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홍의 한판승부

표준FM 월-금 18:00-19:30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반드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 승부>

3/2(수) 후보의 언어 분석하면 ‘속내’가 엿보인다
2022.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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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한판승부>'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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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한판승부> FM 98.1 (18:25~20:00)
■ 진행 : 박재홍 아나운서
■ 대담 : 김경일 아주대 심리학과 교수

◇ 박재홍> 대선 본 투표일을 딱 일주일 앞두고 있습니다. 잠시 후면 또 선관위가 주관하는 마지막 법정토론, 대선후보 토론이 있게 되죠. 4자 토론. 지난 네 차례 토론을 보면서 마음을 정하신 분들도 있을 것이고 오늘까지 보고 결정하겠다는 분도 계실 것 같습니다. 마지막 토론회를 앞두고 저희 한판승부에서 마지막 종합 분석을 또 의뢰했습니다. 지난 1월에 대선후보들의 삼프로TV 인터뷰를 저희가 약식으로 분석했는데 오늘은 더 많은 자료를 모아 모아서 드렸고요. 뒤이어 4당 후보들의 심리 분석하려고 합니다. 엄청난 프로젝트를 수행하시고 아주 지친 상태로 스튜디오에 오신 아주대 심리학과 김경일 교수님 어서 오십시오.

◆ 김경일> 안녕하십니까.

◆ 진중권> 안녕하십니까.

◆ 김성회> 안녕하세요.

◇ 박재홍> 진 작가님과 우리 김성회 소장님이 환영하고 계세요.

◆ 김성회> 이 코너에는 패널이 아니라 방청객 입장에서 박수만 치고 있으면 되는 거 아닌지.(웃음)

◇ 박재홍> 그런 분석이 있었군요.

◆ 김경일> 복 받으실 겁니다.(웃음)

◆ 진중권> 말은 저렇게 하는데 또, 또.(웃음)

◇ 박재홍> 내일모레면 사전투표가 시작되죠, 3월 4일부터. 대선투표일 딱 일주일 남았는데 여론조사 공표도 내일부터 금지가 되기도 하고 초박빙, 초접전 대선 양상인데 이런 상황을 보면 유권자들이 어떤 마음 상태일 것 같습니까?

◆ 김경일> 아무래도 이런 초박빙, 초접전이면 그냥 상식적인 수준에서 말씀을 드리자면 내가 가진 한 표... 아무래도 저는 선거나 여론조사의 전문가는 아니지만 그래도 항상 자기가 행사하는 무언가의 가치는 동점일 때 더 크게 나오거든요.

◇ 박재홍> 동점일 때?

◆ 김경일> 그래서 동점에 관련된 연구들이 심리학에 또 있어요.

◇ 박재홍> 동점에 관한.

◆ 김경일> 동점에 관련된. 심지어는 NBA의 10년간의 자유투를 다 싹 분석을 하는 연구도 있고 그런데 1점 지고 있을 때랑 1점 이기고 있을 때보다 종료 한 2초 이내로 있을 때는 동점일 때 훨씬 잘 넣습니다, 선수들이.

◆ 김성회> 잘 넣는다고요?

◆ 김경일> 왜냐하면 내가 한 행동들이 의미가 있기 때문에. 1점 지고 있거나 1점 이기고 있으면 내가 하는 행동 때문에 뭔가 망가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시즌 평균보다 동점일 때 선수들이 훨씬 잘 넣는데 선거가 자유투와 똑같은 건 아니지만 사람을 긍정적으로, 적극적으로 만드는 효과는 있죠. 동점이라고 하는 그런 프레임들은요.

◆ 진중권> 약간 종말론 신도의 심정과 가까워지지 않을까 싶어요. 위기의식이 있고 선거 마지막 아마겟돈의 결전.

◆ 김경일> 그런 비장함도 생길 수 있고요. 그것도 적극성이라고 봐야 되지 않을까 싶은데요. 그래서 아마 제가 오늘 개강이잖아요.

◇ 박재홍> 3월 첫날.

◆ 김경일> 저도 학교에서 정신없이 강의도 하고.

◆ 김성회> 드디어 학생들이 캠퍼스로 오는.

◆ 김경일> 이제 온라인 수업도 여전히 많이 하고 있지만 그래도 학생들을 더 많이 볼 수가 있는데 학생들도 아주 박빙의 대선이니까 조금 더 관심을 가지고 있는 모습이 보이고 심지어 어떤 학생은 제가 오는데 오늘 한판승부 나가지 않으시냐고. 제가 그래서 공부 열심히 해라.(웃음)

◆ 진중권> 그런 거 듣지 말고...(웃음)

◇ 박재홍> 중심을 딱 잡고 심리학 중심으로 공부를 해라. 국영수 중심으로.

◆ 김경일> 수강신청이나 제대로 해라 농담을 서로 하면서 서로 잘 보겠다고 고맙다고 그런 얘기도 하고 왔죠.(웃음)

◇ 박재홍> 그렇군요. 지난번 출연에서 후보자들에게 너무 이기려 하지 말고 상대방과 호흡하는 시간이다, 토론이라는 것을 그 점을 명심하라고 조언해 주셨는데 지금까지 4차례 토론을 보셨을 때 4명의 후보들 토론 보시고 어떠셨어요? 총평을 하신다면?

◆ 김경일> 사실 그런 화합하고 너무 이기려고 하지 마시라는 얘기가 잘 지켜진 것은 당연히 아닌 것 같고요. 그건 이것도 어느 정도 굉장히 중요한 승부니까.

◇ 박재홍> 그렇죠.

◆ 김경일> 그런 정도의 여유로움이나 포용력을 보여주신다는 게 그건 가능하기가 어렵다는 것을 저도 인정하고 알고 있고요. 그런데 제가 왜 지난주에 고려대학교 국문과의 신지영 교수를 만났어요. 원래 예전부터 연구를 많이 같이 했습니다. 신지영 교수님은 음성 쪽이고 저는 이제 어휘 품사 분석을 하니까. 아무래도. 그리고 더 본질적인 언어학자시니까요. 제가 이런저런 얘기를 같이 하면서 그런데 생각해 보면 예전 대선토론보다 훨씬 내용은 많았고요.

◇ 박재홍> 그런가요?

