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1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소장)
![](https://sunf.cbs.co.kr/news/nocut/image/2025/02/12/202502120814506785_0.jpg)
신림동 칼부림·일본도 사건·박대성 사건 등 '패턴화'
공통점은 '범행 쉬운 대상'…이번 사건 가장 비겁해
우울증은 변명…개인의 공격성과 폭력성이 핵심
자해용 흉기 구입? 거짓말…계획 범죄의 일환
잔혹한 '오버킬' 가학적 욕구라 봐야
숨소리·서랍소리…증거인멸, 도주 의심
대전의 한 초등학교에서 40대 교사가 8살 여아를 흉기로 찔러서 살해한 사건. 어제 피해자 하늘 양의 아버지가 언론 앞에서 긴 호소문을 읽었습니다. 잠깐 듣고 오죠.
[김하늘 양 아버지 (2025. 2. 11) : 하늘이는 제가 출근을 좀 빨리 해서 7시에 나가는데 항상 6시 40분에 일어나서 문을 닫히는 순간까지 손을 흔들고 있어요. 그게 마지막일 줄은 저도 생각을 못 했고 우리 하늘이는 별이 되어서 뛰어놀고 있겠지만 앞으로 저는 어떻게 살아가야 될지 자신이 없습니다. 하늘이는 2월 10일날 죽었고, 하늘이 동생이 2월 9일날 생일입니다. 앞으로 동생 생일파티를 어떻게 해 줍니까? 2월 8일은 할머니 생일이었습니다.
제가 항상 얘기합니다. 엄마, 아빠와 학교 선생님은 너희를 지켜주는 슈퍼맨들이야. 그런데 다른 곳에서 너를 부르면 그거는 조심해야 돼. 그런데 학교 선생이 죽였습니다. 항상 정부에서는 저희가 저출산 국가라고 얘기를 하는데 학교에서 선생이 학생을 죽이는데 그 어떤 부모가 안심하고 학교를 보낼 수 있습니까?
제2의 하늘이가 나오지 않을 수 있도록 정부는 하늘이법을 만들어서 심신미약인 선생님들의 치료를 학교에 하교하는 저학년들을 책임질 수 있는 모습을 만들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너무 마음이 아프네요. 이 하늘이 아버지가 정말 떨리는 목소리로 많은 기자들 앞에서, 카메라 앞에서, 언제 이렇게 카메라 앞에 서 봤겠습니까? 그 자체만으로도 떨릴 텐데 아이의 이 소식을 전하면서는 울음을 참아가면서 이야기하는 모습이 정말 마음이 아팠습니다.
어떻게 교사가 학교에서 8살밖에 안 된 학생에게 이런 참혹한 짓을 저지를 수 있었는지 지금 속속 드러나는 정황들을 정리해 보면 이 교사에게는 굉장히 많은 전조 증상이 있었습니다. 12월 9일 병가 휴직을 냈어요. 사유는 우울증이었습니다. 그런데 돌연 21일 만에 복직을 합니다. 병이 나았다 하면서 진단서를 가지고 학교에 제출했어요. 하지만 완치되지 않았던 겁니다. 범행 불과 닷새 전에는 파일 접속이 안 된다면서 PC, 컴퓨터를 파손했고요. 다음 날에는 동료 교사의 목을 조르는 난동도 부렸습니다. 내가 왜 불행해야 하나 하면서 중얼거렸다고 해요.
이런 일들이 벌어지자 학교는 수업에서 이 교사를 배제했습니다. 수업 못 하게 했어요. 그러자 짜증이 났다는 겁니다. 한마디로 정리하면 짜증나서 이 아이를 살해했다, 이렇게 되는 겁니다. 더욱이 이 아이와는 일면식도 없었다는 거예요. 그냥 시청각실에 있었는데 그 앞이 돌봄교실이더라. 돌봄교실에서 마지막으로 나오는 아이를 살해하겠다, 이렇게 결심했다는 겁니다. 이걸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이해가 되지 않죠.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범죄 심리 분석 전문가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장과 함께 짚어보겠습니다. 표창원 소장님 나와 계십니까?
◆ 표창원> 네, 나왔습니다.
◇ 김현정> 너무도 충격적이고 사실은 그제 저녁에 이 소식을 들으면서도 이게 뭐가 잘못된 기사겠지 혹은 학교에 외부인이 침입해서 끔찍한 짓을 저질렀나 보다, 저는 그런 생각했었거든요. 이 사건 지금 실체가 드러나는 거 접하시면서 어떤 생각 드십니까?
