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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한판승부> FM 98.1 (18:25~20:00)
■ 진행 : 박재홍 아나운서
■ 패널 : 진중권 작가, 김성회 소장
■ 대담 : 윤종술 전국 장애인부모 연대 회장
◇ 박재홍> 지난 3월에도 발달장애인 가족이 생활고에 시달리다가 극단적인 선택을 했던 사건들이 있었죠. 이러한 안타까운 사건들이 발생을 하면 잠깐 또 여론의 주목을 받습니다만 또 얼마 안 있어서 관심이 식고 다시 또 비극이 발생하면 언론의 조명을 받는 이런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습니다. 어제 청와대 근처에서는 발달장애인 부모님들이 모여서 24시간 지원책을 요구하면서 550여 명이 삭발식을 했다고 하는데요. 국가는 그리고 우리는 무엇을 고민하고 해결해야 할지 생각해 보겠습니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윤종술 회장님 모셨습니다. 회장님 어서 오십시오.
◆ 윤종술> 안녕하세요.
◇ 박재홍> 진 작가님, 김 소장님 인사 나눠주시고요. 어제 한 550여 명이 청와대 근처에서 집회를 갖고 삭발식을 진행했다고 하고 회장님도 머리를 깎으신 모습으로 오셨는데 전국에서 그러니까 부모님들이 함께 모이셨던 거죠?
◆ 윤종술> 전국에서 이제 장애인 부모님들이 각 지역에서, 17개 시도에서 활동하는 부모님들 또 평범한 회원님들 또 이렇게 가족, 남편분들까지 이렇게 555명이 정확하게 이렇게 모여서 여러 시간 동안 삭발을 진행했습니다.
◇ 박재홍> 사실 머리를 깎는다는 것이 굉장히 좀 큰 결단을 해야 하는 문제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굉장히 많은 숫자가 한자리에서 이렇게 목소리를 낸 거 아니겠습니까?
◆ 윤종술> 그렇죠. 이제 사실은 장애인 부모님들이 자녀를 키우면서 겪고 있는 한들을 또 겪고 있는 현실들을 이렇게 생각하면 머리에 한두 번 깎는 게 뭐가 문제겠습니까? 우리 아이의 삶이 바뀐다면, 우리 아이에게 희망이 있다면 우리 가족에게도 희망이 있다고 생각하면 머리 한 번 깎고 두 번 깎고 이런 문제보다는 수천 명도 깎을 수 있습니다. 문제만 해결될 수 있다면, 희망만 있다면. 당장의 해결이 아닌 미래의 우리에게 희망이 있다면. 그 희망을 갖고 살아가는 거니까요, 모든 사람들이.
장애인 가족도 마찬가지입니다. 한국 사회에서 우리가 부모가 없는 세상, 행정이 없는 세상에 장애 자녀들이 혼자서 지역사회에서 살 수 있는 구조만 될 수 있다면 그게 희망이 당장은 아니더라도 미래에 그런 희망이 될 수 있는 사회라면 충분히 머리 한 번이 아닌 열 번이라도 깎겠다 하는 분들이 있을 거예요.
◇ 박재홍> 그렇군요.
◆ 김성회> 문재인 대통령 집권 말기고 윤석열 당선자가 시작한 시기인데 이 시기에 집회를 시작한 이유가 따로 있을까요?
◆ 윤종술> 그렇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에게도 우리가 4년 전에 2018년 4월 2일 날 209명의 전국의 부모님들이 삭발을 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때는 삼보일배도 많이 하면서 문재인 정부가 발달장애인 종합지원을 만들게 된 계기였죠.
◆ 김성회> 실제로 정책이 만들어졌습니까?
◆ 윤종술> 만들어졌습니다. 종합 지원계획은 24가지 정책을 거창하게 발표를 했는데 실제로는 피부로 와 닿는 정책들이 별로 없었습니다. 걸음마 단계에 있었고요. 그중 가장 큰 성과라 하면 낮시간대에 갈 데가 없는 발달장애인들이 조금 4시간, 많게는 6시간, 이렇게 낮시간에 갈 데 있는 곳을 전국에 1만 명 정도 만들었습니다. 발달장애인 25만 명 중에서 성인 발달장애인이 17만 명인데요. 서베이 대상자 최소한 7~8만 명인데 1만 명 정도 지금 낮시간대에 평균 하루 6시간 정도.