◆ 김경일> 언어적인 패턴만 보면 잘 생각해 보면 지난 대선, 지지난 대선보다는 사실 기괴한 표현도 많이 줄었고요. 우리는 항상 지금 보는 갈등이나 지금 보는 어떤 싸움을 보면서 아, 정말 안 좋다라고 생각을 하지만 집에서 저도 쭉 봤어요. 지난 19대, 18대, 17대, 16대까지. 보면 우리는 지금 역대 최악의 대선이라고 하지만 대선토론이나 이런 거만 놓고 보면 또 우리는 예전과 달리 인터뷰를 또 많이 보지 않습니까? 인터뷰도 많이 보는데 의외로 제일 나은 측면들도 있습니다.

◇ 박재홍> 새로운 학설이.

◆ 김경일> 그건 신지영 교수님과 제가 공통으로 가졌던 생각인데 이렇게 많은 정책 얘기가 나오고 서로에 대한 어떤 의혹 제기나 아니면 그 외 다른 많은 그런 상대방의 약점에 관련된 얘기는 당연히 많이 나왔지만 그게 없었던 대선은 없었거든요.

◇ 박재홍> 아까 기괴한 표현이라고 말씀하셨는데 이를테면 기괴한 게 어떤 게 있었죠?

◆ 김경일> 그러니까 완전히 나보고 어쩌라는 거냐의 반응이라든가 그러니까 토론에서는 나오기 어려운 그러니까 상대방 얘기를 아예 듣지 않고 하는 얘기들. 물론 지금도 있습니다마는 그런 아주 격앙된 감정의 얘기들 그다음에...

◇ 박재홍> 안철수 후보가 옛날에 내가 MB 아바타입니까 뭐 이런 말씀들도 좀 기괴한 표현인데.

◆ 김경일> 기괴하다까지는 아닌데 이게 예전보다 조금 이따 말씀드리겠지만 안철수 후보께서는 아마 누군가가 지난 대선과 지금 대선토론을 비교해 보신다면 확연한 차이가 있는 걸 느끼실 수 있을 거예요.

◇ 박재홍> 안철수 후보의 토론이.

◆ 김경일> 우리가 그만큼 시간이 지나면서 누구나 열심히 하면 성장을 하니까요.

◆ 진중권> 많이 늘었더라고요.

◇ 박재홍> 이따가 저희가 엄청난 조사 분석으로 바로 들어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인터뷰, 토론, 기자들과 일문일답 이런 걸 분석해 보신 거죠?

◆ 김경일> 그러니까 대선토론 공통적으로 네 분에게 다 해당되는 거죠. 그다음에 이제 정당경선토론이랑 또 초청되신 토론 그다음에 이제 요즘 많이 나오는 인터뷰 개별적으로 하신 인터뷰들. 사례 수가 아무래도 이재명 후보, 윤석열 후보 두 분께서가 좀 많죠. 그러니까 대선토론이야 공통된 거니까. 초청된 토론이나 인터뷰나 이런 것들은 숫자가 사례 수만 보면 한 1.5배에서 2배 정도 많고 나머지 두 분 심상정 후보, 안철수 후보 두 분은 좀 적은 게 있는데 인터뷰는 그렇게 큰 차이는 없습니다. 인터뷰는 숫자를 맞췄죠. 대략 한 40회 정도에 준하게 이제 37회, 38회 뭐 이렇게 맞춰서 꽤 많은 양입니다. 그러니까 좀 더 간단하게 말씀드리자면 안정된 결과라고 볼 수 있죠. 지난번에 왜 삼프로TV의 인터뷰만 가지고 분석했을 때 크게 다르지는 않은데 후보들마다 한두 가지 분명한 차이는 나옵니다.

◇ 박재홍> 그래요. 지난번에는 이재명 후보는 명사형, 윤석열 후보는 동사적 언어 특징을 갖고 있다 말씀하셨는데 여기서 잠시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후보의 스타일 차이를 느낄 수 있는 영상을 좀 함께 보시면서 이야기를 이어갑니다.

◇ 박재홍>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후보의 지난 토론 장면인데요. 확연하게 드러납니까? 명사형, 동사형.

◆ 김경일> 그 차이는 지난번보다 더 분명하게 드러났죠. 그러니까 명사를 쓴다는 건 결론이 잘 내려진, 확연하게 내려진 상태고 동사는 조금 더 서술적인 그런 언어죠. 그래서 이제 언어학자들과 그다음에 언어를 연구하는 저희 심리학자들이 명사는 정말 잘 쓰면 정말 강한 무기이고 잘못 쓰면 그렇기 때문에 굉장히 또 위험한 무기가 된다라고 얘기를 하는데 예를 들어 드릴게요. 예전에 실제로 자동차가 굉장히 상대방 회사의 자동차는 기름을 많이 먹는다라고 표현을 아무리 동사로 해도 소비자들이 그런가 했는데 저 당시 자동차는 오일이터입니다. 오일이터(oil eater)라고 하니까 사람들이 어, 그래 그런 거. 실제로 미국에서 있었던 사례인데요.

명사는 자신 있을 때 쓰면 굉장히 강한 무기고요. 그리고 카피라이터들, 이런 문구를 만들어내는 분이 명사 하나에 굉장히 신경을 많이 쓰죠. 그런데 이제 동사는 조금 더 서술적인 언어라서 토론보다는 대화에 어울리는 언어이긴 해요. 왜냐하면 명사라는 언어를 너무 많이 쓰면 확연하고 분명하지만 조금 차가울 수는 있거든요. 동사는 조금 더 여운이 많이 남고 여지가 많이 남기 때문에 명확성은 떨어지는데, 명확성은 떨어지는데 조금 못 써도 벗어날 것이나.

◇ 박재홍> 열린 결말이 될 수 있군요.

◆ 김경일> 그런데 두 분의 차이가 너무 확연해서 여전히 아주 뚜렷하게 나타나는 게 그래서 문장 당 사용되는 단어의 수는 확연한 차이가 나죠. 그러니까 무슨 얘기냐 하면 접속사가 거의 없이 말을 분명하게 끊어서.

◇ 박재홍> 명사형 이재명 후보는.

◆ 김경일> 그렇죠. 명사는 그럴 수밖에 없죠. 그렇게 되기 쉽고 동사는 계속 이어지죠. 이어지는데 그런데 재미있는 건 그 경향이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후보 두 분의 사이에서 확연히 벌어지지만 이재명 후보 못지않게 그런 경향을 보이는 분이 또 오히려 더 보이는 분이 안철수 후보세요.

