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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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손수호 (법무법인 지혁 대표 변호사)

탐정 손수호, 손수호 변호사 어서 오세요.

◆ 손수호>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오늘 다룰 사건 뭔가요?

◆ 손수호> 계속 드러나는 미성년자 그루밍 성범죄입니다.

◇ 김현정> 미성년자 그루밍 성범죄. 그루밍이라는 말이 언젠가부터 자주 등장해요.

◆ 손수호> 사실 법률용어는 아니에요. 사전적인 용어로는 몸치장, 차림새를 단정하게 하기 정도로 풀 수 있는데 성폭력 관련해서는 조금 다른 의미로 통용되고 있습니다. 심리적 지배 또는 길들이기를 의미하는데요. 가해자가 성착취를 노리고 자신보다 경험이 부족하거나 나이가 어리거나 미숙한 사람에게 접근해서 신뢰 관계를 형성하는 것을 말하는데 사실 학술적으로 단일한 개념 정의는 어려워요. 외국 논문을 봐도 다양한 정의들이 있습니다.

◇ 김현정> 그래요. 이번에 미성년자에 대한 그루밍 성범죄가 또 터진 거죠?

◆ 손수호> 그렇습니다. 지난 2020년 당시 28살이었던 공부방 선생 A. 여성이었는데요. 당시 15새 중학생 B군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어요. 이 사실이 드러나서 현재 A는 미성년자 간음죄, 그리고 아동복지 위반 혐의로 검찰에 넘겨졌습니다.

◇ 김현정> 15살 중학생하고 어떤 일들을 벌인 겁니까?

◆ 손수호> 당시 이들이 주고받은 문자 메시지가 언론을 통해 공개됐는데요. 커플전용 메신저 전용 어플을 이용했거든요. 내용이 상당히 충격적이에요.

◇ 김현정> 화면으로 좀 볼까요?

◆ 손수호> 이제 A는 학생에게 사랑한다, 왜 뽀뽀도 안 해 주고 가냐, 결혼하자 등등 연인에게 보낼법한 그런 메시지를 보내고요.

◇ 김현정> 연인에게 보낼 수위도 넘어서는 것 같아요. 저희가 읽지는 못 하겠습니다. 방송을 통해서 읽을 수는 없고 유튜브와 레인보우로 좀 그 카톡 재연한 것을 보시면 좋겠어요.

◆ 손수호> 그리고 또 테스트기를 해봤는데 임신이 아니다 이런 메시지를 보냈거든요. 이게 임신테스트기를 의미 하는 것으로 보여요.

◇ 김현정> 이거는 직접적인 성관계도 있었다는 얘기 아니에요?

◆ 손수호> 그렇습니다. 그리고 또 부모님한테 사귀는 것을 들키지 않게 메시지 알림을 꺼라. 이런 메시지도 보내기도 했거든요. 그외에도 신체적인 접촉에 대한 요구, 또는 음담패설 메시지도 상당히 많았다고 합니다.

◇ 김현정> 참 어떻게 발각이 된 겁니까?

◆ 손수호> 이 B군이 매일 새벽까지 공부방에 남아 있었고요. 또 A로부터 연락이 너무 자주 오니까 B군의 부모가 수상하게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이 B군 부모가 직접 A를 만나서 물어봤습니다.

◇ 김현정> 그 공부방 선생님 만나서.

◆ 손수호> 그랬더니 A는 그게 말이 되느냐 강하게 부인을 했는데요. 하지만 이런 상황을 견디다 못한 B군이 부모에게 털어놨어요.

◇ 김현정> 사이를 털어놨어요? B군 부모는 뭐라고 하시나요?

◆ 손수호> 그 B군뿐만 아니라 그 가족까지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는데요. B군 부모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리 아이를 이 지경으로까지 만들고 필요 없으니까 버리는 거 아니냐 일회용 장난감도 아니고. 그러면서 A가 잘못을 시인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 현재 우리는 심각한 불안 속에 살고 있다는 취지로 말했습니다.

◇ 김현정> 이런 유사한 사건이 요새 꽤 많아요. 꽤 많은데 어떤 혐의를 받는 겁니까? A는.