◇ 박재홍> 17만 명 정도 된다.
◆ 윤종술> 17만 명이 성인 정도. 성인이 17만 명이나 됩니다. 그런데 한 1만 명 정도만 낮시간에 서비스를 받고 있는 현실이죠.
◇ 박재홍> 그 1만 명 정도는 본인들이 어떤 경제적 여유가 돼서 받는 분입니까?
◆ 윤종술> 경제적 여유와 상관없이요.
◇ 박재홍> 상관없이 나라에서 받으시는?
◆ 윤종술> 국가에서 그런 정책으로 낮시간에 데이 서비스만 평균 하루에 6시간 정도 1만 명 정도 지금 받고 있는 실정이고. 물론 주간보호시설에 또 한 3만 명 정도 다니고 있고요. 또 직업 재활에 3만 명 정도 다니고 있고 한 절반 정도는 낮시간에 서비스를 받고 있다고 보면 됩니다. 그리고 한 절반 정도는 한 7~8만 명 정도는 서비스를 못 받고 있는 게 지금의 현실이고요.
◆ 김성회> 못 받고 있다라고 하는 것은.
◆ 윤종술> 24시간 고스란히 부모와 같이 있는 거죠. 낮시간에 서비스를 못 받는다는 말은 24시간 동안 부모와 같이 있는다는 거죠.
◇ 박재홍> 청취자들께서 발달장애인들의 경우에 어떠한 돌봄이 24시간 있을 경우에 필요한지에 대해서 좀 모르시는 분들이 있으실 것 같아요.
◆ 윤종술> 실제로 발달장애인은 다른 장애아와 달리 인지적 손상이나 언어나 사회성이나 대인관계나 이런 것들이 굉장히 부족한 거죠. 또래 친구들보다 인지적 손상이 많이 있는 경증 친구들이죠. 대개 3세, 2세, 많게는 괜찮은 경증인 친구들은 5세 정도의 수준을 갖고 있는데요. 이러다 보니까 혼자서, 예를 들어 2~3세가 혼자서 사회생활을 못하지 않습니까? 마찬가지로 발달장애인은 저희 자녀도 28살이지만 한 2세 정도의 지능을 갖고 있다 보니 혼자서 사회생활을 못하니까 늘 같이 있어야 되는 거죠.
◇ 박재홍> 우리 회장님의 자녀도 28살이지만 지능 수준은 한 2~3살 정도니까.
◆ 윤종술> 2살 정도 지능을 갖고 있으니까 24시간 같이 있지 않으면 누군가가 저 같은 사람이나 엄마가 같이 있지 않으면 혼자 생활하기 힘들기 때문에 그래서 24시간 엄마하고 아빠하고 같이 있는다는 것은 사실은 다 큰 청년인데, 그렇죠? 그래서 낮시간만이라도 우리가 지역사회에 나가서 활동도 하고 서비스도 하고 문화예술도 하고 이렇게 좀 지역사회 케어를 받고 싶은 게 저희 부모들 소원인 거죠.
◇ 박재홍> 부모님 입장에서 사실은 죄송한 말씀이지만 아무리 자식이지만 24시간, 365일을 그렇게 케어를 하게 되면 이제 부모님도 쉬셔야 되는데 너무너무 뭐랄까요, 고통스러울 수 있을 것 같으세요.
◆ 윤종술> 그렇죠. 이제 고통스러운 정도가 아니고 심리적인 문제라든지 가정 불화라든지 실제 통계적으로 보면 발달장애인 가정들은 이혼율이 7배나 높답니다. 그리고 심리적인 우울증이라든지 여러 가지 증세로 많이 나타나고 있는 거죠. 양육을 하면서 일어나는. 그래서 지난달에 아까 사회자님이 말씀하셨다시피 3월달에 수원에서 하루에 두 가정이나 자녀를 사망케 하는 사건이 발생하는.
◇ 박재홍> 7살 된 아들을 홀로 키우시다가.
