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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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영민 (시립대 조경학과 교수)
'개인적 기억' 만들 수 있는 광장으로 탈바꿈
훈민정음 28자 광장 곳곳에…'장영실' 초성도
광장 바닥엔 8천개 동그라미 타일…시민상징
광장 시위·축제, 모두 시민들이 채우는 공간
광화문 광장이 새로운 모습으로 문을 열었습니다. 그동안 10차선 한복판에 자리하면서 거대한 중앙분리대다, 외딴 섬이다. 이런 오명을 썼었는데요. 새로 탈바꿈한 광장은 차로를 한쪽으로 몰고 시민들이 다닐 수 있는 공간을 확 넓혔어요. 한 2.1배가 늘어났다고 합니다. 접근성도 물론 좋아졌고요. 오늘 화제의 인터뷰, 광화문광장 설계부터 참여하셨던 분입니다. 서울시립대 조경학과 김영민 교수 직접 만나보죠. 어서 오세요, 김 교수님.
◆ 김영민> 안녕하세요.
◇ 김현정> 2019년 설계 공모전에서 당선이 되신 거죠?
◆ 김영민>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교수님 작품이.
◆ 김영민> 네, 같이 한 거죠.
◇ 김현정> 같이 한 작품이. 그러니까 말하자면 3년 6개월 만에 완성이 된 거예요?
◆ 김영민> 오래 걸렸습니다.
◇ 김현정> 그 완성작을 딱 보는 순간 어떠셨어요.
◆ 김영민> 사실 어제 제가 해외 갔다가 귀국해서 아직 오늘 보러 가려고 그러는데.
◇ 김현정> 그 직전에는 많이 갔다 오셨다고 들었어요.
◆ 김영민> 현장이라든가 이런 데는 갔었고 사실 이게 딱 했을 때 좋은 얘기도 나올 수 있지만 안 좋은 얘기도 나올 수 있어서 걱정이 많았는데 저는 외국에서 개장하는 거 영상으로 봤는데 다행히 다들 좀 좋아해 주셔서.
◇ 김현정> 설계했던 대로 잘 나왔습니까? 아니면 좀 많이 바뀌었습니까, 어때요?
◆ 김영민> 일단 저희가 하려고 했던 방향은 되게 잘 나온 것 같고요. 그런데 모든 게 그렇지만 처음에 생각했던 대로 다 만들어지지는 않죠.
◇ 김현정> 그렇죠. 하다 보면 또 현실적인 벽도 있고 하니까 조금씩 조정이 되죠. 일단 어떤 부분은 잘 구현이 됐고 어떤 부분은 좀 아쉽다 어떻습니까?
◆ 김영민> 그러니까 원래 저희가 조금 예전에 광화문 광장과 다르게 좀 하려고 그랬던 거는 많은 개인적인 기억들을 담을 수 있는 장소들을 많이 만들어주고 싶었어요. 그런 것들은 오히려 설계안보다 더 디테일들이 많이 추가되면서 좋아진 것 같고.
◇ 김현정> 예를 들면 어떤 거.
◆ 김영민> 예를 들면 일단 한쪽에 예전에는 그늘도 없었고 쉴 데도 없었는데 공원 같은 그런 장소들을 많이 만들어주고 그 공원도 그냥 단순한 하나의 어떤 나무가 많은 이런 것이 아니고 역사적인 의미도 담고 정원 같은 데도 있고 또 사진 찍을 수 있는 스팟이라든가 여러 아이들이 놀 수 있는 이런 많은 공간들을 만들어 주려고 했던 점은 이게 잘 구현이 된 것 같아요.
◇ 김현정> 휑하고 지나가는 그냥 도로변의 인도가 아닌 사진도 찍고 뭔가 개인적인 추억을 만들 수 있는 공간이었으면 좋겠다.
◆ 김영민> 네, 그런 게 저 설계했을 때 가장 크게 바꾸고 싶었던 점이에요.
◇ 김현정> 그런데 그런 건 더 잘 구현이 됐어요.
