이 20억원이라는 점이죠. 집을 팔아도 살 수 없는 가정이 대부분입니다. 그런데 얼마 전에 이들에게 희망적인 뉴스가 하나 들려왔습니다. 이 약에 국민건강보험을 적용해 준다는 거였어요. 문제는 모든 환자가 환하게 웃을 수는 없는 상황이라는 건데 무슨 얘기인지를 직접 좀 들어보죠. 소아척수성근위축증을 앓고 있는 효리 양의 어머니, 황신효 씨 연결이 돼 있습니다. 어머님 나와 계세요.

◆ 황신효>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우리 한효리 양은 지금 몇 살인가요?

◆ 황신효> 효리는 지금 한국 나이로는 3살이고요. 2020년 2월생이에요. 그래서 지금 곧 27개월이 되어가는 아기입니다.

◇ 김현정> 27개월. 소아척수성근위축증 사실 이름이 좀 낯설어요. 어떤 병입니까?

◆ 황신효> 척수성 근위축증은 운동세포가 소실되면서 생존 기능을 잃게 되는 그런 질환이고 하루하루 근육이 약해지면서 병 자체가 빠르게 계속 진행이 되는 그런 병입니다. 발병 시기랑 속도에 따라서 1형에서 4형까지 나뉘어지는데 1형은 (생후) 6개월 전, 2형은 6개월에서 18개월 전에 진단을 받게 돼요.

◇ 김현정> 빨리, 그러니까 언제 발병하고 얼마나 악화가 빠르게 진행되느냐에 따라 1형, 2형, 3형, 4형. 1형이 제일 좀 심각한 거고 이런 순서인 거죠?

◆ 황신효> 네, 맞습니다.

◇ 김현정> 그럼 우리 효리는 몇 형에 해당되는 건가요?

◆ 황신효> 효리는 1형 다음으로 나쁜 2형에 해당이 됩니다. 1형 환자 같은 경우에는 실제 치료를 받지 않으면 만 2세 이전에 대부분 사망을 하거나 영구적으로 인공호흡기를 의존을 해야 돼요. 아주 심각하고 무섭고요.

◇ 김현정> 2세 이전에 사망한다고요.

◆ 황신효> 네, 만 2세 이전에 만약에 치료를 하지 않게 되면 대부분이 사망하고.

◇ 김현정> 이게 그냥 걷지 못한다 이 정도 문제가 아니라 완전히 생존하고 직결된 문제군요.

◆ 황신효> 아이가 살아가는 문제거든요, 이거는. 아이가 살 수 있느냐. 그래서.

◇ 김현정> 그냥 걷지 못한다 하는 문제도 물론 이게 굉장히 심각한 거지만 이거는 그냥 사느냐 죽느냐와 직결될 정도의 그런 심각한 병. 희귀병.

◆ 황신효> 저희 효리가 진단 받고 하루하루가 정말 애가 무너지는 게 느껴졌어요. 몸이. 몸이 망가진다는 게 느껴질 정도였었고 전엔 세워주면 서 있었는데 꽤 오래 서 있었는데 그게 하루하루 이렇게 근육이 소실이 되니까 바로 넘어지거나 그런 게 바로 눈에 보이더라고요.


◇ 김현정> 지금 저희한테 영상 하나를 보여주셨어요. 효리를 찍은 영상을 보내주셨는데 사실 27개월인데 지금 만세 같은 자세도 절대 안 되는 상황이라고요.

◆ 황신효> 만세 못 해요. 만세도 못 하고 사실은 앉아 있는 것도 저는 보는게 너무나도 힘겹거든요. 왜냐하면.

◇ 김현정> 걷는 건 고사하고 앉아 있는 것도 힘들 정도예요.