◆ 윤종술> 홀로 키우다가 그런 사건들이 발생하는 게 비일비재하고요. 최근 한 2년 사이에 17건이나 사건이 있었습니다. 거의 매달 있었다고 봐야 되겠죠. 이런 사건들이 계속 일어나는 원인들이 방금 말했듯이 자녀를 과하게 24시간 계속해서 1년 365일 다 큰 청년을 24시간 양육한다 해 보십시오. 같이 있다 해 보십시오. 비장애인도 그렇게 같이 있으면 상당히 힘들 텐데 같이 못 있겠죠. 비장애인 부모님들도.
◇ 박재홍> 방학이면 어머니들 싫어하시잖아요. 막 애들 학교 안 가고 하면 굉장히 고통스러워하시는데. 우리 발달장애인 가족들의 경우에는 더더욱 고민이 더 많으시고 아픔이 있으신 거죠.
◆ 윤종술> 그러다 보니까 이제 사실은 여러 가지 가정에 불화나 문제가 생기고 삭발을 비장애인분들이 볼 때는 왜 저렇게 555명이나 삭발을 하냐. 아니, 왜 저렇게 극단적으로 단식을 하냐, 그렇게 하시는데 우리 아이 미래를 위해 할 수 있다면 부모들은 한이 많죠, 늘. 이 친구를 혼자 두고 떠날 수 없는 거죠.
◇ 박재홍> 아이를 놔두고 편히 죽지 못할 것 같다.
◆ 윤종술> 그래서 우리의 소원이 한결같이 내 아이가 나보다 하루 먼저 죽는 세상입니다. 이건 참 불행한 소원 아니겠습니까? 아이가 부모보다 하루 먼저 죽는 세상 있을 수 없는 세상인 거죠. 이런 세상을 이야기하는 구조적인 문제가 있습니다, 이 사회가. 그래서 여러 가지 문제를 떠나서 제도적으로 부모가 없어도 형제가 없어도 지역사회에서 살 수 있는 그런 세상, 이런 세상 때문에 사실은 저희가 삭발도 하고요.
◆ 김성회> 그런데 이게 실제로는 부모님들이 돌아가시게 되고 그러면 발달장애인이 혼자 남게 되는 경우들이 많죠. 그런 경우들은 어떻게...
◆ 윤종술> 대표적인 사례로 얼마 전에 방배동에 뉴스에 나온 사건입니다만. 방배동에 7개월 때 어머님이 돌아가시고 둘이 살았는데요, 발달장애인 자녀하고. 어머님이 돌아가시고 돌아가신 것도 신고할 줄 모르고 같이 7개월 동안 같이 있던 거죠, 노숙하면서. 낮에는 노숙하고 얻어먹고 밤에는 집에 와서 같이 자고. 이렇게 7개월 동안 있다가 발견된 거예요.
◇ 박재홍> 그러니까 돌아가신 부모님의 시신이 방치됐던 거죠.
◆ 윤종술> 시신이 7개월 동안 방치된 거예요. 그게 방배동 사건입니다. 불과 4~5개월 전에 있었던 사건인데요. 그러지 않으면 염전이라든지. 최근에 전라도 염전에서 엄청나게 많은 인권 침해당하는 염전노예 사건. 그리고 통영 가두리 양식장 사건 그리고 서울역에 가면 한 30%가 발달장애인이 노숙을 하고 있습니다. 이게 한국의 현실입니다, 실제로. 저도 마찬가지로 저희 집사람하고 떠나면 이 친구가 당장 지원할 수 있는 시스템이 없습니다, 우리나라는.
◇ 박재홍> 28살 아드님이.
◆ 윤종술> 저희가 떠나면 내 아이가 지역사회에서 살아갈 시스템이 없는 거죠.
◇ 박재홍> 보호시설 같은 게 없습니까?
◆ 윤종술> 생활시설은 있습니다. 교도소 같은 생활시설이 있는데.
◇ 박재홍> 교도소 같은.