◆ 김영민> 그거는 저희 팀들이 또 여러 아이디어들이 추가가 되고 3년 6개월 동안 그냥 똑같은 것만 한 건 아니고요. 많이 다양해진 것 같아요.
◇ 김현정> 그래요. 그럼 그 좋았던 것 중에 제일 좋은 걸 하나 꼽아보죠. 여러분 광화문광장 가시면 꼭 이거 놓치지 마세요 하는 게 있다면 뭘까요?
◆ 김영민> 일단은 제일 좋은 거는 나무들 같아요. 나무들과 그늘인데 이거는 단순하게 저희가 이걸 심어야지 그런 게 아니고요. 예전에 저희가 한 건 아니고 서울연구원 같은 데서 불만 같은 것들을 했었는데 항상 나오는 게 그늘이 없다, 쉴 데가 없다.
◇ 김현정> 지금 저희가 사진 보여드리고 있는데 저게 2019년에 광화문 광장이었는데 좀 없네요. 나무가 없네요. 지금 이 모습이 지금의 광화문 광장. 쭉 나무가 심겨져 있어요.
◆ 김영민> 지금 저거보다 훨씬 많을 거예요.
◇ 김현정> 저희가 보여드리는 것보다 더 많습니까?
◆ 김영민> 왼쪽 부분에 저거보다 지금 훨씬 많아졌고요.
◇ 김현정> 그게 가장 개인적으로 마음에 드는 부분이다.
◆ 김영민> 네, 그래야지 사람들이 사실 머물 수가 있고요. 예전에는 그냥 계속 사진 찍고 지나가고 이랬었는데 지금은 그래도 머물 이유가 있고 머물기 조금 더 좋은 광장이 된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 광장 곳곳에 비밀이 숨겨져 있다. 이건 무슨 얘기예요.
◆ 김영민> 사실 아까 말씀드렸지만 되게 개인적 기억이 많았으면 좋겠다라고 말씀을 드렸잖아요. 그래서 여러 가지 장치들이 좀 추가가 됐는데요. 가장 조금 여러분들이 이걸 다 알려드리면 안 되는데.
◇ 김현정> 비밀이 끝까지 비밀이 그거예요?
◆ 김영민> 28가지, 훈민정음이 28자로 돼 있는데 그게 광화문 광장 곳곳에 새겨져 있어요. 그래서 사실 언론에 이미 브리핑을 하면서 몇 개가 공개됐는데 다는 말씀드릴 수 없고 지읒, 이응, 시옷. 이런 것들이 장영실, 이런 키워드로 있고요. 그리고 또 공개된 것 중 하나가 저희 벤치에 야랑 여가 있어요. 이게 저희 팀에서 야당 의원들과 여당 의원들이 같이 벤치에 앉아서 얘기를 하면 좋겠다.
◇ 김현정> 진짜 그런 뜻이에요?
◆ 김영민> 네, 그런 아이디어가 있고 또 하나 공개되지 않은 거 좀 팁을 드리자면 밤에 또 가보셔야지 나타나는 글자도 있어요.
◇ 김현정> 그럼 28자를 광장 곳곳에 다 숨겨놓으신 거예요.
◆ 김영민> 네, 그래서 여러분들이 찾아가서 하나의 광화문 광장을 재미있게 이용하는 하나의 어떤 장치랄까요.
◇ 김현정> 재미있다, 재미있네요. 숨은 그림 찾기 하듯이 자음, 모음 28자를 찾아봐라.
◆ 김영민> 그래서 기대하는 건 다 SNS에 다 찾았다. 이렇게 올리고 그러는 거라서.
◇ 김현정> 상품도 주시나요.
◆ 김영민> 상품은 개인적으로 연락을 주시면 제가. (웃음) 공식적인 건 없는데.
◇ 김현정> 쭉 설계하고 공사하면서 제일 좀 고민되셨던 부분은 어떤 겁니까?
◆ 김영민> 제일 고민됐던 부분은 사실 광장이라는 게 설계가 어려운 게 설계는 뭔가를 해야 되잖아요. 그런데 광장은 또 할 수가 없어요. 비워야 되는.