◇ 박재홍> 명사형?

◆ 김경일> 명사라든가 물론 명사의 사용 빈도는 이재명 후보처럼 많지는 않지만 문장 당 사용되는 단어의 비율이 더 적어요. 심지어는 더 적어서 그래서 아주 잘 끊어진 듯한 느낌. 물론 이건 양날의 칼입니다마는. 그렇기 때문에 아주 투박하다는 느낌도 들 수 있죠. 그래서 어떤 분들한테는 제가 그래서 다른 분들의 일반적 예전에 했던, 예전 정치인들의 언어와 비교해 봤더니 이재명 후보, 안철수 후보 두 분 모두 다 기사문과 같은 수준으로 딱딱 끊어내는데 원래부터 이재명 후보께서는 그러셨던 것 같아요, 그런 말들을 예전에. 그런데 이제 안철수 후보께서는 예전보다는 조금 더 많이 그런 걸 훈련을 하신, 연습을 하신 게 아닌가 그런 경향이 보입니다. 예전보다 좀 더 많이.

◇ 박재홍> 진중권 작가님이 지난 토론이 인생 토론이었다, 안철수 후보가. 그래서 칭찬 많이 하셨는데 안철수 후보 얘기는 조금 이따가 해 보고.

◆ 진중권> 지난번이었을 거예요. 마지막 토론은 별로 인상적이지 않았는데.

◇ 박재홍> 그전 토론. 2차 토론. 이재명 후보 다른 후보와 비교해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특징 몇 가지가 더 있다고 하는데요. 그 어떠한 특징인지 한번 들으면서 유추해 보겠습니다.

◇ 박재홍> 클립 들어보셨는데 먼저 진중권 작가님과 김성회 소장님 어떤 특징이 있었던 걸로 보이세요? 진 작가님?

◆ 진중권> 특별히 별로...

◇ 박재홍> 김 소장님은?

◆ 김성회> 저는 딱딱 규정지어서 상대방을 프레임 안에 가두는 장면. 저 사람은 저거구나. 동의하든 동의하지 않든 그것을 정확하게 설명해 줘서 머릿속에 정리되게 말씀하시는 부분이 좀 캐치가 됩니다.

◇ 박재홍> 유권자들에게 이분은 어떤 사람이다 이렇게 말을 하시는 것 같은데. 일단 저는 우리라는 단어가 많이 귀에 들렸고요. 그다음에 저희 이 단어가 많이 들렸는데 그 부분이 좀 특징이었을까요?

◆ 김경일> 우리라고 하는 말은 확실히 이재명 후보의 언어에서 제일 많이 나옵니다.

◇ 박재홍> 우리.

◆ 김경일> 그리고 나라는 단어는 윤석열 후보께서 제일 많이 쓰시는 걸로 나오죠. 나, 저. 그러니까 자아를 포괄하는 언어인데 이게 미국 대선에서는 나와 우리가 굉장히 큰 차이예요. 왜냐하면 실제로 우리 언어는 워낙 우리라는 말을 많이 쓰니까 심지어 우리 와이프라는 표현도 많이 쓰지 않습니까? 아워 와이프인데 이런 표현도 쓰는데. 한국 사람들은 자아 개념으로 우리를 많이 쓰거든요. 우리를 많이 써서 인칭대명사가 우리와 나로 구별되는 건 미국 결과로 보는 것과는 다를 수 있죠.

◇ 박재홍> 다르죠. 우리 아빠니까요.

◆ 김경일> 그렇죠. 그런데 조금 더 많이 늘었어요. 예전보다. 확실히 나보다는 우리가 많이 늘어나셨고 윤석열 후보께서는 큰 변화는 없으신 것 같아요. 그런데 사실은 사람이 무의식적으로 인칭대명사 굉장히 중요한데요. 중요한데 인칭대명사에 변화가 있다라고 하는 건 확실히 내가 보는 나 혹은 내 주위에 있는 사람들의 크기 뭐 이런 것에 대한 변화가 있을 때 확연히 일어납니다.

그래서 지금 이건 대선토론과 인터뷰지만 어떤 분들의 어떤 심리적 변화 상태를 볼 때 저희들의 조언을 받는 프로파일러들이 또 유난히 보는 게 인칭대명사의 변화가 있느냐 없느냐 이런 걸 많이 보거든요. 우리라고 하는 것은 아무래도 좀 포괄적이고 나라고 하는 것은 좀 더 분명하지만 더 독립적인 자아인데 이게 그것만 가지고는 조금 어려운데 이 우리가 무엇을 한다고 하는 개념. 그러니까 우리가 좋은 동사고 붙을 때는 굉장히 좋은 표현이고요. 방어를 할 때는 참 안 좋은 표현이에요. 사과를 할 때.

그래서 그런데 이제 이재명 후보의 언어를 보면 그러니까 왜 이런 식으로 사과하는 분들 있잖아요. 우리 당을 대표해서 사과합니다. 이건 안 좋은 표현이거든요. 그런데 이 두 개는 확실히 분류가 되고 있고요. 그리고 윤석열 후보께서는 우리가 전체적으로 적고 나라는 표현을 쓰시는 게 있는데 그러니까 이게 뭐라고 그럴까요? 우리가 치르는 선거, 내가 치르는 선거로 간다는 그런 느낌이 좀 있어요. 그런데 그건 우열을 가린다든가 뭐가 낫다, 틀리다고 보기에는 좀 어렵죠.

◇ 박재홍> 그렇군요. 각각의 장점이 있다고 볼 수 있겠네요.

◆ 김경일> 그래서 저는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누가 더 외로운가는 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죠. 이 선거에서 나라는 표현과 우리라는 표현이 들어간다는 건. 그런데 변화가 있었어요. 이재명 후보의 언어에서는 나보다는 우리가 많아졌어요, 예전보다는.

◇ 박재홍> 그렇군요. 그래서 인사 담당자들도 이제 과거 행적을 인터뷰할 때 우리라는 단어가 많이 있는 지원자와 나라는 단어를 많이 쓰는 지원자 이렇게 따로 구분한다 그런 얘기도 하더라고요.

