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송 한 곡과 그 속에 숨은 온기를 찾아 떠나는 시간입니다.
유지수의‘팝의 위로’
얼마 전 식당에서 밥을 늦게 먹는다고 혼나는 아이를 봤습니다.
우리는 언제부터, 왜 이렇게, 속도에 집착하게 됐을까요.
서점에서는 최단기간 이천만부 발간, 이런 문구를 볼 수 있고요,
영화관에는 최단기간 천만관객 달성,
은행에는 최단기간 종자돈 만들기 등등
빨리해야 좋은 거라고, 얼른 끝내라고 경쟁을 부추깁니다.
우리가 속도 경쟁 사회에 몸담고 있는 건 분명하지만
정작 우리를 미소 짓게 하는 것들은 빠르기에서 자유로울 때 생겨나죠.
뒷사람을 생각하며 잡아준 건물 유리문, 마트 마감세일에서 건진 사과,
천천히 걸을 때 만날 수 있는 봄의 새싹 같은 것들이 그러한데요.
주일을 맞아 오늘은 한 템포 느긋해져도 좋을 듯 합니다.
이번 주 팝의 위로는 한 소절만 들어도 말초신경이 깨어나는 듯한
박하사탕의 청량감이 느껴지는 곡, Mocca의 Happy입니다.
삶이 불공평하고 흔들리더라도 포기하지 말고 일어나 기운을 내라는 노래죠.
행복은 위기 이후에 찾아오니깐.
오늘 팝의 위로 주인공인 그룹 모카는 인도네시아 가수죠.
같은 대학에서 미술과 디자인을 전공하던 기타리스트 리코와
보컬 아리나가 만나면서 활동을 시작했고요,
중간에 멤버교체도 있었지만 여전히 자신들의 음악적 개성을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특히 보컬 아리나의 음색은 맑게 개인 날의 청량함이 있죠.
그녀의 재잘거림을 듣는 것만으로도 우울했던 기분이 싹 펴지는 느낌입니다.
얼마 전 저는 이 곡을 우쿨렐레 연주로 들었어요,
봄의 상큼함이 고스란히 전해지면서
조금은 지치고 느슨해졌던 마음이 탄력을 회복하며 다시 힘을 얻을 수 있었죠.
오늘은 원곡으로 듣죠. 팝의 위로, Mocca의 Happy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