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한판승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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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한판승부> FM 98.1 (18:25~20:00)
■ 진행 : 박재홍 아나운서
■ 패널 : 진중권 작가, 김성회 소장
■ 대담 : 이욱연 서강대 중국문화학과 교수
◇ 박재홍> 한판승부가 자랑하는 금요일 2부 한판클라스 오늘 주제는 중국입니다. 베이징 동계올림픽 편파판정 논란 때문에 주목받고 있습니다만 요즘 몇 년 사이 ‘반중 정서’가 굉장히 눈에 띄게 늘었죠. 예전 세대에선 중국이 삼국지, 홍콩 영화. 무협지로 상징이 되면 요새는 사드, 미세먼지, 동북공정, 홍콩 시위 이런 게 중국 관련 검색어가 되고 있는데요. 2022년 지금의 중국, 현대 중국 얘기를 해 보겠습니다. 오늘 모신 분 서강대학교 중국문화학과의 이욱연 교수입니다. 교수님, 어서 오십시오.
◆ 이욱연> 반갑습니다.
◇ 박재홍> 우리 진중권 작가님과 김성회 소장님도 인사 나누십시오.
◆ 진중권> 안녕하십니까.
◆ 김성회> 안녕하세요.
◇ 박재홍> 이제 베이징 올림픽 끝을 향해 가고 있는데요. 지금 이 시점에서 우리는 왜 현대 중국 얘기를 해야 할까요? 그 질문부터 해 보고 싶습니다.
◆ 이욱연> 한국 사람들한테 익숙한 중국은 삼국지의 중국이라든가 공자의 중국, 그러니까 고대 중국이 제일 많죠.
◇ 박재홍> 고대 중국.
◆ 이욱연> 그런데 고대 중국에는 현대 중국이 들어 있지 않죠. 그런데 현대 중국에는 고대 중국이 스며들어 있죠. 그러니까 우리가 현대 중국을 통해서 현대 중국을 이해하기 위해서 고대 중국을 이해하는. 그러니까 우리가 역사를 이해하는 게 현대부터 들어가서 이게 현대를 잘 알기 위해서, 우리가 살고 있는, 동시대를 살고 있는 현대 중국을 잘 알기 위해서 고대로 가야 되는데 우리는 거꾸로 돼 있었던 거죠.
◇ 박재홍> 깊은 이해 없이 피상적으로만.
◆ 이욱연> 고대 중국은 잘 아는데 정작 우리하고 같이 호흡하고 같이 교류하고 같이 사는 오늘의 중국은 잘 모르는 거죠.
◇ 박재홍> 그렇군요. 중국은 저희가 사회주의 국가로 다 알고 있지 않습니까?
◆ 이욱연> 그렇죠.
◇ 박재홍>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즘 중국, 돈이면 다 된다. 오히려 자본주의보다 돈을 더 좋아하는 것 같다 이런 얘기를 하는데 이런 진단 동의하십니까?
◆ 이욱연> 지금 말씀하신 게 우리가 중국을 보는 어떤 편견이라든가 잘못 이해하는 부분이 있는데 사실 우리는 시진핑의 중국만 봐요. 사회주의 타이틀만 보죠. 그런데 중국 안에서 돌아가는 건 자본주의 중국이거든요. 그러니까 실제 삶이 돌아가는 거는 굉장히 미국스럽고 굉장히 자본주의스럽죠.
◇ 박재홍> 전자결제 시스템이 우리보다 더 잘 돼 있더라고요.
◆ 이욱연> 더 잘 돼 있죠. 그리고 저는 그런 얘기를 하는데 중국하고 우리하고 비교를 하면 우리는 정치는 민주화되어 있는데 사회하고 가정은 민주화되어 있지 않아요. 덜 돼 있다. 그런데 중국은 정치는 민주화되어 있지가 않아요. 그런데 사회와 가정, 직장은 우리보다 훨씬 더 민주화돼 있습니다.
◆ 진중권> 그렇습니까?
◇ 박재홍> 이를테면 어떤 게 있을까요?
◆ 이욱연> 예를 들어서 직장 안에서 상하 관계라든가 그 다음에 가정에서 남녀 관계라든가 또는 가장의 가부장적 권위라든가 이게 중국이 훨씬 낫죠, 우리보다는. 우리도 많이 달라지기는 했죠. 그런데 중국하고 비교하면 아직도 우리가 좀 더 민주화된 측면을 가야 될 부분 또는 수평적으로 가야 될 부분이 있죠.
◆ 진중권> 옛날에 중국 유학생 집에 초대를 받아 갔는데 남자가 요리하고 있고 여자는 손님들하고 막 잡담하면서 타박하고. 뭐 하는 거야, 빨리 안 갖고 오고, 먹으면서는 이걸 맛을 양념을 잘못했느니 막 타박하고(웃음)
◆ 이욱연> 저도 그렇게 생각하는 게 저도 가정 일을 도와주거나 이럴 때는 도와준다는 생각이거든요. 이게 사실은 내가 마땅히 해야 될 일이 아니라 이게 가정 일을 도와준다는 생각들을 가지고 있는데 중국은 당연히 자기가 하는 거다 이렇게 생각하는 거죠.
◇ 박재홍> 디폴트.
◆ 김성회> 그러니까 이게 미국에서도. 미국에서 한국 처자들 기준인 겁니다. 가장 결혼하기 좋은 배우자 상대로 ABC라고 해요. 아메리칸 본 차이니스. 그러니까 영어를 할 수 있는 중국의 문화를 배운 아시안이. 그러니까 일도 열심히 하고 집에 오면 집안일도 자기 일처럼 하고 굉장히 남녀평등이 잘 구현돼 있다는 얘기를 하는데 그게 저는 미국에서만 국한된 이야기인 줄 알았는데 중국 사회 전반도 이미 그렇게 되어 있다는 점에서는 오히려 우리가 좀 더 부족하다는 말씀이신 거죠?