◆ 김경일> 그게 그래서 적재적소가 중요한 겁니다. 적재적소가 중요한 건데 자신감이 있어 보이는 건 우리고요. 아, 자신감이 있어 보이는 건 나고요. 그런데 조금 더 포용적으로 보이게 만드는 건 우리입니다. 그런데 그건 자기가 말하는 어떤 비전이든 계획을 말할 때 얘기고 문제는 사과할 때는 무조건 나여야 되죠.

◇ 박재홍> 사과할 때는.

◆ 김경일> 그런 면에서는 두 분 모두 기본적으로 나라는 표현을 적정하게 쓰신 것 같아요.

◇ 박재홍> 그렇군요. 사과 얘기를 말씀하셨는데 이재명 후보에게 이런 특징이 포착됐다고 합니다. 한번 들어볼까요?

◇ 박재홍> 사과. 이번 대선은 공약만큼이나 사과가 많았어요, 사실은. 양당 대선후보뿐만 아니라 배우자들도 굉장히 사과 많이 하시는데 이재명 후보의 사과 내용 좀 많이 들어봤는데 어떤 언어적 특징이 있었습니까?

◆ 김경일> 가슴이 콕콕 이런 표현들 있잖아요. 제가 지난번에 혹시 이런 말씀드렸던 거 기억나십니까? 김동연 전 후보죠. 이제 전 후보신데 그분의 언어에서 감각, 창조적인 단어들이 많다. 그런데 감각, 창조적이다라는 게 감각적이다, 관능적이다 이런 것이 아니라 그 정책은 참 두껍다 이런 표현들. 그다음에 이런 문제는 참 실타래처럼 얽혀 있다. 그래서 어떤 문제에 대해서 아주 쉽고 이해하기 좋은 직관적인 우리 신체가 느끼는 그런 감각적인 그런 상태로 그걸 표현하는 건데요.

김동연 전 후보 사실 이번에 언어를 같이 분석했으면 참 좋았을... 왜냐하면 차이가 더 확연한 다른 분들과 벌릴 수 있고 워낙 교과서적인 표현도 아주 좋은 표현들을 많이 하셔서 좀 아쉽긴 한데. 김동연 전 후보가 그런 감각, 창조적인. 감각, 지각, 창조적인 언어를 잘 쓰셨거든요. 아무래도 오랫동안 행정을 하시다 보니까 그런 현안을 놓고 봤을 때 그런 감각적인 피부적인 아주 그런 얘기들로 잘 표현하시는 능력인데.

사과를 할 때 이런 감각, 가슴에 콕 찔리는 것 같다, 정말 뜨끔하다. 뭐 이런 거. 아니면 머리를 한대 얻어맞은 것처럼 충격을 받았다 이런 표현을 할 때 사람들은 조금 더 진정성을 느끼기는 하죠. 그건 그래서 그건 창피한 게 아닙니다. 창피한 게 아니고 그런 걸 들을 때는 우리가 조금 더 점수를 드릴 수 있는 그런 여지는 있죠.

◇ 박재홍> 그렇군요. 토론회서 보면 다른 후보들이 사과를 요구하기도 하고 그렇지 않습니까? 이 문제에 사과할 의향이 있으십니까? 직접적으로 물으시는데 토론 현장에서 바로 사과하고 인정하는 것들이 어떤 토론자로서 국민들에게 어떤 인상을 줍니까? 진솔하게 하면 긍정적 플러스가 될까요?

◆ 김경일> 물론 거기에서 이제 사과를 할 의향이 있습니까라고 했을 때 사실은 그것에 대해서는 좀 어휘 분석과는 다른 데이터들이기는 한데 거기서 살짝 한 3, 4초 내지 4, 5초 정도 지연이 일어나면 그다음에 나오는 표현들 자체가 무너지는 경우가 많죠.

◇ 박재홍> 무너진다는 건 무슨 말이죠?

◆ 김경일> 그러니까 진정성이 확 떨어집니다.

◇ 박재홍> 떨어집니까? 바로 해야 됩니까?

◆ 김경일> 그래서 그렇다, 아니다를 뭐든 하실 때는 조금 더 바로 얘기하시는 게 좋고요. 바로 얘기하시는 게 좋고. 그러니까 지연되는 시간만큼 우리는 진정성이 떨어진다는 걸 느끼고 더 중요한 건 우리가 어떤 생각을 가지냐면 이것에 대해서 생각을 안 해 봤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죠.

◆ 김성회> 사실 납작 바로 엎드리면 용감하다고 사람들이 봐주지 않나요?

◆ 김경일> 이런 식으로 표현할 수 있죠. 그러니까 바로 사과할 의향이 있습니까라고 했을 때 네, 사과합니다. 그런데요라고 얘기했을 때는 좀 달라지죠.

◆ 진중권> 이재명 후보의 사과문을 보잖아요. 가슴 콕콕하게 한 것은 자기 잘못을 사과하는 게 아니에요. 당의 잘못을 사과할 때 그렇고 그다음에 자기 잘못을 사과할 때는 어떻게 하냐 하면 제 아내가 어쨌든 공직자 사적인 일에 도움을 받은 건 사실이니까 그건 잘못이죠. 굳이 사과하고 싶지 않은데 그건 사실이니까 할 수 없다. 그다음에 마치 제 아내가 법인카드를 쓴 것처럼 그렇게 하는 것은 과하기는 하지만 과하지 않냐라고 한다면 하지만 그것조차도 내 탓입니다 이렇게 얘기하는 걸 보면 사실 이게 사과의 정석은 아니거든요, 이분이.

◆ 김경일> 그게 뭐냐 하면 아주 진솔하게 인간적인 사과라고 보기에는 조금 그렇죠. 그런데 토론이라고 하는 장면에서 법정이 아닌 토론이라고 하는 상황을 감안했을 때는 이 정도 수준의 사과들은 후보들이 다 어느 정도는. 심상정 후보나 안철수 후보는 사과를 하실 일이 없었기 때문에 그것에 대한 내용은 없는데 두 분이 다 비슷한 수준으로 하신 것 같다 그렇게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 박재홍> 윤석열 후보 특징을 짚어보겠습니다. 동사형이라는 특징을 저희가 봤는데 정말 토론회에서 어떤 말을 많이 썼는지 한번 살펴보도록 하죠.

