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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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8/30(화) 기상청장 "날씨 패턴 사라져…슈퍼컴도 물폭탄 못잡아"
2022.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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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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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유희동 (기상청장)



전통적 장마는 없다…여름비 형태 다양해져
새 용어? 학계·업계 등 국민 의견 종합할 것
기후변화에 사라진 패턴…슈퍼컴도 역부족
기상청 운동회날 비온다? 30년 전 한 번뿐


날씨 얘기를 좀 해보겠습니다. 여름 장마. 7월 말에 끝났는데 8월에도 600ml가 넘는 기록적인 폭우가 내렸죠. 그리고 9월을 코앞에 둔 어제부터 오늘까지도 전국 곳곳에 비가 오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혹시 가을장마가 벌써 시작된 건가 싶은데요. 그런데 더 이상 여름장마니 가을 장마니 하는 그런 전통적인 장마 현상은 없다라는 말이 기상청에서 나왔습니다. 기상청이 곧 발간하는 장마백서에 이런 내용이 담겨있다는데요. 이게 무슨 얘기인지 기상청장의 설명을 지금부터 직접 들어보죠. 유희동 기상청장 연결이 돼 있습니다. 청장님 안녕하세요.

◆ 유희동> 네, 안녕하십니까? 기상청장 유희동입니다.

◇ 김현정> 기상청이 내는 장마백서라는 게 이게 매년 나오는 게 아니죠?

◆ 유희동> 이번에는 10년 만에 발간이 됐습니다. 그래서 장마백서는 저희가 그동안에 기상학적 현상들을 장마에 대해서 정리를 하고 중점적으로 살펴보고 있는 내용은 장마의 변화가 뚜렷이 존재하느냐의 여부를 살펴보는 것입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가장 핵심적인 내용이 도대체 장마라는 게 지금 우리나라에서의 장마라는 게 어떻게 변해왔고 어떻게 변해갈 것이냐 이런 연구를 하신 거예요.

◆ 유희동>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오늘 뭐 두꺼운 백서 내용을 다 상세하게 설명은 못 해 주시겠지만 핵심적인 내용, 핵심적인 결론은 뭐였습니까?

◆ 유희동> 결론을 말씀드리자면 장마의 모습이 최근 들어, 그리고 시간이 갈수록 크게 변화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세 가지 정도로 요약해서 말씀드릴 수가 있는데요. 첫 번째로 장마철의 기간과 강수량의 변동성이 매우 커졌습니다. 즉 장마철 기간이 짧고 길었던 해 , 강수량이 많고 적었던 해가 평균에서 벗어난 경우가 자주 나타난다는 것이고요. 두 번째는 장마 기간 동안 집중호우의 빈도가 매우 많아졌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장마철 이후에 강수 형태가 변화했다는 것입니다. 늘 아시는 것처럼 장마철 이후에 과거에는 8월 하순이나 9월 초순에 소위 말하는 가을장마라는 형태로 비가 많이 왔는데요. 최근에는 8월 초에도 많은 비가 내리는 경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렇듯 오랫동안 장마라고 표현돼온 여름철의 비의 형태가 과연 전통적인 장마로 표현할 수 있는 것이냐 하는 부분들에 대해서 의문을 갖게 되는 것입니다.

◇ 김현정> 청장님, 지금 길게 설명해 주셨는데 그냥 제가 이해한, 일반인 수준에서 제가 이해한 결론은 즉 우리가 전통적으로 생각했던 그 장마, 그 여름 장마는 더 이상 없다. 아주 다양한 형태로 변화했고 변화하고 있다, 이렇게 결론을 내리면 될까요?

◆ 유희동> 네. 뭐 없다라고 단언하기에는 자연현상을 저희가 100% 확신하기에는 어렵지만 지금 최근에 10년 동안의 경향을 보면 분명 전통적인 장마의 형태로는 표현할 수 없다는 것이 저희 초반의 생각입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전통적인 장마라고 지금 표현하는 것은 이런 식인 거예요. 7월즈음에 몇 날 며칠 오랫동안 비가 지루하게 내리고 그다음 8월 초 되면 쨍하잖아요.