◆ 이욱연> 그렇죠. 그러니까 우리가 중국을 이해할 때 언론에서 보는 건 시진핑 연설 그 다음에 공산당이 어쨌니, 또는 부패 이런 것만 있지 일상적으로 접촉할 기회가 많지 않죠.
◆ 진중권> 갑질 같은 건 어떻습니까?
◆ 이욱연> 물론 있죠. 그런데 직장문화가 우리처럼 연공서열에 의해서, 나이에 의해서 이렇게 수직적으로 규율되는 이런 부분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거죠. 우리가 중국 보는 거는 다 공산당 뉴스를 통해서 보는 거죠. 그리고 대한민국의 적어도 제가 보기에는 20%의 리더들은 미국에 살아본 경험들이 있어요.
◇ 박재홍> 유학을 하고.
◆ 이욱연> 유학을 했든 단기든. 그리고 우리나라 공무원의 고위 공무원들 상당수는 미국 경험을 가지고 있습니다. 체류 경험을.
◇ 박재홍> 연수 프로그램을 통해서.
◆ 이욱연> 그렇죠. 그런데 중국 경험이 없어요. 중국을 일상적으로 이해하거나 그러니까 친구처럼 대해 본다든가. 생활 속에서 중국을 이해해 본 경험이 없죠. 이게 큰 문제에요.
◇ 박재홍> 그래서 어떠한 중국에 대한 정서가 잘못되고 오히려 좀 그게 편중될 수 있다는 거고.
◆ 이욱연> 그렇죠. 그러니까 G2 시대에 우리가 어떻게 대응하는 게 우리 짧게는 50년. 저는 길게 100년이라고 봐요. 가장 중요한 우리나라의 외교정책이자 우리나라의 국운을 좌우할 수 있는 중요한 이슈인데 그러기 위해서는 싫든 좋든 중국을 이해해야 되는데 대한민국의 많은 정책 결정을 하던, 정치를 이끌어가던 경제 부분에 있던 사람들이 중국을 이해하는 게 굉장히 피상적인 거예요.
◇ 박재홍> 그리고 너무 이해가 피상적이다 보니까 중국을 근거 없이 가장 무시하는 게 또 우리나라거든요.
◆ 이욱연> 그렇죠.
◇ 박재홍> 되게 많이 하는데.
◆ 이욱연> 중국인들도 아주 고약한 게 한국 무시하거든요. 그리고 우월감 가지고 있거든요?
◇ 박재홍> 그런가요?
◆ 이욱연> 그런데 우리도 그래요.
◇ 박재홍> 반중 정서.
◆ 이욱연> 우리도 그러니까 명나라에서 청나라로 바뀐 뒤부터 떼놈이라는 말이 나왔고 그다음에 무시하죠. 명나라는 엄청 우리가 사대를 했지 않습니까? 그런데 청나라는 만주족들, 오랑캐 나라라고 그랬죠.
◇ 박재홍> 한족이었고.
◆ 이욱연> 여진족. 그러니까 근본 없는 오랑캐들이라는 거죠. 그래서 그 때부터 무시했죠. 그리고 근대에 들어오면서부터 일본이 중국을 침략하기 위해서 군대에서 정훈교육을 해요.
◇ 박재홍> 정훈교육.
◆ 이욱연> 정훈교육을 하는데 그래야 중국 가서 중국인들을 학살하고 그야말로 도덕적인 부채감을 느끼지 않고. 그러기 위해서 중국이 얼마나 더럽고 그야말로 문제가 있고 목욕 안 하고 시끄럽고 이런 사람인지를 교육하죠.
◆ 진중권> 이른바 미개 문명이다 이렇게 이제 한 거죠.
◆ 이욱연> 그렇죠. 제국주의의 아주 전형적인.
◆ 진중권> 전형적인 논리죠.
◆ 이욱연> 식민지배 논리를 교육시키죠. 이 논리가 우리한테 들어와요. 우리가 가지고 있는 많은 중국에 갖는 이미지는 그때부터 생겼어요. 그래서 박완서 님의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먹었을까> 그 소설에 보면 그런 거 나와요. 그게 자전적 소설이잖아요. 그런데 그런단 말이에요. 욕하는데 친구들끼리 욕할 때 저 짱깨 같은 누구라고 친구를 욕하면 가장 심한 욕이 되는 겁니다. 그때부터 우리나라의 중국에 관한 이미지가 일본을 경유해서 형성됐던 거죠.
◇ 박재홍> 그렇군요.
◆ 진중권> 반중 정서를 이해하려면 중국 사회의 소분홍(小粉紅·샤오펀훙)에 대한 이해가 중요하다고 하는데. 샤오펀홍?
◆ 이욱연> 중국어로 읽으면 그렇죠.
◆ 진중권> 이게 우리나라의 오유나 일베나 이런 사람들 같은 건가요?
◆ 이욱연> 제가 이거를 일베하고 비슷하다고 그랬다가 아주...
◇ 박재홍> 중국 측의 공격을 받았습니까?
◆ 이욱연> 우리나라 네티즌들이 어떻게 그 사람들하고 우리를 비교하느냐 그럴 텐데. 사실 비슷합니다. 그러니까 극단적인 애국주의죠. 아주...
◇ 박재홍> 이를테면 어떻습니까? 소분홍들.
◆ 이욱연> 그러니까 중국에 대한 절대적인 지지 그리고 아주 배타적인 외국에 대한 정서 이런 측면에서는 비슷하죠.
◇ 박재홍> 근본주의적 중화주의 이렇게...
◆ 진중권> 그러니까 이렇게 빠지는 사람들이 어떤 현실에서. 대부분 그런 거잖아요. 분노, 좌절 이런 것들을 현실에서 해결할 수 없을 때 가상에 적을 두고 자기를 국가랑 동일시하는 가운데에 그로써만 자기 자존감을 찾을 수 있는 사람들이잖아요. 그런데 이 경우에도 그런가요?