◆ 손수호> 일단 지금 이 A의 경우에는 성관계를 가진 것 자체가 어떤 범죄인가 여부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고 있는데 사실 폭행이나 협박은 없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강간은 아니고 미성년자 간음죄가 문제되고 있습니다. 즉 폭행이나 협박이 없었다 하더라도 위계나 위력으로 미성년자와 간음하면 미성년자 간음죄이기 때문에 처벌 가능하거든요. 여기에 대해서 아동복지법위반 혐의도 받고 있는데 아동복지법상 아동에게 음란한 행위를 시키거나 이를 매개하는 혐의, 또는 아동에게 성적 수치심을 주는 성희롱 등의 성적 학대 행위가 금지됩니다. A가 이 B군을 상대로 이런 행위를 했다고 수사기관은 보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 문자메시지 보낸 행위, 이런 걸 다 지금 학대로 보는 거죠?

◆ 손수호>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유사 사건들, 어떤 거 눈에 띕니까?

◆ 손수호> 사실 직업이나 직군이나 직역, 학년, 연령, 성별, 지역 따질 것도 없고요. 대단히 많고요. 심지어 어제 나온 보도도 있습니다.

◇ 김현정> 어제는 어떤 거였죠?

◆ 손수호> 대구의 한 고등학교 기간제 교사가 같은 학교의 남학생과 성관계를 맺었다는 이유로 경찰수사를 받고 있다는 내용이었는데요. 경찰이 교육청에 수사개시를 통보하면서 학교에 알려졌고 최근에 학교를 그만뒀다고 해요. 그런데 상당히 충격적인 의혹이 더 있습니다.

◇ 김현정> 어떤 겁니까?

◆ 손수호> 교사가 그 학생의 성적 조작에 관여했다는 의혹인데요. 물론 교육청은 자체 조사 결과 성적 조작은 없었다고 결론을 냈습니다마는 경찰은 업무방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면서 현재 수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기간제 교사가, 교사죠. 교사가 남학생하고 관계를 맺으면서 성적까지 바꿔줬다, 시험문제를 보여줬다거나 이런 식으로, 점수를 바꿔줬다거나 .

◆ 손수호> 교육청은 그런 일 없었다고 결론을 내렸습니다마는 경찰 수사는 아직 진행 되는 중입니다.

◇ 김현정> 이게 좀 상상하기 어려운 일들이 여기저기서 터지는데 또 있어요.

◆ 손수호> 그렇습니다. 이게 지금 어떤 상황인지 어느 정도 심각한지를 우리가 제대로 알아야 정신 바짝 차리고 경각심을 갖고 대처할 수 있기 때문에 간략하게라도 몇 건을 좀 더 알아보겠는데요. 2019년에서 2020년에 걸쳐서 인천의 한 고등학교에서 교사가 제자와 여러 차례 성관계를 가졌어요. 학생 부모가 경찰에 신고해서 재판에 넘겨졌는데 1심 재판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피고인 교사가 피해 학생을 성적으로 학대해서 죄책이 무겁고 범행 경위도 좋지 않다. 피해자의 성적 가치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것이다. 또한 용서도 받지 못했다면서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 선고했고 항소심에서도 형이 유지됐습니다.

◇ 김현정> 집행유예지만 대체로 징역형이 나오는군요.

◆ 손수호> 꼭 그런 건 아닙니다. 2019년 충북의 한 중학교 30대 여성 교사가 역시 자신이 근무하던 학교 3학년 학생과 성관계를 가졌는데.

◇ 김현정> 중학생.

◆ 손수호> 네, 그때 징계는 받았지만 형사처벌은 받지 않았어요.

◇ 김현정> 어떻게 이거는 또 피할 수 있었죠?

◆ 손수호> 형법 305조에 미성년자 등에 대한 간음죄가 규정이 있거든요. 이게 미성년자 의제 강간입니다. 13세 미만의 사람과 성관계 맺은 성인은 아무리 상대방이 동의했더라도 합의하에 했더라도 처벌받거든요. 강간에 의해서 처벌되는 겁니다. 그런데 당시 상대방인 중3 학생이 13세 이상이었습니다. 그래서 당시에는 처벌 규정이 아니었던 거죠. 또 다른 죄 성립 가능성도 살펴봐야 되는데 그런데 수사기관은 이들 사이에 폭행 협박도 없었고 위계나 위력에 의한 것도 아니었고 또 그때 교육지원청 조사에서 학생이 우리는 서로 좋아하는 사이였다 이런 말을 했어요.