◆ 윤종술> 제가 좀 무리해서 말해서 미안한데요. 그런 생활시설이 있는데 이 생활시설 인권침해나 유린이나 이런 게 너무 많이 일어나고 자기 결정권 침해 이런 게 너무 많이 일어나다 보니까 생활시설에 지역사회로. 사람인데 지역사회 나가서 살아야 될 거 아닙니까? 많은 분들은 생활시설 이렇게 비유하는 분들이 있더라고요. 교도소는 들어갈 때 기분 나빠서 들어간답니다. 그리고 나올 때는 웃고 나온답니다, 연한이 있기 때문에. 그런데 생활시설은 들어갈 때 어머님 손잡고 밥 먹고 기분 좋게 들어가고 나올 때는 돌아가시면 나온답니다. 한 번 들어가면 나오지 못하는 곳입니다, 실제로요. 그게 재활해서 집으로 가라는 게 아니고요. 영원히 사는 데니까, 돌아가실 때까지.
◆ 김성회> 그럼 국가 예산의 상당 부분이 시설에 투입이 되고 있는 것이 또 어느 면에서는 문제라고 보시기 때문에 이 사회로 돌아올 수 있는 재활시설로 예산을 돌리자고 말씀하시는 거죠?
◆ 윤종술> 그렇죠. 그 예산도 돌릴뿐더러 재가장애인들도 엄청 많이 있습니다. 아까 그 생활시설은 3만여 명 있는데요. 선진국에는 이런 생활시설이라는 용어가 없습니다. 그냥 지역사회에서 사는 거죠, 같이. 사람이니까. 별도로 장애인끼리 산에서 살고 이런 문화는 없습니다.
◇ 박재홍> 그러니까요. 그래서 회장님이 어제 삭발도 하시고 오늘부터는 단식도 시작하셨어요. 경복궁역에서 단식을 하시고 계신데 이제 요구 조건을 보니까 크게 네 가지인 것 같아요. 낮시간대를 중심으로 활동 서비스 확대 그리고 발달장애인 고용체계 확대 그리고 공공임대주택 확보 지원. 그리고 국민기초생활 의료급여,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 네 가지 조건인 것 같습니다.
◆ 윤종술> 여러 가지 많이 있는데요. 제가 여러 가지를 많이 이야기하면 혼선이 있고 그래서 아주 간단하게 지역사회 살아갈 수 있는.
◇ 박재홍> 같이 어울려 살아갈 수 있는.
◆ 윤종술> 우리가 없어도 살아갈 수 있는 기본적인 것만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 진중권> 그 네 가지 중에서 첫 번째는 낮시간대를 중심으로 한 활동서비스 확대는 이해가 되고요. 구체적으로 국민기초생활 의료급여,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 이건 어떤 걸 말하는 겁니까?
◆ 윤종술> 부양의 책임은 법적으로 가족에게 있다고 규정해 놓은 제도입니다.
◇ 박재홍> 가족이 책임져라.
◆ 윤종술> 우리나라 기초생활보장법에 보면. 그런데 이 정부가 어쨌든 단계적으로 조금조금 폐지해 왔습니다. 그런데 두 가지가 확실하게 폐지가 안 됐는데요. 의료급여 문제가 폐지가 전혀 안 됐습니다. 병원에 가는 문제. 병원에 가는 문제는 가족이 책임지라는 거예요. 엄마, 아빠가 형제, 자매가.
그다음에 생계비, 생계급여 문제가 완전히 해제도 안 됐는데 조금 완화됐습니다. 생계급여 문제가 조금 완화됐는데 이제 가족과 함께 살면 가족이 책임지고 독립해서 살면 부모 재산이 연간 1억 소득, 재산 9억까지 없으면 기초수급 대상자가 되는 거죠, 생계급여는.
그런데 의료급여, 생계급여가 가장 돈이 많이 들어가는 겁니다. 장애인들에게 의료급여는 상당히 많이 들어가는 비용입니다. 제가 병원을 운영해서 잘 아는데요, 시스템을. 그래서 장애인에게 의료의 문제는 특히나 비급여인 급여가 상당히 많습니다, 비급여가.