◆ 표창원> 좀 전에 들었던 아버님 말씀 그대로의 생각이죠. 저도 법률심리 전문가 이전에 부모고요. 두 아이 키우면서 우리 학교 현장에서 여러 장면들을 목도하고 두 아이가 청년이 될 때까지 안전하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면서 우리 아이만 안전한 게 또 죄송하고 여러 가지 그런 생각들이 들었습니다.
◇ 김현정> 궁금한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에요. 그러니까 미스터리가 한두 가지가 아니에요. 첫째, 아무리 짜증이 난다고 왜 아이를 본인이 화가 나서 욱해서 그걸 다스리지 못하고 범행을 하겠다라고 생각을 했더라도 왜 8살 아이를, 이 부분이 제일 이해가 안 가거든요. 어떻게 보십니까?
◆ 표창원> 아마 그러시겠지만 저희들이 볼 때는 어쩌면 거의 반복되는 패턴이고요. 왜냐하면 조금의 차이는 있지만 우리가 계속 충격 받았던 사건들이 있지 않습니까? 서울 관악구에서 조선이라는 남자가 자기랑 상관없는 마주쳐 오는 남성 청년들을 대상으로 칼을 마구 휘둘렀던.
◇ 김현정> 기억납니다.
◆ 표창원> 그는 왜 그 또래의 청년 남성이었을까. 그리고 진주에서는 안인득이 그렇고요. 서울 아파트에서는 이웃 주민에게 일본도를 휘두르는 사람도 있었고요. 그 공통점은 각자 차이는 있지만 순천에서 박대성은 또 그냥 길 가던 여학생을 상대로 그랬죠. 아무 이유도 없이.
◇ 김현정> 맞아요, 기억납니다.
◆ 표창원> 그 모든 범죄들이 다르긴 하지만 공통점은 자신이 가장 범행하기 쉬운 대상이거든요. 이 교사의 경우에는 그 모든 사건들 중에서 가장 비겁한 사건이다라고 봐야죠. 전혀 스스로를 방어할 수 없고 자기는 선생님이니까 따를 수밖에 없고 그래서 자기가 마음대로 유인해서 계획한 대로 사람이 전혀 없는 곳에 데려가서 하고 싶은 공격 행동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대상이기 때문에 가장 어리고 가장 약한 대상을 골랐다라고 봐야죠.
◇ 김현정> 가장 만만한, 내가 어떻게 해도 저항할 수 없는 사람을 골랐을 것이다. 그래서 신림동 그 칼부림 사건은 자신의 또래, 그런데 자기보다 체격이 조금 작은 이런 사람들을 골랐던 것인데 이 교사는 심지어 8살 아이, 얘 내가 책 줄게 시청각실로 좀 들어와, 이렇게 해서 지금 불렀다는 건데 선생님이니까 책 줄게란 말을 하면 순순히 들어올 아이를 골랐고 체격이 자그마한 저 여자 아이를 골랐다는 거예요. 참 기가 막힙니다. 우울증이 있었다 해서 지금 우울증이 직접적인 원인이 아니었겠냐, 이런 분석들이 나오는데 그 부분은 소장님 어떻게 보세요?
◆ 표창원> 다른 범죄에서 이야기하자면 술 때문이다, 또는 가정불화 때문이다, 실직 때문이다, 여러 가지 범죄자들은 다 변명거리를 댑니다. 그런데 우울증은 잘 아시겠지만 우리 정신과에서는 늘 마음의 감기라고 이야기하거든요. 수없이 많은 분들이 겪을 수 있는 질환입니다. 그리고 의사 지시에 잘 따라서 복약하면 상당히 어떤 호전도도 높을 수도 있고요. 그래서 이번 사건 때문에 혹여나 우울증을 앓고 계신 분들이 계시다면 불이익 받는다면 이건 정말 잘못된 접근이고요. 우울증 환자들 상당수 대부분은 본인들이 힘드시거든요.
◇ 김현정> 자기 스스로를 괴롭혀요.