◆ 유희동> 네, 그렇죠.

◇ 김현정> 그러다가 가을에 한바탕 장마가 오고 이게 우리가 생각하는 전통적인 장마인데 이런 의미의 장마는 사실은 이제는 거의 사라진 걸로 보인다. 굉장히 불규칙해졌다, 그런 말씀이죠?

◆ 유희동> 네, 그렇게 이해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그러면 우리가 그동안 장마 왔다, 장마 끝났다 이런 표현을 썼었는데 이제 우리 여름철 날씨는 뭐라고 표현해야 되고 동남아 우기라고 표현해야 되나요. 여름철 용어가 좀 새로 필요하겠는데요.

◆ 유희동> 그렇죠. 말씀하신대로 한국형 우기라는 말들도 나오고 있고요. 그렇지만 간단히 정할 문제는 아닌 것 같아요. 그래서 여름철 비의 형태에 대한 구분부터 명칭까지 학계와 다른 업계를 포함한 국민들의 의견을 종합하는 과정을 거치고자 합니다.

◇ 김현정> 저는 설명 쭉 들으면서 약간은 좀 섬뜻한 생각도 들었어요. 기상청장님이 말씀하시는 거잖아요. 이제 더 이상 전통적인 의미의 장마는 아닌 것 같다. 뭔가 새로운 용어 정의가 필요하다. 국민적인 합의를 모아야 된다라고 얘기를 하시니까 진짜 이게 지구촌의 기후 이거 진짜 이게 심각한 정도로 변하고 있구나 이런 느낌이 드는데 그러면 청장님, 전통적인 의미의 장마가 사라졌다면 새로 나타나는 형태는 어떤 형태가 된다고 보세요?

◆ 유희동> 그러니까 장마로 가면 지루하게 비는 많이 오지만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한 형태라고 볼 수가 있습니다. 장마 전선이 남북으로 움직이면서 비가 주룩주룩 내리고 조금 그쳤다가 다시 내리고 이런 형태가 돼야 되는데 이런 형태가 아니라 근래에 들어서 비는, 특히 여름철의 비는 아주 집중적으로 호우, 폭우 형태로 내리고 그치고 하는 것들의 반복이 되고요. 그 주기도 어느 정도를 가진 것이 아니라 아주 짧게 나타났다가 또 한동안은 계속 폭염이 중간에 발생하는 등 소위 말하면 저희가 예측 불가능한 정도의 그런 변화가 이루어졌다는 것입니다.

◇ 김현정> 그럼 거기 안에서 또 어떤 패턴을 찾기는 어려운 건가요? 그냥 불규칙인 건가요?

◆ 유희동> 글쎄요, 장기적으로 이거를 계속 보다보면 어느 정도 패턴이 나타날 수가 있는데 제가 생각하기에는 이 기후변화 시대의 중심으로 들어선 지금에 패턴을 찾기에는 그렇게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 김현정> 이유가 지구온난화, 기후변화에서 기인하다 보니까 어떤 패턴을 찾기도 쉽지 않다.

◆ 유희동>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기상청장님이 나오셨으니까 제가 질문 드립니다마는 사실은 얼마 전에 내린 기록적인 폭우 때문에 기상청의 이 장마백서에 더 우리가 관심을 갖는 건데요. 사실 그날 비가 많이 온다는 기상청 예보는 있었어요. 제가 기억이 나요. 있었는데 다만 그 예보를 들으면서 이게 100년 만에 폭우일 거라고는 아무도 생각을 못 했거든요.

◆ 유희동> 네.

◇ 김현정> 기상청도 그 정도일 줄은 모르셨던 건가요?