◆ 이욱연> 지금 네티즌 민족주의가 사실 중국에만 있는 게 아니고 우리도 있고 그 다음 일본도 있고 그렇죠. 그런데 배경을 보면 좀 다른 점이 있어요. 지금 말씀하신 게 일반적인 상황이죠. 그런데 중국은 우리는 그러니까 현실에 대한 불만을 어떤 배타적인 외국에 대한 감정들 그 다음에 무조건적인 자기 정치 세력, 이렇게 푸는데 중국은 어떻게 보면 좀 고양된 자기 나라에 대한 자부심. 이 차원에서 네티즌 민족주의가 나오는 거니까 달라요. 예전에는 그런 생각이 있었어요. 중국의 현실에 대해 어떤 부정적인 취업이 안 되고 그러니까 외국을 공격하는 것도 있었는데 최근에는 우리나라 이렇게 좋은데 우리나라가 미국하고 맞설 정도로 성장했는데 너희들은 왜 우리 공산당을, 우리나라를 그렇게 비판하느냐. 우리나라 이렇게 좋다. 사는 것도 이렇게 좋아졌고 우리 집 경제 수준도 이렇게 좋아졌다. 이러한 자부심 차원에서 외국을 공격하는 게 생긴 거죠.
◇ 박재홍> 팬덤의 대상이 국가, 중국이 되는 겁니까? 너무 사랑해요, 우리나라를?
◆ 이욱연> 그렇죠. 예전에는 젊은 중국인들의 팬, 아이돌은 한류 스타였거든요. 그런데 아이돌 자리에 중국이라는 나라를 둔 거죠.
◆ 진중권> 그러니까 약간 다른 게 우리 같은 경우에는 또 일본 같은 경우에는 상대 국가를 적대시하는 가운데 그게 나오는데 이들 같은 경우는 워낙 국가를 숭앙하다 보니까 국가에 대한 비판을 못 참는.
◆ 이욱연> 그렇죠. 자기 나라에 대한 자부심이 굉장히 강한 상태에서 상대국을 비판하는 거죠.
◇ 박재홍> 그게 교육의 영향입니까? 시진핑의 교육의 영향?
◆ 이욱연> 이렇게 중국을 아이돌 오빠처럼 하는 거는 교육 영향도 있어요. 그러니까 89년에 천안문 사태가 나오고 나서 중국 정부가 청소년들에게 애국주의를 강조합니다. 그러니까 사회주의를 안 믿거든. 그러니까 애국주의를 거기다가 집어넣은 거죠. 그래서 최근 시진핑 시대에 들어와서는 사회주의 새로운 인간을 만들겠다는 교육정책의 목표를 설정합니다. 그래서 애국주의로 무장된 중국몽에 동원되는.
◇ 박재홍> 중국몽.
◆ 이욱연> 중국의 꿈을 실천하고 그렇긴 한데 그런데 이렇게 보면 저 사람들이 그야말로 사회적인 이데올로기에 그냥 세뇌되어서 한다. 이렇게만 보면 전면적으로 본 게 아니죠. 자발적인 요소가 굉장히 큽니다. 그러니까.
◇ 박재홍> 나라의 체제를 뛰어넘어서 우리나라 자체를 너무너무 좋아한다?
◆ 이욱연> 내가 보기에는 우리 집이 이렇게 좋아. 그리고 우리 아빠, 엄마 나를 위해서 이렇게 하고 있어. 그리고 우리가 이렇게 잘 살게 됐어. 그런데 왜 너희 나라들은 우리를 이렇게 쪼개려고 그러고 우리 집을 망치려고 그러고 우리 아빠, 엄마 욕하느냐? 내가 우리 엄마, 아빠 지켜야 되겠다. 우리 집 지켜야 되겠다. 이런 마음이 생긴 거죠. 그래서 어떤 경우는 우산을 들고서 우리 중국을 지켜주겠다. 이런 밈이 유행을 하죠.
◇ 박재홍> 우산을 들고 중국을 지켜주겠다.
◆ 진중권> 사실 외국에 나가서 어학 같은 데 다녀봤는데 각국에서 온 사람들이 있잖아요. 대부분 다 전 인류의 스포츠가 자기 나라 정부 비판하는 거잖아요. 다 비판하는데 유일한 예외가 중국 사람들이었던 것 같아요. 한 번도 자기 나라 정부, 공산당을 욕하는 사람을 본 적이 없어요.
◇ 박재홍> 본토에서 온 분들. 중국 본토에서 공부하고 오신 분들.
◆ 진중권> 중국 본토에서.
◆ 이욱연> 그러니까 요새 우리가 혐중, 반중이 굉장히 세지면서 극단적으로는 중국이 쪼개졌으면 좋겠다, 여러 개로 좀.
◆ 진중권> 유럽처럼.
◆ 이욱연> 그랬으면 좋겠다고 하는데 그 가능성이 없다는 증거 중의 하나는 중국인들이 자국 정부를 믿는 신뢰도를 조사하면 90%까지 나와요.
◆ 진중권> 그러니까요. 놀랐어요.
◆ 이욱연> 그럼 이게 예를 들어서 사회주의 체육관에서 선거하듯이 그렇게 조사한 게 아니냐. 이게 아니라 미국 케네디 스쿨에서 조사한 겁니다. 미국에서 매번 이렇게 조사를 하거든요. 사회주의 정부에서도 국가적인 신뢰, 국가에 대한 신뢰도가 낮은 경우가 있고 우리는 한 30% 나와요. 그러니까 이렇게 보자면 중국인들이 지금 자국 정부를 신뢰하는 게 내가 지켜야 되겠다, 이렇게 생각하는 게 우리 생각하고 다른 거죠.
◇ 박재홍> 그만큼 삶이 나아지고 있고 불편함을 느끼지 못할 정도의 만족도가 있기 때문에 실제로 그런 겁니까? 아니면 그거를 불만을 불만이라고 못 느끼게 하는 시스템적으로 뭐랄까요, 세뇌되거나 학습되거나 그래서 비판할 수 있는 여지도 없게 되는 이러한, 뉴스를 통제한다거나 이런 방식으로 학습되는 건가요?