◆ 표창원> 부정적인 생각, 슬픔, 그리고 무력감 이런 것에 시달리시다가 그게 너무 힘들면 우리가 흔히 극단적 선택이라고 하는 스스로가 자살하는 이런 선택을 하는 경우들이 나오죠. 그런데 이번 경우는 우울증이 어느 정도 영향 요인은 될 수 있지만, 즉 우울증 때문에 본인이 힘든 거죠. 우울증 때문에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을 하는데 다른 분들이 실직이나 이별이나 또는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발생하는 어려움이나 같은 유형의 어려움이겠죠. 그런데 여기에 대해서 어떻게 대응하느냐는 병이 아니라 개인의 성격과 개인의 판단이거든요. 그런데 이 교사는 그러한 상황에서 대응이 이미 앞서 김현정 앵커가 전조 증상이라고 말씀을 주셨지만 공격성과 폭력성을 드러냈습니다. 여러 차례.
◇ 김현정> 그렇죠.
◆ 표창원> 그게 핵심이거든요. 그래서 이 교사에게는 어떤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공격성과 폭력성이 있고 그것이 대단히 강해요. 그런 부분들이 결국 이 범행으로 이끈 상당히 직접적 요인이고 여기에 좀 더 수사를 해서 밝혀내야 되겠지만 저변에 깔려 있는 어떤 가정 내 불화라든지 그러한 자기 처지를 비관하고 남을 공격하고 세상을 비관하고 다른 사람들을 적대시하게 만든 어떤 영향 요인들이 또 있을 겁니다. 그런 부분들이 종합적으로 작용을 한 뒤에 본인이 이렇게 하겠다라고 합리적으로 의사 작용을 통해서 선택을 한 것이 원인인 것이지.
◇ 김현정> 여기서 합리란 말은 그러니까 자기 나름의 합리화를 말씀하시는 거죠.
◆ 표창원> 그렇죠. 자기 스스로가 선택을 한 거예요. 이렇게 무슨 병이나 흥분에 휩싸여서 감정적으로 행동한 게 아닌 거죠.
◇ 김현정> 명분을 찾은 거예요. 자기 나름의. 그래서 이게 막 우울증 걸리면 다 이렇게 되는 거야? 우울증 때문이네가 아니라 우울증도 한 가지 요소였을 수 있지만 이 사람을 둘러싼 여러 가지 요인들이 종합적으로 작동했을 거다. 그 말씀이시네요.
◆ 표창원> 그렇죠. 작동했지만 결국 행동한 건 본인의 선택이라는 거죠.
◇ 김현정> 그렇군요. 그렇군요. 두 번째 궁금증, 그런데 또 왜 이렇게 잔혹하게 살해했는가, 이 부분입니다.
◆ 표창원> 그 부분도 역시 연결이 되죠. 질병 때문이거나 어떤 순간적 감정을 억제하지 못해서라면 이렇게까지 잔혹하게 갈 수가 없는 거죠. 행동을 보면 이미 그 어린아이가 사망할 수 있는 목적으로 둔 행동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사전에 이미 범행 도구 흉기를 구입을 했거든요.
◇ 김현정> 그런데 그 흉기는 아이 죽이려고 그런 게 아니었다. 나 자해하려고 그런 거다. 이렇게 얘기를 하긴 했대요.
◆ 표창원> 뭐 변명이고 합리화고요. 그럴 거면 왜 아이를 물색하는 행동을 했으며 데리고 들어갔으며 그냥 자기 혼자 스스로 자해하면 되는 거죠. 그런데 그렇지 않은 상관없는 행동들을 한 것으로 봐서는 이미 흉기 구매 역시 이 범행 계획의 일환이라고 볼 여지가 대단히 커 보이고요. 이런 부분들을 종합을 하면 그 가학성 측면에 있어서도 우리가 '오버킬'이라고 많이 말씀을 드리는데 불필요할 정도로 많은 공격을 행하는 사건에 있어서 많은 경우 그것이 본인이 자기가 하는 행동이 무엇인지도 모를 정도로 당황할 경우, 흥분할 경우에도 나타납니다. 그런데 이 경우는 그렇지 않다고 볼 수 있고요.
◇ 김현정> 이 경우는 또 그게 아니에요? 흥분해서 내가 지금 무슨 일을 하는 건지도 모르고 약간 정신이 없는 상태가 되면서 막 그런 것이 아니다, 아니다라고 보세요?
◆ 표창원> 아닙니다. 왜냐하면 그 경우는 의도치 않았던, 강도를 하다가 피해자의 저항에 흥분해서 자기 방어적으로 휘둘렀는데 피해자가 이미 사망했는지도 모를 정도로 흥분한 상태, 혹은 나이가 어린 청소년 범죄자가 대단히 불안하고 두려움에 떨면서 범행하다가 그렇게 하는 경우, 때로는 피해자와의 감정이 얽히고설켜서 너무 그 감정이 강해서 그게 폭발하면서 오버킬이 되는 경우도 있고요. 그 경우에 오버킬이 면식범의 단서로 작용하기도 하죠.