◆ 황신효> 왜냐하면 혼자 스스로 이렇게 땅을 짓고 겨우 힘들게 앉긴 하고 앉아서도 그냥 저희 일반적인 사람들이 생각하는 꼿꼿이 서서 앉아 있는 모습이 아니고 C자 형으로 해서 그러니까 복부에 힘이 없잖아요. 구부리고 그냥 기대 있는 그런 C자 형이다 보니까 척추측만증이라고 해서 허리가 굳어지는.

◇ 김현정> 휘어서 굳어지는 거.

◆ 황신효> 그게 급격하게 진행이 될 거다라고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 김현정> 그럼 여태까지 이 병에 걸린 아이들은 어떤 식으로 치료를 받아왔나요.

◆ 황신효> 예전 저희 19년도부터 스핀나자라고 해서 척수에 이렇게 척수강 내로 해서 투약을 하는 약이 있어요. 그리고 효리 같은 경우에도 지금 그 약으로 해서 치료를 하고 있어요. 스핀나자 같은 경우에는 4개월에 한 번씩 평생 맞아야 되는 약이거든요.

◇ 김현정> 4개월에 한 번씩.

◆ 황신효> 척수에다 아이들이 맞는 거고 정말 이 스핀나자의 약도 1억이에요. 실제 약값도 1억이고 급여 적용이 되더라도 한 번 환자 부담이 한 500 수준이 돼요.

◇ 김현정> 지금 급여 적용은 되나요. 건강보험 적용은 되나요?

◆ 황신효> 급여 적용은 돼요.

◇ 김현정> 그런데 보험 적용돼서 한 회에 맞는 게 500인데 그걸 4개월마다 한 번씩 맞아야 돼요?

◆ 황신효> 평생, 아이가 죽지 않으려면 평생 맞아야 되고 그리고 이게 약이 너무 귀한 약이잖아요. 이 약도 너무 귀한 약이기 때문에 한 방울이라도 떨어지면 안 되거든요. 그래서 소아 아이들 같은 경우에는 움직이면 안 되니까 항상 맞을 때마다 병원에 입원을 해서 마취를 해요. 금식도 하고.

◇ 김현정> 전신 마취하는군요.

◆ 황신효> 네, 전신 마취를 해서 항상 받아요. 그리고 아이가 맞을 때마다 항상 너무 힘들어 하니까, 사실 척수에 그 바늘을 넣는다는 것 자체가 너무 힘든 일이에요.

◇ 김현정> 너무 힘든 일이죠.

◆ 황신효> 7월에도 투약을 하고 왔는데 그때는 아이가 너무, 너무 울어서.

◇ 김현정> 전신 마취를 해도 그 고통이 느껴지는 건가요?

◆ 황신효> 두려운 게 있나 봐요. 그거를 기억을 하는 것 같아요. 모든 것 자체가 공포인 거죠.

◇ 김현정> 그렇죠. 전 과정이, 전 과정이 아이에게는 공포니까 자꾸 그때만 되면 4개월마다 울고 어머님하고 씨름하고 이런 상황. 그런 와중에 몇 년 전에 졸겐스마라는 치료제가 나온 거예요. 한 번만 사용하면 된다는 게 맞습니까? 평생 한 번.

◆ 황신효> 졸겐스마라는 약은 정말 기적의 약이라고들 하거든요. 기적의 약이라고 하고 한 번, 단 한 번. 단 한 번에 정맥으로 이렇게 주사 투약을 해서 맞으면 되는 약이에요. 스핀나자는 더 이상 악화시키지 않고 유지를 해 주는 그런 약이에요.

◇ 김현정> 말하자면 근육이 빠지지 않게 채워주는 영양제 같은 게 스핀나자고 졸겐스마는요?

◆ 황신효> 스핀나자는 그렇죠. 그렇고 졸겐시마는 돌연변이가 일어난 유전자를 아주 정상 유전자로 대체를 해요. 대체를 해 주는 약이기 때문에 치료제인 거죠.

◇ 김현정> 완전 근본적으로 다르군요. 영양제냐 치료제냐. 계속해서 4개월마다 영양을 주입하느냐 아니면 돌연변이 유전자 자체를 바꿔주느냐, 완전 다른 약이에요.

