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홍의 한판승부

표준FM 월-금 18:00-19:30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반드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 승부>

3/25(금) 김재련 "여가부 해체? 초가삼간 태워도 콘크리트집 지어라"
2022.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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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한판승부>'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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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한판승부> FM 98.1 (18:25~20:00)
■ 진행 : 박재홍 아나운서
■ 패널 : 진중권 작가, 김성회 소장
■ 대담 : 김재련 변호사

◇ 박재홍> 여기서 여성가족부 사안 관련해서 또 성폭력 피해자들을 변호해 오셨던 김재련 변호사를 연결을 해서 좀 더 자세한 말씀을 나눠보겠습니다. 변호사님, 안녕하세요.

◆ 김재련> 안녕하세요, 김재련입니다.

◇ 박재홍> 오늘 안철수 인수위원회 위원장이 오늘 여성가족부 폐지와 관련해서 여성단체들의 의견을 듣는 자리를 마련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변호사님께서 내용 챙겨보셨습니까?

◆ 김재련> 기사를 통해서 확인한 내용이 전부입니다.

◇ 박재홍> 그렇군요. 일단 폐지는 확실하다라는 건데 이런 인수위 입장은 어떻게 들으셨습니까?

◆ 김재련> 폐지를 하더라도 기존의 여성가족부가 했던 기능은 유지를 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힌 것으로 저는 알고 있고요. 다만 그 기능을 개별 부처에 분산을 할지 아니면 별도의 부처를 새로 편재를 할지 그 부분을 인수위에서 논의될 예정으로 알고 있는데. 저는 그 부분 관련해서는 기존의 기능이 유지된다라고 하면 여성가족부가 아예 없어지는 게 아니기 때문에 발전적인 해체를 하고 여성가족부의 명칭이라든지 이런 걸 좀 보완하는 그런 방향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 박재홍> 그러니까 폐지보다는 보완 쪽으로 말씀하시는 것 같고 언론에서 말씀하신 거 보면 여가부 폐지 표현이 옳지 않다 전면 개편이 맞다, 이런 말씀을 하셨어요.

◆ 김재련> 네.

◇ 박재홍> 그러니까 정부나 인수위의 방향이나 당선자의 공약을 보면 이게 기능은 남겨두되 전면개편으로 이해하는 것이 맞다라는 의견이십니까?

◆ 김재련> 그렇습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사전적으로도 폐지라고 하는 것은 더 이상 쓸모없기 때문에 없애버리는 게 폐지인데요. 기존에 했던 여가부의 그런 순기능이라든지 이런 것들이 유지되어야 한다라는 부분에 대해서는 당선자라든지 인수위에서도 충분히 공감하고 있는 부분들이 있기 때문에 그런 것들을 잘 유지하면서 현재 여성가족부가 가지고 있던 문제점들, 이런 것들을 엄중하게 정리하고 개편하는 그렇다라고 하면 이건 발전적인 해체 내지는 전면개편 이렇게 보는 게 저는 맞다고 생각합니다.

◆ 진중권> 제가 우려되는 건 이런 부분이거든요. 윤석열 당선자의 인식이 우리나라에 이미 더 이상 구조적 성차별은 없다, 이런 거고. 그다음 여가부의 기능을 살리겠다라는 얘기도 가만히 들어보면 여성가족부 중에서 여성부는 없고 그냥 가족부만 남았거든요. 그러니까 거의 인구대책기능으로 접근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게 과연 사실 그렇지 않습니까? 우리나라의 아주 구조적 차별이 아주 심한 것은 세계적으로 알려진 사실인데 이런 부분에 대한 인식 자체가 없고. 이런 것이 과연 반영이 될까라는 의구심이 좀 있습니다, 저는.

◆ 김재련> 그 부분 관련해서 저도 좀 말씀드리고 싶은데요. 사실 법이라든지 제도로 봤을 때는 남녀 사이의 어떤 차별이라든지 이런 것을 정당화하는 규정이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런 측면에서만 한정해서 보게 되면 제도적인 차별은 없다라고 할 수 있지만 법이나 제도가 그렇게 되어 있어도 실제 현실에서 그 법이나 제도를 제대로 활용할 수 없는 많은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뛰고 있는 사람들이 있거든요. 이런 측면에서 방금 전에 말씀하셨듯이 구조적인 차별이 없다라고 하는 것은 사실은 시기상조다라고 생각합니다.