그런데 이 경우는 그 앞선 두 가지 요소에 전혀 충족되지 않는다는 거죠. 그것보다는 본인 스스로가 그러한 잔인한 행동을 통해서 달성하고자 하는 어떤 욕구가 있었다. 그 욕구의 실체는 좀 더 들여다봐야 할 겁니다. 그래서 이 어린아이에게 그렇게 행동을 이미 통제되고 아이가 반항하기 때문에 자기가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다, 이것도 말이 안 되거든요.
◇ 김현정> 말이 안 되죠.
◆ 표창원> 그러면 완전히 통제된 상태에서 살해 그 자체만은 목을 졸라서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상태인데 준비한 흉기로 지나칠 정도로 잔혹하게 여러 차례 그런 공격을 했다. 그렇다면 이것은 가학적 욕구라고 밖에 볼 수 없는 거죠.
◇ 김현정> 어제 그 하늘이 아버님이 쭉 호소문을 읽으면서 말씀하셨던 부분이거든요. 할머니한테 아이를 보여줄 수가 없을 정도로 심하게 살해했다. 이 부분을 어제 쭉 표현을 하시는데 너무 마음이 아팠거든요. 도대체 아니, 그래. 그래서 살해해야겠다 생각했다 쳐. 어떻게, 어떻게 그 아이를 이렇게 잔혹하게. 저는 그 부분이 도무지… 그런데 지금 말씀을 듣고 보니 가학적인 어떤 그런 있어선 안 되는, 가학적인 욕구를 아이에게 푼 게 아닌가, 이렇게 보시는 거예요.
◆ 표창원> 기억하시겠지만 인천에서 18살 여학생이 놀이터에서 놀던 초등학생을 유인해서 데려가서 가학적으로 살해하고 신체 절단하고 이랬던 사건 기억하시죠?
◇ 김현정> 기억해요.
◆ 표창원> 그 경우도 피해 어린이와 가해자는 아무런 관계가 없습니다. 모르는 대상이에요. 그리고 본인이 아스퍼거 증후군 등 정신 질환을 내세웠지만 그건 범행의 원인과는 전혀 상관이 없습니다.
◇ 김현정> 맞아요.
◆ 표창원> 그런 경우들을 보면 앞서 말씀드렸듯이 이러한 잔혹한 행동에 있어서의 다른 일반적으로 발생되는 요인하고는 관련이 없다. 그리고 인천 사건은 그것이 남에게 과시하고 그런 이야기를 주고받는 것을 실현시키고 이런 흥미, 재미, 이러한 어떤 범죄적인 욕구였지만 이번 사건 같은 경우는 그건 아닌 것 같고요. 뭔가 본인 마음속에 있는 풀어내고 싶어 하는, 이 어린이를 대상으로 해서 풀어내고 싶어 하는 세상에 대한 복수, 자기가 미워하는 사람들에 대한 대리 복수, 이러한 어떤 분노 감정이 핵심이 있을 것으로 일단은 추정이 됩니다.
◇ 김현정> 대리 복수를 저지른 게 아닌가 추정이 된다. 이 부분에 대해서 하늘이 아버지의 목소리 직접 듣고 오겠습니다.
[김하늘 양 아버지 (2025. 2. 11) :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십시오. 초등학교에서 식칼을 어디서 구합니까? 교실 열면 식칼이 있습니까? 해봐야 커터칼이겠죠. 애들이 갖고 다니는. 식칼을 구비하고 있었고 서랍을 열었다는 건 100% 계획범죄입니다. 하늘이가 죽지 않아도 누군가 타깃은 됐을 거고 하늘이가 어제 살았다면 내일 또 무슨 일이 일어날 줄 모르는 상황이었던 것 같다고 확신합니다.]
◇ 김현정> 아버지의 목소리인데 그 할머니가요. 아이가 실종이 된 후에 도대체 어디 있나 해서 아이 휴대폰에 설치된 앱을 켰다고 해요. 그 앱은 어떤 앱이냐면 아이와 통화를 하지 않더라도 주변의 소리가 다 들어가게 돼 있는 그런 앱이었는데 이걸 켜니까 아이 목소리는 들리지 않고 숨이 휙휙거리는 소리와 서랍을 여닫는 소리, 가방 지퍼 여는 소리가 계속 들렸다. 참 이상했다라는 이야기를 전하고 있는데 이 소리들로 추정할 수 있는 어떤 정황은 뭐라고 보세요?