◆ 이욱연> 그렇죠. 뉴스 통제라든가 사상적인 통제가 있죠. 그런데 우리가 중국을 볼 때 한 가지 착각하면 안 되는 게 물론 저도 중국 위챗을 쓰든가 그러면 중국 친구가 보내준 게 가끔 잘려요. 그래서 분명히 보냈다고 그러는데 접근 금지 또는 삭제됐습니다 이런 게 나와요. 그런데 우리가 그런 통제나 억압을 박정희 시대 유신 시대나 또는 전두환 시대처럼 생각하면 안 돼요. 그러니까 사실은 중국 원래 체제라는 게 중국의 전제 체제. 이건 황제가 무한 권력을 갖죠. 그런데 황제한테 욕하지 마, 비난하지 마. 그리고 나머지는 자유롭게 해. 이런 시스템이 중국의 전제 시스템이에요. 그러니까 중국 공산당 욕하지 말고 중국 공산당 물러가라는 거 하지 말고 그 다음에 시진핑 욕하지 말고, 다만 돈은 버는데 다른 거는 무한 자유를 주는 거죠. 이게 중국적인 원리예요. 그러니까 독재 시스템이라고 하지 않고 전제라는 용어, 중국적인 용어를 쓰는 게 바로 이런 겁니다.
◆ 김성회> 방금 그 말씀 들으니까 탈북자 출신으로 한국에서 일간지 기자가 시험 봐서 되셨던 주 기자님이라는 분이 하셨던 증언이 그대로 생각이 나는데 북한도 마찬가지라는 거예요. 그러니까 한국 사회가 훨씬 더 억압 사회라는 게 거기는 원톱인 그분 욕만 안 하면 직장에서 사장한테도 삿대질하고 욕을 할 수 있다는 거죠. 그 관계에서는 주종이 없고 오로지 이 얘기만 안 하면 된다, 김정은 이야기만 안 하면.
◇ 박재홍> 위원장만 욕 안 하면 된다.
◆ 김성회> 그 외에서는 이 직장 잘리면 다른 직장 옮기면 되는 거고 그 안에서 그런 시스템이 있기 때문에 지금 말씀하신 거랑 비슷하게 들리거든요. 그래서 너희들은 우리가 자유가 없다고 생각했겠지만 내가 보기에는 매 일상에서 직장 상사의 눈치를 봐야 되는 한국 사람들이 자유가 없는 것처럼 보인다.
◆ 이욱연> 그러니까 우리가 일상에서 느끼는, 가정에서 느끼는 이런 사회적으로 직장에서 느끼는 억압이 굉장히 강도가 세요.
◇ 박재홍> 부장님이 굉장히 무섭잖아요, 한국 사회는. 국장도 무섭고.
◆ 이욱연> 우리는 사실 제가 자꾸 얘기하는데 정치적 민주화라는 것만으로 우리 사회를 너무 착각해요. 그러니까 민주화라는 것에 무슨 신적인 어떤 믿음과 환상이 있어서 이 착각을 하는데 중국은 오히려 일상에서는 못 느껴요. 그러니까 그게 사실은 이게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이 있어요. 부정적인 측면은 정치적 억압에 대한 저항이 상대적으로 약해지죠, 이게. 정치적 억압에서 기원하는 것을 따지지 않고 그냥 무관심한 거예요.
◆ 진중권> 대개는 그게 자기 일상에 느끼는 억압들을 참을 수 없게 됐을 때 그게 표출하다가 정치권력과 부딪히면서 정치적인 억압에 대한 저항으로 나가는 건데 애초에 출발할 지점이 없는 거네요, 사실 그러니까.
◆ 이욱연> 예전에 박정희 시대나 전두환 시대에는 우리가 일상에서 또 나날이 삶에서 억압을 느끼고 폭압을 느꼈잖아요. 그런데 그런 측면에서 보면 중국 공산당이 억압을 하죠. 언론도 탄압하죠. 그랬는데 그 억압이 다른 방식으로 작동한다라는 거.
◇ 박재홍> 보면 유명한 영화배우라든가 혹은 알리바바 창업자라든가 굉장히 세계적으로 유명하던 분들이 시진핑을 비판한다든가.
◆ 진중권> 말 한마디 잘못했다가.
◇ 박재홍> 말 한마디 잘못하면 사라지잖아요. 그러니까 그런 시스템에서 중국 사람 전체들은 크게 문제의식이 없는 겁니까, 그러면?
◆ 이욱연> 그러니까 마윈이 사라졌을 때 우리가 보는 거하고 중국인들이 보는 게 다른 거죠. 그러니까 우리는 저게 봐라, 아무리 큰 기업이라도 시진핑한테 대들고 공산당에 대들면 결국은 사라진다,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저게 바로 사회주의 시스템의 전형이다. 그래서 중국은 경제가 오래가지 못한다. 그런 측면이 있죠. 그런데 중국에서는 뭐라 그러냐면 이게 생산요소가 예를 들어 토지 노동 이 차원이 아니라 이제는 데이터가 생산요소가 됐단 말이에요. 그러면 마윈을 잡아가는 거는 데이터의 문제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누가 소유할 것인가. 개인이 소유할 것인가, 국가가 소유할 것인가. 이런 차원에서 본단 말이에요. 그러면 마윈을 눌러야 되는 거 아니냐. 이렇게 해서 마윈을 보는 중국인들의 관점이란 말이에요. 우리가 중국을 볼 때 우리가 우리 식으로 해석할 수 없는 많은 여지들이 생각나는 거고 그 여지에서 중국인들이 중국 공산당을 지지하는 거예요.
◇ 박재홍> 이런 가운데 한국에 대해서 적대적 인식을 갖는 상황이 있지 않습니까, 중국 사람들도. 그 이유는 뭡니까, 그러면? K 영향력이 세지는 것에 대한 반감 이런 건가요?
◆ 이욱연> 수교 올해가 30주년이 됐지 않습니까?