◇ 박재홍> 주요 클립 굉장히 더 알기 쉽게 제작진들이 편집을 한 것 같은데 뭐 뭐라고 하는 것은... 이런 표현이 좀 눈에 띄네요, 교수님.

◆ 김경일> 이게 아주 사적인 대화와 그다음에 공적인 대화 중간 어디쯤 계신 것 같아요, 이 언어가.

◇ 박재홍> 그런가요?

◆ 김경일> 그래서 이게 검찰에 오래 계셨기 때문에 쓰시는 표현인지 아니면 원래 이제 개인적으로 이런 스타일의 언어를 구사하시는지는 모르겠는데 계속해서 말이 이어지죠. 이어지는데 그러면서 어떤 특징이 있냐면 이게 소위 말하는 추측이 되게 많으세요. 추측이나 그러니까 추리라는 표현, 추측적인 표현들이 많은데요. 그거는 좋다, 나쁘다의 차원은 아니지만.

◇ 박재홍> 기대, 추측.

◆ 김경일> 무슨 얘기냐 하면 같은 시간을 얘기해 놓고 전달할 수 있는 양은 적어질 수 있죠. 하지만 또 그런 것도 있습니다. 같은 시간에 전달하는 양이 많다라는 게 오히려 담백함을 떨어뜨릴 수도 있긴 있어요. 그래서 지금 하시는 얘기들 이제 우리 윤석열 후보께서 얘기하시는 거 보면 또 다른 특징이 바로 뭐냐 하면 타인 참조. 그러니까 나 말고 타인에 대한 것이 등장하는 게 되게 많고요. 그래서 이런 표현들과 그다음에 동사의 비율이 높고 그다음에 여러모로, 여러모로 뭐뭐라는 것은, 뭐뭐입니다마는 이런 식의 구조. 일상 대화에서 조금 뭐라고 그럴까요? 조심스러운 역접 관계들이 많이 나오는데 역접 관계 언어 기억나시나요? 역접 관계 언어가 거의 안 나오는 분이 김동연 후보셨어요. 전 후보. 그러니까 계속해서 역접이 없고 그래서, 그러므로 가는 거죠.

◇ 박재홍> 따라서.

◆ 김경일> 그런 언어. 결론을 내리기 위한. 그런데 역접은 뭐냐 하면 사실은 정치인의 언어에서는 실제로 많이 나오는 언어입니다. 조금 더 늘어났어요, 이런 언어들이. 그런데 그게 윤석열 후보의 언어적 스타일과 맞물리다 보니까 조금 더 그런 뭐뭐라는 것은 뭐뭐입니다마는, 뭐뭐이긴 하지만 이런 표현들로 더 많이 증가한 게 아닌가 싶어요.

◇ 박재홍> 기대, 추측이 많다고 하셨는데 관련된 클립도 준비를 했다고 하는군요. 함께 들어볼까요.

◇ 박재홍> 저희 제작진이 굉장히 열심히 찾았네요. 뭐뭐하지 않겠나. 불가피한 거 아니겠나, 좀 뒤로 갈 수밖에 없지 않겠나, 빨리 갈 수 있지 않겠나. 이런 특징들이 보이네요.

◆ 김경일> 사실은 그거는 윤석열 후보께서 가지고 계신 언어적 습관이죠. 습관인데요. 다른 얘기를 좀 드려보자면 이게 사실 굉장히 긴장된 상황이고.

◇ 박재홍> 그렇죠, 토론 상황이고.

◆ 김경일> 정신을 바짝 차려야 되는 시간이잖아요. 그리고 이 시간이 밤 8시.

◇ 박재홍> 9시, 10시.

◆ 김경일> 이런 시간이면 좀 이런 걸 이해해 주실 필요가 있는 게 사실은 거의 탈진한 상태죠, 모든 분들이. 탈진한 상태인데.

◇ 박재홍> 네 분 모두.

◆ 김경일> 그러면 탈진한 상태에서 사람이 가장 억누르기 어려운 게 조절하기 어려운 게 자기 언어적 습관입니다. 마, 그래서 뭐 이런 거. 그래서 심지어는 뭔가 씰룩거린다든가 아니면 이런 것들에 대한 습관이 많이 나오는데 그런 습관이 조금 더 많이 나오시고 그것까지 누르기는 어려운 것 같아요.

그런데 또 하나는 뭐냐 하면 이런 기대나 추측은 내가 완전히 모른다. 그러니까 내가 100%를 모른다고 했을 때 자기가 어느 정도 아는 것에 대해서 얘기할 때 그 사람에 대한 특징이 나오는 경우가 많아요. 그러니까 뭐냐 하면 100%는 아닌데 한 80% 정도 압니다. 그러면 내가 80%를 알고 있다, 20%는 모른다 그걸 먼저 거의 느끼게 해 주면서 얘기해 주는 분들이 계시고 그걸 그냥 어휘에서 계속해서 약간 음성적으로 늘이면서 그다음에 약간 뒤에 나타내는 경향도 없지 않아 있습니다. 그렇겠지만서도 이런 식으로 그런 것들을 표현하는 분들이 계세요. 완전히 자기가 모르는 주제가 아니고 어느 정도 알고 한 70~80% 정도 아는 그런 면에 있어서 얘기할 때 두 분은 확연한 차이가 나죠.

◇ 박재홍> 그렇군요. 그런데 이게 약간 학자적 언어입니다. 어떤 원 핸드 앤 디 아더 핸드(one hand and the other hand), 한편으로 다른 한편으로는... 그래서 어떤 확정적으로 말하지 않는.

◆ 김경일> 학자적 표현이다.

◇ 박재홍> 그건 아니군요.

◆ 김성회> 제 귀에는 일단 예를 들어서 ‘제가 볼 때는’ 표현이 저한테는 눈에 되게 들어오는데 내 생각도 아니고 내가 봤던 문서에는 그런데 그 문서를 보면 이게 맞는 것 같긴 하지만 이것의 반론이 나왔을 때 정확히 대답할 수 없는 상황. 내가 딱 그 문장만 알고 있으면 이런 식으로 표현을 할 수밖에 없지 않나 생각이 들더라고요.

◆ 진중권> 이게 이제 보면 제가 볼 때는 제가 딱 보면 이게 리던던스(redundance)라고 그러거든요. 쉽게 말하면 잉여성이 많아요, 언어가.

◇ 박재홍> 잉여성.