◇ 김현정> 그게 또 광장이니까.
◆ 김영민> 네, 부분이 있어서.
◇ 김현정> 너무 많이 뭔가를 채워도 안 돼요.
◆ 김영민> 그렇죠. 너무 많이 채우면 광장이 더 이상 아니게 돼가지고 사실 디자인적으로 되게 집중할 수 있는 부분은 아까 나무와 바닥 포장이 제일 중요했어요. 사실은.
◇ 김현정> 바닥 포장이 왜요?
◆ 김영민> 그러니까 사실 텅 빈 공간인데 거기서 많은 어떤 의미 같은 것들을 보통 담을 때는 지금도 동상 같은 게 있지만 사람들도 보통 수직적인 요소들을 많이 넣어요. 그게 왜냐하면 시선을 봐야 되니까. 그런데 광장은 그게 안 되니까 하나의 그 넓은 면에서 그 포장 하나하나에 좀 의미도 담고 그게 또 예뻐야 되고.
◇ 김현정> 공간은 돌아다닐 수 있게 비워놔야 하니까 결국 바닥에다가 뭔가를 담아야 했군요. 결국 뭘 담으셨어요. 바닥에는?
◆ 김영민> 사실 설계 공모할 때 그거를 내부적으로 제일 많이 스터디를 한 것 같아요.
◇ 김현정> 바닥 포장을?
◆ 김영민> 바닥 포장에 대해서. 그래서 지금 가보시면 동글동글한 것들이 있을 거예요.
◇ 김현정> 사진 좀 보여주세요. 진짜 바닥에 동그라미들이 스며져 있네요. 새겨져 있네요?
◆ 김영민> 동글동글한 게 거의 8000개 넘게 있는데 저게 별거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이게 완전한 동그라미가 아니에요. 조금씩 달라요. 완전히 다 다른 건 아닌데. 저거를 그래서 일일이 돌 하나에 다 새겼어야 됐거든요. 그러니까 그게 완전히 동그라미면.
◇ 김현정> 찍어내면 되죠, 그냥 툭툭툭툭.
◆ 김영민> 그래서 저게 어떤 또 상징성도 담고 있어요. 하나는 광화문 광장의 어떤 의미도 있고 그래서 약간 이게 저 하나는 우리 시민들 개인들을 상징을 해요. 개인들을 상징을 하고 저 패턴들이 사실 각각 지금 네모 안에 하나씩 담겨 있잖아요. 담겨 있는데 이게 예전에 어떤 큰 패턴을 만들거나 크게 광화문 광장이 이거다라기보다 저 동그라미들이 모여서 좀 보시면 아마 제각각 해석할 수가 있을 것 같아요. 이렇게 모아서.
◇ 김현정> 다양성이네요. 말하자면. 획일화가 아닌 다양성. 한 동그라미, 동그라미가 우리 개개인인 거고 전체가 모여서 조화를 이루는.
◆ 김영민> 어떤 패턴들이 스르륵 나타나는 그런 것도 한번 가셔서 조금, 그런데 나만의 패턴일 거예요. 이게 어떤 저희가 정한 패턴이 아니고요. 동그라미들이 모여서.
◇ 김현정> 오늘 수수께끼를 많이 내시네요. 가서 할 일이 많아요.
◆ 김영민> 저희 아무도 안 올까 봐 여러 가지 생각보다 사람들이 많이 오시기는 하더라고요.
◇ 김현정> 약간 슈퍼마켓 개장하듯이 오늘.
◆ 김영민> 너무 홍보인가요.
◇ 김현정> 아니 그런데 저는 사실 되게 아직 못 가봤는데 가보고 싶은 것이 세종문화회관 앞에 지나갈 때마다, 차타고 지나갈 때마다 그 가운데를 보면 좀 횅했어요. 거기를 발 디디고 설 것을 잘 생각하지 못하고 홱홱 지나갔는데 지금은 세종문화회관이랑 붙어 있으니까 저기 지나가면서 아이스크림도 먹고 사진도 찍고 이런 거 생각하면 굉장히 좋더라고요.