◇ 박재홍> 한중.
◆ 이욱연> 수교 이후에 계속 좋았죠. 중국인들의 한국에 대한 생각이 굉장히 좋았죠. 지금도 전체적으로 보면 우리나라 해외문화홍보원에서 매년 조사를 합니다. 그런데 선호도, 그러니까 긍정적인 반응이 한 70% 나와요, 전체적으로 보자면. 70%의 중국인들이 한국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거죠. 정반대죠. 우리는 70%가 부정적이에요. 그런데 지금 문제는 10대, 20대가 좀 부정적으로 보는 게 늘어났고.
◇ 박재홍> 중국에 대해서?
◆ 이욱연> 그러니까 중국인들이 한국을.
◇ 박재홍> 한국을?
◆ 이욱연> 이 사람들 비율이 높아요. 언제부터 갈렸냐? 2016년 사드 때부터. 사드가 굉장히 큰 전환점이 된 거죠. 그전에 사드 전에 2015년이 한중관계에서 가장 최고점에 이르렀어요, 좋았어요. 그때 박근혜 대통령의 책이 중국에서 두 권이나 베스트셀러가 됐어요. 일반 서점에서 베스트셀러가 된 게 아니라 중국 지식인들이 가장 애호하는 책 10개 중에 2개가 박근혜 대통령 책이었어요. 그런데 사드로 급전직하한 거죠. 사드로 인해서 중국인들이 결국 한국은 미국 편이다. 그리고 지금 무역흑자를 우리가 거의 80%를 중국에서 내거든요. 우리나라 전체...
◇ 박재홍> 수출을 중국이 많이 하니까.
◆ 이욱연> 우리나라가 전체 흑자를 본 것 중에 작년도 통계로 보자면 한 80%가 중국에서 나옵니다. 그런데 중국인들도 알죠. 돈은 많이 벌어가는데 결국은 미국 편에 서서 중국을 압박하고 해체하려고 한다, 이렇게 생각하는 겁니다.
◇ 박재홍> 그런데 중국의 10대, 20대가 그 사드 때문에 우리를 싫어한다면 결국에 중국의 어떤 뉴스나 관영 통신의 영향을 받아서 그게 확대 재생산돼서 혐한으로 이어진 이런 과정을 거친 겁니까?
◆ 이욱연> 중국인들이 한국을 부정적으로 보는데 관방 언론의 영향이 굉장히 큽니다. 그리고 중국 언론 중에 중국은 사실 다 관방이에요. 관방이기는 한데 몇몇 언론들은, 특히 우리나라 언론에서 많이 인용 보도를 하는 환구시보, 글로벌 타임즈. 이 언론은 굉장히 자극적이에요. 그리고 거기는 좀 고과 시스템이 독특해서 그렇게 클릭 수가 늘어나면 인센티브를 더 줘요. 그러니까 아주 자극적인 기사를 써요. 그러니까 그 언론들이 계속해서 퍼지죠. 그런데 또 우리나라에서는 그 언론을 주로 받아요.
◆ 진중권> 주로 인용하죠.
◆ 이욱연> 특이한 게요. 일본 언론은 환구시보를 잘 인용하지 않아요, 중국 보도할 때. 예를 들어서 가장 고급 중국 정보라면 인민일보 있죠. 우리나라 언론에서 인민일보를 인용 보도한 보도가 거의 없어요.
◆ 진중권> 우리나라도 마찬가지거든요. 환구시보를 인용해야지 클릭 수가 올라가거든요.
◆ 이욱연> 그렇죠. 기자들이 그래요. 거기에서 가져와야 자극적인 말하자면 양념이 잘 돼 있는 겁니다. 그러니까 이게 중국의 극단적인 애국주의 언론하고 우리나라의 혐중 상업주의 언론이 사실은 동업관계.
◇ 박재홍> 그렇군요. 그게 오히려 시너지가 나서 중국의 10대, 20대. 우리 대한민국의 10대, 20대도 서로 혐한, 혐중 정서를 이용해서 장사를 하다 보니까 그게 시너지가 나서 지금 반중 정서도 좀 더 과잉 대표된 경우도 있다, 이렇게 해석할 수 있을까요?
◆ 이욱연> 그렇죠. 지금 중국에서 혐한 있죠. 굉장히 있죠. 그런데 우리나라 중국 관련 최근 보도를 보면 중국 네티즌들이라고 해서 굉장히 많이 보도하죠. 그런데 중국 네티즌이 9억이거든요.
◆ 진중권> 그중의 하나인데.
◆ 이욱연> 그러면 온갖 이상한 소리도 많을 테고. 그런데 우리가 보도하기 좋은 내용들도 많고. 그런데 중국적인 분위기가 요즘은 굉장히 폐쇄적인 애국주의로 극단적인 경향이 있는 건 사실이에요. 그런데 그거를 좀 과잉 표현된 것만 우리가 너무 가져오는 측면이 분명히 있죠.
◆ 진중권> 일각에서는 지금 우리나라의 20대, 30대가 중국에 대해서 불만을 갖는 이유 중에 가장 중요한 게 이른바 동북공정이니 문화공정이니 이런 거거든요. 그런데 그런 게 정말 실체가 있는 건가요?
◆ 이욱연> 그게 저는 그렇게 생각하는데 중국 정부가 의도적으로 지금 어떤 공정 차원에서 하고 있지는 않아요. 고구려사 때는 정부가 조직적으로 했어요. 그런데 한복이나 이런 부분은 네티즌들이 시작한 거예요. 주로 한류 팬이었던 네티즌들이 시작을 한 거고 그 다음에 BTS의 경우에는 이건 중국 언론이 개입한 겁니다. 왜냐하면 그건 미중 문제였기 때문에. 그러니까 그거는 BTS 문제는 미국과 중국 사이의 갈등 문제여서 중국 언론이 나섰고 외교부도 멘트를 쳤죠, 중국 외교부도.
◆ 진중권> 무슨 일 때문에 멘트를 쳤죠?