◆ 유희동> 네, 그렇습니다. 우선 8월 초순에 내린 비로 인해 인명피해가, 특히 취약계층에 더 피해가 컸던 것에 대해서 매우 안타깝게 죄송스러운 마음뿐입니다. 그렇지만 우리 우선 따지고 보면 기상청 예보가 아주 족집게처럼 정확하지 않았다는 것에 모든 문제의 시발점이 기인하지 않았나 생각해서 저희부터 더 반성하고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저희가 1907년부터 근대 기상이 관측되기 시작했습니다. 그 이후에 최초의 기존 기후값과 당초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비가 내렸습니다. 우리나라 연간 강수량의 10분의 1이 1시간 만에 내리게 된 거죠. 어마어마한 양입니다.

◇ 김현정> 그런데 그 기상청에 왜 슈퍼 컴퓨터라는 거 있잖아요. 수백억 한다는 거, 그거로도 이 정도를 잡아내기는 어려운 건가요?

◆ 유희동> 우리 기상청이 가지고 있는 슈퍼컴에서 나온 결과도 그렇고 세계 최고의 성능을 가진 유럽 증기 예측센터라고 있습니다. 그쪽 모델도 8일 서울에 한 70에서 80ml 수준의 비가 내릴 것으로 예측을 했습니다. 그러니까 이 부분은 어떤 모델에서나 그리고 선진국의 최고 전문가가 와도 이 이상의 비가 내릴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고 볼 수가 있습니다.

◇ 김현정> 그게 왜 슈퍼컴퓨터도 데이터를 바탕으로 해서 그런 건가요? 슈퍼컴도 틀렸네요.

◆ 유희동> 그렇죠. 슈퍼컴퓨터도 과거의 자료들을 놓고 물리방정식을 통해서 저희가 프로그래밍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리고 저희 초기자료라는 관측 자료들을 집어넣고 거기에 맞게끔 결과가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이렇게, 물론 어느 정도 범위를 평균값에서 어느 정도 범위를 예측하는 부분까지는 분명히 있지만 이렇게 어마어마한 양은 세계 어느 컴퓨터도, 어느 모델들도 예측하기는 거의 불가능한 현실입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그러면 아까 말씀하신 대로 이제 패턴을 찾기가 쉽지 않을 만큼 기상이 불규칙하게 된다고 하면 앞으로 이 기상예보, 기후변화 예보는 더 어려워질 수도 있다는 얘기네요. 슈퍼컴조차도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하는 거니까.

◆ 유희동> 네, 그거는 거의 확실히 어려워진 부분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저희 예보관들이 고려해야 할 내용이 많고 범주가 매우 넓어졌기 때문에 우리 예보관들은 예전보다 한 50% 정도의 분석을 더 시간을 내서 지금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과거 예보 정확도를 간신히 유지할 수 있는 수준이니까요. 앞으로는 이거보다도 더 많이 분석하고 더 넓은 범주를 봐야 되는 경우라고 저희가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지금 장마, 여름철 날씨를 얘기했는데 그러면 겨울 날씨도, 겨울철의 어떤 기상 패턴도 또 변할 수 있는 건가요? 예를 들면 우리나라의 겨울철 날씨 하면 삼한사온이잖아요. 이것도 또 변합니까?

◆ 유희동> 네, 물론 그 부분도 저희가 전통적인 것에 대한 것들을 이제 생각을 조금 버려야 될 때가 아닌가 생각이 됩니다. 물론 그 부분에 대해서는 장마만큼 저희가 연구가 진행된 부분이 없긴 하지만 지금까지 나온 어느 정도의 형태를 고려할 때 분명히 삼한사온도 변하고 있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 김현정> 올 겨울철에 장기적인 예보이긴 합니다마는 올 겨울철에 대한 분석도 하신 게 있을까요. 예를 들어 올 겨울에 눈이 많이 온다라든지 뭔가 굉장한 추위가 온다든지 반대로 추위가 없을 거라든지 뭐 있습니까? 나온 게.