◆ 표창원> 일단 그 오후 4시 50분경이라고 말씀하시죠. 앱을 켠 시간이요.
◇ 김현정> 맞습니다.
◆ 표창원> 그러면 그때 이후로는 비명소리도 없고 피해 어린이 목소리는 전혀 없거든요. 그건 이미 그 이전에 피해 어린이가 사망했거나 전혀 소리를 낼 수 없을 정도의 심각한 부상을 입은 상태라고 봐야 될 것 같고요. 그런데 이후에도 가해자는 혹시라도 그런 어떤 질병 때문이건 순간적인 격정, 흥분 때문이건 자기가 해서는 안 될 행동을 하고 나서 이거 어떡하지? 큰일 났네. 나 잘못했네. 피해자에게 미안해, 이런 상태가 아니라는 것을 말해주는 거죠. 이미 그는 거친 숨소리를 내세울 정도로 몸이 많이 움직이고 있는 상태이고요. 그리고 그 소리가 서랍을 여닫는다든지 가방을 연다든지 하는 것들은 증거 인멸이라든지 사건의 현장 정리, 그 이후에 혹시라도 도주, 그리고 자기의 범행을 감추겠다라는 이런 의도가 있지 않는가라는 그런 의심이 들 만한 정황입니다.
◇ 김현정> 이 부분에 대해서도 수사를 해봐야겠네요. 더 철저하게. 그러니까 이거 가방 막 챙기고 분주하게 움직이면서 도주하려고 하다가 잡힌 건 아니냐. 그러고 나서 생각해 보니까 할머니가 가서 시청각실에 가서 문을 두드렸을 때 처음에 문을 열어주지 않았어요. 나중에는 자백을 하긴 했습니다만 열어주지 않았던 거, 아무도 없어요. 이렇게 얘기했던 부분. 이것도 다 감추려고 했던 게 아닌가. 도주하려고 했던 건 아닌가. 이런 부분도 의심을 해볼 만하네요.
◆ 표창원> 그렇죠. 그렇게 대응한다는 것 자체가 이미 당황, 흥분 상태가 아니라는 것이 명확하죠.
◇ 김현정> 그러네요, 그러네요.
◆ 표창원> 없어요. 또는 몰라요라는 식의 대응은 찾아온 사람을 돌려보내겠다. 여기 들어오지 못하게 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대단히 좀 선택된 단어들이거든요. 그런데 혹시 좀 걱정되는 것이 만약에 할머니가 들어오셨다라고 한다면 할머니에 대해서도 위해를 가했을 가능성도 조심스럽지만 상당히 위험한 상태였다라고 볼 수 있습니다.
◇ 김현정> 할머니에 대해서도 그랬을 수 있다고요?
◆ 표창원> 그럴 가능성이 충분하죠. 이미 이 상태가 자포자기가 아니라는 거예요. 그 대응이 자기 범행을 숨기고 감추고 잡히지 않겠다는 의지가 보이거든요. 이 상태의 범죄자들은 대단히 위험합니다. 오히려 최원종이나 조선 같은 경우는 자기의 범행 목표를 달성하고 나서는 그다음에 그 자리에 있습니다.
◇ 김현정> 맞아요.
◆ 표창원> 경찰이 올 때까지 기다려요. 잡힐 준비를 하는 거죠. 그런데 이 교사 범죄자는 그런 행동이 아니거든요. 숨기고 감추고 거짓말하고 찾아온 사람이 현장에 못 들어오도록 하는 행동을 하거든요. 그런데 혹시라도 만약에 들어오셨을 땐 어땠을까, 순응했을까, 자기보다 약해 보인다, 이러면 또 공격했을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고 봐야 되는 거죠.