◇ 김현정> 그러니까 지금 그 공부방 사건하고 이거하고 다른 점은 그 경우는 아이가 지금 치료도 받고 있고 합의된 거였다, 이렇게 얘기를 안 하고 있는 걸로 보이고. 이 경우에는 지금 우리는 서로 사랑하는 사이였다라고 얘기하는 거예요. 중학생하고 선생님이.

◆ 손수호> 공부방 사건은 아직 수사도 마무리 안 됐고 판결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이야기하는 게 조심스럽습니다마는 현재 수사기관이 보는 시각은 설령 그 학생이 합의에 의했다고 진술을 하더라도 이거는 위력에 의한 것이다라고 수사기관은 보고 있는 것이고요.

◇ 김현정> 그런데 그 기준이 미성년자냐 아니냐예요.

◆ 손수호> 아니요. 그렇지 않습니다. 지금 말씀드린 것은 연령에 따라 나누는 건 합의를 했더라도 처벌받는 것이고요. 그리고 위력, 이른바 그루밍에 의한 성범죄는 현재 법원이 위력에 의한 성관계로 보고 있는 거거든요. 나눠서 살펴봐야 되는 겁니다. 하나로 섞어서 생각하면 안 됩니다.

◇ 김현정> 미성년자면 무조건인거고.

◆ 손수호> 그렇습니다. 합의를 했든 위력이 없었든 처벌받는 거죠.

◇ 김현정> 위력이 없었어도.

◆ 손수호> 미성년자가 아니라 13세인 것이고요.

◇ 김현정> 13세.

◆ 손수호> 그런데 이 법이 또 바뀌었어요. 최근에. 그래서 13세 미만의 경우에는 무조건 처벌되는 건 동의를 합니다마는 새로 추가된 게 있습니다.

◇ 김현정> 뭐요?

◆ 손수호> 13세 이상이라고 하더라도 13세 이상 16세 미만인 상대방과 간음한 19세 이상의 자 역시 의제강간으로 처벌되고 있거든요. 지금은 처벌 범위가 확장된 거죠. 따라서 과거에 15세였기 때문에 처벌받지 않았던 그 사건, 중3 사건도 지금은 아무리 합의하에 했다고 하더라도 처벌 대상이 되는 거죠.

◇ 김현정> 그런데 아무리 합의하에 했다고 하더라도 성적 학대로 볼 수 있지 않나요?

◆ 손수호> 그렇습니다. 너무 이런 사례가 많아서 참 계속 나와서 청취자, 시청자 분들께서 상당히 좀 놀라실 수 있을 텐데 2016년에 이때도 중3 소년과 네 차례 성관계한 30대 학원 강사에게 징역, 집행유예가 선고됐거든요. 당시 학생은 합의하에 했다면서도 당황스럽고 부끄러웠다라고 진술을 해서 학대가 인정이 된 것인데요. 그렇다면 여기서 또 하나 의문이 생깁니다. 아니, 교사와 학생, 선생과 학생이라는 관계의 특수성 때문에 이 그루밍 범죄가 많은 거 아니야.

◇ 김현정> 그렇죠.

◆ 손수호> 경각심을 가져야 되는데요. 작년에 또 인천의 30대 기간제 교사가 역시 중3 소년의 뺨을 때리고 성관계를 가져서 징역형에 집행유예 받은 적이 있고요. 2017년에 창원의 30대 초등학교 교사가 6학년 소년에게 만두 사주겠다, 사랑해, 이런 문자메시지, 반나체 사진을 보내기도 했어요.

◇ 김현정> 너무 유명하죠. 이 사건은.

◆ 손수호> 9차례나 성관계를 받고 징역형 받았거든요. 이런 사건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 김현정> 6학년에게 만두 사주겠다. 참 당황스러우면서도 부끄럽고 그러네요,어른으로서.

◆ 손수호> 심리적으로 취약하고 아직 미성숙한 아동과 청소년이 심리적 지배상태에 쉽게 빠질 수 있거든요. 수사와 재판에도 충분히 감안해야 하는 것이고요. 다만 이런 일이 교사와 학생 사이에서만 벌어지는 건 아니에요. 권력 관계 등 이런 환경이 유사한 다른 직역이나 직군, 직업에서도 얼마든지 벌어질 수 있고 또 벌어지고 있거든요. 교사만의 문제, 학교만의 문제로 보면 또 안 되겠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그루밍 범죄라는 것에 집중해야 될 것 같은데 그루밍 범죄다 이러면 생각보다 처벌 수위가 그렇게 놓지 않아요. 거의 집행유예네요.