◆ 이욱연> 그때 BTS가 한국전쟁 때 희생을 기억한다고...
◆ 진중권> 맞다, 맞다.
◆ 이욱연> 그러면 중국으로서는 그럼 우리는 뭐냐 이렇게 나왔던 거죠. 그래서 언론도 나왔고 중국 외교부도 반응을 했죠. 이거는 사안이 달라요. 그런데 한복 문제는 네티즌들에서 시작됐고 그 네티즌의 여론을 받아서 아까 얘기했던 환구시보가 또 극단적인 중국 정법이라든가 예를 들어서 조금 극단적인 언론을 웨이보라고 하는 중국판 트위터에 올렸죠. 그게 한국까지 파고들고 또 한국에서 반응이 이렇다고 하면 중국 언론이 또 보도하고 이러면서 증폭되는 경우죠.
◆ 김성회> 교수님, 한복 같은 경우에는 저도 그래서 여러 가지 자료들을 봤는데 예를 들어서 2008년 베이징올림픽 하계 올림픽 때 부채춤이랑 한복이 등장하는데 부채춤은 사실 1950년대 이후에 만들어진 거라 조선족 문화라고 할 수도 없고. 그걸 본 사람들이 이상하다고 생각했는데 사실 그때는 문제제기가 안 됐던 거고 지금 다시 부각이 되는 건데 이번에 동계올림픽 선전할 때 보니까 이번에 한복 입은 사람하고 상모 돌리는 사람이 나와서 중국 올림픽 선전하는 영상이 또 같이 나오더라고요. 이런 걸 보고 있으면 저거 왜 한복 왜 가져다가 중국이 우리를 속국이라고 생각하느냐라고 사람들이 열이 받게 되는 거 아닙니까?
◆ 이욱연> 중국이 아주 고약한 생각은 중국 사람들 대부분이 한국 문화의 모든 것 대부분은 다 중국에서 전해 줬다고 생각해요. 이게 아주 고약한 생각이죠.
◆ 진중권> 그런데 그거 우리나라 사람들도 또 일본에 대해서 그렇게 얘기를 하거든요. 일본의 대부분은 한국에서 왔다.
◆ 이욱연> 따지면 중국에서 가져온 것 많아요. 사실 문화에서는 기원이 더 중요한 건 아니잖아요. 그런데 그런 측면에서 뭐냐 하면 중국이 문화적 자신감이 없어요. 그래서 자꾸 그 부분을 강조한 부분이 있는데. 그런데 저는 이번에 개막식에서 나왔던 영상들, 상모 돌리는 영상들을 봤을 때 조금 과거하고 다른 점이 있다고 봤어요. 그러니까 중국이 국가적인 큰 행사가 있을 때마다 소수민족들 다 모아놓고 사진 찍고 그렇게 하거든요.
◆ 진중권> 다민족 국가니까.
◆ 이욱연> 그게 정치적인 어떤 선전술이죠. 그러니까 우리가 55개 민족이 화해롭게 잘 산다. 그러니까 너희들 자꾸 소수민족 분리시키려고 하지 마라. 이게 정치적인 선전을 하는 거죠. 그러니까 그런 선전은 어떤 이데올로기 선전은 계속 있어왔어요. 늘 그렇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저는 보면서 그러면 소수민족이 55개란 말이에요. 한족이 92%, 93%고. 그런데 늘 나오는데 55개 민족 중에서 조선족 문화에 대한 소개가 좀 많아요. 그게 조금 이번에 제가 개인적으로는 특이하게 봤던 거고. 그러면 왜 중국이 자꾸 그러냐. 중국도 지금 소수민족 문제가 위태롭지만 중국이 조선족 문제가 굉장히 불안해요. 우리는 조선족을 밀어내죠. 그렇죠? 우리 조선족 무시하잖아요. 다 무시하는데 중국 입장에서는 조선족과 연관된 모국이 바로 옆에 있단 말이에요. 그리고 조선족 사회가 거의 와해되다시피 한국으로 와버렸어요.
◆ 진중권> 그렇죠.
◆ 이욱연> 그러니까 중국은 이게 걱정인 겁니다. 그러니까 조선족 문화, 조선족 정체성을 자꾸 한족 안에 중국이라는 국가 정체성 안에 밀어넣으려고 하죠. 저는 그래서 예전보다 55개 소수민족의 문화를 골고루 다 보여준 게 아니라 조선족 문화가 많이 나오고 상모 돌리기도 나오고 길림, 연변이 더 많이 나온 게 예전하고 다른 것 같아요. 이거는 정치적인 의도가 있다고 봅니다.
◆ 김성회> 조선족을 자기 안으로 끌어들이려는 정치적 의도가 한국에 있는 사람들의 눈에는 저게 한국까지를 자기들 속국으로 생각하려고 하는구나란 굉장히 공격적인 태도로 받아들여졌다고 봐야겠네요.
◆ 이욱연> 그렇죠. 충분히 그럴 수 있죠.
◇ 박재홍> 김치도 자기들 거고 한복도 자기들 거고.
◆ 이욱연> 그런데 한푸라고 그러죠. 한나라 한 자를 써서 중국. 이게 물론 문헌에는 예전부터 있었어요, 한복이라는 말이. 원래 뜻으로 하면 한나라 때 복장이라는 뜻 아니겠어요? 그런데 이 말은 근현대로 오고 청나라로 오면서 없어졌단 말입니다. 그런데 이게 90년대 이후부터 살아납니다. 원래 중국의 전통복장 하면 뭐 떠오르세요?
◆ 진중권> 치파오.
◆ 이욱연> 그렇죠. 중국은 딱히 하나의 복장이 없고 청나라가 제일 최근에 소수민족이 다스렸던 나라니까.
◆ 진중권> 청나라 옷이잖아요.