◆ 유희동> 아직까지는 5, 6개월 후의 얘기는 조금 말씀드리기가 굉장히 어렵습니다. 지금 저희도 잘 모르고 있고요. 그 부분이 저희 장기 예측모델에서 나온 부분이 있는데 그 부분이 너무 편차가 크고 오차가 크기 때문에 지금은 그걸 가지고 말씀드릴 수 있는 상황은 아닙니다. 조금 가까이 와서. 저희가 그래도 가장 좀 신뢰하는 부분들이 겨울철에 11월 하순에 저희가 겨울철 예보를 발표합니다. 그 정도에서 약 11월 23일경에.

◇ 김현정> 11월 정도 돼야.

◆ 유희동> 그 정도의 발표하는 수준이 가장 신뢰도가 높지 않나 해서 조금은 기다리셔야 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하지만 분명한 건 겨울철 날씨도, 이번 여름철 날씨처럼 상당히 불규칙할 것이다 기존의 패턴에서 벗어날 것 같다, 이것만은 분명하다는 거죠.

◆ 유희동>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우리 기상청의 예보력은 좀 객관적으로 어느 정도 수준에 와 있나요?

◆ 유희동> 순위를 매기는 것은 없고요. 객관적인 순위는 각국이 보유하고 있는 수치 예보 모델이 얼마나 잘 맞느냐 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순위를 매기고 있는데요. 저희가 한 6위에서 7위 정도로 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그런데 기상청과 관련된 우스갯소리가 굉장히 많잖아요. 기상청 운동회날에는 꼭 비가 온다. 이거 사실인가요? 확인좀 해보셨어요? 청장님.

◆ 유희동> 확인을 해 본 것이 아니라 한 25년도 더 된 얘기인데요. 있긴 있었습니다. 그럴 때가 한 번 있기는 있었고요.

◇ 김현정> 한 번밖에 없어요? 기상청 운동회날 비온 게?

◆ 유희동> 네, 저희가 정확히 한 번이었었는데 그때는 당시 예보력이라고 그러면 현재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고요.

◇ 김현정> 언제예요, 그게? 야유회날 비온 게.

◆ 유희동> 그러니까 제가 아주 초반이니까 94, 5년쯤 됐을 겁니다. 거의 한 28년 정도가 됐을 거라고 생각이 되는데요. 현재는 체육대회는 없어졌지만 행사가 있다하더라도 당시와 같은 상황은 벌어지지 않을 것입니다.

◇ 김현정> 이 우스개는 워낙 오래 된 우스개여서 제가 기상청장님 나오시면 한번 좀 여쭙고 싶더라고요. 유희동 기상청장 오늘 만나봤는데요. 6월에 취임을 하셨어요. 그때 일성이 가족 다음으로 신뢰할 수 있는 기상청 만들겠다 이렇게 다짐을 하셨습니다. 우리 국민들께 다짐 한 말씀 해 주시죠.

◆ 유희동> 아직까지 저희가 부족한 점이 많기는 하지만 국민들이 도와주시고 그리고 저희 선배들부터 저희들이 애를 쓰는 바람에 외국에서는 어느 정도 저희 기술력이 향상됐다고 얘기를 해 주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국민들이 체감하시는 만족도는 아직도 많이 부족하신 게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저희 직원들이 1년 365일 24시간 밤낮없이 국민의 안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앞으로 기상청을 조금 더 믿어주시고 애정어린 마음으로 많은 관심과 격려를 가져주신다면 저희가 좋은 예보, 그다음에 좋은 기상 서비스도 국민들께 보답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 김현정> 기상청에서 쭉 근무해 온 기상 전문가 출신이시더라고요. 그래서 어느 때보다 더 정말 신뢰 받는 기상청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 주시기를 부탁드리겠습니다. 오늘 고맙습니다.

◆ 유희동>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유희동 기상청장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