우리나라가 생각보다 의료급여가 잘 돼 있는, 의료보험이 잘 돼 있는 나라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수가 많은 부분이 비급여로 분류가 됩니다. 장애인이 아플 때 대부분이 비급여로 분류되기 때문에요. 특히나 소득이 없는 장애인들에게 부모, 형제 소득까지 산출해서 부양 의무자를 매겨놓으면 결국은 기초수급이 안 되기 때문에 본인 부담금을 너무 많이 내게 되는 거예요.
◆ 진중권> 그리고 세 번째가 발달장애인 고용 체계 확대인데 그러니까 발달장애인들 같은 경우에는 대체로 어떤 직업들을 가질 수가 있는 겁니까?
◆ 윤종술> 발달장애인은 옛날에는 사실은 우리가 단순 직종을 많이 했었는데 발달장애인도 제 아이 같은 경우는 아주 중증입니다. 대화가 잘 안 되죠. 대화가 안 될 정도로 중증인데 우리 병원 물리치료실에서 단순한 일을 합니다. 그냥 환자들이 오면 낙상은 물리치료실 좁으니까 이렇게 물리치료를 하면 낙상할 우려가 많죠. 움직이지 못하게 낙상 못 하게 하고요. 끝나고 나면 휠체어 앉혀서 병실에 모셔다드리고요. 누군가 모셔다 와야 되니까. 이렇게 하면서 혼자 못 하니까 일을. 근로지원인하고 비장애인이 한 명 정부에서 지원인 한 명 있습니다. 2명씩 일을 하니까 굉장히 우리 친구, 한 8개월 정도 우리 아들이 중증인데 대화도 안 되는데 훈련을 통해서 지금 한 6년 동안 잘 근무하고 있습니다, 하루에 한 4시간 정도. 이렇게 최근에 이런 발달장애인 일자리 문제가 굉장히 활성화되면서 지역사회에 지금 성인이 아까 한 17만 명 중에서 일을 할 수 있는 친구들이 한 9만 명 정도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 박재홍> 일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이.
◆ 윤종술> 그래서 그중에 4만여 명 정도가 일을 현장에서 나가고 있는 친구들입니다. 그것도 최근 몇 년 이내예요. 활성화돼서. 이렇게 발달장애인 친구도 반복된 훈련이 필요하지 이 훈련을 충분히 하고 나면 지역사회에서 단순한 일들은 충분히 가능하고요. 25시 마트 같은 데 알바 많이 하지 않습니까, 학생들? 충분히 할 수 있습니다. 혼자 하면 힘드니까 정부에서 발달장애인을 지원하는 근로지원제도를 만들어서 비장애인이 또 한 명 지원해 주는 겁니다. 그래서 장애인이 1명이라면 사회적 일자리가 하나 더 창출되는 거예요. 그래서 사실은 정부 입장에서는 사회적 일자리를 많이 늘리는 게 정부의 정책인데 이런 것들이 많이 좋아지는 거죠.
◇ 박재홍> 독일 사례를 보면 독일은 일상의 조직화 개념을 도입해서 성인이 된 장애인 같은 경우에 생활방식이라든가 24시간 지원체계를 한다고 하죠. 그래서 이번에 말씀하시는 것도 24시간 지원하는 것이 독일 모델을 말씀하신 건가요?
◆ 윤종술> 독일이나 선진국들은 다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OECD 34개국 중 32개국이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우리 하고 멕시코만 24시간 지원 체계가 없습니다.
◇ 박재홍> 그런가요?
◆ 김성회> 없는 데 가장 큰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 윤종술> 가장 큰 이유는 생각의 차이인 것 같습니다. 다른 건 아니고 주거의 차이입니다. 주거에서 지원하냐 안 하냐가 핵심인데요.
◇ 박재홍> 주거라면 잘 수 있는?
◆ 윤종술> 잘 수 있는 서비스와 인력. 이게 흔히 말하는 독일식 지원주택인데요. 주거에서 낮시간은 대인 서비스나 이런 것들이 활성화돼가고 있습니다, 일자리도. 밤에 부모와 같이 사는 것처럼 부모가 사후에 누구하고 살아야 되는데 혼자는 못 사니까. 이것들이 집 지원이라든지 인력 지원이 없는 거예요, 우리는 지금. 생활시설밖에 없는 거예요.