◇ 김현정> 이거 말씀 듣고 보니까 정말 위험한 상황이 있을 수도 있겠구나 싶은 것이 그러니까 이 교사가 지금 사실은 내가 죽으려고 했어요. 아이 죽이려고 한 게 아니라 내가 죽으려고 했어요. 너무 짜증이 나고 내 인생이 싫어서 이렇게 말은 하고 있습니다만 사실은 아이를 먼저 죽였고 자신은 목숨에 지장이 없을 정도만 스스로 자해를 했습니다. 그리고는 문을 잠그고 아예 없다고 했고 이런 것들을 다 종합해 봤을 때 이 사람은 자포자기야. 나도 몰라, 인생 끝, 이게 아니라 할머니까지도 범행을 저지르고, 할머니까지도 살해하고 해하고 도망, 도주할 수 있었던 이런 가능성까지도 열어놔야 된다는 말씀. 알겠습니다. 참…
이 앞에서도 제가 언급했습니다만 이 비극을 막을 기회는 여러 번 있었던 게 아닌가 싶습니다. 가해 교사가 이미 엿새 전부터 동료 교사들한테 폭력적인 행동 보였고요. PC를 부수기도 하고 짜증을 내고 또 중얼거렸다고 그래요. 내가 왜 불행해야 돼? 나만 왜 불행해야 돼? 이런 말을 중얼거렸다고 합니다. 학교에서는 그래서 신고는 한 상태였다고 그래요. 교육청에다 이 상황에 대해서 보고를 하긴 한 상황이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날 오전에, 범행이 있던 날 오전에 장학사가 이 학교를 와서 점검을 하고 가긴 했다고 합니다. 이런 것들을 종합해 볼 때 막을 수 있는 기회를 여러 번 놓쳤던 건 아닌가, 어떻게 보세요?
◆ 표창원> 그렇죠. 물론 전혀 예견하지 못한 상황에서 발생하는 범죄들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 사건은 분명히 사전에 꼭 이런 형태이리라고는 예상할 수는 없었겠지만 위험하다, 아이들에게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다라는 정도의 인식은 교육 당국자, 전문가라면 당연히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요. 두 가지가 가장 직접적이죠. 하나는 그런 위험성이 있는 교사를 왜 방치했느냐. 두 번째는 왜 그 어린 피해 어린이를 혼자 방치했느냐입니다. 돌봄 교실의 운영 현재 실태가 어떤지 정확하게 제가 알지 못하겠지만 하교해서 안전한 곳으로 갈 때까지는 학교가 책임을 져야 되는 부분 아니겠습니까?
◇ 김현정> 맞습니다.
◆ 표창원> 그런데 그 어린 학생이 혼자 방치되어 있었고 그 위험을 분명히 드러냈던 교사가 학생에게 어떤 제지도, 감시도 없이 다가섰다. 그 자체가 상당히 심각한 위험이었다라고 봐야죠.
◇ 김현정> 이런 부분에 대해서 참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어, 어떻게 선생님이 이럴 수 있어가 아니라 뭔가 이번 기회에 보완될 부분들, 뭐가 있을까 짚어보고 제도적으로도 개선을 해야 될 것 같아요, 소장님. 어떤 부분들이 좀 필요할까요?
◆ 표창원> 우선 철저한 진상 규명, 당연히 그게 우선이 돼야 되겠죠. 그래서 지금 우리가 간단하게 드러난 사실만으로 이런저런 문제를 얘기하지만 철저하게 들여다보고 정말 무엇이 문제였는지 또 이런 일이 또 발생할 여지는 없는지를 밝혀내야 하고요. 그리고 범인에 대한 처벌을 위해서도 앞서 제가 말씀드렸던 부분을 포함한 범인과 관련된 이 범행에 영향을 끼쳤을 수 있는 여지들, 가정 문제라든지 성장과정, 성격, 그가 왜 이런 비관적인 태도를 가졌는지 모든 것들을 좀 조사해야 되고요. 두 번째, 학교 안전 향상을 위한 그런 철저한 대책 수립이 무엇보다 절실히 필요합니다.
◇ 김현정> 맞습니다. 맞습니다. 신상 공개 여부를 검토한다고 하는데 이 신상 공개 여부는 어떻게 보세요?
◆ 표창원> 공개해야죠. 특정 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법률의 신상 공개 대상이 맞죠. 사회적인 충격을 야기한 잔인한 범죄고 확실하고 현행범이고요. 그리고 추가 범행 방지 등 유사 범행 방지 등을 위해서도 반드시 공개해야 될 사항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오늘 참 비극적인 사건 표창원 소장과 함께 이모저모를 분석해 봤습니다. 표창원 소장님 고맙습니다.
◆ 표창원> 네, 고맙습니다.
◇ 김현정> 범죄과학연구소 표창원 소장이었습니다.
※ 내용 인용 시 CBS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 내용임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