◆ 이욱연> 그렇죠. 청나라 옷이잖아요. 그런 것들이 모여서 중국적인 걸 만드는 거죠. 그러니까 순수한 중국적인 거는 없어요. 한복과 치파오와 이런 것들이 다 만나서 중국 전통복장이 되는데 요즘 중국이 잘못되고 있는 것은 한민족이 입는 옷이 전통복장이라고 새롭게 발명해낸 겁니다. 그러니까 한족 쇼비니즘이라고 그럴까? 한족 중심주의라고 그럴까.
◆ 진중권> 중화 중심주의.
◆ 이욱연> 이게 생겨나는 거죠.
◇ 박재홍> 아까 말씀하신 어떤 문화적 자신감이 좀 사실은 없기 때문에 만들어서 오히려 그걸 표방한다.
◆ 이욱연> 그리고 자기 문화에 대한 자부심도 더 커졌고. 그러니까 젊은 층들이 한푸라는 거 입기 운동을 해요. 커뮤니티도 많아졌고.
◆ 진중권> 위험하네.
◆ 이욱연> 그러니까 특히 젊은 사람들이 그렇다는 게 우리가 중국을 볼 때 위험한 현상이죠. 중국 지식인들도 많이 비판하는 점이 바로 그런 겁니다.
◇ 박재홍> 중화민족주의 이런 것들이 시진핑이 집권을 더 연장하고 강화하기 위한 어떤 수단으로 더 중국민들에게 더...
◆ 이욱연> 그렇죠. 사실 사회주의자잖아요. 그리고 천안문에 가면 세계 인민들이여 단결하라 이렇게 돼 있잖아요. 그러면 이게 보편적인 인류애가 있어야 되잖아요. 그런데 그 공산당이 내건 정책의 목표가 중국몽이에요. 중국의 꿈. 이러면 안 되잖아요. 그러면 민족주의를 위한 수단이 공산주의, 사회주의밖에 안 되잖아요. 그런데 흔히 우리가 시진핑을 비유를 하면서 제2의 마오다 이렇게 하는데 마오랑 시진핑하고 다른 점이 그게 있는 거죠. 마오는 그래도 사회주의자예요. 그래서 제3세계 동맹도 하고 그러면서 인류 보편을 생각했던 거죠. 그런데 시진핑 체제가 들어서면서부터 사회주의가 아니라 중국 민족주의 정당이 돼버리는 거죠.
◆ 진중권> 그러니까 이게 또 확장이 되면 제국주의가 되는 거잖아요, 사실은.
◆ 이욱연> 그렇죠. 사실은 나중에 가면 어떻게 될지 모르는 거죠.
◆ 진중권> 심포지움에서 중국 교수를 만났는데, AI에 관한 심포지움이거든요. 막 얘기를 하다가 공산당원이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칼 맑스 같은 거 읽거나 인용하냐 그랬더니 뭐하러 읽냐고 그러더라고요. 인용도 아무도 안 한대요. 그러면 무슨 공산당이냐고 그랬더니 하는 얘기가 출세하려면 가입해야 된다고 그러더라고요.
◆ 이욱연> 그렇죠. 공산당원 지금 한 1000만 정도 되는데 당원이 무슨 사회주의를 실현하기 위해서 가겠다고 하는 사람은 없고 엘리트 정당 그다음에 출세, 인센티브. 그러니까 출세의 길 이 차원에서.
◆ 진중권> 우리나라 같으면 예컨대 SKY 이런 거 있잖아요. 그런 걸로 인식하고 나는 거기 들어간다고 하고. 결국은 공산주의니 사회주의니 이념 자체가 사실 형해화되다 보니까 사람들을 다시 묶어주는 민족주의를 선택하고 그게 확장되다 보니까 제국주의적 성격까지 띠니까 전 세계 사람들은 불안한 거고.
◆ 이욱연> 중국이 우리가 예를 들어서 당나라 때나 송나라 때 세계 제일가는 선진국이었지 않습니까? 그러다 청 말부터 시작해서 기울었던 거죠.
◇ 박재홍> 치욕의 역사를 계속...
◆ 이욱연> 그렇죠. 그 치욕을 딛고서 다시 당나라 때 또는 송나라 때 같은 선진국, 최고의 리딩 국가가 되겠다. 이걸 중국인들에게 약속하는 거죠.
◆ 진중권> 청나라 때도 만만치 않았는데 청나라 때 강희제 있잖아요. 당시에 라이프니츠가 쓴 글을 봤는데 책을 읽어보면 라이프니츠가 유럽하고 중국을 비교를 하거든요. 그런데 결국은 누가 이기느냐, 중국이 더 우월하다고 얘기를 한단 말이에요. 그게 17세기거든요.
◆ 이욱연> 그렇죠.
◆ 진중권> 그랬는데 그 이후에는 많이 서구가 중국인들을 멸시하고 또 일본이 와서 멸시하고 이것에 대한 한들이 남아 있고.
◆ 이욱연> 그렇죠. 그러니까 그게 저는 그거를 치욕 민족주의라고 부릅니다.
◇ 박재홍> 치욕 민족주의.
◆ 이욱연> 치욕. 그러니까 우리가 보면 치욕을 예를 들어서 와신상담하듯이. 이 와신상담 얘기는 중국 교과서에서 초등학교 때부터 배워요. 그러니까 중국인들에게 치욕은 갚아야 되는 거예요. 무협지의 주제가 다 그거잖아요. 무협지의 주제는.
◇ 박재홍> 황비홍의 주제도 다...
◆ 이욱연> 무협지의 주제는 은혜를 갚는 거하고 치욕을 갚는 거. 갚는 얘기 뿐입니다. 그 두 개가 사랑 얘기가 중간에 들어가게 되는 거죠. 그러니까 그걸 극복해서 과거와 같은 세계 중심 국가가 되겠다, 그걸 중국인들에게 약속하는 정당이 중국 공산당으로 바뀐 거죠.
◆ 김성회> 그러려면 미국과의 관계, 반미 정서가 더 강해진다고 보시는 겁니까?