◆ 김영민> 네.
◇ 김현정> 가보고 싶더라고요.
◆ 김영민> 의도를 좀 했죠.
◇ 김현정> 그런 설계 좋고요. 다만 지금 찬반 논란이 일고 있는 부분이 하나 있습니다. 뭐냐 하면 광화문 광장에서 대규모 집회는 허용하지 않는다는 게 지금 서울시 방침. 소규모 집회의 경우도 사용료를 집회나 행사 같은 경우에 사용료를 좀 올리겠다. 설계 과정에서 집회나 시위도 어떻게 고려를 하셨을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 김영민> 당연히 공간적으로는 고려가 돼 있다고 그럴까요. 그런데 그걸 특정하지는 않았어요. 비었다는 것 자체가 다양한 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축제도 일어나고 그중에는 정치적 어떤 의사 표현을 하는 그런 공간으로도 쓰일 수 있겠다라고는 생각을 했는데 그러니까 비어졌다는 의미가 그거죠. 그래서 사실 그거를 어떻게 사용할지는 사실 시민들의 몫이고 그거를 가이드 하는 건 또 시의 몫이겠죠. 그래서 설계자는 이게 꼭 시위 전용 공간이라든가 어떤 그런 것들을 특정했다기보다 조금 비워놨고요.
◇ 김현정> 합의가 필요하다 이렇게 보시는 거예요.
◆ 김영민> 그렇죠. 그리고 사실 그 조례는 지금 서울시가 만든 건 아니고 예전부터 있기는 있었어요.
◇ 김현정> 그러니까 19년에 공모가 됐으니까 박원순 전 시장 때 설계 공모가 시작이 됐고 오세훈 시장 때 완료가 됐고 이렇게 된 거네요.
◆ 김영민> 맞습니다. 결국은 그래서 시위가 안 된다. 이거는 사실 조금 애매한 부분이 있어요. 이게 문화적인 거는 되는데 예전부터 있던 조례인데 그게 사실 어떤 해석의 여지라든가 이런 건 있는데 그거는 제가 뭐라고 할 건 아닌 것 같아요. 서울시가 판단을 하고 또 시민들의 어떤.
◇ 김현정> 시민들의 함의가 모아져야 된다.
◆ 김영민> 그럴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런 말씀이에요. 알겠습니다. 1분 정도 남았는데 제가 광화문 광장에 오늘 놀러 간다 하면 설계자로서 아까 그 28자 중에 이걸 한번 찾아보십시오, 재미있을 겁니다. 한 글자만 찍어주세요.
◆ 김영민> 저는 비읍 시옷을 한번 찾아보라고 하고 싶어요.
◇ 김현정> 비읍 시옷? 비읍 시옷?
◆ 김영민> 네.
◇ 김현정> 같이 붙어 있어요. 얘네 둘이?
◆ 김영민> 가까이 붙어는 있습니다.
◇ 김현정> 가까이 붙어 있어요?
◆ 김영민> 밤에 가셔야 볼 수 있어요. 낮에는 안 나타나요.
◇ 김현정> (웃음) 재미있으신 분이네. 비읍, 시옷은 밤에 가야 된다.
◆ 김영민> 그리고 바닥에 있습니다. 바닥에.
◇ 김현정> 이게 지금 뭐의 줄임, 합치면 뭐가 이게…
◆ 김영민> 꼭 그런 건 아닙니다. 몇 개 만들어보려고 그랬는데 너무 어렵더라고요. 그리고 또 너무 의미를 담기보다 거기서 또 SNS에 올려주세요. PD님도 가셔서. 나는 이걸 이렇게 해석했다. 그런 게 더 좋을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시민들의 광장으로 더 큰 사랑을 좀 받았으면 좋겠습니다. 광화문 광장 2019년에 설계 공모해서 당선되셨던 분이에요. 서울시립대 김영민 교수와 함께했습니다. 교수님 오늘 고맙습니다.
◆ 김영민>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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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8/8(월) 광화문 광장 설계자 "숨겨진 'ㅂㅅ' 찾아보세요"
2022.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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