◆ 진중권> 쉽게 말하면 저 같은 경우 똑같은 말을 갖다가 반으로 줄일 수 있거든요. 정보의 아무런 손상도 없이. 이게 뭐냐 하면 생각이 빨리 빨리 빨리 돌아가는 사람들은 저는 좀 그렇거든요. 말을 늘리게 하려면 꼬여버려요. 그런 속도가 빠른 사람들이 아니라 느린 사람들 있지 않습니까? 말을 끌거든요. 정치 보복이라고 하는 것은. 그냥 정치 보복하면 되는데 그러면서 시간을 버는 거죠. 그런 것도 있고 나머지 것들은 부연 설명이거든요. 이건 보통 이제 내용의 정보 전달이라기보다는 친교적 기능. 상대하고의 이걸 좀 강화하는 거고. 그래서 전문가들의 언어라기보다는 상당히 일상생활적인 언어에 가깝고.

◆ 김경일> 그래서 이런 경향을 조금 위계질서가 강한 조직 생활을 오래한 분들은 상대방 앞에서 나보다도 높은 사람 앞에서 습관적으로 자기의 말을 뒤를 흘리거나 느리거나 약간 모호하게 만들면서 이제 결정을 상대방한테 양보하거나 아니면 자기 생각을 좀 오히려 흐릿하게 만들어내는 그게 습관들이 좀 있죠. 그래서 강한 위계조직을 가지고 있는 조직에 오랫동안 몸담았던 분들에게 나타나는 성격이에요.

◇ 박재홍> 재미있네요. 한판승부 한판클라스 주요 대선후보들의 언어분석하고 있는데요. 이제 안철수 후보의 언어 특징을 살펴보겠습니다. 일단 안철수 후보의 최근 토론 내용에 대해서는 굉장히 호평하는 분들이 많았죠. 진 작가님도 인생토론이라고 했던 토론도 있었고. 심리적으로는 안철수 후보가 자신감 붙은 거라고 판단할 수 있을까요?

◆ 김경일> 많이 깔끔해지셨죠. 깔끔해요. 그러니까 저는 음성적인 안철수 후보께서 하시는 말투나 아니면 음성적인 어떤 것에 대한 선호도 없이 이건 어휘 자체만, 품사만 가지고 그렇게 했을 때 정말 깔끔해졌고요. 과거에 비해서도 깔끔해졌고 깔끔해졌다는 게 뭐냐 하면 이제 이재명 후보보다 오히려 더 명사형이고 그다음에 숫자, 숫자 정보도 거의 대등하게 쓰시고 그다음에 아까 말씀드렸던 감각 지각적인 과정도 많이 가지고 계시는데 물론 그 토론에서 약간 사족이겠지만 두 분보다는 조금 덜 긴장되고 조금 더 여유롭게 하실 있는 그런 상황이라서 이렇게 됐을 수 있었겠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 연습을 많이 하셨구나. 연습을 많이 하셔서 향상되셨구나라는 걸 느낄 수 있었고요. 그다음에 또 재미있는 건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 이런 것과 관련된 것들이 다 나와요.

◇ 박재홍> 안철수 후보의 언어에?

◆ 김경일> 이전에 제가 분석했던 김동연 전 후보께서 하셨던 그런 표현들이 사실 이게 상당히 목소리만 달라진 것 같은 느낌 그런 느낌도 꽤 들어가고요. 모호하지 않고 분명한 표현이 많고 그다음에 이게 이재명 후보랑 같은 하나가 뭐냐 하면 인용 표현들이 많아요.

◇ 박재홍> 인용.

◆ 김경일> 인용과 타인 참조랑 좀 다릅니다. 인용은 뭐뭐에 의하면이라면 인용 표현이고요. 그다음에 그 사람이 그렇게 얘기했어요라고 하면 타인 참조입니다. 그런데 인용은 원래 기본적으로 이재명 후보 그다음에 심상정 후보 그다음에 안철수 후보 다 어느 정도 하셨고 김동연 후보도 많이 하셨는데 인용이 눈에 띄게 늘어났죠.

◇ 박재홍> 안철수 후보가.

◆ 김경일> 그러니까 공부를 많이 했다는 건 외람된 표현일 수 있겠지만.

◇ 박재홍> 준비를 많이 했다.

◆ 김경일> 그런데 또 다른 주목할 만한 특징은 뭐냐 하면 우리라는 단어를 거의 안 썼어요.

◇ 박재홍> 1인칭을 많이 쓰셨군요.

◆ 김경일> 그런데 이 특징은 지난번에도 나왔거든요. 그런데 더 떨어졌어요.

◇ 박재홍> 이번에도 그러셨는지 함께 들어보겠습니다.

◇ 박재홍> 1인칭 단수 사용 비중이 높았던 후보였는데 여전히 말씀 많이 하시는 것 같은데요. 제가, 저는, 제가.

◆ 김경일> 여기 약간 저는 개인적으로 옥에 티라고 조금...

◇ 박재홍> 안철수 후보의 언어 중에.

◆ 김경일> 굳이 평을 드리자면 이 저, 나 이런 표현이 좀 많아지면 특히 누군가와 대화할 때 그 사람에 비해서 많아지는데 적정하게 많아지는 게 아니라 지금 거의 2배 가까이 많아지는 경우도 있거든요. 거의 한 60~70% 정도 더 많으신데.

◇ 박재홍> 다른 후보들에 비해서?

◆ 김경일> 그러면 약간 적정 범위를 벗어나게 많이 사용되게 되면 외로워 보이는.

◆ 진중권> 약간 나르시시즘 같은.

◆ 김경일> 외로워 보이거나.

◇ 박재홍> 두 분이 굉장히 완곡하게 표현하고 계시는데.

◆ 김경일> 자기중심적으로 보이거나...

◇ 박재홍> 사업가로 성공을 크게 하셨잖아요. 그러니까 약간 자신에 대한 자신감도 많고 자존감도 크기 때문에 1인칭.

◆ 김경일> 물론 그것과 연관이 있다라고 하는 연구는 있죠. 그런데 이제 어쨌든 조금 더 강한 규모나 많은 넓은 세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의 언어라면 나 말고 다른 사람들 다 내 밑에 있을 때는 이건 굉장히 강한 언어죠. 그런데 내가 지금 그런 강한 거나 아니면 다수의 위치에 있지 않을 때는 계속해서 나, 나, 저, 저 이런 표현을 쓰게 되면 이 사람이 지금 소수구나라는 걸 느끼게 만들어줄 수 있는 언어가 될 수 있어요. 그러니까 조심할 필요가 있죠.