◆ 황신효> 네, 걸을 수 있게 해주는 약이에요.

◇ 김현정> 그런데 문제는 획기적인 치료제가 나왔는데 문제는 약값이 20억 원이라는 게 사실이에요?

◆ 황신효> 네. 그렇죠.

◇ 김현정> 그러면 이게 약을 앞에 놓고도 이거를 지금 살 수가 없는 가정이 대부분이겠어요.

◆ 황신효> 저희 효리도 정말 아쉽게도 정말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집을 팔아서라도 이게 모든 양갓집이라든지 다 집을 팔아서라도 안 되고요. 생각을 해봤거든요. 로또 당첨이 되더라도 사실은 투약이 될 수 있나, 세금을 제하고 나면. 정말 어마어마한 거액의 약이죠.

◇ 김현정> 이 약이 나왔을 때 정말 이 환아 가족들은 환호성을 질렀을 텐데, 오히려 약값을 보면서 내가 이걸 해줄 수 없구나.

◆ 황신효> 이거가 막바지인 것 같은데, 장기라도 팔아서라도 해주고 싶었어요.

◇ 김현정> '내 장기라도 팔아서 우리 아이를 이 약을 맞게 할 수 있다면'이라는 생각을 하죠. 부모는 하죠. 그럴 수 없어서 못하는 거지 생각은 하죠. 다 하실 것 같아요.

◆ 황신효> 그것도 정말, 정말 제일 먼저 생각났었던 것 같아요.

◇ 김현정> 네. 그 심정이 저는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그림에 떡 같은 약을 놓고 부모들이 다 절망한 그 상황, 그런데 이게 몇 년이 지나서 이번 달부터 이 졸겐스마에 보험이 적용된다는 희소식이 들려왔어요. 그렇게 되면 환자 부담이 20억 원에서 600만 원으로 뚝 떨어집니다. 이 소식 들었을 때는 다들 환호성 지르셨을 것 같은데요.

◆ 황신효> 희망이 되게 생겼죠. 너무나도 그러니까 저희가 할 수 있는 가장 최고의 아이에게 선물은 이 약을 맞춰주는 거고, 저희도 일본이라든지 가까운 나라가 일본이고 미국 이렇게 해서 일본이나 미국 쪽을 따라갈 거라고 생각을 했어요.

◇ 김현정> 다른 나라는 다 되는군요. 적용이.

◆ 황신효> (다른 나라는) 적용이 되고 (우리도) 됐다라고 생각을 했어요.

◇ 김현정> 그런데 왜 두 명만 맞고 더 이상 맞을 수 없는 상황이 된 거죠, 어머님.

◆ 황신효> 제가 진단을 받았을 때도 매우 충격이 컸지만 저희 아이가 2형이기 때문에, 그리고 24개월이 넘었기 때문에 안 된다는 거. 그런데 24개월은 1, 2개월 차이로 어느 정도 구제 방안이 있을 거라고 저는 생각을 했어요. 그런데 2형이기 때문에 안 된다는 것은 이거는 정말 진단받을 때보다도 더 큰 충격이었어요. 이건 정말 누구도 상상할 수 없었어요. 저희 엄마들 모두.

◇ 김현정> 그러니까 1형, 속도가 아주 빠른 1형이고. 그다음에 진단을 빨리 받은 경우에만 이 약에 보험 적용을 해 줄 수 있다. 그 얘기는 이 실험을 했을 때 가장 효과가 좋았던 게 1형이고 그래서 거기에만 적용시켜준다 이렇게 일단 제한이 된 거군요.

◆ 황신효> 네, 네 그렇다고 하더라고요.

◇ 김현정> 어떤 분들은 그런 말씀도 하실지 모르겠어요. 이렇게 비싼 약을 건강보험에서 감당하기 힘든데, 그렇게 효과가 아주 좋은 경우 뚜렷한 경우만 제한해서 해야 되는 게 맞지 않느냐 혹시 이런 얘기를 하실 수도 있을 것 같거든요.