◇ 박재홍> 부모님이 돌아가시면 혼자.
◆ 진중권> 시설로 들어가는군요.
◆ 윤종술> 시설로 가는. 시설을 막았습니다. 다 지역사회로 나오고 있습니다. 나오고 있는데 이 탈시설에 대한 계획만 세웠지 재가에 대한 계획은 안 세운 거죠.
◆ 김성회> 재가라고 말씀하시는 건.
◆ 윤종술> 집에 있는 장애인.
◆ 김성회> 따로 주거를 마련하고 거기에 활동 보조인을 두고 하는 방식으로.
◆ 윤종술> 여러 가지 방식이 있는데요. 주택은 제가 사는 곳에서 살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그러면 지원 인력만 오면 되는데요. 지원 인력만 지원하면. 아니면 또 주택이 없는 사람들은 국가가 공공임대주택이라든지 월세라든지 전세라든지 이런 걸 하는 방법이 있고요. 우리는 지원 인력이 없습니다, 핵심적으로.
◆ 김성회> 거기에 대한 예산이 없는 것이고 국가에서 예산을 안 잡고 있는 문제가 있는 거예요?
◆ 윤종술> 아예 그걸 만들 생각을 안 하고 있는 거죠, 아예.
◇ 박재홍> 이번에 인수위에서 관련 정책을 발표하기도 했다고 하는데.
◆ 윤종술> 관련 정책을 발표는 했는데 아까 말했듯이 낮시간에 데이서비스는 보강하겠다, 그렇게 좀 더 확장하겠다 이렇게 발표는 했는데 역시 마찬가지로 주거정책은 전혀 발표를 하지 않고 있습니다. 활동 보조도 조금 더 하겠다 이렇게 다른 여러 가지들은 발표를 많이 하고 있는데요. 4대 과제와 10대 정책을 발표하고 있는데요. 그 정책은 주로 의료 정책, 문화예술 정책, 이런 정책. 그다음에 이동권 정책, 이런 것만 발표하고 있지 발달장애인은 주간활동과 방과후, 학령기 방과후는 좀 더 활성화하겠다, 낮시간에는. 이렇게 하고 있는데 문제의 핵심은 주거인데 주거에 대한 발표는 안 하고 있는 거죠.
◆ 진중권> 사실은 업적 세우는 게 별거 아니거든요. 이런 문제 해결하면 업적이 되는 건데 청와대 옮길 생각이나 하고 있으니.
◆ 윤종술> 그렇습니다. 사실은 누구나 주거는 다 있지 않습니까? 살아야 되지 않습니까, 기본적으로? 사람인데. 노숙할 수 없지 않습니까? 이 주거는 있어야 되는데 이 주거정책은 기본적으로 발달장애인에게 굉장히 중요한 정책인데요. 지역사회에서 살기 위해서.
◇ 박재홍> 그러니까 이게 발달장애인들의 부모님이 뭔가 여유가 있는 가정의 경우 그나마 좀 대안 마련을 할 수 있을 수도 있는데.
◆ 윤종술> 여유가 있는 거하고 전혀 상관이 없습니다.
◇ 박재홍> 그건 전혀 상관이 없다?
◆ 윤종술> 전혀 상관이 없습니다. 이런 말하면 죄송한데요. 우리나라 굴지의 대통령하신 분의 손자도 발달장애인인데요. 대책이 없습니다. 대통령 하신 분의 손자도 발달장애인인데 대책이 없습니다.
◇ 박재홍> 그렇군요. 이게 가족의 책임으로만 몰리기에는 부담이 너무 크다.
◆ 윤종술> 가족이 사망하고 나면 대책이 없는 거죠. 그게 지금의 가족 사망 후의 데이터조차 없습니다, 우리는. 어떻게 사는지를. 가족 사망 후에 어떻게 사는지는 데이터가 없습니다.
◇ 박재홍> 발달장애인들이?