◇ 박재홍> 인수위에서 말한 내용을 또 보면 오해를 할 수 있을 만한 내용이 여가부의 역사적 소명을 다했다 이런 내용이거든요. 사실 역사적 소명이라는 것은 아까 진 작가님도 말씀하신 어떤 구조적인 차별이라든지 이런 부분에 대한 문제 해결을 하는 부처로서의 기능을 말하는 건데. 이런 부분에 대한 우려는 없으십니까?

◆ 김재련> 역사적인 소명을 다했으면 참 좋을 텐데 아직 그 역사적인 소명은 끝나지 않았거든요. 여성가족부의 역사적인 소명이라고 하는 것은 불평등이라든지 차별, 이런 것으로 인해서 그리고 폭력으로 인해서 공히 침해를 받은 사람들이 안전하게 우리 사회생활에 있어서의 주체로서 활동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여성가족부의 역사적 소명인데 지금 현재의 상황은 그런 불평등이라든지 차별이 완전히 해소된 것이 아니고 성별 격차라든지 이런 것은 OECD 중에서만도 우리 국가가 하위에 머물고 있기 때문에 아직도 우리는 가야 할 길이 멀다라고 생각합니다.

◇ 박재홍> 여전히 꼭 필요한 게 어떤 게 있을까요. 성폭력 피해자들 직접 변호하시면서 느낀 게 굉장히 많으실 것 같은데.

◆ 김재련> 필요한 기능이라고 하는 것은 사실은 개별 사건에 있어서도 많은 부분이 필요한데 이 근래 들어서 이제 주로 국민들이 많이 인식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권력형 성범죄, 직장 내에서의 위력에 의한 성범죄 이런 경우에 가해자가 처벌받거나 징계를 받은 이후에도 피해자가 그 직장 내에서 안전하게 직장 생활을 하기가, 사회생활을 안전하게 하기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거든요. 그것이 2차 가해가 너무 심각하기 때문인데 이런 2차 가해 행위자들에 대해서 피해자가 일일이 대응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그래서 이런 일들을 여성가족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해 줘야 하는데 여성폭력 방지 기본법의 주무부처인 여성가족부가 이 부분에 있어서도 사실상 손을 놓고 있었기 때문에 결국 여가부 존폐론에 이런 문제들이 영향을 미쳤다라고 생각을 합니다.

◇ 박재홍> 그러니까 기존 여가부도 그런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했기 때문에 오히려 그 비판의 대상이 되고 해체의 대상이 됐다, 이런 말씀이네요.

◆ 진중권> 그것도 좋지만 물론 그것도 굉장히 중요한 문제지만 사실 여성 문제의 핵심은 그게 아니라 지금 그런 말씀하시잖아요, 저분들은 뭐 법적 제도적으로는 차별하는 것은 없다. 그런데 전 세계에서 그런 나라는 일부 이슬람 국가 말고는 없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그런 법적, 제도적 차별에도 없음에도 말씀하신 대로 실질적으로 존재하고 그것이 사실은 인구문제라든지 이런 것들도 결국은 젠더 문제랑 연결되어 있다라는 것에 대한 인식이 이분들한테 아예 없다는 게 제가 지금 느끼는 바거든요. 그래서 좀 걱정이 됩니다.

◇ 박재홍> 변호사님, 어떤 말씀해 주실 수 있을까요. 이런 우려에 대해서.