◆ 황신효> 그렇게 생각들을 하시지만 이게 실제적으로 검증이 된 거예요. 그런데 저희 국내 같은 경우에는 초기 연구 결과가 1형이 24개월, 13.5kg. 이것만 결과를 반영을 한 거고 후속 연구가 5세까지도 효과가 상당히 높은 걸로 나왔어요. 그래서 독일이나 스페인이라든지 다른 유럽 국가들 같은 경우에는 5세까지도 효과가 높기 때문에 투약을 하고 있고.

◇ 김현정> 아, 하고 있다.

◆ 황신효> 실질적으로, 네.

◇ 김현정> 알겠습니다. 만약 이대로 졸겐스마를 못 맞게 되면 우리 효리 예후는 어떻게 된다고 전문가들이 그러나요.

◆ 황신효> 사실은 못 맞는 것을 지금 또 생각을 하니까 또 메어지고 좀 답답해요. 사실은 희망이라는 게 없어지는 거잖아요. 효리 같은 경우에 만약에 못하게 되면 지금 그나마 생명을 유지할 수 있는 스핀나자를 평생 맞아야 하는 거죠.

◇ 김현정> 4개월마다.

◆ 황신효> 그러니까 효리는 4개월 목숨인 거죠. 그런데 이게 평생 맞을 수 있는지도 아무도 모르고 장담할 수 없고, 공인을 한 대요, 심평원에서도. 이 아이들에게 언제까지 이걸 맞춰줘야 할지는 모르는 일이에요. 미래에 대한 게 없어요. 우리 아이는 그래서 불안하고 계속 이 아이가 어떻게 될지 모르는 불안감에 하루하루 살고 있는 거죠.

◇ 김현정> 그래요. 졸겐스마 투약이 필요한 환자가 매년 최대 17명 정도 발생한다고 건강보험공단이 분석을 했습니다. 모든 아이들에게 적용한다고 치면 국가가 한 해 340억 원 부담해야 돼요. 적은 돈은 아닙니다만 한 해 감기에 지급되는 보험료만 합해도 1조 7천억 원입니다. 340억 원으로 죽을지 모르는 생명을 살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이건 기꺼이 감당할 수 있는, 감당해야 되는 금액이 아닌가 저는 그런 생각이 듭니다. 어머님 지금 듣고 계신 국민들께 꼭 마지막으로 호소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고요.

◆ 황신효> 네. 저희 효리가, 지금 효리는 걷지는 못하지만 나중에 이 주사를 맞고 나면 뛸 수 있다. 뛰어서 모든 의료진이나 저희 똑같이 이 병을 앓고 있는 모든 아이들에게 희망을 효리가 보여줘서 기적을, 정말 기적이라는 것을, 기적이 뭔가를 꼭 보여주고 싶고요. (울음) 우리 효리가 그래서 나중에 위험한 상황이 되었을 때 스스로 도망칠 수 있는 그런 상황이 되기를 희망하고 기원합니다.

◇ 김현정> 스핀라자에서 졸겐스마로 교체 투여가 가능한 게 효리한테는 올해가 마지막이라고 제가 들었어요.

◆ 황신효> 네.

◇ 김현정> 그래서 어머님의 눈물이 더 가슴 아프게 느껴집니다. 좋은 소식이 있기를 어머니 저도 같이 기도하겠습니다.

◆ 황신효> 네. 정말 많은 관심 좀 부탁드리고, 꼭 우리 아이가 기적을 볼 수 있게 관심 많이 부탁드려요.

◇ 김현정> 어머니 힘내세요. 마음이 너무 아프네요. 힘내십시오. 오늘 고맙습니다.

◆ 황신효> 네.

◇ 김현정> 척수성 근위축증이라는 희귀병을 앓고 있는 하나의 어머니 황신효 씨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