◆ 진중권> 약간 보면 정치 지도자 중에서도 특정 유형이잖아요. 그러니까 나는 비전을 갖고 있다. 나는 선각자다 일종의. 그러니까 많은 사람들이 보지 못하는 걸 나는 보고 있다라는 자신감이 굉장히 강할 때 이제 이렇게 얘기하는 거죠.

◆ 김성회> 그런데 실제로 사람들 귀에는 대통령에 보고하는 선임연구원의 말투로 들리더라고요. 그러니까 구체적으로 어떤 해결책이 있는 게 아니라 제가 말씀드렸잖습니까? 제가 이거 이거 이런 거 지적했는데 그때 왜 안 들었습니까? 쭉 끌어가는 리더십의 언어로는 좀...

◆ 김경일> 우리가 나와 줄 포인트에서 우리가 안 나와 주는 건 있죠. 저라는 단어가 너무 없으면 나라는 단어가 너무 없으면 허상처럼 느껴지는데 그거는 없는데 그건 없는데 우리가 한번 나와 줘야 된다. 왜냐하면 아우르고 그러니까 저는 이렇게 생각하지만 결국 그래서 우리는 이렇게 가야 됩니다라고 하는 이런 나와 우리 간의 적절한 조화가 있으면 조금 더 아, 이 사람이 주관이 있고 자기의 중심성도 잡고 있지만 좀 더 포괄적인 생각을 할 수 있구나 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는데 조금 그게 약간 옥에 티였나? 옥에 티가 아니었나 생각이 듭니다.

◇ 박재홍> 오늘 토론회에서 안철수 후보가 우리를 많이 쓰셨으면 좋겠네요. 유권자들이 좀 더 새롭게 느낄 수 있고.

◆ 김경일> 보실지 모르겠습니다.(웃음)

◆ 진중권> 보면 엘리트 코스를 밟아온 거잖아요. 윤석열이나 그다음에 안철수 후보 같은 경우에는 그럴 때는 굉장히 강한 에고가 있고 그게 표현이 되는 거고 반면 이재명 후보나 심상정 후보 같은 경우에는 정치적 지지를 얻기 위해서 항상 대중과 소통을 했어야 하고 그런 것들이 언어 습관으로 나타나는 것 같아요.

◇ 박재홍> 그리고 안철수 후보가 또 퀴즈를 많이 내셨어요. 그래서 윤석열 후보를 향해서 많이 내시고 이재명 후보한테도 많이 물어봤는데 그 부분 한번 준비되어 있는 거 볼까요?

◇ 박재홍> 질문이 굉장히 날카로워요, 간결하고. 저는 질문은 굉장히 잘하신다고 봅니다.

◆ 김경일> 그래서 퀴즈 토론...

◇ 박재홍> 이런 건 국민들에게 좀 어떤 인상을 주게 될까요? 상대 후보에게 날카로운 질문을 해서 답을 끌어내는 거.

◆ 김경일> 이 질문이라고 하는 게 우리 문화에서 제일 취약한 부분이 우리가 질문을 어떻게 하느냐가 사실 우리의 언어나 우리 문화에서 좀 많이 적잖아요. 그래서 질문을 하는 모습으로부터 많은 걸 느끼는 건 분명합니다. 굉장히 몰아붙인다는 느낌부터 진짜 방금 전에 말씀하신 것처럼 저 질문 신선하다. 해서 좋은 질문을 하는 건 정말 중요하기는 한데요. 중요하긴 한데 질문을 할 때 표현이 어미가 끝날 때 말이 종결될 때 일반적으로 조금 질문을 할 때 까와 요, 그렇지 않나요, 그렇지 않습니까? 그렇죠 뭐 아무튼 다양한 표현들을 하면서 질문에 약간 흐름을 타는 표현이 있는데 질문을 하실 때 표현이 조금 단편적이시죠. 좀 단편적이세요.

그건 이게 뭐냐 하면 질문을 통해서 듣는다는 느낌보다는 질문의 언어를 들어야 되거든요. 그런데 그 질문을 해서 계속 까까까까 뭐 냐냐냐 이렇게 가면 이렇게 하면 듣는 다는 느낌을 주지 않는 느낌을 주죠.

◆ 김성회> 주관식으로 문장 단위의 정답을 정해 놓고 질문을 하시는 교수님의 말을 듣는 느낌이에요.

◆ 진중권> 이게 보면 궁금해서 물어보는 게 아니거든요. 저 사람이 어떻게 대답할지 알고 있고 거기에 대해서 나는 대답이 준비돼 있다는 거예요. 딱딱딱딱 하니까 그러니까 결국은 너는 모른다. 그런데 나는 안다. 그래서 항상 마지막에 질문한 다음에 이렇게 하는 거죠. 그다음에 저는 뭐뭐라고 생각합니다라고 하면서 얘기를 푼단 말이죠. 그러니까 어법이 그런 것 같아요, 이분은.

◆ 김성회> 그런데 문제는 듣는 유권자들 입장에서는 정답이 하나가 아닐 텐데 저것만 정답이라고 할 수 있나 하는 의아한 마음이 한편으로 들겠다 이런 생각도 좀 듭니다.

◇ 박재홍> 질문을 많이 하시는 분이 또 심상정 후보신데 자연스럽게 심상정 후보 언어 분석을 보겠습니다. 전반적으로 짧게 평을 해 주시고 심상정 후보 클립을 보도록 하죠. 심상정 후보의 언어 특징 어떻습니까?

◆ 김경일> 화려하죠.

◇ 박재홍> 화려합니까? 화려하군요.

◆ 김경일> 그런데 이제 말이 조금 오히려 저는 약간 첫 번째 토론, 초기 토론보다는 이후로 가면서 약간 조금 이렇게 좀 평이하게 가시려고 하는 느낌을 받았는데.

◇ 박재홍> 심상정 후보께서.