◆ 윤종술> 그래서 우리가 전수조사를 이야기하고 얼마 전에 한 2주 전에 현 정부 말미에 시범 실태조사를 하고 있는데. 이거 끝나면 내년에 전수조사를 하겠다. 한국 사회에 한 번도 발달장애인 25만 명이 어디서 어떻게 무엇을 하고 살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 김성회> 그럼 지금 말씀은 25만 명의 발달장애인들 어쩌면 나이가 들 거고 부모님들이 먼저 돌아가시는 경우가 생기면 혼자되는 경우가 결국은 발생할 텐데 이 사람들이 시설로 들어가는지 혹은 노숙자가 되는지 이런 통계조차도 없다는 말씀이신가요?
◆ 윤종술> 없습니다. 오로지 가족한테 맡기는 거죠.
◆ 진중권> 국가와 사회가 책임은 하나도 안 지고.
◆ 윤종술> 그렇죠. 국가의 책임은 방기해 온 거죠.
◆ 김성회> 자치단체에서 사회복지사를 보내서 체크도 하고 있지 않은...
◆ 윤종술> 그런 거 전혀 없습니다, 시스템이. 그래서 이제 우리가 막 이렇게 운동을 하면 저분들이 좌파운동을 한다, 진보운동을 한다, 이 소리만 하고요. 그래서 저희가 오늘도 기자회견을 할 때 이런 말을 했습니다. 우리는 진보운동, 좌파운동이 아니다. 살아가기 위한 생존운동이다. 우리 아이 지역사회 살기 위한 운동이다. 우리 보고 진보단체니 좌파단체니 이런 말을 하는 게 아니다. 오로지 지역사회에 살기 위한 우리 아이들이 살아가기 위한 운동인데 이걸 많이 하다 보니 저희들은 집회한 걸 많이 알다 보니까, 선진국 사례들을. 더 많이 이야기할 수밖에 없습니다, 계속해서. 한국은 이렇게 경제력 10위 경제 대국인데 어떻게 OECD에서 꽁지 다음으로 꽁지라 정도로 수준이 낮냐. 이 얘기를 계속 하다 보니 저희가 진보적 운동단체로 집회한 거고요.
◇ 박재홍> 최근에 장애인 이동권 문제로 집회를 하셨지 않습니까? 그게 또 정치적으로 논쟁화 돼서 지금은 여당이죠. 여당 대표와 1:1 토론도 하고 이런 모습을 보실 때는 그럼 우리 회장님께서는 뭐랄까요, 이 사회가 장애인들의 문제에 대해서 공감이 너무 부족하구나 하는 생각을 좀 하셨을 수 있을 것 같아요.
◆ 윤종술> 그렇죠. 그분들이 이동권 하는 신체장애인분들이 솔직히 말하면 저희도 마찬가지입니다. 할 수 있는 게 없다 보니 이런 장애의 날이고 이슈가 되고 삭발하고 단식하면 잠깐 나옵니다, 서두에 말씀하셨듯이. 그리고 계속 잊혀집니다. 그리고 힘 있는 사람들은 저희와 만나려 하지 않습니다. 운동권이다 보니. 때로는. 부모들은 운동권이 아닌데도 겁내합니다. 그러다 보니 계속 멀게 하고요. 오늘, 어제도 당선자가 만났습니다, 장애인계를. 그런데 이동권 문제도 이야기를 했는데요. 이동권 당사자들, 요구하는 당사자들 부르지 않고 편한 다른 사람을 불러서 이야기했습니다.
◇ 박재홍> 편한 다른 사람이요?
◆ 윤종술> 입맛에 맞는 사람을 불러서. 쉽게 말하면 보수적인 단체를 불러서 이야기한다는 거죠. 이러다 보니 저희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디서 문제가 생기면. 그래서 좀 이해관계 당사자를 앉혀서 이해관계 당사자들끼리 밥을 먹으면서 이야기하면 될 건데 꼭 그걸 제3자를 불러서 이야기한다든지 또 자꾸 이념적으로 장애의 문제를 논쟁으로 몰고 가는 것 자체가 문제가 있는 거죠. 장애인 문제는 사실 제도의 문제거든요. 이념의 문제는 아닙니다. 좌우의 문제도 아니고요. 장애인과 비장애인 문제도 아니고요. 그런데 정치하는 분들은 꼭 그렇게 몰고 가는 거예요. 장애가 비장애인 문제를 갈라치기하고 이념의 문제를 갈라치기하고. 그래서 저희들은 되게 안타깝습니다.