◆ 이욱연> 그렇죠. 미국은 과거에는 모범국가였죠, 중국인들에게는. 배우고 싶고 카피하고 싶은 국가였죠. 그런데 지금은 특히 젊은 중국인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 진중권> 그런데 중국 내부에서도 지금 엄청나게 불평등 문제가 있지 않습니까? 예컨대 북경이나 도시 같은 데는 아예 들어가지 못하게 하고 그 다음에 그 안에서도 굉장한 차별들이, 빈부격차가 생기고 이러는데 그것을 중국 사회는 불안하게 느끼고 있나요? 아니면.
◆ 이욱연> 그게 참 희한하죠. 지금 지니계수가 미국보다 더 높아요. 그러니까 큰 나라는 일반적으로 지니계수가 높은데 그런데 폭동이 일어나지도 않고 사회적 소요가 있기는 하지만 아주 폭발하지는 않아요. 그런데 여기에는, 첫째는 중국 공산당의 억압. 그런데 여기에 저는 문화를 하니까 문화적으로 설명을 해 보자면 중국인들의 능력주의 관념이 여기에도 작동을 해요.
◇ 박재홍> 능력주의요?
◆ 이욱연> 중국이 굉장히 미국스러운 사회예요.
◆ 진중권> 맞아요.
◆ 이욱연> 실제는.
◆ 진중권> 실제로 상인들이죠. 공산당이기 이전에.
◆ 이욱연> 상인들이에요, 중국은. 그러니까 능력이 있어서 돈을 많이 벌거나 능력이 있어서 권력을 더 쥐거나 그건 당연해. 그런데 뭐냐? 지니계수 벌어지는 자체가 문제는 안 된다는 거죠. 그런데 벌어졌는데 거기에 부패가 끼어든다 그러면 절대로 못 참는 거죠. 그래서 시진핑이 하고서 굉장히 역점을 뒀던 게 반부패였죠.
◆ 진중권> 이준석하고 코드가 비슷하네 (웃음)
◇ 박재홍> 갑자기 이준석요.
◆ 김성회> 과거제도 우리나라랑 중국이 한 과거에서 네가 시험 합격해서 많이 벌고 좋은 데 올라가는 건 아무 문제없다, 이런 생각들이 다 있는 거 아닙니까?
◆ 이욱연> 그렇죠. 우리나라 과거제하고 중국 과거제가 다른 게 똑같은 능력주의인데 우리는 양반이 있었지 않습니까? 양반 세습제가 있었죠. 양반을 둔 채로 과거제를 했어요. 그러니까 오히려 양반 기득권이 강화됐어요.
◇ 박재홍> 양반만 시험 볼 수 있고.
◆ 이욱연> 그런데 중국에는 과거제를 통해서 세습적인 지위를 가진 사람을 한 사람만 뒀어요. 황제. 그러니까 중국은 이미 송나라 때부터 지금과 같은 자본주의 사회가 됐고 신자유주의 사회가 됐던 거죠. 그런데 우리는 능력주의가 양반제를 통해서 왜곡됐던 거고.
◆ 진중권> 현대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실제로 능력주의라고 하지만 다 집안 덕이잖아요.
◆ 이욱연> 그래서 우리는 기득권에 대한 굉장한 저항감이 있는 겁니다.
◇ 박재홍> 이제 반중 정서 얘기하다 여기까지 왔는데 30년 수교된 것도 말씀하셨는데 그러면 이것을 우리가 혐중으로 흐르지 않고 또 전략적으로 잘 관리하고 지혜롭게 만들어가는 노력이 필요할 텐데 어떻게 하면 될까요?
◆ 이욱연> 참 지금은 답이 없어요.
◇ 박재홍> 답이 없습니까?
◆ 이욱연> 굉장히 마음이 멀어졌기 때문에 마음이 멀어진 거는 쉽게 이렇게 가까이...
◇ 박재홍> 서로 마음이 멀어졌습니까?
◆ 이욱연> 굉장히 장기적인 게 있어야죠. 상호 이해를 하는 수밖에 없겠는데. 저는 언론과 국가의 리더들이 좀 더 현명한, 그러니까 단기적 차원이 아니라 장기적 국익 차원에서 제가 아까 G2대립이 한 50년, 100년은 갈 것이라고 봤지 않습니까? 적어도 그런 시각에서 국익과 그다음에 실제 국가 간에 갈등이 생기면 피해를 보는 건 밑바닥 사람들이거든요. 사드 때 제일 피해 본 사람이 누구겠습니까? 명동의 노점상들입니다. 그런 차원에서 우리가 갈등을 관리하면서 서로 마음을 조금 서로 이해할 수 있는, 일상적인 사람들끼리 소통하고 이해할 수 있는 그런 채널을 좀 더 늘려야 돼요.
◆ 진중권> 그러다 보면 또 중국 눈치 보기냐 이런 비판이 나오니까.
◆ 이욱연> 그렇죠. 그런데 눈치 보기를 한다는 것은 일방적으로 불합리한 것까지 들어주면서 가는 것. 그러니까 우리가 할 수 있는 원칙과 이런 것들을 정해야 하는데 그게 무슨 추상적인 이념이 아니라 케이스마다 조금 현실적인 것을 정하고 저는 그래서 우리나라 외교가 G2 시대에는 좀 더 실용적이 돼야 될 것이고 한편으로는 국가의 리더들이 우리나라에 대해서 좀 더 자신감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 박재홍> 리더들의 역할이 중요하고 더 공부하고 그걸 또 국민들이 오해하지 않게 잘 만들어가는 그런 노력이 필요하겠다는 말씀이에요. 중국 얘기해 봤는데요. 오늘 많은 분들이 재미있다는 반응 많이 주셨습니다. 또 모셔서 더 다른 이야기해 보면 좋겠습니다. 말씀 주신 분 서강대 중국문화학과의 이욱연 교수였습니다. 고맙습니다.
◆ 이욱연> 고맙습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반드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 승부>
2/18(금) "최근 한복에 집착하는 중국, 뜻밖의 이유 있다" -서강대 이욱연 교수
2022.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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