◆ 김경일> 네. 그러니까 그런 거 있지 않습니까? 쭉 동떨어진 언어라기보다는 나머지 다른 세 분의 언어 안으로 들어간다는 느낌이 드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까 말씀드렸던 왜 안철수 후보 표현에서 나왔던 이런 감각을 표현한다든가 구체적으로 모호하지 않게 분명한 표현을 쓴다거나 이런 데서는 다른 세 분이 배우셔야 될 정도로 굉장히 좋은 그런 측면들이 있죠. 그런데 그것을 제외한다면 명사, 동사 그다음에 부사 예전에 제가 부사는 굉장히 독특한 심상정 후보께서 가지고 있는 특징이라고. 그래서 그때 왜 우리 진중권 작가님이 운동권, 확실하게 가열차게. 그런데 그 부사가 좀 줄었어요.

◇ 박재홍> 그래요?

◆ 김경일> 확연히 줄었어요. 그래서 톤에 비해서 언어가 좀 거칠어진 부분을 오히려 좀 줄인 거 같은 느낌이 자꾸 들어서. 어찌 보면 약간 아쉬워요, 저는.

◇ 박재홍> 한번 들어볼까요? 우리 심상정 후보의 관련 클립이 준비되어 있죠.

◇ 박재홍> 감각, 지각을 사용하는 구체적인 표현 분명한 표현이 많다 이렇게 분석을 해 주셨는데 부사는 저희 방송 프로그램의 분석을 들으시고 캠프에서 반영한 게 아닌가라는...

◆ 김경일> 그런가요?

◇ 박재홍> 저희들의 자기중심적인 분석을 해 봅니다마는. 교수님.

◆ 김성회> 저희라는 표현을 쓰시는군요.

◇ 박재홍> 아, 제가. 우리가 아니고.

◆ 김경일> 그걸 또 안 놓치셨네요. 심상정 후보께서 쓰시는 건데 그런데 또 재미있는 건 부사가 줄어드는 대신 형용사가 늘어났어요.

◇ 박재홍> 형용사가.

◆ 김경일> 그러니까 우리가 형용사는 부사와 사실 또 비슷한 기능이 있죠. 강약 조절을 하는데 그걸 갖다가 예를 들어서 예쁜, 아름다운 이건 좀 다르죠. 그리고 고통스러운과 가슴 아픈이 좀 다르죠. 그러니까 차원은 비슷한데 그 안에서 약간 다른 감정들을 표현하는 게 있는데 심상정 후보의 언어가 기본적으로 부사가 줄면 형용사가 늘고요. 형용사가 줄면 부사가 늘어서 어쨌든 기본적으로 화려합니다. 말이 그리고 좀 굉장히 듣고 싶은 언어.

◇ 박재홍> 잘 들리죠?

◆ 김경일> 잘 들리죠. 좋은 발음도 저는 발음 전문가는 아니지만 꽤 많은, 꽤 많은 발음과 더불어서 분명한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데 유리하시죠. 유리합니다. 또 재미있는 특징은 뭐냐 하면 하나만 더 덧붙이자면 다른 후보들은 연설, 인터뷰, 토론 이런 데서 자기 화법이 그대로 갑니다. 그대로 가는데 심상정 후보께서는 연설, 토론 다 달라요. 조금씩 다릅니다. 조금씩 달라서 비율에 미세조정이 있는데 이 상황에 대해서 좀 맞춰서 얘기하시는 게 가장 변화가 있죠.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후보들에 비해서 특징적으로 많이 사용하는 뭔가가 있다. 이건 그렇게까지 지난번처럼 뚜렷하지는 않아요.

◇ 박재홍> 저는 심상정 후보가 방송 진행하셔도 굉장히 잘하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 진중권> 지식인 층이 노동현장에 가는 거잖아요. 이중언어를 사용하고 상당히 논리적이고 서민적인 언어 표현을 하실 수 있고 그다음에 딱 보게 되면 상당히 어떻게 보면 기분 나쁠 수 있는데 자기가 윤리적 우위에 있다라는 거거든요, 이게. 바로바로 지적을 하고 그래서 서민들한테는 통쾌감을 주지만 당하는 사람들한테는 건방지다라는 느낌도 좀 들 수 있거든요.

◇ 박재홍> 파*님이 저라면 잘못 질문하면 혼날까 봐 심 후보에게 질문 못 할 것 같습니다. 아***님은 그래도 토론 잘하는 심상정 후보가 있어서 토론회 볼 맛이 난다 이렇게 말씀해 주셨네요.

◆ 김경일> 심상정 후보께서 하시는 질문은 어떤 질문은 상대방한테 굉장히.

◇ 박재홍> 세게, 폐부를 찌르는.

◆ 김경일> 소위 말하는 압박감을 주는 질문도 하지만 어떻게 보면 상대방을 똑똑하게 만드는 질문도 하세요. 아주 명확하게 아, 당신이 얘기해야 될 건 이거야. 본인도 잘 모르는 걸 끌어내주시는 그런 부분들이 느껴지거든요. 그래서 몇 가지 샘플을 봤더니 다른 후보들이 기본적으로 심상정 후보께서 하신 질문에 대답할 때는 아주 사면초가 같은 느낌을 받을 때도 있지만 결국은 그래서 자기 진짜 얘기를 꺼내거나 아니면 자기 생각을 잘 표현하게 만드는 그런 측면도 있습니다. 이건 사실 장점이죠. 장점입니다.

◇ 박재홍> 우리 교수님의 강의를 듣다 보니까 거의 끝날 시간이 돼서요. 한 30초 남았습니다. 오늘 저녁 마지막 토론회를 보실 유권자들 향해서 어떤 마음으로 편하게 보시라, 짧게 30초 말씀해 주시면?

◆ 김경일> 이 네 분 모두 감탄사가 많지 않습니다.

◇ 박재홍> 그렇군요.

◆ 김경일> 감탄사가 많지 않다는 건...

◆ 진중권> 아, 그렇구나.

◆ 김경일> 상대방 말을 조금 더 들어주시는. 이게 뭐냐 하면 아, 네, 그렇군요. 이런 얘기들이 너무 없어요. 그러니까 그게 사실은 공감이나 아니면 굳이 동의가 아니더라도 경청의 시그널은 되거든요. 경청의 시그널은 되는데 이런 좀 감탄사들은 좀 너무 아끼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 박재홍> 알겠습니다. 오늘 한판클라스는 여기까지. 아주대 심리학과 김경일 교수였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경일>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