◆ 진중권> 사실은 그분들 이념의 문제가 있어요. 이 사람들이 뭐라고 생각하냐 하면 모든 걸 다 개인한테 맡겨라. 국가에서 왜 책임지냐. 작은 국가 얘기하고 이런 이데올로기가 있거든요. 그러니까 아주 극단적인 자유지상주의 이데올로기에 물들어 있다 보니까 그런 일들이 벌어지는 것 같은데 오늘 보니까 정의당 장혜영 의원도 삭발을 하셨더라고요. 그분도 가족 중에.
◆ 윤종술> 가족이니까요.
◆ 진중권> 그분도 발달장애 동생을 두고 있죠. 장애인활동지원법 개정안을 발의를 했고 국회에 지금 관련 법안들이 제출돼 있지 않습니까? 이번에는 어떻게 기대를 해 볼 수 있을까요?
◆ 윤종술> 그런데 크게 저희가 24시간하고는 관련이 없지만 그래도 활동지원이니까 중간에 틈새를 서비스를 할 수 있는 24시간 지원체계 중증장애인 내용도 들어 있고 또 65세 이상 내용도 들어 있고 또 저희가 하는 낮시간대 주간 활동 서비스라고 하루 6시간을 받으면 활동보조를 삭감합니다, 법에서. 삭감하다 보면 활동보조 이용 시간이 없으니까 6시간 하고 하루 종일 끝이 나버리는 거예요. 거의 10시간이 없다 보니. 결국 이제 굉장히 난감한 거죠.
하루 8시간 주면 저희 그렇게 주장합니다. 24시간까지 안 된다. 8시간만이라도 주면 삭감해라. 그런데 6시간밖에 안 주면서 삭감을 하는 거죠. 4시간밖에 안 주면서 삭감을 합니다. 삭감한다는 말은 다른 서비스를 못 받게 하는 거죠. 그래서 굉장히 이제 안타까운 현실이죠. 그래서 그 법을 발의하면서 저희가 장혜영 의원이 대표발의했던 활동지원법에 근거를 가지고 약간의 희망을 걸고 있습니다. 그렇게 하면 낮시간이라도 보장받을 수 있으니까요.
◆ 진중권> 부끄러운 얘기지만 제가 고백을 할게요. 제가 10년 전에 발달장애라는 말을 부정적인 맥락에 사용했다 지적받은 적이 있거든요. 그걸 제가 정식으로 사과드릴 기회가 없었는데 이 자리를 빌어서 사과드리겠습니다.
◆ 윤종술> 제가 사실은 그때 교수님 이렇게 하셨을 때 제가 페이스북에 글도 하고.
◆ 진중권> 그러셨구나. 그걸 제가 나중에 읽은.
◆ 윤종술> 그래서 하시고 제가 그렇게 했었는데요.
◆ 진중권> 그분이셨구나. 그 글을 제가 그때 읽지는 못하고 좀 지나서 읽고. 사과의 시기를 놓쳐버렸습니다. 지금도 사실은 입에 붙은 부분이 있거든요. 그래서 장혜영 의원한테 종종 지적을 받습니다.
◆ 윤종술> 우리는 나쁜 속어를 바보 같은 XX 이렇게 많이 하잖아요. 그건 굉장히 비속어거거든요. 그렇게 사용하는 게. 무의식적으로 발달장애인을 비교하게 만들고 또 바보를 비교하게 만들고.
◆ 진중권> 그것 자체가 편견이죠. 부끄럽습니다.
◆ 윤종술> 아닙니다. 그렇게 인정해서 고맙습니다.
◇ 박재홍> 사과까지 받아주셨고요. 오늘 회장님이 말씀하신 요구사항들, 그 목소리들 또 차기 정부도 꼭 반영하시기를 바라봅니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윤종술 회장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회장님.
◆ 윤종술> 고맙습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반드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 승부>
4/20(수) "발달장애인 부모들을 왜 좌파로 몰아가나요?"
2022.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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