◆ 김재련> 사실 법적, 제도적으로 어떤 불평등이나 차별을 해소할 수 있는 이런 장치가 마련돼 있는 것은 예를 들자면 우리가 음식을 밥을 먹을 때 필요한 쌀을 마련하는 정도인 거거든요. 그런데 그 쌀이 바로 자동적으로 밥이 되는 게 아니라 땔감도 가져와야 하고 씻어서 불을 지펴야 하고 타지 않도록 적절한 시점에 솥뚜껑도 열어야 하고 이런 일련의 일들이 있는데 이것을 저는 여성가족부가 지금까지 해 왔던 업무라고 생각하고. 이 안에는 청소년 문제, 가족 문제, 여성 문제 그리고 차별과 불평등의 대상이 되고 있는 남성까지도 포함이 된다라고 보기 때문에 이런 아우러지는 우리 국민의 전 생애에 있어서 단계별로 겪는 차별과 불평등에 대한 이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 주무부처가 저는 반드시 있어야 된다라고 생각하고 이 기능을 개별 부처에 분산시키는 것은 효율적이지 않다라고 생각합니다.

◇ 박재홍> 그러면 여가부는 기능을 쪼개서 분산시키기보다는 아예 새로운 부처로 새롭게 완전한 전면개편이 맞다고 보시는 거네요.

◆ 김재련> 그렇습니다.

◇ 박재홍> 그러면 이름을 여성가족부라는 이름 자체에 대해서는 무조건 없애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 같은데.

◆ 김재련> 그 부분 관련해서는 여성가족부라고 우리 한글 명칭은 되어 있는데 영문 명칭은 Ministry of Gender Equality and Family거든요. 그런데 한국 이름에 여성을 붙이다 보니까 일반 국민들은 여성만을 위한 어떤 정책적인 부서라고 오해하고 있어서 사실 여가부의 정책은 여성만을 대상으로 하는 게 전혀 아니기 때문에 부처명칭을 이번에 바꾸는 것은 꼭 필요한 일이다라고 생각을 하고요. 이왕에 이렇게 발전적으로 해체를 해서 전면개편을 한다라고 하면 저는 명실상부한 젠더평등부의 역할을 할 수 있는 부처면 좋겠고 그렇게 된다라고 했을 때 지금 사실 여성가족부는 미니부처이기 때문에 복지부에 있는 업무 중에서 분절돼 있는 여성가족부의 업무와 분절돼 있는 부분들이 있거든요. 아동학대라든지 저출산에 대한 업무들. 이런 것들은 사실 정부조직법 개편을 통해서 이관을 해 와야 하고 국가인권위에 있는 성희롱에 대한 판단 부분, 이것도 사실 여성가족부가 가지고 와서 명실상부하게 젠더평등부로서의 역할을 다시 시작을 해 나가면 좋겠습니다.

◇ 박재홍> 김 소장님.

◆ 김성회> 빈대만 잡으면 됩니다, 빈대를 잡기 위해서 초가삼간을 태우지 말아주시기 바랍니다. 여가부 폐지에 대해서 이렇게 칼럼에서 호소를 하셨던데 어떤 심정이셨는지도 듣고 싶습니다.

◆ 김재련> 저는 지금까지 수많은 폭력 피해자들을 지원을 하고 있는데요. 그 대부분의 피해자들이 여성가족부의 지원을 통해서 법률지원을 받고 있고 의료상담지원을 받고 있고 어떤 경우에는 주거지원까지도 받고 있거든요. 이러한 수많은 피해자들을 위한 여성가족부의 기능이 몇 개의 사건에 있어서 여성가족부의 잘못된 태도로 인해서 완전히 없어져버리는 것은 매우 잘못되었다라고 보기 때문에 그 잘못된 부분을 개선하면 되는 것이지 순기능을 했던 여성가족부를 아예 없애서는 안 된다 이런 취지에서 초가산간은 두고 빈대만 잡자라는 취지에서 말씀드렸던 겁니다.

◇ 박재홍> 현재 인수위 논의방향은 초가삼간 태우는 방향으로는 가지 않다고 판단하십니까? 초가삼간 태운다고 보십니까?

◆ 김재련> 사실은 초가삼간을 태운 다음에 그 위에 번듯한 콘크리트 집을 지어준다면 더할 나위 없다고 생각합니다.

◇ 박재홍> 알겠습니다. 변호사님,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들을게요. 고맙습니다.

◆ 김재련> 네, 감사합니다.

◇ 박재홍> 성폭력 피해자들의 변호인으로 활동해오신 김재련 변호사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