◆ 손수호> 집행유예인 경우가 많은데 사실은 무죄 판결이 선고되는 경우도 있고요. 그렇습니다. 그런데 왜냐하면 우리 법상 폭행이나 협박에 의해서 강제로 성관계를 하면 이거는 강간죄가 됩니다. 상당히 엄한 처벌을 받게 되는 것이죠.

◇ 김현정> 그렇죠.

◆ 손수호> 하지만 우리 법상 그루밍을 위력으로 보는데 그런 위력에 의한 성관계, 간음을 했다 하더라도 강간은 아니니까 그에 비해서는 처벌 수위가 낮은 것이죠.

◇ 김현정> 그루밍이냐 아니냐를 증명하는 게 이게 쉽지 않으니까 딱 잘라서 여기서부터는 그루밍, 여기부터는 진짜 좋아해서,이거를 가리는 게 쉽지 않은 거죠.

◆ 손수호> 그렇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우리 서로 좋아해서 한 겁니다. 우리 서로 사랑한 겁니다. 이렇게 이야기하는 경우도 있고 실제로 그게 인정돼서 처벌받지 않은 사례도 있습니다.

◇ 김현정> 어떤 경우요?

◆ 손수호> 엄청난 법적인 논란, 또 사회적인 충격을 준 사건인데요. 당시 15세 소년에게 연예인 시켜주겠다 접근해서 수차례 성폭행하고 임신까지 시켰다고 해서 기소된 40대 연예기획사 대표 조 모씨 사건이 있습니다.

◇ 김현정> 40대 연예기획사 대표와 15세 소녀 이야기. 기억나요.

◆ 손수호> 27살 차이였는데.

◇ 김현정> 이거 유죄아니었어요?

◆ 손수호> 1심에서 징역 12년, 2심에서 징역 9년 나왔거든요. 하지만 대법원은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했고 이후에 무죄가 확정됐습니다.

◇ 김현정> 무죄가 됐어요? 그러면 15세니까 일단 13세 이하는 아니기는 하지만.

◆ 손수호> 당시 법에 따르면.

◇ 김현정> 위력이라든지 그루밍 이런 게 다 인정이 안 된 거예요?

◆ 손수호> 인정이 안 된 것이죠. 특히 당시 다른 사건으로 이 조 씨가 구속됐을 때 매일 구치소로 찾아가서 접견하고 또 애정표현을 하는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또 수백 건씩 하루에 주고 받은 문자메시지 내용을 볼 때 서로 사랑하는 사이였다고 본 거죠.

◇ 김현정> 위력도 없었다.

◆ 손수호> 그래서 범죄 증명이 없다고 봐서 무죄로 판단했는데 이거는 선입견 없이 판결문을 보고 각자의 생각을 좀 가질 필요가 있어보이고요. 다만 이렇게 법적인 진술은 확정됐습니다. 존중해야죠. 하지만 사회적인 진실은 당사자만 알 수 있는 거잖아요.

◇ 김현정> 그렇죠.

◆ 손수호> 게다가 아직도 이 사건이 유죄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어요. 이런 편지, 메시지, 일기까지 전부 다 그루밍에 의해서 작성될 수 있는 거 아니냐, 이런 의견인데 물론 우리는 법적인 결론은 존중해야 되는 것이고요. 다만 그만큼 우리 주위에 이런 그루밍 사례가 많고 그루밍에 의한 피해자도 많고 또한 피해도 심각하기 때문에 제기하는 사람이 있지 않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 김현정> 이런 그루밍 범죄를 피하려면, 예방하려면 뭐가 필요합니까? 어떻게 해야 됩니까?

◆ 손수호> 사실 실효적인 처벌이 필요해요. 조금 전에도 진행자도 그런 처벌 수위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었고요. 또 이러한 피해를 피할 수 있는 청소년에 대한 교육이 또 선행되어야 될 것 같습니다. 또 오늘은 학교, 학원 얘기를 많이 했는데요. 사실 그 외에도 이런 유사한 권력 구조가 있는 곳 어디서든 이런 사건 발생할 수 있어요. 그동안 우리는 이런 사례 많이 봤습니다. 군대, 직장, 선거 캠프, 또는 종교단체에서도, 지금도 이런 그루밍 사건 많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 김현정> 여기까지 탐정 손수호, 손수호 변호사 수고하셨습니다.

◆ 손수호> 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